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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잠수를 타다가 들어오니 과연 제가 여기 글을 쓸 자격이 있는가 반문되네요..
그렇지만...
혹시 회원님들 중에서 배낭여행을 꿈꾸시는 분이 계시다면, 혹은 여행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 있으면
도움이 될까 하여 여행기를 올립니다.
아울러
회원님들께 아무런 선물도 못가져오고... 이걸로 대신될수 있기를 바라며...
자유를 찾아 떠난 여행( 넷째마당 - 1 )
여행기간 : 2009년 7월 17일 ∼7월 29일
여행일정 : 7월 17일 : 인천→세부
7월 18일 : 일로일로
7월 19일 : 세부
7월 20일 ∼ 7월 22일 : 시큐홀 섬
7월 23일 ∼ 7월 25일 : 두마게티
7월 26일 ∼ 7월 28일 : 아포 섬
7월 29일 : 세부 → 인천
들어가기에 앞서..
사람들은 혼자서 훌쩍 배낭 메고 여행을 다녀왔다고 하면 무척 즐거울 것으로만 생각한다. 내가 사이버 공간을 통해서 알게 된 진정한 여행가 한분이 계신데, 그분 말씀이 “항상 여행할 때면 이번이 마지막이다.” 라고 생각하신다고 한다. 어렴풋이 이해가 간다. 혼자 하는 여행은 남들이 상상하는 것 처럼 항상 그렇게 즐거운 것만은 아니다.
한번 상상을 해보라.
작열하는 거리의 열기 속에서, 이리저리 뒤엉킨 교통량, 빽빽거리는 소음, 그 속에서 커다란 배낭을 메고 땀을 뻘뻘 흘리면서 어디로 향할지 몰라서 쩔쩔매고 있는 모습을....
야자수 아래 등걸이 의자에서 하염없는 파도와 하늘만 바라보고 있는 모습을...
세상을 뒤엎을 듯한 빗소리와 바람소리 그리고 파도소리에 내일 배가 나갈 수 있으려나 하는 걱정 속에서 이리저리 뒤척이며 밤을 지새는 모습을...
그땐... “이게 무슨 사서 고생이람... 이번이 마지막이다” 라고 생각하지만, 마지막 날 공항커피솝에서 비싼 커피와 담배와 함께 여정을 되짚어 보면서 아쉬움을 달래는 모습.. 언제나 다시올까 헤아려보는 그 모습도 또한 배낭여행의 한부분이다.
그분이 나에게 말씀하셨다. 돌아오는 마지막 날에는 그 모든 것을 그곳에 내려놓고 머리를 말끔히 비우고 오라고.......
이렇듯..
무척 외롭고, 힘들고, 두렵고.... 하지만 그 아쉬움이 마지막 날 떠나오는 공항에서부터 다시 시작되고... 또다시 다음 여행의 계획을 세우게 되고.....
여행은 담배보다 더 지독한 중독성을 갖는 것 같다.
첫째날 ( 7월 17일 - 18일 )
여느때나 다름없이 터미널에서 공항가는 버스를 타다. 공항으로 향 할 때가 여행의 정점인지도 모르겠다. 설레임, 두려움, 기대감등등... 모든 감정을 달래기 위해서 계획했던 여행 일정을 머릿속에 하나하나 되새겨 본다... 어느듯 인천공항.. 이제는 모든 절차에 제법 익숙해 졌다...
이번 여행을 준비 하던 중 옛날에 도움을 주었던 아가씨와 우연히 연락이 되어서 세부에 싸구려 호텔정보를 부탁했더니 자기 집에와서 자란다. 물론 숙박비는 공짜란다. 단 돈이 없어서 자기가 무엇을 대접하지는 못한다고... 옛날같으면 겁이나서 무조건 거절했을 텐데.. ( 무슨음모를 꾸밀지 모르니까..) 하지만 몇 번 다니다 보니 필리핀 사람들이 다 그렇게 나쁜사람만 있는 것 아니란걸 알게 되었다. 어떤 면에서는 아주 소박하고 다정다감한 면이 있다. 좀 겁도 나기는 했지만 어쩌면 그들이 사는 모습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기회라 생각되어서 놓치기가 좀 아쉽다. 일단 하루 신세지기로 결정했다.
