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덕산(240212. 월) - 순백의 눈

[한길(박종래)]

백덕산(1350m)(240212. 월)

□ 때 : 2024. 02. 12(월)

□ 곳 : 「문재 터널」~「문재·사자산」갈림길~사자산~「당재」~백덕산(1350m)~「백년 계곡」~「흥원사」~법흥리

□ 벚꽃산악회

□ 참여 : 모두 38명(?) 안팎

□ 날씨 : 햇볕+(미세 먼지 조금)

□ 길 : 흙길+눈길+쇠 계단(조금)

□ 걷는 데 걸린 시간 : 2024. 02. 12(월) 11:14~17:17(6시간 3분, 쉰 시간 포함)

□ 간추린 발자취(제 기준이므로 각자 다를 수 있음)

○ 11:14 「문재 터널」나섬.

○ 11:37~11:40 웃옷 벗음. 머묾.

○ 12:25 1125m 봉우리, 「문재」·「사자산」갈림길

○ 12:43~12:47 사자산(1180.4m-‘푯말’), 머묾.

○ 12:55~13:30 점심

○ 13:33 당재(1125m-‘푯말’), 길 푯말(↑백덕산 2.0km, ↓문재 3.8km)

○ 14:40~14:47 백덕산(1350m-‘푯돌’), 머묾.

○ 15:24~15:28 「촛대 바위」, 머묾.

○ 16:46 흥원사

○ 17:17 버스 있었던 곳, 강원도 영월군 무릉도원면 법흥리. 산행 마침.

코끼리바위

-그럴듯한 이름인지 모르겠다-

□ 줄거리(제 기준이므로 각자 다를 수 있음)

구봉대산으로 갈 것인가. 백덕산으로 갈 것인가를 두고 조금 망설였다.

백덕산은 “5월에 가면 참회나무 꽃이 좋다”며, 지금은 때가 아니다고 생각했다.

반면 벗은 “겨울 눈 있는 백덕산이 멋있다”고 했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 따라 백덕산으로 가게 되었다.

2024. 02. 12(월) 06:50쯤 000 역을 떠난 버스는「건천 휴게소」와「치악산 휴게소」두 곳에 들렀다가 열심히 달려 4시간 16분쯤 뒤「문재 터널」에 닿았다.

(11:06)

「치악산 휴게소」는 백두대간 길 따위를 걸으면서 많이도 들렀던 ‘추억의 휴게소’이다.

길 나설 채비를 한 다음「문재 터널」옆을 나섰다.(11:14)

눈이 많았고, 많은 사람들이 사갈[슈타이크 아이젠, 아이젠]을 신기에 나도 따라 신었다.

전날 어느 이름난 곳을 찾아 줄을 40분 이상 서 있었더니 제법 쌀쌀한 날씨에 몸이 으슬으슬 떨렸다.

아침에 집을 나서기 전, 어쩌면 백덕산에서 추위에 떨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평소 같으면 영하 10도쯤 되면 입는 내의를 입었더니 더웠다.

멀리 가지 못하고 웃옷을 벗었다.

「문재 터널」에서 1시간 8분쯤 뒤 1125m 봉우리에 닿았다.(12:25)

이곳은「문재 터털」·「사자산」(1160m) 갈림길이기도 하다.

1125m 봉우리에서 35분쯤 뒤 작은 봉우리에 닿았다.(12:43)

한발 앞서 가던 사람들이 그 봉우리에 오르는 것을 보고 우리도올랐더니 나무에「사자산(1180.4m-‘푯말’)」푯말이 붙어 있었다.

이곳을 사자산(1181m-‘진혁진’), 사자산(1180m-‘한국의산하’)으로 표기한 지도도 있으나 다른 지도에는 사자산으로 표기하지 않았다.

또 다른 이름이거나 혹은 실제 사자산(1160m)은 1125m 봉우리에서 거의 남남남서쪽 약 3km쯤 떨어진 곳에 있다.

4분쯤 머문 뒤 사자산(1180.4m)을 나서 8분쯤 뒤 평평한 산등성(이)에 자리를 잡고 점심밥을 먹고 있던 사람들 틈새를 비집고 자리를 잡아(12:55) 점심밥을 먹었다.

닭 1마리[삶은 달걀]를 통째로, 튀긴 닭고기와 손수 뜯은 쑥으로 만들었다는 차지고 다디단 쑥떡과 과일, 유명 바리스타께서 현지에서 내린 커피까지 진수성찬을 맛보았다.

시내 그 어느 유명 음식점보다 백덕산 눈밭에서 더 맛있는 점심을 먹는 호사를 누렸다.

‘백덕산 소풍’은 갖가지 음식으로 더욱 빛났다.

