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선상이 종례시간에 학생들을 모태놓고 교탁을 지시봉으로 땅땅 치며 이렇게 당부합니다. 아그들아~ 느그들 요거 나눠줄테니 뒷면 설명서 잘 읽어보고 내일 꼬옥 담아 와야한다. 한놈도 빠짐없이 저녁밥묵고 칙간에 가서 많이도 말고 밤톨만큼만 찍어 담아서 접고 끝을 불로 지져 밀봉시켜 갖고 와야 한다. 알것냐???
대로와 광철이 꼬붕이 명선 기동이는 킬킬 거리며 마주보고 웃고 윤초와 미경이 미아 춘화 금순이 영심이 경희는 근심어린 얼굴로 벌레씹은 표정을 지으며 마주 봅니다. 백선상님의 종례는 채변봉투에 똥을 담아 오라는 어명을 하고 끝나고 아이들은 집으로 어기적 거리며 돌아 갑니다. 재잘거리며 하나둘 책보자기를 두르고 교실문을 나서는 아이들 등뒤에다 백선상은 다시 당부합니다.
너무 쪼깨 담아오면 검사가 정확치 않고 너무 많이 담아 오면 똥범벅이 되니께 더도덜도 말고 꼬옥 밤톨만큼만 담아 와야한다!
알것냐!!!!
가장먼저 책보자기를 울러멘 꼬붕이가 달리기 경주를 하듯이 뛰어 갑니다. "엄니 내일 채변 봉투에 똥담아 오라고 했응께 얼른 저녁밥주소잉~"
집에간 꼬붕이는 꽁보리밥을 고추장에 비벼 한그릇 뚝딱 해치우고 칙간으로 달려갑니다. 있는 힘을 다해 괄약근에 힘을 주어 보지만 맘먹은대로 응가가 나올 기미가 안보이는데... 한참을 용을 써도 뿌우웅~뿡 공갈만 나오지 진짜는 안나오니 죽을 맛입니다. 어렵게 어렵게 온힘을 다하니 지성이면 감천 이라고 드디어 기별이 오는가 싶더니 뱃속에서 뭔가 미끄러지듯 빠져 나가는가 싶더니 이윽고 칙간 저밑에서 풍덩~하고 소리가 납니다. 꼬붕이는 행여 파편이 튈까 얼른 궁뎅이를 치켜들고 대인지뢰의 파편을 피하며 회심의 미소를 짓습니다. ㅎㅎㅎㅎㅎ됐다.
대로는 꼬붕이와 마찬가지로 출산의 고통을 단단히 겪고 있는 중입니다. 정말 젖먹던 힘까지 동원하여 용을 써보지만 세상사 어디 뜻대로 되는일 있나요... 결국 포기하고 방안으로 들어가 일찍 잠을 청합니다. 똥담을 일이 걱정인 대로는 밤잠을 설치다 새벽같이 일어나 다시 시도를 했지만 또다시 실패입니다. 이걸 어쩔까잉~ 요거 안담아 갖고 가면 아이고~ 백형률선상의 화난 얼굴을 상상만 해도 기가 질립니다. 궁리에 궁리를 거듭하던 대로는 드뎌 뭔가 생각난듯 무릎을 탁 칩니다. 바지춤을 올리고 마당으로 간 대로는 어디선가 기다란 막대기 한개를 갖고 칙간으로 달려 와서는 냅다 나무 판자에 홈이 파인 똥통으로 쓰윽~ 막대기를 디밀어 밤톨만큼의 똥을 묻혀서는 조심스레 봉투에 밀어 넣습니다. ㅎㅎㅎ 대로도 성공이네...
새아침이 밝아오고 윤초와 미경이 미아 춘화 금순이 영심이 경희 미영 가영이는 밤새도록 용을 써보아도 잘 안됐는지 얼굴이 사색이 되어 등교길을 서두릅니다. 이윽고 학교에 간 애들은 궁리에 궁리를 거듭해도 별반 방법이 없었습니다. 하이고~ 이 일을 어짜면 좋을까잉~ 아그들아 그라지 말고 우리 지금이라도 안늦었응께 얼른가서 받아보자... 화난 백선상의 얼굴을 떠 올린 여자 아이들은 그길로 뒷간으로 달려가 칸칸히 나눠져있는 문을 열고 들어가 나란히 주저 앉았습니다.
윤초야 기별있냐? 아니...너는? 응 나도 소식이 없다. 어짜까잉~~~숭한일 났네... 숙제 않해갔고 가면 불독같은 백선상이 우리를 가만히 안둘것인디 어짠다냐... 한참이 지나 하나둘 뒷간 문을 나서는 여자 아이들의 표정이 무척이나 밝아 보입니다. 아마 성공한거 같습니다.킬~킬~킬~!
땡!땡!땡! 드디어 시작종이 울리고 백선상이 교실로 들어섭니다. 느그들 똥 다 담아 왔것제??? 네~~~~! 아그들은 이구동성으로 대답합니다. 그라믄 하나씩 이름 부를텡께 들고 나와 교탁위에 순서대로 놔라.
꼬붕이~ 네! 의기양양하게 꼬붕이가 똥담은 봉투를 갔다 놓고 옵니다.
대로도 자신있는 표정으로 갔다 놓습니다.