이 아가씨는 친구와 함께 방 한칸 세얻어서 함께 기거하면서 직장생활하는 아가씨.. 우선 룸메이트에게 허락부터 얻어야 한다고 했더니 벌써 이야기 했단다... 이렇게 첫날 숙박을 결정짓고 비행기에 올랐다.
공항에 내려 보니 기다리겠다고 철석같이 약속했던 사람이 보이질 않는다... 마음속으로 “에이 필리핀 것들이란....” 욕한번 내지르고 택시를 타려 하는데 저편에서 미소짓고 있는 작은 아가씨가 보인다... 바로 나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었다. 속으로 욕한게 괞히 미안하다. 택시를 타려하니 어디론가 열심히 문자를 보낸다. “이건 또 무슨 수작이여....” 점점 불안하다. 자기가 아는 택시 운전수가 있다나... 점점 불안해 진다. 그냥 오는 택시타자고 하고 택시를 세우니 이 사람이 바로 문자 받고 달려온 택시란다. 처음부터 무척 불안하다. 어려운 상황이라면 어떻게든 반전시켜야 한다. 우선 수다를 좀 떨고... 이 택시 운전수 생각보다 좀 순진하다... 좀 마음이 놓인다. 두 번째 할 일은 행선지를 바꾸는 일이다. 만약 저의들이 무슨 음모를 꾸몇다면 정해진 노선이 있을 테니까... 배가 너무 고프니 우선 먹을 걸 찾아야 겠다고 했다.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고간 다음에 피자로 결정했다. 흔쾌히 행선지를 바꿔 피자집으로 향했다. 이젠 안심이다.... 휴유...
피자가 생각보다 비싸다. 중짜리가 500페소( 1페소는 27원이 조금 넘는다 ) 우리돈으로 13500원... 이거 필리핀 맞아?... 이삼백 페소 예상했는데... 거의 배가 되네.. 필리핀에서 다시는 피자 먹어서는 안되겠다.
드디어 집에 도착... 컴컴한 게단을 올라가서 지붕을 밟고 돌아가니 조그만 베란다가 나오고 그 옆이 방이다. 방은 꽤 큰 편이지만 참 조촐하다. 대학시절 자취집이 생각난다.
방에 도착해 보니 세명의 아가씨들이 이미 나를 기다리고 있다. 알고보니 윗층에 방이 세칸있는데 내 친구만 빼고 다를 대학생들이다. 한 칸에는 대학교 1학년과 4학년의 자매가 기거하는 곳이고, 다른 한칸은 둘다 대학생인데 사촌간이란다. 한집안은 부모두 둘다 선생이고 다른 집안은 아버지는 사업하고 어머니는 꽤 높은 공무원인것 같다. 다들 부모 잘만나서 행복하게 대학생활하는 학생들이다.
피자만으로는 시간때우기가 어렵겠다. 구멍가게에 가서 맥주 1리터짜리 두병하고 음료수하고 과자부스러기를 사왔다. ( 이건 무척 싸다. 모두 합쳐서 6000원이 채 안되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새벽 3시가 넘어섰다. 무척피곤하다. 너무 끈적끈적해서 도저히 그냥은 잠을 잘 수 없겠다. 샤워를 해야겠다고 하니 샤워기가 없단다. 목욕탕에 들어가 보니 (목욕탕은 방밖에 따로 떨어져 있는 화장실, 뚜껑없는 변기통하나와 찌그러진 양동이 하나가 전부이다. 양동이에 물을 받아서 용변보고는 한바가지 퍼붙고 바가지로 퍼서 샤워하고.. 정말 내 대학시절 자취방을 생각나게 하는 곳이다. ) 어쨌든 샤워를 하고 베란다에서 담배한대 피우고 들어오니 잠자리가 펼쳐져 있다. 위의 큰 메트리스에는 집 주인과 친구가, 그아래 작은 매트리스를 펴 놓았다. 작은 매트리스 위에 눕자마자 어떻게 잠이 들었는지 모르겠다. 아마 코를 많이 골았을 것 같은데..... 여지없이 새벽에 닭우는 소리에 잡이 깼다. 위의 매트리스 위에서는 두처자가 세상모르고 잠에 떨어져 있다. 조용히 나와서 하늘을 보다. 잔뜩 찌프렸다. 빗방울이 한두방을 떨어진다. 와우.. 이놈의 날씨가.... 새벽담배 한 대 피고 나니 벌써 모두를 일어났다. 친구는 제방으로 가고... 아마 어제밤에 친구를 나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 여기에서 잤나보다......
