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허남웅 기자(필름2.0) 오우삼 감독은 내한 인터뷰에서 “관객들에게 적벽전쟁의 참혹함을 지옥을 경험하는 것처럼 보여주려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 점에서 <적벽대전>에는 오우삼이 과거 구축한 홍콩 누아르의 영기를 넘어서는 지점이 존재한다. 홍콩 누아르 시절에 보여준 의리와 <적벽대전>에서 드러나는 의리 사이에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홍콩 누아르의 그것이 철저히 자신이 속한 남자라는 세계 안에서만 기능했다면 <적벽대전>은 그 울타리를 훨씬 뛰어넘어 전 세계를 겨냥한다. (서양 관객을 고려해 최대한 등장인물을 줄여 몰입도를 높였다고 오우삼은 말했다.) 이는 오우삼이 홍콩(을 넘어 아시아) 귀환 작품으로 아시아 초대형 블록버스터 <적벽대전>을 택한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원작보다 사실에 기초해 신화의 기운을 최대한 덜어내려 했다지만 오우삼은 오히려 영화를 통해 자신의 신화를 쓰는 것처럼 보인다. 아마 이는 많은 이야기를 남겨둔 2부에서 곧 밝혀질 것이다.
주성철 <씨네21> 기자 먼저 염두에 둬야 할 것은 <적벽대전: 거대한 전쟁의 시작>은 마치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보듯 2편으로 나뉘어진 이야기 중 전편이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사실상 본격적인 적벽대전은 이번 편에서 보여지지 않는다. 다만 오우삼 감독의 전매특허와도 같은 남자들의 유대와 우정이 제갈량과 주유의 연합으로 드러난다. 서로에게 호감을 가지고 마주 바라보는 두 남자가 한 숏에 담기고, 그들은 흰 비둘기를 어루만진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이인항 감독의 <삼국지: 용의 부활>보다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어도 ‘오우삼의 영화’라는 관점에서는 다소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슬로모션을 주조로 하는 그의 정서적 액션 연출이 원규 무술감독의 사실감 나는 무술지도로 대체되고 있기 때문. 그럼에도 중화권 최고 배우들을 한 스크린으로 불러 모은 시각적 쾌감은 상당하다. 여러모로 후편을 더 기대하게 만든다.
박혜명 기자(씨네21) 적벽대전은 단연 <삼국지>의 클라이맥스다. 같은 역사를 바탕으로 한 <삼국지: 용의 부활>이 조자룡이라는 유비 휘하의 장수 한 사람에게 초점을 둔 이야기라면 <적벽대전: 거대한 전쟁의 시작>(이하 <적벽대전>)은 유비, 관우, 장비, 주유 그리고 주유의 부하 감녕까지 여러 종류의 장수를 적벽에 배치, 그들의 다양한 활약상을 좀더 주시하려는 전쟁 스펙터클이다. 이 장관을 이끄는 주인공은 주유와 제갈량. 그들은 이를 테면 ‘영웅은 영웅을 알아본다’는 논리로 서로의 비범함을 눈치채고 현명한 협업을 이룬다. 조조가 주유의 아내 소교(린즈링)를 차지하기 위해 이 전쟁을 일으켰다는 ‘해석’도 <적벽대전>에 차별화를 주는 요소이긴 하다.
그런데 아직 본론은 시작되지 않았다. <적벽대전>은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후편의 개봉을 예정하고 있고 적벽대전도 그때 가서야 벌어진다. 오나라의 황개가 벌인 화공계와 제갈량이 부른 동남풍으로 인해 조조의 군대가 적벽에서 후퇴하는 장관까지 보고 나면, 오우삼의 삼국지가 궁극적으로 어떤 의도를 품었던 것인지도 분명히 드러나지 않을까 싶다.
