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진화하는 회식③ 전문가들 "회식 아예 사라지진 않을 것, 더 유연하게 진화할 가능성 높아"
[편집자주] 코로나19 이후 개인주의 추세가 확산하면서 회식 문화가 크게 바뀌었다. 과거의 회식을 그리워 하는 사람도, 최근의 회식을 반기는 사람들도 있다. 진화하는 회식에 대한 다양한 세대의 의견을 들어봤다.
(광주=뉴스1) 정다움 기자 = 사회적 거리두기가 2년1개월 만에 해제된 18일 낮 광주 북구 중흥동 한 음식점에서 시민들이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이날부터 사적모임은 인원 제한이 없고, 다중이용시설 역시 시간제한 없이 영업이 가능하다. 2022.4.18/뉴스1
코로나19(COVID-19)와 맞물린 개인주의 추세 확산은 그간의 회식 문화를 크게 바꿔놨다. 과거가 그립다는 의견과 지금의 회식 문화가 충분히 좋다는 반응이 엇갈린다.
서울시가 지난 5월 발표한 '야간활동 활성화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회식문화가 감소했다는 응답률이 64.4%로 집계됐다. 회식문화가 줄어든 이유로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집합금지' 때문이라는 응답이 52.9%로 가장 많았다. 이는 서울시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3월 6~10일 서울에 사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금융권 부장급에서 최근 퇴직한 A씨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젊은 직원들은 회식을 '업무의 연장'이라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회식이 주기적으로 있긴 했다"며 "코로나19 이후부터는 회식 대신 직원 개인에게 돈으로 주는 등 사실상 거의 사라졌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맞지만 이전부터 변화하고 있던 사회 분위기가 회식 감소의 배경으로 꼽힌다. A씨는 "내가 입사했던 1980년대에는 선배들이 술을 사주면 거기에 상응하는 충성을 했고 선배들은 그런 후배를 도와주는 '밀어주고 끌어주는' 문화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은 조직 내에서의 이른바 '정치력'보다는 개인의 업무 능력이 중요한 시대라 회식이 과거만큼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2011년 입직한 공무원 이모씨(37)는 "처음에는 1주일에 3회 회식에 2·3차 새벽 1시는 기본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씨는 "지금은 분기에 1번 정도, 저녁만 간단히 먹는 추세로 바뀌었다"고 했다.
대기업에 근무하는 30대 박모씨는 "예전에는 팀 회식도 많았지만 선배들이 삼삼오오 부르는 자리도 많아서 한 달에 2~3회 정도 회식이 있었다"며 "자리에 따라 다르지만 자정을 넘기는 경우도 많았다"고 밝혔다.
과거의 회식을 경험한 세대들 사이에서는 최근의 현실이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씨는 "아무래도 교감이 많았던 만큼 동료들이랑도 더 친하게 지냈던 것 같다"며 "회사도 사람이 모인 곳인데 개인적인 특성이나 사정을 잘 알면 업무에 있어서도 원활한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회식 문화가 더 빠르게 바뀌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회식이 아예 사라지기는 어려운 만큼 더 유연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전미영 서울대 소비 트렌드 분석센터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문화인 만큼 회식이 조직에 기여하는 부분이 분명 있다"며 "회사별로, 또 구성원의 선호에 따라 회식의 형태를 결정하면서 좋은 기업 문화를 선도하는 방식으로 변모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김도균 기자 (dkkim@mt.co.kr)
첫댓글 부서 회식 빈도가 줄어 든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회사문화도 사회를 반영하여 계속 변하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