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둘레산길 제1구간]
일자 : 2009년 11월 15일(일)
코스 : 신일여고-복전암-보문산마애여래좌상-약수터-전망바위-보문산성-보문거사묘소-
시루봉 옆길-알바위-이사동 전망대-연애바위-흔들바위-오도산 정상-비파산성-전망바위-
지프재-놈놈놈 촬영지-철계단-대전-통영 고속도로 하단 통과-대별동 청수년 수련장 신축지-
징검다리-낭월동 (만보계 측정 약26,500보)
참가인원 : 22명
날씨 : 흐림, 첫눈, 바람, 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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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명에서도 보다시피 오늘 참 볼것도 많고 갈 데도 많습니다.
명칭답게 1구간이라서 코스내용이 제일 가는 것일까요?
신일여고 교문에 모여서는 우리 회원님들
대전의 유명한 조직이 두개가 있다고 하더군요.
첫번째는 으리파. 이 파의 특징은 왼쪽 팔뚝에 "으리"라는 문신을 새겨 넣고, 큰형님 앞에서는
절대로 "의리"라고 발음해서는 안된다는 군요. 주요무기는 사시미칼
두번째는 돌까파. 행동대장은 돌까마귀로 알려져 있고, 배후세력은 아우라지라고 합니다.
이 조직은 특징은 날씨에 구애됨이 없이 이산 저산을 마구 헤집고 다닌다고 하며, 주요무기는
3단 스틱. 이 조직은 다른 조직과 달리 여성 조직원도 다수 있는데, 산을 헤메는 날이면
가정도 팽개치고 오로지 돌까대장만을 따라 헤맨다고 합니다.
보문산 복전선원 일주문
외국의 건축학자가 우리나라에 와서 건축학적으로 놀라는 부분이 바로 일주문이라고 합니다.
오로지 기둥 두개의 균형에 의지해서 지붕을 올려놓고 넘어지지 않게 한 것을 보면 신기에
가까운 기술이라고 거듭 놀란다고 합니다.
과학기술이 발달해도 선조들의 지혜를 구현하지 못해내는 것이 있는데, 이 일주문도
기둥 두개만으로는 균형을 잡기가 어려웠는지 기둥 앞뒤로 활주(活柱)라는 보조기둥을 세웠습니다.
여하튼 일직선상으로 기둥을 세우고 지붕을 올린 의미는 일심(一心)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모든 분별된 마음을 버리고 한마음으로 이 문을 통해 부처님께 다가가라는 의미입니다.
복전암 대웅전 주련입니다.
문짝에 십이지신을 새겨놓았네요.
昨夜月滿樓 (작야월만루)
어젯밤 누각에 달빛 가득하더니
窓外蘆花秋 (창외노화추)
창밖에는 갈대꽃 피고 가을이로다
佛祖喪身命 (불조상신명)
부처님과 조사님들 몸과 목숨을 잃은 곳에
流水過槁來 (유수과고래)
흐르는 물이 나무다리를 지나 오네
대웅전 건물을 좌로 돌아가면 볼 수 있는 그림입니다.
제목은 안수정등(岸樹井藤)이라고 되어 있네요.
옛날 어떤 사람이 들판에 나갔다가 맹수를 만났다고 합니다.
당연히 뒤도 안돌아보고 걸음아 나살려라 하고 죽으라고 달렸겠지요.
그러다 우물을 발견하고 뻗어내려간 등나무 넝쿨을 잡고 간신히 맹수를 피할 수 있었지요.
그런데, 우물바닥에는 독사가 혀를 날름거리고 있네요.
위에는 맹수가 버티고 있고, 아래는 독사가 또아리를 틀고 있고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게다가 유일한 생명줄인 등나무 넝쿨은 어디선가 흰쥐와 검은쥐가 나타나 서로 번갈아 갉아먹기 시작했네요.
아!~~~
그 사람이 망연자실한데 이마에 똑똑 떨어지는 것이 있습니다.
고개를 들어보니 꿀벌 집에서 꿀이 떨어지고 있네요.
그러자 그 사람은 꿀벌의 단맛에 취해 현재의 위기도 다 잊은채 매달려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는 빈두설경(賓頭說經)이라는 책에 나오는 내용인데, 이 이야기에서 들판은 무명장야(無明長夜), 위험을 만난 사람은 인생, 맹수는 무상(無常), 우물은 생사(生死), 등나무넝쿨은 생명줄, 흰쥐와 검은쥐는 낮과 밤, 뱀은 죽음, 벌은 헛된 생각, 꿀은 5욕을 각각 비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네 인생살이도 저와 같은 번뇌와 망상과 위험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데, 하루하루 꿀맛(욕심)에 취해 나를 잊고 사는 건 아닌지요?
복전암 지장전 주련입니다.
지장보살은 미륵부처님이 출현할 때 까지 중생을 제도한다고 합니다.
지장보살은 지옥 중생을 구제하기 전까지는 결코 부처가 되지 않겠다고 서원을
세운 대자대비의 보살로, 머리에 두건을 두르고 있는 모습으로 표현됩니다.