전쟁 스펙터클 지수 ★★★★
양조위와 고대 장수의 갑옷이 어울리는 지수 ★★
린즈링이 경국지색인가 지수 ★★☆
![]() |
남다은 | 거대한 전쟁치고 미약한 시작 | ★★☆ |
![]() |
주성철 | 주유윤발을 볼 수 있었다면 별 네개 | ★★★ |
![]() |
박혜명 | 주유윤발과 제갈조위를 볼 수 있었다면 별 네개 반 | ★★★ |
이형석(해럴드경제 기자) |
![]() |
2편을 기대하게 만드는 1편의 사명만은 다했다. |
백승찬(경향신문 기자) |
![]() |
적어도 장이모우의 무협영화보다는 상쾌하다. |
이찬호(CBS 노컷뉴스 기자) |
![]() |
중국영화 안 좋아하는 관객도 한 번쯤은 볼 만하다는 생각. |
강유정(영화평론가) |
![]() |
오우삼 영화의 매력과 한계가 모두. 애착에 따라 반응은 달라진다. |
|
|
|
|
|
|
|
![]() |
|
하태성 기자(필름2.0) 이 독일산 로맨틱 코미디는 장애인을 소재로 삼으면서도 비하하거나 웃음거리로 만들지 않고 나름의 정치적 공정성을 발휘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에서 칭찬할 만하다. <파니 핑크> 도리스 되리 감독이 연출한 <내 남자의 유통기한>에서 독립적인 여성상을 보여줬던 알렉산드라 마리아 라라가 남자에게 한눈에 반하는 전형적인 로맨스물의 여주인공으로 분한 건 색다른 변신이다. 하지만 남자에 비해 여성 캐릭터들은 순수한 드니스, 이기적인 마라로 요약될 정도로 평면적이다. 같은 맥락에서 섬세하고 여성적인 심리 묘사를 기대하는 건 금물이다.
강병진 기자(씨네21) 아이를 위해 분투하는 아빠의 고생담 혹은 사랑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한 남자의 순애보가 영화의 주제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요절복통 프레드의 사랑찾기>는 한국판 제목의 경박스러움과 달리 꽤 묵직한 사회적 메시지를 지닌 영화다. 전작인 <케밥 커넥션>으로 독일 내 터키 노동자와 독일사회간의 문제를 제기했던 안노 사울 감독은 프레드의 사랑찾기 소동에 장애인 문제를 둘러싼 수많은 이슈를 채워넣는다. 장애인으로 가장한 프레드의 거짓말을 따라가다 보면 장애인을 이용한 기업 마케팅을 비롯해 허울뿐인 장애인 복지정책과 융통성없는 공무원, 그리고 장애인의 결혼문제와 노동문제 등의 단면이 드러난다. 장애인을 놓고 그들을 대하는 태도로 인물들의 성격을 구분짓는 이분법은 투박하지만, 로맨틱코미디와 슬랩스틱코미디 사이를 종횡무진하며 메시지를 투영하는 기술은 무봉의 경지는 아니어도 충분히 흥미롭다. <노킹 온 헤븐스 도어> <스탠 바이 유어 맨> 등으로 90년대 후반 한국에 알려진 틸 슈바이거의 코미디 연기도 반가운 모습이다.
공익성 지수 ★★★★☆
요절복통 지수 ★★★
싱글맘과 연애하고픈 지수 ☆
![]() |
강병진 | 위트있는 일일 장애인 체험 프로그램 | ★★★ |
|
|
|
|
|
|
|
![]() |
|
김도형 기자(필름2.0) 10대들의 문제를 그들 내부의 대변자를 내세워 얘기하는 소재는 낯선 것은 아니다. 예를 들자면 약 20년 전 작품인 <볼륨을 높여라>(1990)와도 비교할 수 있다. 학교의 룰이나 자유로운 발상을 억압하는 제도 안에서 자신들을 해방시켜줄 대상을 갈망하던 이들에게 <볼륨을 높여라>의 마크나 <찰리 바틀렛>의 찰리는 탈출구와 같은 역할을 한다. 단, 시대가 흐르면서 다루는 소재들은 좀 달라졌다. 과거에는 해적방송을 통해 은밀한 얘기를 나눴다면 최근에는 화장실에서 상담을 받고 정신과 처방전을 바탕으로 한 환각성 약(마약은 아니다)을 받아 가는 식이다. 하지만 그들의 세계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을 내세워 내재된 욕망을 분출한다는 기본 골격은 그대로 유지된다. 시간이 지나도 10대들이 느끼는 고민은 비슷한 모양이다.
