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결정적인 대화를 위해, 가능한 명쾌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 밭은기침을 했다.
물론 조용히 하려고 노력했는데 왜냐하면 이러한 기침 소리 또한 인간의 그것과 다르게 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레고르는 이러한 소리를 구별할 엄두가 더 이상 나지 않았다.
그는 방해받지 않고 그의 삶을 어떻게 추슬러야 할지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5년 전부터 그가 지낸 넓고 자유로운 방에서 납작하게 누워 있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그를 불안하게 했다. (중략) 한편으로는 이러한 상황이 끝날 것인지 불분명한 희망과 걱정을 곱씹었다. 그리고 당분간 조심스럽게 행동하고 가족들을 생각하면서 불쾌한 일들을 참아내야만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슬프면서도 역겨운 그레고르의 현재 모습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는 그가 가족의 구성원이었다는 것을 기억한 듯했다. 그를 적처럼 취급하거나 배척하고 싶은 마음을 참는 것이 가족의 의무이고, 결국에는 '그의 존재 자체를' 참아 내는 수밖에 없었다.
저는 이 괴물을 오빠라고 부르고 싶지 않아요. 그렇기에 오로지 말하고 싶은 것은 우리가 이것에서 벗어나야만 한다는 거예요.
우리는 이 괴물을 돌보고 참아 오면서 인간으로서 가능한 모든 일을 다 했어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어느 누구도 조금이라도 우리를 비난할 수 없어요.
그는 가족에 대해 동정과 사랑으로 되짚어 생각해보았다. 그가 사라져야만 한다는 그의 생각이 아마도 여동생의 생각보다 좀 더 확고했을 것이다. 이러한 상태에서 그는 시계탑의 시계가 새벽 세 시를 쳤을 때까지 공허하고 평화로운 생각에 잠겨 있었다.
창문 앞에서 평상처럼 밝아지는 바깥의 광경을 보았다.
그다음 머리가 그의 의지와 상관없이 완전히 아래로 떨어지고 그의 콧구멍에서 그의 마지막 숨이 약하게 새어 나왔다.
-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 변신(Die Verwandlung)
'모든 죄악의 근원은 조바심과 게으름이야.'라고 퉁명스럽게 속닥거린 프란츠 카프카의 고독을 떠올려보는 아침입니다.
그의 작품 '변신'은 개인이 가족과 사회구조 안에서 역할과 기능이 변모해가면서 드러나게 되는 "황폐해진 관계의 쓸쓸한 이면"을 탐색합니다.
우리는 거의 대부분 타인에게 더욱이 가족에게까지 자신의 욕망이 투영된 기대와 역할을 요구하거나 또한 요구받으며 살아갑니다.
그 기대와 자격과 능력이 무너질 때 사람의 간사한 마음은 불평과 억울함을 감추지 못하고 토로하고 말 것입니다.
게다가 그 존재가 징그럽고 흉측한 괴물같은 벌레의 모습이라면 그러한 배제와 배척은 당연한 현실이 되고 맙니다.
여전히 부박한 세상에는 각양각색의 괴물이 판치고 있습니다.
변신해가는 벌레같은 내 자신과 다른 이들의 모습 또한 낯설고 혐오스럽다가도 이내 용납하고 긍정하기도 합니다.
수많은 걱정거리와 염려와 조바심이 그리고 권태가 우리를 괴물로 변신시키지 않도록 우리는 냉엄한 주체적 인간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나직하게 공허하게 생각에 잠겨 봅니다.
창문 틈으로 들어온 외풍에 콧날이 시큰한 아침이지만 좋은 날입니다.
걱정은 조금 내려놓고 행복한 변신을 꿈꾸는 하루이시길 빕니다.
"걱정말아요 그대" - 홍이삭 (원곡:들국화)
https://youtu.be/_b6gKjcRlr8?si=wOCK19ehT_VEtqEp
첫댓글 뒷부분 LED영상부터는 눈물 줄줄 흘려요.
뻐끈하네요.
벅차게 고마운 노래예요.
와우^^ 저희 가족이 좋아하는~특히 제가 많이 좋아 하는 홍이삭 가수^^ 반가워 들어와 봤어요^^
저도 홍이삭 가수를 좋아하게 됐어요..가스펠도 많이 불렀더군요..ㅎ
그대여!
걱정하지 말아요~~
혜옥천사님만 곁에서 웃어주시면 전혀 걱정 안해요.. 그 천만불짜리 환한 웃음에 제가 뿅 돌아요..ㅋ
순일 선생님의 칭찬에 어깨가 들썩들썩.
고맙습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