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목과 막연한 기대
집을 비우고 보름만에 귀가한 날이었다.
오래 집을 비웠으니 집안이 궁금한게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현관에 들어서니 진한 향이 풍겼다.
집안에 방향제를 놓은 것도 아닌데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옷도 갈아 입지 않고 집안을 살펴보니
목마른 화분 몇 개는 이미 시들해 고사
직전이었다. 그런데 거실 한켠에 있던
행운목이 꽃이 핀게 아닌가!
반가운 마음에 코를 갖다대니 향이
대단했다.
얼마나 목이 말랐을까?
생명체인 나무도 꽂을 피우기 위해 진통의
목마름이 있었을 것이다. 미안한 마음에
물조리개의 물을 한 참을 주니 행운목은
더 싱싱함을 보여줬다.
이 행운목은 우리집에 온지 꽤 오래 되었다.
처음에 토막나무 등걸로부터 성장한
행운목은 새순이 나왔었다.
그리고 우리와 같이 세월을 보내며
무럭무럭 자라 어른키 만큼 컸었다.
그런데 행운목도 세월 앞에는 어쩔 수
없는 듯 원 등걸이 썩어가고 있었다.
할 수 없이 실한 나무가지 두 어개를
남기고 버릴 수 밖에 없었다.
남겨진 가지를 수경 재배하며 뿌리를
튀웠다. 그리고 그 가지를 화분에 옮겨
요즘에 이른 것이다.
사실은 이렇게 오랜기간 집을 비운대는
피치못할 사유가 있었다.
얼마 전 딸의 전화를 밭고 우리 부부는
집 떠날 채비를 했어야 했다.
재택 근무를 하는 딸의 부부가 바쁜 일정으로
손주를 봐 줘야하는 할 처지였기 때문이었다.
그렇찮아도 손주가 보고 싶던 차에 잘된
일이었던 것이다.
지난번 우리 부부가 손주를 보고 온 뒤
손주는 많이 보챘다고 했다.
의사 표현은 못 하지만, 정서적으로
불안했던 것 같다.
울다가도 우리와 동영상 통화를 하면 울움을
뚝 그치며.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을 굴리며
방긋 웃기도한다.
행운목과 손주와는 비교 자체가 될 수는
없다. 그러나 요즘은 '반려식물' 이라하여
식물 자체도 같이 사는 구성원으로 꼽는다.
아무리 그래도 손주는 나의 핏줄이며 신체
일부 같은 존재이므로 어디에 비할바는
아니다.
행운목은 꽃 피우기가 쉽지는 않다.
그래서 꽃이 피면 행운이 따른다고 한다.
허황된 이야기지만, 행운이 왔으면
하는 막연한 기대를 한다.
행운이라야 크게 바랄게 뭐가 있겠는가?
가족의 안녕과 우리 부부의 건강이면
최고의 행운이고 행복일 것이다.
손주를 보고 귀가 한 날은 애틋한 마음이
어느 날 보다 크다.
그래서 행운목의 꽃이 반갑고 막연한
기대가 더 큰지 모른다.
행운이 오길 바라는 소박한 마음은
변함없다.
행운목의 꽃을 또 피우기 위해 돌보는 날이
잦은 요즘이다. 끝.
첫댓글 행운목의 꽃향기가 대단하군요. 키워보지 않아서...
행운은 시작되었나 봅니다
딸 부부의 바쁜일정... 도움되고
손주의 할아버지, 할머니 찾는 희망도 이루워지고
이 모두가 행운의 시작인거 같습니다
행운목의 꽃은 몇 년에 한번 피는 보기드문
꽃입니다. 꽃이 필때 특이하게 꿀과 같은 진액도
떨어집니다. 이 꽃이 피며 허황된 바람도 기대
해 봅니다. ㅎㅎ 모든 분들의 마음은 같겠지요.
오늘도 방문 댓글에 감사합니다.
소혜님의 위 댓글처럼 나도 행운목을
키워본 경험없어 알 수없지만, 꽃을
피우고 향기도 또한 진하군요.
소망하시는대로 행운 함께 하시길 빕니다.
가장 쉽게 키우기 쉬운 식물입니다. 처음에는
나무토막 같이 생긴 것을 물에 밑둥만 담가
놓으면 거기에서 뿌리가 나옵니다. 그러면
그 것을 화분에 옮겨 심으면 끝입니다. ㅎㅎ
기회되면 한번 키워 보십시오. 격려의 댓글
오늘도 감사합니다.
행운과 행복이 어떻게 다른지 잘 모르오나
작은 등대님의 삶은 행복이 가득하기만 . . . .
모르실리는 없으시겠지만, 행운은 좋은 운수라는 뜻이겠지요. 행복은 누구나 아는 삶에서 느끼는
광범위한 기쁨과 만족을 느끼는 것으로 기왕이면 같이 누렸으면 좋겠습니다. ㅎ어려운 발길에 덕담까지 감사합니다.
자녀들의 일상을 돌봐주고 작은식물 하나라도 신경써 키우신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입니다 항상 행운을 빕니다
평범한 일상에서 찾는 기쁨과 행복은 금방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일선에서 일할 때는
아이들과 자주 만날 기회가 적었지만
이젠 리타이어한 후론
부모님의 챈스를 쓰는 자녀들이 늘어나죠.
당연히 기쁜 마음으로 손주를 돌봐주니
더불어 금일봉도 챙겨주는 자녀들이잖아요. ㅎ
집을 비웠던 사이
등대님 댁에서 말없이 피어난 행운목~!
말로는 키우기가 쉽다고 하지만
꽃피운는 것도 쉽지가 않다고 들었어요.
집에 들어서는 순간 진동했던 꽃향기~!
얼마나 흐믓하셨을지 짐작하고도 남아요.^^
행운목 꽃나무의 꽃핌도
어린 손주를 봐주는 마음도
모두가 화목함의 아름다운 멜로디에요.
이처럼 행복하게
늘 감사하며 하루를 소중히 여기시는
등대님~!
오늘도 행운을 빌어 드릴게요~!
우리가 자식 키울때와 지금은 완전히 다른 세상
입니다. 우리 세대는 먹고 살기 바빠 눈길조차
제대로 주지 못한 그런 날들이 많았습니다.
지금도 자식들 편안한 시간이라면 우리 육신이
아무리 아파도 돕고 싶은 마음입니다. 꽃피는
행운목을 보며 기대하는 마음 우리 부모라면
모두가 같은 마음이라 생각됩니다. 민티님
께서도 건강하시고 행복한 시간 많이 보내
십시오. 감사합니다.
행운목을 키워보지 않아 그 향기를 알진 못하지만 정성을 쏟는 반려식물이 되신것 같습니다.
손자가 참 귀엽더군요.
손주 사랑, 행운목 사랑
마음을 주고 지켜봐 주는 대상이 있다는 것은 행복이지요.
제 손주들은 그 예쁜 시기를 지나 이젠 여드름도 나고 사춘기도 겪는 청소년이 되었지요.
행운목을 키우는 초창기에는 수경 제배를 해야
하기 때문에 겨울에는 가습 효과도 있습니다.
비교적 키우기 쉬운 식물입니다. 그렇습니다.
손주 사랑 행운목 사랑에 마음을 주고 싶은
대상이 있다는 차체가 행복으로 여겨 집니다.
저는 손주가 여드름 날 시기에는 생존 자체도
모르겠네요. ㅎㅎ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이
띠르는 시간 많이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행운목 꽃보기가 어렵다는데..앞으로 행운이 가득할듯 합니다.
잊지 않으시고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편안한 저녁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