문석 기자(씨네21) <찰리 바틀렛>은 다소 두서없는 이야기로 변죽을 울리기도 하지만, 21세기형 반항아 캐릭터를 비교적 설득력있게 보여준다. 그를 전복적이거나 저항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10대치곤 꽤 사려깊고 책임감있다고는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자신의 욕망에 솔직하라는 찰리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뭐 어떤가. 어차피 아이들은 그렇게 자라나가며 세상을 알아나가게 돼 있거늘.
왕따탈출 노하우 전수 지수 ★★★
안톤 옐친 매력 지수 ★★★☆
하이틴코미디 지수 ★★
![]() |
문석 | 기성세대를 향한 10대들의 부담없는 야유 | ★★☆ |
이용철(영화평론가) |
![]() |
거지같은 포털 사이트가 지식을 알려주고, 웃기는 연예인이 라디오 고민해결 프로그램에 뛰어든 것도 참기 힘든 판에, 고등학생의 인생 상담까지 들어줘야 하나. |
이형석(해럴드경제 기자) |
![]() |
너무 뻔해 실망스런 후반부에도 불구하고 캐릭터와 유머가 살았다. |
최은영 (영화평론가) |
![]() |
청춘이라는 이름의 병에는 약도 없다. 치고 빠지는 영리한 코미디. |
|
|
|
|
|
|
![]() |
|
강보라 기자(필름2.0) 부자(父子), 부부, 친구, 남녀까지 4종 세트로 마련된 넘치는 사랑 이야기 역시 딱히 먹을 것 없는 뷔페 상 구성으로 입맛을 떨어뜨린다. 휴먼드라마 대신 두 배우의 검증된 코믹 연기라도 실컷 보여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영화는 바닷바람이 물씬 전해지는 해안가, 청량한 백색을 자랑하는 풍력발전소, 곳곳에 늘어선 운치 있는 등대로 영덕 특유의 자연 풍광을 담백하게 담아냈다. 모던 록 인디 밴드 ‘뷰렛’의 카메오 출연과 SES 멤버였던 ‘슈’ 유수영의 스크린 데뷔도 눈여겨볼 만하다.
안현진 기자(씨네21) 정웅인과 성지루의 이름에서 코미디를 기대한 관객이라면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잘못된 만남>은 정영배 감독의 전작 <방울토마토>와 연장선상에 놓인 휴먼드라마다. 치졸함의 극단을 드러내던 두 사내는 결국 단단한 우정을 얻게 되지만, 그 과정에서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첫사랑을 지킨 순정이나 가족을 희생하는 못난 우정이 아니라, 엄마의 생명유지 장치를 떼기 위해 아이가 흘리는 눈물이다. 그리고 그 눈물은 강요된 슬픔이라 최루성 카타르시스조차 없어 영화를 따라 울면서도 공감이 어렵다. 가족애, 사랑, 사회문제를 건드리는 서브플롯들이 두 남자의 관계라는 구심점으로 모이지만, 강약이 없어 다양한데도 오히려 지루하다. 무게를 실어줄 이야기를 몇개 골라 코미디든 액션이든 뚜렷한 색깔을 드러냈으면 어땠을까. 엔딩 크레딧과 함께 보여지는 일도의 새로운 로맨스는 그래서 더 사족 같다.
