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서 얻은 위안, 편백나무숲 앞 벽돌집
자주 찾던 편백나무숲 앞에 집을 지은 부부.
아직 몸으로 느끼는 봄은 멀리 있지만, 그들 마음의 봄은 집을 짓고 난 후, 이미 곁에 다가왔다.
“고난이 축복이라는 말이 있어요. 쉼 없이 달려온 중년의 인생길에서 예기치 못한 검진결과, 그리고 수술이 있었죠. 그러나 그로인해 ‘내려놓음’을 배우게 되었고 자연을 품은 삶을 살게 되었으니, 분명 어제의 고난은 오늘의 축복임이 틀림없다 생각해요.”
편백나무숲을 바라보며 매일 아침을 맞은 지도 벌써 두 달째. 그동안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를 만큼, 이곳에서 생활하는 하루하루가 행복이고 감동으로 다가온다. 전주에 살았지만, 숲이 좋아 자주 오가던 이 마을에 땅을 구입한 건 2년 전이었다. 집을 짓기에 그리 좋은 여건의 대지는 아니었지만, 그곳에 섰을 때 전해지는 신선한 공기와 아름다운 풍경은 이미 집을 지은 듯 부부의 마음을 설레게 해주었다.
편백나무숲을 바라보며 지어진 주택 모습
집짓기 경험이 있는 지인의 소개로 시공업체를 정하는 것도 수월하게 해결했다. 시공자가 입주자의 일생을 이해하고 한가족이 되어야 그야말로 좋은 집을 지을 수 있다고 생각한 부부였기에, 새식구가 되어 함께 집을 지어준 시공자를 만난 건 부부에게 큰 행운이었다.
주택은 애초 철근콘크리트 주택으로 계획했으나 1층은 철근콘크리트, 2,3층과 다락은 목구조로 변경 설계되었다. 시공을 맡은 하우징플러스 백균현 이사는 “튼튼하면서 건강하고 따뜻한 집을 원한 건축주의 바람을 충족시키고자 선택한 방법이었다”고 그 이유를 전했다. 3층 목구조는 완주군 내에서 처음 되는 공사라 인허가 진행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그 과정을 잘 극복했기에 건축주와 시공자 모두가 만족하는 집이 완성될 수 있었다.
ELEVATION
손님이 많은 집의 특성상 1층에는 세미나 공간을 마련해두었다.
한 층 더 오르면 만나게 되는 주방
HOUSE PLAN
대지위치 전라북도 완주군 / 대지면적 227㎡(68.66평) / 건축면적 88.62㎡(26.80평) / 건물규모 지상 3층 + 다락 / 연면적 216.08㎡(65.36평) / 건폐율 36.03% / 용적률 95.06% / 주차대수 2대 / 최고높이 12.98m
공법 기초 - 철근콘크리트 줄기초 / 지상 - 1층 철근콘크리트, 2~3층 및 다락-경량목구조 / 구조재 벽 - 외벽 2×6 구조목 + 내벽 2×6 S.P.F 구조목, 철골철근콘크리트 / 지붕 - 2×12 구조목 / 지붕마감재 컬러강판 / 단열재 그라스울 24K + 비드법 단열재 2종 1호 150㎜ / 외벽마감재 송판 노출콘크리트 위 발수코팅, 컬러강판, 고벽돌 / 창호재 이건창호 72㎜ PVC 삼중창호(에너지 등급 1등급)
설계 / 건축사사무소 예림 (인허가 및 기본설계), 하우징플러스 (목구조 및 디테일 설계) / 시공(CM) 하우징플러스 1588-6017 www.housingplus.co.kr
운동실은 안주인의 건강을 배려해 편백나무와 적삼목으로 마감했다.
