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석 가족 23-5 “엄마 얼굴 자주 보니까 어때요, 좋죠?”
경석씨 어머님이 10월에는 명절도 껴 있으니, 다른 달 보다 조금 일찍 만나자고 지난번 만남에서 경석씨에게 말씀하셨다.
며칠 동안 가을비가 계속되다가 오늘은 화창한 햇살이 차창을 통해 들어온다. 해피콜을 타고 약속장소에 이동하는 동안 경석씨와 간단한 대화를 나누었다.
“짝꿍, 오늘은 누나가 안 나와~ 회사가 바쁘데...” -경석씨
“네 알아요~. 명절이라서 회사가 바쁜가 봐요” -직원
“경석씨~ 거의 20일 만에 어머님의 얼굴을 다시 보게 되네요~” -직원
“엄마 얼굴 자주 보니까 어때요, 좋죠?” -직원
“응, 짝꿍~” -경석씨
매월 만나서 함께 식사하고, 또 매일 그렇게 핸드폰으로 수차례 통화를 하여도 어머니와 경석씨 사이는 직원의 눈에 너무도 다정다감하기만 하다.
어머니는 오늘도 약속시간 보다 일찍 나와 멀리서 경석씨를 알아보고 환하게 웃으며 반겨주신다.
“반가워 아들~”하고 멀리서 먼저 손을 흔드시는 어머니.
“아들, 오랜 만에 엄마 보는데 인사도 안하네? ㅎㅎ~” -어머니
반겨주는 어머니 앞에서 경석씨가 무뚝뚝하게 있다가, 어머니의 얼굴을 ‘스~윽’하고 한 번 쳐다 본 후, ‘씨~익’하고 웃는다.
“경석아, 오늘은 누나가 회사 일이 바빠서 못 나왔어~” “우리끼리 즐거운 시간 보내자” -어머니
“응~” -경석씨
“경석아, 배고프지? 점심으로 뭐 먹고 싶니? 어머님이 경석씨에게 조심스럽게 묻는다.
“어머니~ 경석씨가 해피콜 차를 타고 오면서 계속 돈가스가 먹고 싶다고 했어요, 그렇죠?” -직원
“응, 나 돈가스 먹고 싶어~ 엄마.” -경석씨
“아이고 우리 아들~ 돈가스 먹고 싶었어~ 그래 그럼, 우리 돈가스 먹어야 겠네 ㅎㅎ~ -어머니
경석씨와 어머니 그리고 담당 직원이 돈가스 메뉴로 일심 단결하여 맛있는 점심시간을 갖는다..
어머니가 자상하게 썰어서 입에 넣어 주는 돈가스 조각을 경석씨가 맛있게 씹어 먹는다. 경석씨의 모습이 참으로 평온하고 행복해 보인다.
식후에는 어김없이 찻집에서 도란도란 가족의 대화가 이어졌다.
경석아, 카라멜 마끼아또 맛있니? 너무 달지 않아?” -어머니
“아니, 맛있어~” -경석씨
경석씨가 유리잔에 놓인 음료를 어머니 옆에 앉아서 맛있게 마시고 있다.
“경석아, 오늘은 엄마가 뭐 사줄까? 갈 때 뭐 사서 가져가고 싶은 거 있어?” -어머니
“경석씨~ 어머님이 저번에 사 주신 쭈쭈바 아이스크도 있고, 과자도 아직 많이 남아 있죠?” -직원
“응~” -경석씨
“엄마한테, 뭐 필요한지 말해봐 경석아?” -어머니
어머니의 질문에 한참 있다가 문뜩 “껌~”이라고 답하는 경석씨
“나, 껌 먹고 싶어~” -경석씨
“껌, 왜~?” -어머니
“경석씨가 다온빌에서 며칠 전 다른 입주자가 껌 먹는 먹는 걸 본 것 같아요~” -직원
“그렇죠? 경석씨?” -직원
“응~” -경석씨
“경석아, 껌은 짝꿍한테 다온빌 들어가면서 사달라고 하고, 다 같이 가서 나누어 먹을 수 있는거~, 뭐 사줄까?”
-어머니
이야기 끝에 결국 어머니께서 다온빌 입주자들과 함께 먹으라고 보자기에 싸여 있는 사과 한 상자를 준비해 주셨다.
“엄마, 이게 뭐야?” -경석씨
“어, 이거 명절이고 그러니까 다온빌 가서 나누어 먹으라고 엄마가 사과 하나 샀어~” -어머니
“어머니, 감사합니다. 잘 전달해서 함께 나눌 수 있도록 할게요~” -직원
커피숍에서 대화를 마친 후, 얼마 안 있으면 명절이라 어머님이 경석씨의 추석 옷을 봐 주시기 위하여 3층 위류 매장으로 이동하신다.
어머니는 경석씨의 휠체어를 밀고 매장 이곳저곳을 돌면서 경석씨에게 어울리는 옷을 찾기 위해 눈을 뜨고 집중하기 시작하신다.
“경석아 이거 어때? 마음에 드니?” -어머니
“응~” -경석씨
몇 십분 지나 어머니 덕택에 경석씨는 본인에게 어울리는 멋진 추석빔을 얻었다.
“어머님, 이 옷은 건조기에 돌리시면 안 되는 것 아시죠? 100%면이라서 작아질 수 있어요” - 옷가게 점원
카운터에서 옷을 포장하는 동안 점원이 어머니에게 주의사항을 말해 준다.
어머니는 혹여나 아들의 옷이 쪼그라들지 않을까 주춤하며 생각에 잠겼고, 잠시 뒤에 “그럼, 죄송하지만, 이거 반납하고 한 치수 더 큰 걸로 교환해 주세요”라고 점원에게 말한다.
“경석아, 이 옷 건조기에 들어가면 작아져서 입기 힘들 수 있데! 그래서 한 치수 큰 것으로 바꾸는 거야! 아들~ 바꿔도 괜찮지?” -어머니
“알았어~” -경석씨
결국 고심 끝에 한 치수 큰 옷으로 아들의 옷을 결정하는 어머니.
그날 어머니와의 만남을 뒤로하고 명절과일상자와 추석빔을 들고 다온빌로 들어오면서 경석씨가 직원에게 말했다.
“짝꿍, 나는 엄마가 좋아~” 경석씨
“네~” -직원
‘어머니 감사합니다. 경석씨가 추석에 멋있는 새 옷을 입게 되었네요 ㅎㅎ~’
2023년 9월 18일 -유원욱-
아들에게 하나하나 물어봐주시는 어머니의 모습에서 저도 배웁니다. 어머님이 매번 아들편에 간식사서 이웃들과 나누게 하시니 고맙습니다. -다온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