폭소 지수 ☆
실소 지수 ★★☆
하품 지수 ★★★★☆
![]() |
안현진 | 아이를 내세워 울리는 건 이제 좀 그만 | ★★ |
이찬호(CBS 노컷뉴스 기자) |
![]() |
이것저것 욕심은 많이 냈는데 영화는 길을 잃고 헤맨다. 배우들의 열연이 좀 아깝다. |
츠치다 마키(서울스코프 기자) |
![]() |
코미디영화? 가족영화? 스토리의 맥락이 불분명하다. 그런데 산타미리아호는 어디로 갔나? |
|
|
|
|
|
|
|
![]() |
|
이시우 기자(필름2.0) <R.E.C>는 영상과 동일하게 음향에서도 현장감을 살리는 데 주력한 모습을 보인다. 엔딩 크레딧 장면을 제외하고 음악을 전혀 쓰지 않았는데, 음악이 없다고 공포의 효과가 줄어든 건 아니다. 음악이 없는 대신 촬영기사인 파블로를 비롯한 배우들의 숨소리나 계단을 오르내리는 발소리, 비명 소리 등의 효과음을 생생하게 들리도록 함으로써 오히려 관객들이 영화에 몰입하기 쉽게 한다.
페이크 다큐멘터리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감독은 TV 프로그램 <당신이 잠든 사이에>의 실제 리포터인 마누엘 벨라스코를 비롯해 무명의 연기자들을 캐스팅했다. 영화 초반부에서는 소방관들을 섭외해 촬영하기도 했을 정도였다. 또 시나리오도 만들지 않고 매회 촬영 때마다 연기자들에게 상황만을 제시하는 방법을 썼는데, 배우들의 몰입도가 높아져 더욱 실감 나는 영화가 되었다. 게다가 주인공인 마누엘 벨라스코는 자신의 직업을 살려 더욱 현실적인 연기를 펼칠 수 있었다고 한다. 그 결과 그녀는 2007 시체스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면서 데뷔 신고식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듀나│ 영화평론가 유튜브 세대를 위한 일인칭 좀비 롤러코스터. 빠르고 신나고 종종 무섭다. 하지만 곧 <블레어 위치 프로젝트> 10주년을 맞는 지금의 관객들에게 이런 식의 페이크 다큐멘터리가 벌써 익숙한 장르가 되었음을 인정해야 할 듯. 장르 공식들이 어디에서 튀어나올 지를 미리 예상하며 분위기를 잡는 것도 보는 방법.
김종철│ 익스트림무비(extmovie.com) 편집장 <REC>는 무엇하나 새로운게 없는 영화다. 페이크 다큐멘터리, 폐쇄된 공간, 원인모를 감염, 그리고 좀비의 습격. 그러나 이런 재료들은 다루기 나름이다. 처음 시작은 그저 그렇다. 너무 뻔해서 몰입이 쉽지는 않다. 하나 중반부터 장르 영화로서의 긴장감과 공포를 서서히 갖추어 나간다. 결말에 이르면 대단히 흡족한 미소를 짓게 된다. <REC>의 미덕은 식상한 소재를 가지고 얼마든지 재미있는(충무로 공포영화 정말 반성해야 한다) 영화를 만들 수 있음을 다시 한번 입증을 한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소방서와 폐쇄된 건물 단 두 곳에서 진행되는 사건은 적당한 쇼크효과와 서스펜스, 라스트를 장식하는 무시무시한 좀비의 공포에 이르기까지 즐길 요소들이 풍부하다. 특히 최근 몇년 동안 나온 좀비 영화들 가운데 <REC>는 가장 무서운 좀비가 등장을 한다. 놈은 깡마른 몸에 걸음도 흐느적 흐느적 느리지만 꿈에 볼까 두려울 정도로 강렬하다. 좀비 마니아라면 두말할 것도 없이 강추다!
김도훈 기자(씨네21) <REC>를 가장 잘 감상하는 방법은 다운로드의 유혹을 짓누르고 극장으로 달려가는 거다. <REC>는 속력 좋고 코스 설계 끝내주는 롤러코스터다. 최대한 많은 관객(특히 마음 약해 보이고 목청 좋아 보이는 여성 관객)이 앉아 있는 극장에서 함께 비명을 꽥꽥 지르면서 봐야 한다. 비명을 지른 뒤 허탈하고 부끄러운 마음에 키득거리면서 즐겨야 한다. 놀이기구는 그러라고 만들어지는 거다.