“약 7개월의 시공기간동안 때론 같이 식사하며 틈을 내어 차를 마시고, 만나기 어려울 땐 SNS를 이용하여 서로 삶을 나누는 동안 어느새 우리 집이 눈앞에 나타났어요. 공사단계마다 시공사와 함께 공부하고, 끝까지 고민하여 최선의 의견을 모았어요.”
이러한 과정을 거쳐 공사를 진행했기에 결과는 늘 후회 없는 대만족으로 다가왔다며 흐뭇해 하는 건축주다. 꼼꼼한 외단열과 독일식 3중유리를 적용한 고단열 주택의 실현, 지열을 이용한 난방 덕분에 저비용으로 냉난방이 가능하다는 점 등도 이 주택만의 장점으로 꼽힌다.
현관을 열고 마주한 실내는 여타 주택의 1층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넓은 거실이 아닌 세미나 공간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이는 손님의 방문이 많은 이 집의 특성상 꼭 필요한 곳이었다. 찾아오는 이들과 편하게 대화하고, 여러 사람과 좋은 환경을 함께 나누고자 한 부부의 따뜻한 의도가 숨어 있다.
층을 오를 때마다 각 공간의 역할은 뚜렷하게 나타난다. 2층은 거실과 주방, 운동실을 배치해 가족 공동공간으로 꾸몄다. 낮은 천장으로 아늑함을 살린 거실에는 편백나무숲이 파노라마처럼 들어오는 코너창을 설치하였고, 창틀에 걸터앉아 책을 볼 수 있게 하여 소소한 즐거움을 더했다. 운동실의 경우, 모든 벽을 편백나무와 적삼목으로 계획해 안주인의 건강을 고려해주었다.
다른 실보다 낮은 천장고로 아늑함을 더한 거실
3층에 마련된 부부침실은 편백나무로 벽을 마감하고, 침대를 제작해주었다.
좌) 거실 한편 숲을 바라보며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 / 우) 나무향이 가득한 계단실
PLAN – 3F / PLAN – ATTIC / PLAN – 1F / PLAN – 2F
| SPACE POINT |
Interior Source
내벽마감재 제일벽지(천연벽지 나무) / 바닥재 호인우드(MIDAS 원목마루), 경인타일(전주) 수입타일 / 욕실 및 주방 타일 경인타일(전주) 국산, 수입타일 / 수전 등 욕실기기 로얄토토, 아메리칸스탠다드, 이케아 세면기
주방가구 한샘 / 조명 조명나라(을지로) / 계단재 오크 집성판 / 현관문 코렐시스템 현관문
방문 자작나무도어(제작도어) / 아트월 현무암, 티크고재, 무절적삼목 등 / 붙박이장 자작나무합판 제작, 한샘 / 데크재 하드우드
침실 맞은편에는 잘 정돈된 드레스룸이 위치한다.
주택의 가장 꼭대기에 위치한 넓은 다락 공간. 야외로 이어지는 테라스를 두었다.
한 층을 올라 3층에는 침실과 드레스룸, 욕실 등 부부의 사적인 공간이 자리한다. 특히 안방에는 무절 편백나무로 벽을 마감하고 평상형 침대를 제작해 방 안 가득 나무향이 은은하게 전해진다. 유황온천수를 사용할 수 있도록 계획한 욕조를 두고 나머지 공간은 건식으로 분리 시공한 욕실도 군더더기 없이 감각적인 공간이다.
“건축주의 인생에 성큼 들어와 삶의 이야기를 테마로 만들고 미래의 꿈을 새집에 완성시켜주는 집짓기는 참으로 아름다운 종합예술이죠. 제한된 공사비, 심지어 경사지고 척박했던 이곳에 많은 이야깃거리와 구석구석 테마가 가득한 우리 집을 만들어주어 너무 감사합니다.”
오늘도 새소리를 들으며 아침을 맞이했다는 부부. 그렇게 주택에서의 삶은 새로운 생기를 얻으며 나날이 풍요로워진다.
에디터_김연정 | 사진_변종석
출처 : 전원속의 내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