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라
백석
거미새끼 하나 방바닥에 나린 것을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문 밖으로 쓸어버린다
차디찬 밤이다
언제인가 새끼거미 쓸려나간 곳에 큰거미가 왔다
나는 가슴이 짜릿한다
나는 또 큰거미를 쓸어 문밖으로 버리며
찬 밖이라도 새끼 있는데로 가라고 하며 서러워한다
이렇게 해서 아린 가슴이 싹기도 전이다
어데서 좁쌀알만한 알에서 가제 깨인 듯한 발이 채 서지도 못한 무척 작은
새끼거미가 이번엔 큰거미 없어진 곳으로 와서 아물거린다
나는 가슴이 메이는 듯하다
내 손에 으르기라도 하라고 나는 손을 내어미나 분명히
울고불고 할 이 작은 것은 나를 무서우이 달아나버리며 나를 서럽게 한다
나는 이 작은 것을 고이 보드러운 종이에 받어 또 문밖으로 버리며
이것의 엄마와 누나나 형이 가까이 이것의 걱정을 하며 있다가
쉬이 만나기나 했으면 좋으련만 하고 슬퍼한다
배경음악
피아노 소나타 14번 - 베토벤
시,배경음악 선정이유
백석의 수라는 1930년을 배경으로 쓰여졌으며 거미가족의 해체는 우리나라가 일제강점기 시대때의 우리의 가족공동체가 흩어지는것을 의미한다.
이시의 분위기와 잔잔한음악의 피아노 소나타14번의 분위기가 잘 맞기때문이다.
1428조연후 시낭송 배경음악.mp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