여친몸과 밀착 지수 ★★★★
비명질러 목쉼 지수 ★★★☆
달팽이관 울림 지수 ★★
![]() |
남동철 | 한정된 공간에서 공포를 만드는 또하나의 방법 | ★★★ |
![]() |
박평식 | 곁눈질로 소문난 감독답구먼 | ★★ |
![]() |
김혜리 | 물리면 끝장인 좀비가 적이다보니 <클로버필드>보다 더 요란하다 | ★★☆ |
![]() |
김종철 | 렌즈에 잡힌 좀비의 공포 | ★★★★ |
![]() |
김봉석 | <클로버필드>의 공포영화 버전 | ★★★ |
![]() |
김도훈 | 속력 좋고 코스 단단한 좀비 롤러코스터 | ★★★ |
이형석(해럴드경제 기자) |
![]() |
<블레어 윗치> <클로버필드>, 그리고 이 영화. 1인칭 카메라의 공포. |
백승찬(경향신문 기자) |
![]() |
아이디어만으로도 영화를 만들 수 있다. |
|
|
![]() |
|
박홍식 기자(필름2.0) 코미디로서의 중심을 잃지 않는다. 입체적인 캐릭터들이 생동감 있는 연기를 펼쳤기에 결말이 보이는 뻔한 스토리임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진부하지 않다. 스티브 부세미의 전매특허인 ‘신경질적이고 뻔뻔한 유머’가 극을 장악하는 한편, 마이클 피트가 연기하는 입체적인 캐릭터는 그를 기회주의자보다는 자유로운 영혼으로 돋보이게 한다. 실제로 감독은 ‘비극적이면서도 경쾌할 수 있는’ 부세미를 애초에 레스로 점찍어놓고 만들었다고 한다. 마이클 피트의 코믹 연기와 <매치스틱 맨>으로 알려진 뮤지컬배우 출신 알리슨 로먼의 춤과 노래는 새로운 발견이 될 수 있다.
박혜명 기자(씨네21) 여섯 번째 장편을 찍은 감독 톰 디칠로는 데뷔작 <조니 스웨이드>(1991)로 로카르노국제영화제에서 황금표범상을, 두 번째 연출작인 <망각의 삶>으로 선댄스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한 바 있다. <조니 스웨이드>는 검정 가죽 구두만 있으면 리키 넬슨의 스타일을 완성하게 되는 록스타 워너비가 어느 날 그 구두를 손에 넣는다는 이야기이고, 촬영현장에서 영화감독이 겪는 내외적 수난들을 하루 동안의 이야기로 표현한 <망각의 삶>은 “세상의 모든 독립영화 감독들에게 ‘헌정’하는” 위트있는 의도의 영화다. 전작들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 영화의 이야기 속에서 키를 쥔 인물은 스티브 부세미가 연기한 레스. 아버지에게 인정받지 못한 상처로 자기 과장과 고독이 두드러진 레스 역의 그는 마치 기량이 일정 수준 이상 올라가 떨어지지 않는 운동선수처럼 이번에도 감탄할 만한 입체성을 보여준다. 그가 바로 이 영화의 무게중심이다. 재치의 노하우를 과신한 연출로 이야기의 무게중심은 어딘가로 날아가 없어졌지만.
