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 초․중등․대학교!
자신의 사재를 털어서 학교를 설립하고, 자원이 없는 이 나 라에서 교육만이 살길이라는 숭고한 이념으로 학교를 설립한 많은 수의 사학이 지금 교육 시스템의 밑거름이 되었음을 누 구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학교를 운영하는데 있어서 사학의 법인에게 권한을 주어 각 사학이 목표로 하는 이념에 따라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고 생각되는데 교육청에 예속되어 손발이 묶여 있어 자율성이 없다.
사학의 교사들!
내가 근무하는 사립학교는 붙박이로 내 평생직장이다.
교정에 있는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도 모두 내 것과 같이 애정이 가는 이유다.
학생들도 다 내 자녀와 같이 사랑스럽다.
진학지도!
내 자녀 같은 학생들의 명문대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 혼신을 다한다.
사립학교가 진학률이 높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주말과 저녁이 있는 삶이 그리운 사립학교 교사들!
아침 7시 출근. 밤 10시 퇴근이 기본.
함께 고등학생이 되어 생활한다.
어느 날 아내 손님의 방문을 받았다.
아내가 나를 가리키며
‘우리 집 늙은 고등학생’이라고 소개할 때는 씁슬한 미소를 짓기는 했지만 고개가 끄덕거려지기도 했다.
우리 대성고등학교가 명문대 합격률이 상승가도를 달리며 급 기야 부상하는 바람에 전국의 많은 고등학교에서 벤치마킹하 러 몰려왔던 기억이 새롭다.
전교직원회의 시간에 선생님들에 대한 고마움을 글로 엮어 발표한 내용을 여기 옮겨보았다.
선생님들께
선생님들, 수고하셨습니다.
우리의 터전인 대성고등학교를 최고로 만들어 주신 우리선생 님 모두에게 깊이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선생님들의 헌신과 열정의 결정체가 비로소 빛을 발 휘하였습니다.
이 감격! 이 영광! 우리 선생님들 모두의 것입니다.
이른 아침, 교문지도를 시작으로 영어듣기지도, 모든 교과 선 생님들의 혼을 담은 수업, 문제 학생들 지도, 각종 잡무 및 주 어진 업무수행, 늦은 시각 맞춤식 특강, 야간 자율학습지도, 개별상담지도, 진학지도, 수업연구, 학습자료 작성, 논술지도, 구술면접지도, 성적향상을 위한 자료 제공, 학년부장님들의 피 나는 희생, 담임선생님들의 땀방울, 곳곳에서의 숨은 기도, 모 든 열정, 정성 등. 보이지 않는 수많은 노력들이 결집되어 나타 난 값진 결과이기에 더욱 소중합니다.
유달리 많은 매스컴의 세례를 받으면서 이 영광스러움을 만 끽할 수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주위로부터 실제로 느껴지는 그 위력은 생각보 다 너무 크다는 것을 우리 선생님들 모두가 실감하셨을 것입니 다. 이러한 엄연한 현실 앞에 이제 두려워지기까지 합니다.
겸손한 자세로 우리의 안을 들여다보고 한 단계 도약을 위해 서 반성할 것은 반성하면서 마음가짐을 새롭게 해야 하겠습니 다.
챔피언 벨트를 차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키기는 더욱 힘 이 든다는 냉엄한 사실을 깊이 인식해야 하겠습니다.
우리 모두가 다시 한 번 신발 끈을 동여매고 허리띠를 조이 면서 지팡이를 고쳐 잡고 손에 손잡고 뜁시다.
제2개교를 선포하고 5개년 계획을 수립한 이래 첫해는 위대 하였습니다.
2년째인 금년은 이에 더욱 내실을 다지기 위해 ‘수업철저의 해’로 정했습니다.
수업이 생명이라는 교사의 사명감 아래 수업 시간 준수를 생 활화 합시다. 시간 싸움이기 때문입니다.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고 학생들로 하여금, 총력 집중 하는 학습 분위기를 전통으로 굳혀 승부를 겨룹시다.
이럴 때일수록 더욱 힘을 모아 우리 하나가 되어 매진해야 하겠습니다.
또 한 번 승전고를 울립시다. 기적을 만들어 냅시다.
지켜냅시다. 해냅시다. 그리하여 우리의 저력을 과시합시다.
우리 다 같이 주인의식을 갖고 똘똘 뭉쳐 최고 최상의 학교 로 만듭시다.
선생님들, 파이팅!
(서울대학교 대전 최다 합격-전국 26위)
기록판에 서울대 응시자 20명의 명단을 기록해 놓고
아침 출근하여 명단을 보며 ‘합격한다’. ‘합격을 확신한다’를 외치며 주먹을 불끈 쥐어본다.
‘모두 합격이다’ 되뇌이며 자리에 앉아 합격 소망을 위한 기 도로 하루를 열곤 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전원의 합격을 소망하며 기도하고 또 기도 하며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했다.
선생님들이 기록판에 있는 명단을 보면서 예측하는 소리를 들었다.
김00은 합격, 박00도 합격….
이00은 턱걸이, 홍00는 턱걸이….
최00는 갸우뚱 합격이 어렵고, 강00도 갸우뚱 역시 어렵고….
그런 선생님들을 향해 ‘전원 꼭 합격한다’ 라는 축복의 말을 하도록 권유했다.
전체직원회의 때 공식적으로 전교사들에게 기록판을 볼 때마 다 축복의 말을 얹어 달라고 당부하였다.
이 시기가 나에겐 신앙의 최고조 곧 크라이맥스(climax)를 이룬 기간이었다.
드디어 합격자 발표!
19명이 합격하였다.
선생님들의 환호성을 뒤로 하고, 나는 외쳤다.
아, 하나님! 남은 한 명에게도 소망을 주십시오.
며칠 후, 볼 일이 생겨 우체국에 갔는데 3학년 학년부장으로 부터 연락이 왔다.
나머지 1명도 예비후보자 1등으로 000과에 추가합격을 하였 다는 것이다.
“오 주여! 하나님 아버지, 기도를 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머리에서 시작해서 발끝까지 전기에 감전된 듯 뜨거운 불덩 어리가 온 몸을 헤집고 지나갔다.
총 20명 모두가 합격하였다.
하나님은 나에게도 기도의 힘에 대한 소망을 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