地藏大聖威神力 (지장대성위신력)
지장보살님의 위신력이여
恒河沙劫說難盡 (항하사겁설난진)
억겁을 두고 설명해도 다하기 어렵나니
見聞瞻禮一念間 (견문첨례일념간)
보고 듣고 예배하는 잠깐 사이에
利益人天無量事 (이익인천무량사)
사람과 하늘에 이익된일 헤아릴 수 없어라
掌上明珠一顆寒 (장상명주일과한)
손바닥 위 한 개의 밝고 영롱한 구슬
自然隨色辨來端 (자연수색변래단)
색은 빛깔 따라 어김이 없어라
幾回提起親分付 (기회제기친분부)
몇차례나 친절히 전해 주었건만
闇室兒孫向外看 (암실아손향외간)
어리석은 중생들은 밖을 향해 찾는도다.
보문산 마애여래 좌상앞에서 리눅스 님
보문산은 약수산이라고 칭해도 무방할 만큼 곳곳에 약수가 많이 솟아납니다.
명수천, 상봉약수,까치재약수,보문석천,보석천,대보천,보문천,보문약수,수정암약수 등등
열손가락이 모자랍니다ㅏ.
돌까마귀님 발굴 전망바위
대전시내의 조망이 아주 좋습니다.
돌까파 조직이 훈련을 받고 있는 모양입니다.
이번 코스는 성벽오르기. (보문산성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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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문거사 경주 최공 휘 홍식지묘
배 유인 한산이씨 부좌
보문산을 사랑하고, 보문산 언저리에 살다, 보문산에 묻힌 보문거사 묘입니다.
비석후면에 새긴 글은 보문거사의 법문 같아 보입니다.
내용은 무슨 주문(呪文)같기도 합니다.
첫눈이 내린 보문산에서 만난 눈사람
알바위에서 진산님
아마추어표 찐계란에 이은 돌까파 조직원들의 영양식 풍경소리표 도토리묵
둘이 먹다가 넷이 죽어도 모를 맛입니다. (구경하는 사람까지)
구완동에 자리한 옴사
연애바위에서 내려다 본 풍경입니다.
연애바위아래서 소근소근 담소를 나누시는 풍경소리님과 타샤님
두분이 사귀시나요?
연애바위 위에서 사진촬영하시는 모습이 마치 신윤복의 단오 그림 좌측상단에 나오는
두 소년 같습니다. (ㅋㅋ~)
- 계속 -
2009.11.15.
- 가을 하늘 -
첫댓글 가을하늘님 산행기를 읽노라면 역사탐방을 다녀온 느낌입니다, 이리도 자상하게 놓칠수 있는 내용까지 세심하게 역사적인 설명과 해설로 우리들을 놀라게 하는군요. 산행과 더불어 역사.지리 공부에 불교문학 학습까지 선렵할수 있음은 가을하늘 당신의 매력이 대전둘레산잇기에 있기 때문입니다. 가을하늘님은 현실적이고 역사적인 산행후기, 샤롯은 감정적인 산행후기를 올리겠습니다.
관심사나 보는 바가 다를 수 있으니, 상보(相補)하는 산행기가 아주 좋을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하루하루 꿀맛에 취해 나를 잊고 사는건 아닌지요?"..... <안수정등>에 대한 설명 잘 읽고 마음에 새김니다.
풍경소리님은 철녀이십니다. 鐵女가 아닌哲女요~~
생생한 현장사진에 산행기를 읽다보니 하던일도 팽개치고 빠져드네요^^ 어제는 아주 즐겁고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모든분께 감사 드립니다^^
반갑고 좋은 만남입니다. 다음에도 또 꼭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으리파 보다 돌까파가 낫다니까요~)
가을하늘님의 역사샘같아요!! 해설 감사합니다...덧붙여 한문도 하나하나 낯익어지고 있어요!!
저도 리앤슈님이 한문으로 낯익어지고 있어요. 리앵수(梨鸚秀: 배꽃과 앵무새 같이 빼어나게 아름다운 분)님!~
가을하늘님!!극찬에 극찬....이런의미까지 부여해주시니 더욱감사해요!!
좋은정보 덕분에 많이 얻습니다.. 정말놀랍네요*^_^* 글구 사진 감사합니다^^
돌까마귀님께 비하면 새발의 피지요....이번 일요산행의 돌까마귀님 해설은 아마도 한시간이 넘은 듯 합니다.
대둘 1구간산님들을 축복하기위해 하늘이 감응하사 새하얀눈을 내리였군요, 산님들의 화기애호한 즐산밎안산내용 잘보고가며 감사드림니다.
소상한 자료 설명 잼 있게 잘읽어보구 갑니다 글고 사진 감사합니다..
안수정등,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 스크랩 합니다.
안수등정 많이 들었는데 출처가 賓頭說經이라 역시 가을하늘처럼 식견이 높군요. 한 수 배우고 좋은 글과 사진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어느날 부터인가 돌까파의 조직()에 합류하여 세상 시름 잊어버리고 삽니다.그리고 또 어느날 부터는 가을하늘님의 산행기를 보며 산행의 참맛을 알게 됩니다. 님의 식견을 빌어 지나왔던 산길을 다시금 더듬어 보는 거움이 나날이 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