정성스레 준비하고, 현지에서 제조하신 여러분께 고마운 인사를 전한다.

점심밥을 먹고 길을 나서(13:30), 3분쯤 뒤 당재(1125m-‘푯돌’)에 닿았다.(13:33)

바로 앞에 보이는 봉우리가 백덕산인데 이곳에서 2.0km나 떨어져 있다고 한다.

「당재」에서 백덕산에 이르는 구간에는 서울대학교 정문 조형물을 닮은, 자연의 거친 도전에 허리를 다친 나무가 악조건에 굴하지 않고, 의연히 목숨을 이어가고 있는 나무 – 산행 대장께서는 이 나무를 그냥 ‘서울대학교’라 했다 – 와 내가 이름붙인 ‘코끼리 바위’ 따위가 있다.

우리는 나무가 아프거나 말거나 무심하게 그 굽은 나무에서 사진을 많이 찍었다.

발 빠르고 부지런한 분한 허벅지까지 빠지는 눈밭에 들어가 지팡이를 짚어가며 쌓인 눈 높이를 가늠하고 있었다.

「당재」에서 1시간 7분쯤 뒤 백덕산(1350m-‘푯돌’)에 닿았다.(14:40)

백덕산에서 보았더니 둘레에 산들이 많이 펼쳐져 있었다.

산 공부가 얕아 산 이름을 잘 알지 못했다.

어느 눈 밝은 분이 오대산을 알아보고 가리켰다.

집에 돌아와 지도를 살펴보았다.

백덕산에서

북동쪽으로 오대산 국립공원

그의 서쪽[서서서남쪽]으로 치악산 국립공원

남남남동쪽[거의 남쪽]으로 소백산 국립공원

동남쪽으로 태백산 국립공원

거의 북쪽으로 멀리 설악산 국립공원이 자리하고 있었다.

어느 산행지이고 간에 미리 공부하고 가야 하거늘, 게으른 탓에 늘 그렇게 하지 못한다. 고쳐야 할 일이다.

백덕산을 ‘사재산(四財山)’이라고도 한다고 하는데, 네 가지 재물까지는 아니더라도 석청이나 산삼을 구경이라도 할 수 있었으면 좋았으련만...

그런 행운은 평소에 불교에서 말하는 선업(善業)을 꾸준히, 많이 쌓아야 가능한 일일 것이다....

7분쯤 머문 뒤 백덕산을 나서(14:47) 37분쯤 뒤「촛대 바위」에 닿았다.(15:24)

「촛대 바위」에 초를 켜놓고 기도를 드렸으면 내 작은 소원 하나쯤 들어주었을까...

4분쯤 머문 뒤「촛대 바위」에서 오른쪽으로 가파른 내리막 길을 내려왔다.

거의 발 스키를 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가파른 길은 꽤 길게 이어져 있었고, 「백년 계곡」에 들어서서는 이른바「고인돌」옆을 지났다.

「고인돌」은 시루떡처럼 켜켜이 쌓인 돌 층들을 갖고 있었다.

숱한 세월을 지나면서 아랫부분은 냇물에 씻기고 닳아 바위 몸뚱이가 허공에 떠 있는 듯이 불안정한 상태로 있었다.

곧 무너져 내릴 것만 같아 보여도 오랜 세월 동안 그 자리에 버티고 서 있는 것이다.

무너져 내리지 않아 아름다웠다.

「촛대 바위」에서 1시간 20분쯤 뒤「흥원사」 앞에 닿아 사갈을 벗고 냇물에 흙투성이가 된 사갈과 지팡이를 씻었다.

「촛대 바위」에서 1시간 50분쯤 뒤 강원도 영월군 무릉도원면 법흥리. 민박 집 등 대여섯 채가 있던 곳에 닿아 산행을 마쳤다.

‘무릉도원면’은 무릉도원처럼 살기 좋은 곳일까?

기대하지 않았던 일이 일어나면 기쁨은 더욱 크다.

이번 백덕산 산행도 눈이 그렇게 많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으나 뜻밖에 눈이 많아 아주 멋지고 기쁜 산행을 할 수 있었다.

백덕산을 추천한 벗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축지법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는 듯 비호처럼 내달리는 발 빠른 분을 허겁지겁 뒤쫓아 가기 바빴다.

그리하여 아름다운 경치를 많이 찍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대원들 앞머리에 서서 아무도 밟지 않았던 눈을 밟고 길을 내고, 산악회 깃[리본]을 달아 뒤에 오는 대원들이 안전하게 걸을 수 있게, 길을 잃지 않게 하여 주어 고맙다.

수고를 아끼지 않았던 분들에게 고마운 인사를 전한다.