해피엔딩의 행복 지수 ★★★★★
배우 스티브 부세미에 대한 신뢰도 상승 지수 ★★★★★
전체적인 만족지수 ★★★
![]() |
박혜명 | 좌충우돌 장르 짬뽕, 인디영화의 스테레오 타입 | ★★★ |
이용철(영화평론가) |
![]() |
톰 디칠로, 얼마 만에 불러보는 이름인가. |
이형석(해럴드경제 기자) |
![]() |
웃긴 놈(스티브 부세미)과 멋진 놈(마이클 피트)이 보여주는 엔터테인먼트 가십 월드. |
|
|
|
|
|
|
![]() |
|
서남영 기자(필름2.0) <궤도>는 한 폭의 풍경화처럼 소소한 일상과 점진적으로 형성돼가는 관계 양상에 초점을 둔다. 영화 속에서 철수는 향숙에게 미묘한 감정을 갖는 동시에 어린 시절의 기억과 어머니의 그림자를 엿보며 불안을 느낀다. 향숙은 철수를 위해 가지런하게 밥상을 차리고, 그런 향숙을 살펴보던 철수는 그녀의 아픔을 느껴보기 위해 솜으로 자신의 귀를 막아본다. 대사가 거의 배제된 채 주로 롱 테이크 기법으로 촬영되었고, 인물의 격렬한 감정선이 직접적으로 드러나지도 않지만 엄청난 사건 없이도 보는 이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22년간 연변TV방송국에서 촬영기사 및 프로듀서로 활약한 경력답게 김광호 감독은 배경음악 없이도 유연한 흐름으로 극을 이끌어간다. 말이 없고 긴 호흡이라 보는 이에게 일정량의 인내심을 요구하지만, 인간의 ‘관계’를 지켜보는 묵직함과 뚝심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심은하 기자(씨네21) <궤도>는 따스한 동시에 스산한 멜로드라마다. 영화의 끝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비극이기도 하고 아닐 수도 있다. “세상은 결국 동그라미”라는 감독의 설명을 감안한다면, 파국인 동시에 또 시작이다. 다만 <궤도>는 상실이 복원으로, 대면이 합일로 손쉽게 귀결되진 않는다고 말한다. 끝이 보이지 않는 영화 속 궤도처럼 현실은 고통을 짊어진 인간들의 느린 질주, 그 자체가 아닐까.
김광호 감독은 <금호의 삶의 이야기>라는 제목의 8부작 방송 다큐멘터리를 만들면서 알게 된 장애인 최금호씨의 일상을 뼈대로 삼아 <궤도>를 만들었다. 실제 모델이었던 최씨가 극중 사내 역을 직접 맡아 복잡미묘한 눈빛을 내뿜는다. 23명의 스탭 모두가 조선족이라 현지에서는 ‘최초의 옌벤영화’라고 불리기도 한다고. 한국영화아카데미의 ‘옌지디지털워크숍’, 영화진흥위원회의 ‘재외동포 저예산영화 제작지원’, 부산국제영화제의 ‘아시아펀드 후반작업 제작지원’ 등 남쪽 동포들의 도움으로 개봉까지 가능했다고 감독은 덧붙인다.
대화빈도 지수 ☆
신체접촉 지수 ☆
감정촉발 지수 ★★★★
![]() |
이영진 | 옌벤특급 인생순환열차 | ★★★☆ |
이용철(영화평론가) |
![]() |
힘들게 얻은 것의 소중함, 바라보는 것의 소중함에 관하여 |
|
|
![]() |
|
유주하 기자(필름2.0) 역사적인 특수 상황으로 호소하기보다 중년 여성의 불안과 좌절을 단초로 삼는 영화의 은근한 어조는 강한 설득력을 갖고 있다. 정치, 역사적 갈등 속에서도 영화의 한 축을 형성하는 살마와 지아드의 사랑 역시 한가로워 보일지언정 비장하거나 지독한 멜로드라마로 과장되지 않는다. 그저 바라보다가 떠나가는 답답한 이야기지만 굳어 있던 가슴이 깨어나는 희망을 보여준다. 이런 드라마의 복합적인 구성은 딱딱한 현실을 다루는 영화에 생동감을 부여하고 있다.
두 여배우는 법정 공방을 다룬 영화의 무거운 주제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인생을 과장 없이 풍부하게 전한다. 이 영화를 통해 2118 베를린영화제 파노라마 섹션 부문 관객상을 수상한 감독 에란 리클리스는 자칫하면 겉돌 수 있는 여성의 내면과 정치적 갈등을 희망과 관조의 유연한 리듬감으로 훌륭하게 엮어냈다.