모두에게 아침을 대접하겠다고 했더니 창문열고 소리질러 모두를 깨운다. 한 사람은 다이어트 중이라고 해서 세명을 데리고 가까운 식당으로 갔다. 모두가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 하숙방에는 부엌이 없다. 식사는 매번 이식당에서 사 먹는다고 한다. 필리핀사람들만이 이용하는 식당이라 그런지 값이 무척 싸다는 느낌이 들었다. 4명이 먹는데 500페소 정도.. 아마 내가 2인분은 족히 가져 왔으니 5명분은 되리라... 1끼당 이들의 식사비는 2000원에서 3000원정도 인것 같다. 그러나 음식은 어는 음식점에서 먹은것 보다 나에게는 맛이 있었다. 배가 고파서 인가...
식사후 잠 깐 쉬었다가 택시를 타고 이몰로 향했다. 돈을 바꾸기 위해서... 그리고 오늘은 iloilo로 가는 날이다.
사람들은 필리핀 아가씨들이 외국인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돈만 있으면 무슨 일이든지 다 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혹자는 그렇게 말을 한다. 그러나 여기서 내가 느낀 것은 전혀 아니다. 내가 한국에서 온 여행객이라 호기심은 있었겠지만 전혀 특별한 관심은 보이질 않는다. 오히려 그들과의 세대차를 실감했다. 여느 대학생들과 다름이 없었다. 외국에 대한 동경도 별로 없었다. 그저 친구 만나고 디스코장가고 휴대폰으로 문자보내고.... 단 한 가지 다름이 있다면, 우리가 보기에 나쁘게 말하면 버르장머리가 없고, 좋게 말하면 개방적이라는 점이다. 말하고 있는 내 앞에서도 비스듬히 눕지를 않나...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문자를 보내지 않나....
또 하나의 진실을 알게 된 것 같다. 필리핀에 대해서..
나오는 길에 기꺼이 나그네에게 하룻밤을 재워준 주인장의 사양하는 손에 1500페소를 쥐어 주었다. 숙박비로... 사실 호텔에서 잔 것보다 비용은 더 들었지만 그만큼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
베란다에 걸려있는 옷가지들.... 내 자취시절의 추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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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들른 식당.... 필리핀사람들만 이용하는 값싼 식당... 대부분 여기서 매식을 한다.
집에서 직접요리해 먹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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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내부 ... 제법 깨끗하게 나왔네... 사실은 이렇게 깨끗하지는 않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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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가져온 식사... 모두 합쳐서 500페소가 조금 넘었다... 내가 두번 가져와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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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이 계단이 나무로 되어있었는데... 밟을때마다 삐그덕, 삐그덕... 그리고 어두컴컴해서
휴대폰 불빛을 이용해야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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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먹으러 가자고 했으나 제방에서 문도 안열어본다. 다이어트 중이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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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으로부터 에프롤, 안자, 메이안, 리젤... 맨 우측 친구가 나를 초대해준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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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사지을 몇장 더 올렸는데 1장밖에 안올라 갔네요.... 왜이런가?
우와...대단하십니다. 몇년 후 저도 떠나보렵니다. 아직 영어가 부족해서....
정말 멋있은인생~~~부럽습니다~~구경잘했읍니다
담엔 같이 가요. 허락 떨어졌어유~~
적당히 재미 있거나 적당히 힘들면 기억에 남지 않는거 같아요. 뭐든 고생을 좀 해야 한듯 하고 기억에도 오래 남죠 ^^
잘 다녀오셨군요... 하여간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