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어디선가 주워 들은 풍월로는... 가장 어려운 참선이 '와선'이라구 한다.
누워서 하는 참선의 경지란 뭘까?
음 잘...몰겠다....해보질 않아서.....그 경지의..깊고 오묘한 세계를.....
난 짐작마져도 힘들다.
그런데 왜. 갑자기 와선이란 단어가....내....머리속에 불현듯 떠오른 것일까?
< 와호장룡....욕망의 얽힘과 풀어냄 >
<와호장룡> 세계의.. 일관된 원칙이 있다면, 그것은 분명 '득도의 세계'
그것의 어느 경지를 설명하구 싶어했다는 점.....라고 나는 생각한다.
더불어....무림이라는 절대 무공의 세계 (범용성을 지닌 우리들은 범접하기 어려운)와
혈관 속에 따듯한 피가 흐르고 가슴속에 붉은 피가 용솟음치고 있는 심장의 모습을 가진 인간을.동시에 고민했다는 점,
즉 기존의 무협영화에서 선보인 절대적 경지에서 선남선녀 적 모습으로 드러났던
허구적 영웅의 개념을..현실적인...
눈높이로 끌어내려 우리 앞에 보여주었다는 점........
절대무공을 쌓은 절세고수도 인간적인 사랑에..
우리처럼 똑 같이 가슴 앓아야 하고, 다 끊어내지 못한
세속적 욕망의 혼란과 갈등을 지녔다는 점....
바로 이 점이 <와호장룡> 무협영화가 지닌 가장 핵심적인 내용적 미덕이라고 난 생각한다.
강호 세계의 물화된 욕망의 상징적 총체, 그것은 바로 다름 아닌 ‘청명검’일 것이다.
이 청명검의 주인였던 ‘리무바이’그는 득도를 열망했지만 그 득도의..허무함과..허망함을...체득하고..
득도의..경지를...이렇게 표현한다
....................그것은 깊은 슬픔과 적막함이며,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어떤 세계였다고.....
(아마도.... 그 경지는 우리의..하찮은 입술이...떨어뜨리는 어떠한 언어로도...붙잡을 수 없는 의미 이전의.....규정이전의 세계..그 어디쯤에 존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는 청명검을 내놓으면서 강호세계를 떠나고자 했지만...
다 끊어내지 못한 한 여인에 대한 애정과 청명검에 대한..
미련으로 다시 강호 세계 속으로..돌아오게 된다.
청명검을 잃고 다시 찾는 과정에서..그는.. 자신이...
그 욕망을 완전하게..폐기하지 못함을..깨닫게 되고...
‘용’ 을 통해 강호의. 진정한 무협의 세계를..다시...이룩하고자 한다.
그는 '용'에게 설명한다.
"주먹을 꽉 쥐면 쥘수록 그 속은 텅 비게 되겠지...
하지만...그 주먹에 힘을 빼고 손을 벌리는 순간,
너는 무엇이라도 잡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자신의 미망과 욕망 속에 비로소 해방 되었을 때...
진정으로 어떤 경지를 얻을 수 있다는 < 잃음으로서 얻음의 경지> 를 설명한다.....
리무바이가...청명검을..내 놓겠다는 것은...
자신의 모든 속세적 욕망으로부터 마침내 자유롭겠다는 의지에 다름 아니였을 것이다.
"청명검도 이름뿐이며, 진정으로 강한 것은 부드러움이다.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하지 말 것이며,
자신의 생각을 버려야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있다"
버림으로서 비로소 얻는다는, 동양적 파라독스의 세계.
그것이...어찌 동양의..세계에서만...유용할 것인가?
욕망과 소유의..화신인..용과의 대나무 숲 결투신은...
감독이 우리에게 선사한....현상학적..깨달음일 것이다.
대나무의 탄성과 함께..춤추듯 어우러지는..
리무바이의 무술의 세계...(흐미~ 그..경지의..오묘함이라니...)
부드럽게 휘어지며 함께 어우러져..자연과의..합일된,
리무바이의 무술의 경지....이에 반해...
자신의 무술만을 믿고...대나무의 탄성에..
몸의 균형을 잃는 용의...세계
결국.....리무바이는..용에게...물아일체의 경지는..
자아의 망집과..욕망이라는...허상을 스스로가..
깨뜨릴 때 만이 가능하단 걸...
무술이라는 몸을 통해...깨우쳐준다.
"나는 속세를 초월한 신선이며, 보검 청명검의 진정한 주인이다"라고 외쳤던 용의 세계는......
이 공허하기 짝이 없는 외침의 플롯은.... 그러나 결코 예사롭지 않다.
마지막 장면에서...용이...사랑하는....남자를..버리고....
안개 바다로 스스로의..몸을 던졌을 때.....
와호장룡의..잃음과 얻음의 세계는 비로소 완성된다.
동양적..무의 세계와..인간적 욕망의....갈등 구조를
장엄한 몸의 구도로..보여 준 무술영화.
와호장룡의 신비적 초월의 세계는, 이렇게..용에..의해..
현실적인 의미를 획득하며..우리 앞에 재체험 된다.
사족) 무협영화 <와호장룡(臥虎藏龍)>을 보면서 이 영화의 원작자에 주목한 관객은 많지 않을 것이다. 원작자는 1940년대 중국 무협소설의 대가로 일컬어지는 왕두루(王度廬)인데,<학경곤륜(鶴驚崑崙)> <보검금채(寶劍金釵)> <검기주광(劍氣珠光)> <와호장룡> <철기은병(鐵騎銀屛)> 으로 이어지는 그의 이른바 < 학철(鶴鐵) 시리즈> 결투장면 따위의 눈요기거리 대신 무협인들의 비극적 사랑이야기를 통해 삶과 운명이라는 주제를 정공법으로 다루었다는 점에 있다.
<무협애정비극>이라 부를만한 새로운 무협소설의 양식을 빚어냄으로서 그는 중국무협소설사에 있어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