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실인데 이자 부담 눈덩이”… 투자 열풍 지식산업센터 ‘애물단지’
집값 상승기 지식산업센터 투자 급증
분양가 70~80% 대출에 전매제한 없어
부동산 시장 침체·공급 과잉에 공실 급증
금감원, 은행권 지식산업센터 대출 점검
김유진 기자
입력 2024.03.28. 06:00
가산디지털단지의 한 지식산업센터 1층 사무실에 '임대문의' 현수막이 붙어있다. /조선비즈DB
가산디지털단지의 한 지식산업센터 1층 사무실에 '임대문의' 현수막이 붙어있다. /조선비즈DB
금융감독원이 집값 상승기 대체 투자처로 떠올랐던 ‘아파트형 공장’ 지식산업센터의 대출 현황을 점검한다. 지식산업센터는 분양가의 70~80%까지 대출받을 수 있어 3~4년 전 투자자들이 대거 몰렸지만, 현재 공급 과잉과 경기 침체로 공실이 속출하고 있다. 금리마저 높아지면서 지식산업센터 관련 대출은 부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금감원은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증가한 지식산업센터 대출이 새로운 부실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대출 규모와 연체율 등을 파악하는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28일 금감원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 당국은 최근 은행권을 대상으로 지식산업센터 대출 규모를 파악한 데 이어 연체율 등 세부 현황에 대해 점검할 계획이다. 지식산업센터는 중소·벤처기업이 사업을 위해 입주하는 아파트형 공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회의 요청으로 지식산업센터 대출 규모를 단순 파악했는데 최근 3~4년간 지식산업센터 대출이 크게 증가한 것 같아서 구체적인 현황을 파악하려고 한다”라며 “지식산업센터 대출은 별도로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서 관리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부실률을 파악하지 못하는 상태다”라고 설명했다.
지식산업센터는 2020~2021년 부동산 상승 시기 아파트 등 주택에 대한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대체 투자처로 떠올랐다. 지식산업센터 사무실은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을뿐더러 분양가의 70~8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고, 분양권을 사고파는 데도 제한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사무실을 저렴하게 분양받은 후 웃돈을 얹어 분양권을 파는 식으로 시세 차익을 기대한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몰렸다. 건설사 역시 분양이 잘 되다 보니 지식산업센터의 공급을 늘렸다. 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전국에 공급된 지식산업센터(누적)는 총 1529곳으로, 지난 2020년 4월보다 31%가량 증가했다.
지식산업센터 건물이 즐비한 북성수 일대 전경. /백윤미 기자
지식산업센터 건물이 즐비한 북성수 일대 전경. /백윤미 기자
하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와 금리 인상으로 지식산업센터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지식산업센터의 공급은 늘어났지만 입주를 원하는 기업이 줄어들면서 공실 문제가 떠올랐다. 지식산업센터 분양자들은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면서 세 없이 대출 이자와 관리비를 온전히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금리마저 인상되며 개인 투자자들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졌다. 불어나는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분양권을 팔려고 해도 거래 자체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상업용 부동산 전문기업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지식산업센터 거래량은 3395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1% 급감했다.
그러다 보니 대출을 갚지 못해 경매로 넘어가는 지식산업센터도 많아졌다. 지난해 지식산업센터 등을 포함하는 집합건물 임의경매 개시결정 등기 신청 건수는 3만9059건으로 전년 대비 62% 증가했다. 임의경매는 부동산을 담보로 돈을 빌린 채무자가 원금이나 이자를 갚지 못했을 때 금융기관이 대출금을 회수하기 위해 부동산을 경매에 넘기는 것이다.
