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주민들 사이에 ‘곰 세 마리’라는 어린이 동요가 북한 3대 세습을 비판적으로 풍자하는 내용으로 가사를 바꿔 부르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고 탈북자 학술단체인 ‘NK지식연대’가 전했다.
지식연대는 내부 소식통을 인용, “최근 회령시 오산덕중학교의 교실과 화장실에서 남한의 동요 ‘곰 세 마리’에 김일성ㆍ김정일ㆍ김정은을 넣어 풍자한 노래가사가 발견돼 학생과 교사, 학교를 방문한 학부모 등 20여명이 보안부로 끌려갔으며 이들 중 일부는 이틀간 심한 매질을 당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발견된 쪽지에는 ‘한 집에 있는 곰 세 마리가 다 해먹고 있어, 할배곰(김일성), 아빠곰(김정일), 새끼곰(김정은), 할배곰은 뚱뚱해, 아빠곰도 뚱뚱해, 새끼곰은 미련해’라고 적혀 있었다고 한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왕조’를 감히 할배ㆍ아빠ㆍ새끼곰에 빗댔으니 북한 정보당국이 발칵 뒤집혔다는 소식이다.
이 단체에 따르면 북한 보안당국은 즉각 이를 ‘반동유인물’로 규정하고 수거한 뒤 출처를 조사하고 있으며 원산시 해방고등중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이 노래의 원곡을 기타에 맞춰 부르다가 보안부에 끌려가 밤새도록 얻어맞았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회령 일대 중학교 연구실에서 몇 차례 방화미수 사건이 발생하는 등 “당대표자회 이후 김정은 후계에 반대하는 비난여론이 일고 있어 북한당국이 극도로 민감해 있다”며 “당분간 남한노래나 외국노래를 부르기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곰 세 마리’ 노래는 2007년부터 북한에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이 동요는 한국 드라마가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널리 퍼졌지만 사상성이 없고 부르기 쉬워 북한 유치원에까지 널리 불리기 시작했다. 북한에서 유행한 남한 노래는 주로 아동과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했다.
지난달 8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김정은 후계가 공식화된 당대표자회 이후 청진시 수남구역에서 ‘새끼돼지ㆍ어미돼지(김정일ㆍ김정은 부자 지칭)를 모조리 잡아먹자’는 내용의 낙서가 발견돼 큰 소동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또 일본 아사히(朝日)신문도 지난 2일 “북한 평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인 김정은을 살찐 곰에 빗대어 비판한 전단(삐라)이 출현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북한과 중국의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을 풍자한 반체제 전단이 지난 10월 하순 평양에서 발견됐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전단은 평양시내 공장 등의 벽에 붙여져 있었으며 ‘3마리째 곰이 출현했다. 당신이 뚱뚱해지면 우린 야윈다’ 등의 내용이 쓰여 있었다.
신문은 전단의 게시 방법 등으로 미뤄볼 때 중국 등을 통해 외부에서 들어온 것이 아니라 북한 안에 있는 불만 세력이 직접 유포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북한 보안부대가 현장 일대를 봉쇄하고 주민들을 샅샅이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은은 지난 9월 조선노동당 대표자회에서 김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결정된 이후 북한 매체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TV와 신문에 나타나는 뚱뚱한 김정은의 모습이 일반 주민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면서 동시에 상당한 반감을 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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