발 빠른 분들은 뒤에 오는 대원들이 다 당도할 때까지 오래 기다리면서도 불평 한 마디 하지 않았다.

어떤 분은 늦게 온 분들에게 “수고하였다”고 일일이 인사와 위로를 건넸다.

서로를 배려하고 생각하는 훈훈한 풍경이 가슴 뭉클한 감동을 주었다.

「운행 대장」께서는 차를 안전하고 빠르게(?) 몰아 대원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힘썼다. 역시 고마운 인사를 전한다.

오랜 벗에게 사전 통보도 없이 백덕산으로 가게 되어 미안했다.

다음날 내가 전화했을 때 그 벗은 내게 “덕분에 자리가 넓어 좋았다..”며 너털웃음으로 내 미안함을 덮어 주었다.

같이한 대원들 모두에게 고마운 인사를 건넨다.

◎ 이 구간에 있었던 나무(더 많은 종류가 있었을 것이나, 내가 아는 것만 적었음)

○ 단풍나뭇과 갈래 : 단풍나무

○ 물푸레나뭇과 갈래 : 물푸레나무,

○ 소나뭇과 갈래 : 소나무, 일본잎갈나무, 잣나무, 전나무[젓나무, 종목(樅木)]

○ 자작나뭇과 갈래 : 사스래나무

○ 진달랫과 갈래 : 철쭉[철쭉나무, 척촉(躑躅), 산객(山客)]

○ 참나뭇과 갈래 : 신갈나무

◎ 이 구간에 있었던 덩굴성 떨기 식물

○ 노박덩굴과 갈래 : 미역줄나무[미역순나무]

◎ 이 구간에 있었던 식물

○ 볏과 갈래 : 조릿대

[솔밭길]

잠을설쳐 일어나보니 한길님 산행일지를 접한것 같습니다 백덕산 순백의눈과 벚꽂산우님 얼굴들 잘~ 보고 갑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한길(박종래)]

예상하지 못한, 자연이 내려준 선물에 그저 고마운 마음으로 취해 보았습니다. 건강 잘 돌봐 가면서 산행 이어 가시기 바랍니다.

[미소랑]

언제나 IQ EQ 좋은 한길님 후기 다시 감동입니다
백덕산 산행
수고하셨습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

[한길(박종래)]

아이고 과찬입니다. 이지력과 감성이 얕습니다. 산악 자전거 심취도 좋지만 산에도 한 번씩 걸음하시기 바랍니다.

[길벗]

하얀 눈으로 덮인 영롱한 ⛰️ 상고대는 없지만 눈길을 밟으며 등로 찾기가 힘들법도 한데 산우님 포토죤 마다 흔적도 남겨주시니 훈훈한 정감이 느끼집니다
지나온길 요소마다 상세히 기록 올려주시니 대리만족 합니다
한기님 강인한 체력에 경의을 표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한길(박종래)]

눈이 조금은 있을 것이라 짐작했으나 예상 밖으로 눈이 많이 쌓여 있었습니다.
사람이 발 디디지 않은 곳은 무릎 아래까지 푹푹 빠졌습니다.
고운 눈에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힘이 넘치는 분들 뒤따라 가느라 허둥댔습니다.
다음 산행지에서 뵙겠습니다.

[삼현]

사진 잘 봤습니다
건너편 구봉대산을 걸으며 군금했었는데 멋지네요
메모해가며 나아가시는 모습이 느껴집니다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길 기원해 봅니다
다음에 뵙겠습니다 👍

[한길(박종래)]

휴게소에서 잠시 보고 헤어져 아쉬웠습니다.
동과 서로 나뉜 산행이라 우리도 구봉대산이 궁금햤습니다.

주체할 수 없는 눈 선물이었으나 갈 길이 바빠 눈 위에서 뒹굴며 쉬지는 못했습니다.
다음 좋은 산에서 뵙겠습니다.

[하비나]

멋진사진 함산 한 것 같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후기 감명 깊게 잘 봤습니다.

[한길(박종래)]

반갑습니다. 하비나 님! 소문에 따르면 요즘 1주일에 산 몇 개를 다니신다고 하는데 횟수를 조금 줄여 천천히 하세요. 느긋하게...산은 늘 그 자리에 있고, 목표 성취 기간이 조금 빠르거나 늦은 차이밖에 없다고 봅니다. 건강 잘 돌보세요.

[하비나]

조언 감사합니다

[한길(박종래)]

자기 처신도 제대로 못하면서 충고할 처지는 안 되고,
격식 갖추지 않고 하는 이야기가 다만, 더불어 살아가면서
서로 의논하는 일이라고 해석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