이렇게 지식산업센터 관련 대출이 개인과 금융기관 부실의 촉매가 될 가능성이 생기자 은행권도 지식산업센터 대출과 관련한 현황 파악에 나섰다. 은행 관계자는 “지식산업센터를 담보로 취급한 대출 가운데 감정가 대비 과다한 대출이 있는지 등을 점검했다”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지식산업센터 대출 실태를 파악한 후 관련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김유진 기자
오늘의 핫뉴스
단독 업계 "이해 안간다"
라오스 댐 붕괴 SK의 대처
증권 많이 본 뉴스
“공실인데 이자 부담 눈덩이”… 투자 열풍 지식산업센터 ‘애물단지’
한때는 몸값 4000억이었는데... 한화·신세계가 점 찍은 메타버스 기업의 초라한 말로
블랙록 뛰어들자 3배 ‘껑충’… AI 이어 투자 몰리는 RWA 코인
100자평도움말삭제기준
100자평을 입력해주세요.
당신이 관심 있을 만한 콘텐츠
[중견기업 해부] 구글·엔비디아 러브콜… AI로 주목받는 이수페타시스 - 조선비즈
집 없는 사람들도, 하나만 가진 사람들도, 지금 바로 '이 방법'을 실행하세요
2차전지 모든 회사 통틀어서'이 주식이' 기가장 성장률높다
위기의 명품 플랫폼...360억 투자받은 ‘캐치패션’ 조인성 광고만 남기고 폐업 - 조선비즈
고려아연 최윤범, 주식 60억원어치 사들여…지분 경쟁 격화 - 조선비즈
반도체 미친듯이 성장할 겁니다, 대장주는 단연코 '이 주식'이다
Recommended by
많이 본 뉴스
1
“공실인데 이자 부담 눈덩이”… 투자 열풍 지식산업센터 ‘애물단지’
2
블랙록 뛰어들자 3배 ‘껑충’… AI 이어 투자 몰리는 RWA 코인
3
한때는 몸값 4000억이었는데... 한화·신세계가 점 찍은 메타버스 기업의 초라한 말로
4
효성·LS 더해도 못따라오네… 중전기 ‘원톱’ HD현대일렉트릭의 질주
5
[단독] SK네트웍스, SK렌터카 매각한다
6
SK에코플랜트, 자회사 오션플랜트 매각 카드 ‘만지작’
7
디딤이앤에프 주총 승리한 ‘모험가좌’, “회사 살리는 데 집중”
8
[코인 광풍]③ 전문가 3人 “상승 흐름 마무리 국면… 美 금리 인하 여부가 변수”
9
[단독] ‘KOK 토큰’ 4兆 사기 논란… 투자자, 韓·美·英 당국에 피해 접수
10
증선위, ‘기내식 이면 계약’ 아시아나항공에 증권발행 제한
연예 많이 본 뉴스
1
'김종국♥' 송지효·'윤성빈♥' 트와이스 지효, 2지효 러브라인에 온라인 발칵 [Oh!쎈 이슈]
2
류준열♥한소희→이채민♥류다인, 벌써 5쌍 쏟아지는 연예인 커플 [Oh!쎈 이슈]
3
34세 임영웅, 확 달라진 근황 "머리 너무 아재st..별로면 가발쓰겠다"
4
[단독] '이범수 이혼' 이윤진 변호인 "子 마지막 본 게 작년 말...SNS=사실"(인터뷰 종합)
5
故 이선균 떠난 지 3개월…전혜진, 시부상 비보
6
아이브, 6人6色 같은 옷 다른 느낌…'빛과 그림자' 속 비주얼
7
신세경, 원조 '청순글래머'는 다르구나…깊게 파인 드레스에 아찔 자태
8
혜리, 입 열었다 “결별 보도 후에도 류준열과 대화했지만…”
9
산다라박 “연예+스포츠계 男들, 대시 많았다” 거절 후회→ ‘미친X’ 자책 (‘슈퍼마?R’)[종합]
10
백일섭, 딸과 절연 끝냈지만 "이민 계획, 가게 내놨다" 이별 예고('아빠하고')[어저께TV]
개인정보처리방침
앱설치(Android)
Copyright 조선비즈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