새벽에 몸을 일으키는데 어깨를 짓누르는듯 몸이 가볍지가 않았다 미열이 있고 목은 잠기고 감기 기운이 왔다 [어씽]하느라고 찬 바닷물 속을 걸어다녔더니 한기가 몸에 배어든 모양이다 며칠 간 어씽은 그만두고 [아나파나사띠] 만을 한다 생각을 그치고 일념으로 들숨과 날숨을 바라보는데 점점 호흡은 가늘어지고 그 자리에는 가을 햇살이 창호지 위에 드리우듯이 은은한 반투명의 밝음이 환하게 비쳐진다 적요(寂窈)함에 잠겨서 삼매를 즐긴다 감기가 나에게 가져다 준 또 다른 삶의 기쁨이다 내일이면 자리를 떨치고 일어나서 일상으로 돌아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