황진미│영화평론가 <레몬트리>는 팔레스타인 자치구역과 이스라엘의 경계가 되는 요르단 강 서안지구를 배경으로 한다. 팔레스타인 여인이 평생을 바쳐 가꾼 레몬농장 바로 옆에 이스라엘 국방장관의 관저가 들어서자, 테러를 방지한다는 명목하에 장벽과 초소가 세워지고 급기야 철거명령이 떨어진다. 자신의 터전이자 자식처럼 보살피던 레몬농장을 돈 몇푼의 보상에 포기할 수 없다고 판단한 그녀는 국방장관을 상대로 대법원까지 가는 힘겨운 송사를 벌인다. 영화의 설정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관계에 대한 가장 함축적인 은유이다. 실제로 안보문제 때문에 나무를 빼앗기게 된 한 여인의 실화를 모티브로 하여 만들어 졌다는 이 영화는 이스라엘 건국 후 지금까지 그 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갈등의 본질을 명확히 짚어낸다. 영화는 단지 거시 정치적 문제를 드러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억압된 이슬람 여성이 자존감을 지키며 자신의 욕망을 긍정해 나가는 모습과, 나름대로 '리버럴'한 부르조아 여성이 사회와 가정으로 부터 소외되어 가는 과정을 교차/대비시킴으로써 성정치학적 깊이를 더한다. (뭔가 더 인상적인 역할을 해주리라 기대하게 만들었던 부르조아 ! 여성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게 다루어진 것이 다소 아쉽다.) 여기에 섬세한 심리묘사와 멜로 드라마적 요소, 그리고 배우들의 호연으로 인해 보는 즐거움이 더해진다. 특히 잦은 클로즈 업에도 불구하고 절대 밀리지 않는 히암 압바스의 표정연기는 압권이다. P.S 영화 내내 초병이 풀고 있던 심리테스트의 지문은 관객에게 들으라는 일종의 방백이다. 예/아니오로 답해야 하는 일면적 질문들의 향연이라니! 대단한 풍자 감각이다.
김지미(영화평론가) 주요한 갈등 사이에 배치된 이런 일상적인 번민들은 이 영화의 주제를 두 민족간의 특수한 갈등에서 보편적인 것으로 확장시킨다. 감독이 이 작품은 ‘정치영화가 아니라, 어떠한 고착 상태에 빠진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주장하는 이유일 것이다. 게다가 통쾌한 승리감이나 거창한 정의를 부르짖는 할리우드식 엔딩이 아닌 담담한 결말은 이 작품이 거짓된 위안보다는 단단한 현실에 기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갈등 지수 ★★★★
중년여인들의 공감대 지수 ★★★☆
히암 압바스의 매력지수 ★★★★
![]() |
황진미 | 이스라엘 건국과 분리장벽에 대한 가장 함축적인 은유 | ★★★★ |
이용철(영화평론가) |
![]() |
이스라엘 영화를 지켜봐야 하는 이유 |
PS. 이번주 개봉작들은 웬지 <적벽대전>부터해서 인디적 성향이 강한듯~ ^^*
암튼 이번 한주도 골라보는 재미~ 개인적으론 독일산 코미디 <요절복톡 프래드...>랑 <레몬 트리>가 살포시 땡기는군요.
첫댓글 어머!!!! REC챙겨봐야징~~~~~~ㅎㅎ
틸슈바이거 나왔던 노킹헤븐수토~....그래서 보고싶다
나두 알이씨!! 극장서 보려고 꾹꾹 참았음...
"찰리 바틀렛" 이번 미국갔다올때 기내에서 앞부분만 좀 봤는데, 별루일거 같던데..앞부분만 봐서 잘 몰겠지만서도..
REC 초강추!!!!! 최악사건의 르뽀 같은 영화!!! 음.....적벽은 챙겨봐야 하는데 2편이 내년이라니.....ㅠㅠ 스티브 부세미도 봐야 할 터인데.........
REC 이거 어지럽구/재미 별루 없던데; 난 이런 종류 싫어 하나봐.. 영화 볼때 화면 계속 흔들려서 어지러워 죽는줄..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