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딸네집에 있을 때다. 택배가 배달되었다는 출입문 신호음이 울렸다. 문앞에는 스치로폼 택배 박스가 와 있었다. 개봉해 보니 거기에는 온갖 야채가 있었다. 세상이 변해 전화 한 통이면 먹고 싶은 것을 먹을 수 있다니 놀라운 세상임을 새삼 느꼈다.
박스안에는 잡다한 식재료와 야채들이 있었다. 그중에서 눈에 띠는 것은 호박잎 이었다. 반가움에 포장된 비닐을 벗겨보니 예전의 그 호박잎은 아닌것 같았다. 얄팍한 장사 수완에 속은 것이었다. 육식보다는 채식을 선호하는 나의 식성을 아는 딸이 몇가지 야채를 주문 한것 같았다. 택배로 배달된 그 호박잎은 저녁 식탁에 올랐다. 한잎 싸서 잎에 넣으니 예전 그 맛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잎이 억세어서 넘기기 조차 힘들었다. 두 어번 먹다 만 호박잎은 결국 다른 반찬에 밀리고 말았다.
예전에 우리집의 밭 농사에는 호박은 빠질 수 없는 단골 야채였다. 여름이면 애호박과 호박잎은 빼놓을 수 없는 밥상의 메뉴였기 때문이다. 텃밭의 호박잎은 저녁 밥상에 주로 올랐다. 연한 호박잎을 따서 까칠한 솜털 가시를 벗겨 밥을 하는 가마솥 밥에 얹저 쪘다. 그리고 짭조름한 강된장에 싸 먹는 호박잎은 어느 쌈에 비할바 아니었다.
요즘 세상에는 호박도 다양하다. 단호박, 애호박의 모양도 다양한 개량된 호박이다. 특별히 관리가 필요치 않는 호박은 시골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작물이다. 숭숭썰어 끓인 호박 찌개와 호박 전이 생각나게 하는 요즘 호박이 제철이다. 세상이 변해도 타고 난 입맛은 변하지 않는 것 같다. 여전히 그 맛을 잊지 못하고 먹기 때문이다. 언젠가 서울 토박이 지인의 얘기가 생각났다. " 어머 이런 것도 먹나봐! 나도 먹어봐? 그거 괜찮네" 호박 덩쿨도 구경 못한 이분의 얘기가 얼마나 이질감을 느꼈던지, 한참을 웃었던 어느 여름날이 있었다.
요즘 날씨가 옛날 한 여름을 방불케 한다. 마당 한켠에 모깃불 피워놓고 저녁을 먹던 옛날 호박잎 쌈이 생각나는 요즘이다. 얼마전 딸의 집에서 먹다 만 그 호박잎을 생각하면 더 생각나는 호박잎 쌈이다. 새벽 번개시장이라도 가서 좋은 호박잎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이 더운 여름에 그 추억과 입맛을 찾기 위해. 끝.
부군께서 생전에 호박잎 쌈을 좋아하셨군요. 그렇게 부부가 살다가 떠나면 생전에 좋아했던 것들이 생각나는 것 같습니다. 부군 떠나시고 호박잎 쌈을 한번도 못 드셨는데, 사실은 본인이 직접 해 먹기도 그렇지요. 이 여름이 가기전에 호박잎 쌈 드시면서 다시 한 번 옛날을 회상 하십시오. 주말 잘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네~ 저도 사실은 한창 때는 호박 반찬은 별로 였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나이들며 호박전, 호박죽도 먹게 되었습니다. ㅎㅎ호박잎도 토속 호박덩쿨에서 나는 잎이 맛있는 것 같습니다. 조금 있으면 호박잎이 억세지고 맛도 떨어 지겠지요. 주말 행복한 시간되십시오. 감사합니다.
호박잎은 삶는게 아니라 쪄야 합니다. 삶으면 죽이 됩니다. 연한 호박잎 따서 의깨면 거품이 납니다. 한번 살짝 행궈 된장 조금 넣고 마늘 넣고 조물조물 하고 물 적당히 붓고 멸치 몇 마리넣고 끓이면 개운한 된장국이 됩니다. ㅎㅎ 다음에는 된장국 한번 시도해 보십시오. 토마토가 아주 실합니다. 요즘 시중에서 구매 하는 토마토는 껍질만 두껍고 맛이 옛날 맛이 아닙니다. 텃밭에서 작은 행복을 찾으십시오. 감사합니다.
첫댓글 호박잎 쌈을 좋아했던 옆지기
옆지기 떠나곤 한번도 못만난 호박잎 쌈
여름이면 강된장에 자주 밥상에 올리던 호박잎 쌈이였지요
하루한끼 밥에 준비하기도 그렇고...
