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심정수(26)의 연봉 계산법이 기묘하게 꼬여들고 있다. 구단과 심정수가 망원경의 양쪽 끝을 잡고 서로 들여다 보고 있는 형국이다. 두산의 올해 연봉협상 테이블에서 최대 난제로 지목되는 심정수가 첫 면담을 가진 것은 1일 오후. 구단은 지난해 연봉 1억원에서 30% 인상된 1억3000만원을 제시한 반면 본인 요구액은 2억원으로 무려 7000만원의 큰 벽만 확인한 채 40분만에 결렬됐다.
여기서 문제는 구단제시액 '1억3000만원'을 보는 시각차다. 구단은 엄연히 30% 인상이라고 하지만 심정수는 "동결과 하나도 다를 게 없다"는 주장. 이런 말을 하는 근거는 옵션 때문이다.
심정수는 지난해 28홈런과 85타점을 넘는 조건으로 달려있던 옵션 3000만원을 달성해 실수령액이 정확히 1억3000만원이었다. 그러니 구단제시액이 동결로 보일만도 하다.
그러나 구단의 말은 전혀 다르다. 곽홍규 단장은 "달성 여부가 미지수인 옵션은 당연히 연봉과 별도로 간주해야 한다"며 "옵션까지 포함한 실수령액을 다음해 연봉협상 출발선으로 할 바에야 순수연봉으로 다 주고 말지 뭣때문에 옵션 계약을 했겠느냐?"고 반문한다.
또 곽단장은 "당초 비밀에 붙이기로 합의했던 옵션계약 3000만원을 지난 연말 심정수가 언론에 의도적으로 공개한 의도부터가 불순하다"며 못 마땅해 하고 있다.
이처럼 미묘한 시각차가 발생하자 두산 구단은 몇몇 주전선수와 옵션 계약을 했던 지난해의 방침을 바꿔 올해는 어느 누구에게도 옵션을 달지 않기로 했다.
한편 '30% 인상'이라는 말이 전혀 피부에 와닿지 않는 심정수는 특별한 계기가 없는 한 오는 5일 떠나는 전지훈련에 합류할 수 없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