윤초~ 미경이~ 미아 ~춘화 ~금순이 ~영심이~ 경희~미영~가영~ 네! X 9(합이 아홉이니께 ㅎㅎ) 역시나 자기 순서에 잘 갔다 놓습니다. 여기 까지는 합격인디(^^*)
맨마지막으로 백선상이 기동이! 하고 부르니 박기동이가 이밤을 즐겁게~싸랑혀서 미안혀~ 하며 굿세게 똥담은 봉투를 들고 나갑니다. 뚫어져라 바라보던 백선상님이 기동이를 불러 세웁니다. 박기동!!! 너는 임마 뭔똥을 요로코롬 많이 담아 왔냐??? 선상님이 뭐라든... 밤톨만큼만 담아오라 했는디 아주 그냥 꾹꾹 눌러 담아 왔구나... 그러자 기동이 왈~ 숙제 않해온 아그들 나눠줄라고 많이 담아 왔는디라~~~ 캬르륵~킬킬킬~ㅎㅎㅎ 교실이 떠나갈듯 아이들은 배꼽을 움켜쥐고 나자빠 집니다. 우여 곡절끝에 채변봉투는 끝이났고
몇일이 지난후 백선상님이 약봉지와 물을 커다란 주전자에 담아 교실로 들어와서는 이름부른 아그들은 나오니라~
꼬붕이:한알 광철이:두알 명선이:한알 기동이:다섯알 영심이:한알 윤초:한알 미영:한알 금순이:한알 경희:한알 춘화:한알 미아:한알 가영:한알 미영:한알 . . . . . . .
그란디 어쩐일인지 대로는 부르질 않습니다. 은근히 부아가 치민 대로는 선생님을 부릅니다. 선생님~! 왜 불렀냐~! 그란디 나는 깨끗한갑서라우? 으미심장한 웃음으로 알듯모를듯 입가에 미소를 짓던 백선상님이 말씀하십니다.
대로너는.......... 옛다! 두주먹이다. 회충,요충,십이지장충에 편충까지 수십알의 약을 받은 대로는 울상입니다. 워매...이걸 어치크롬 다묵는당가??? ㅎㅎㅎ 그럴수 밖에요 그렇게 용을 써도 안나오는걸 어쩌란 말입니까? 걍 화장실 바닥에서 막대기로 건져 담았으니 니똥내똥 엄마똥 아빠똥 삼춘똥 고모똥 누나똥 거기다 손님들 똥까지... 똥 12종 셋트로 구성이 되었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시적 채변봉투에 얽힌 사연들을 제가 다니던 학교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해 봤습니다. 백선상을 비롯한(현직 교사임) 등장인물들은 모두 제 친구들이며 실명+가명을 사용했습니다. 참 전설 같은 야그였죠ㅎㅎ 요즘 아그들 그런거 알랑가 몰러^^
|
|
첫댓글 ㅎㅎㅎ 옛 학창시절이 떠올리며 미소지어 봅니다....담아 갑니다....님도 늘 건강시고요.
고~맙습니다. 좋은나날 되세요^^
내건안나와 아버지꺼 가지고갓엇는대 그게 당첨될줄이야![~](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약먹고나니 지렁이가주우욱..음메민망한거.........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우웩~! 미쵸
다행이네요 저녁먹고 볼일 다바서![ㅎㅎ](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70.gif)
![ㅎ](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6.gif)
다행입니다.ㅎㅎㅎ
초딩이시절로 돌아 갑니다,,,실감나게 글을 올려 주신 ,,,운광님 감사합니다,,,좋은꿈 꾸시고 돈많이 버시기를 기원 합니다....^^
에효![~](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하루나님 기원대로 되면 얼마나 좋을까요.올해 년봉 동결이랍니다 ![ㅠㅠ](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9.gif)
![ㅠㅠ](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9.gif)
![ㅠㅠ](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9.gif)
진짜 과거 생각나네요![ㅋ](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5.gif)
![ㅋ](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5.gif)
![ㅋ](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5.gif)
![ㅋ](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5.gif)
![ㅋ](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5.gif)
![ㅋ](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5.gif)
![ㅋ](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5.gif)
![ㅋ](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5.gif)
![ㅋ](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5.gif)
![ㅋ](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5.gif)
![ㅋ](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5.gif)
![ㅋ](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5.gif)
![ㅋ](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5.gif)
![ㅋ](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5.gif)
![ㅋ](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5.gif)
![ㅋ](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5.gif)
![ㅋ](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5.gif)
![ㅋ](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5.gif)
추억의 시간 되셨는지요?^^
♡з‥+ НАррч ÐАч+‥¨♧ ˚¨º♡ ∴○ij쁜하루Øı길 ```°³о ∀ŀ乙й요
이쁜 볼아님 고맙습니다![OTL](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3.gif)
![OTL](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3.gif)
![OTL](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3.gif)
너무 재미나게 잘 보았습니다...우리때는 다들 그랬죠...잠시나마 그 옛날로 돌아가봅니다...
고맙습니다. 좋은주말 되세요^^
채변..우리 머릿속에서 지워져갈 아름다운 추억을 회상시켜주신 님께 감사드립니다..그래도 그때가 무척이나 그립고 다시갈수있다면 전 재산을 다 주고서라도 가고싶습니다..^^ 행복하시길..^^
쥐또옹님두요(쥐또옹? ㅎㅎㅎ)행복하세요^^
옛 추억들이 생각나게 하는군요. 이런 자료를 보관하고 계신 분께 추억을 더듬게 해주어서 감사드립니다.
그때는 창피하고 촌스러웠던 것들이 수십년이 흐른 지금엔 오히려 그리워지니 아이러니죠? 고~맙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개똥까지~ㅎㅎ 그럼 한셋트 추가네요^^
맞아요.그거 참 하기 싫은일인데 모든 학생들의 주목대상이었으니까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