옆지기와 호박잎 쌈이 생각나는 아침입니다.ㅎ
부군께서 생전에 호박잎 쌈을 좋아하셨군요.
그렇게 부부가 살다가 떠나면 생전에 좋아했던
것들이 생각나는 것 같습니다. 부군 떠나시고
호박잎 쌈을 한번도 못 드셨는데, 사실은 본인이
직접 해 먹기도 그렇지요. 이 여름이 가기전에
호박잎 쌈 드시면서 다시 한 번 옛날을 회상
하십시오. 주말 잘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감질나긴 하지만 빗님 오시는 주말
아침입니다. 이곳 시골은 문만 나서면
호박넝쿨이 지천이라서 고마움을
몰랐더니 도회에서 그리움이고 한 때
추억이군요.
그렇게 덥더니 드디어 비가 내립니다.
시골에는지천 이지만, 애 호박도 그렇고 호박잎도 제법 비쌈니다. ㅎㅎ호박은 농약을 안처도
되어서 믿고 먹는 야채입니다. 주말 멋지게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애호박, 단호박, 늙은호박 등 젊어선 별로였던 호박들을 늙어가면서 좋아하게 되더군요.
지극히 토속적이고 소박한 '호박' 이라는 이름도 너무나 구수하구요.
강된장에 싸 먹는 호박잎도
추억을 부르는 맛입니다.
네~ 저도 사실은 한창 때는 호박 반찬은 별로
였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나이들며 호박전,
호박죽도 먹게 되었습니다. ㅎㅎ호박잎도 토속
호박덩쿨에서 나는 잎이 맛있는 것 같습니다.
조금 있으면 호박잎이 억세지고 맛도 떨어
지겠지요. 주말 행복한 시간되십시오.
감사합니다.
연구기관에서 품종도 개량하고 새로운 종자도 구입하기 때문에 약간씩 다른종류가 올라올수 있습니다 옛것만 바랄수도 없고 그져 구해 지는데로 먹을수 있으니
그또한 옛분들의 복이라 생각합니다
모든 채소류가 품종 개량은 물론 재배 방법도
달라저 종류도 다양한 식재료를 구매할 수
좋습니다. 특히 예전같이 농약 걱정은 안해도
되는 것 같습니다. 세월이 갈수록 좋은 것이
자꾸 나오니 참 좋은 세상입니다. 주말 잘
보내십시오. 감사합니다.
요즘 입맛이 별로 였는데,,
말씀에 귀가 번쩍..
아침밥 반찬은 호박잎으로..
ㅎㅎ
누구나 이렇게 더운 시기에는 입맛을 잃기
쉽습니다. 짭조름한 밑 반찬이 최고지요.
호박잎을 쉽게 구할 수 있으시면 다른 반찬
필요 없지요. 소금 한포님은 시골생활 하시나
봅니다. 얼른 호박잎 따 오십시오. ㅎㅎ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
생전처음 작은 텃밭을 얻어서
채소를 심어봤어요.
그 중에서도 호박은 너무 넝쿨이 뻗쳐서
밑 가지를 쳐주면서
연한 호박잎도 많이 땃답니다.
그 잎을 멋도 모르고 삶았다가 다 버리고. ㅎ
냄비에 잘 쪄야한다는 걸 몰랐거든요. ㅠ
오이도 가지도 토마토도
아주 잘 자라고 있어요.
하지만 호박은 땅이 좁아서 한나무로 만족.
아직 열매도 열리지도 않아서 조바심중이에요. ㅎ
등대님의 진솔한 삶의 얘기가
오늘따라 정답게 다가옵니다.
호박잎은 삶는게 아니라 쪄야 합니다. 삶으면
죽이 됩니다. 연한 호박잎 따서 의깨면 거품이
납니다. 한번 살짝 행궈 된장 조금 넣고 마늘
넣고 조물조물 하고 물 적당히 붓고 멸치 몇 마리넣고 끓이면 개운한 된장국이 됩니다. ㅎㅎ
다음에는 된장국 한번 시도해 보십시오.
토마토가 아주 실합니다. 요즘 시중에서 구매
하는 토마토는 껍질만 두껍고 맛이 옛날 맛이
아닙니다. 텃밭에서 작은 행복을 찾으십시오.
감사합니다.
@작은등대 ^^
넹...알겠어요.
담엔 된장국을 끓여볼래요.
조물조물해서 멸치넣고 .
그리고 인증셧은 요리방으로. 헤헤헷.
감사드려요, 등대니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