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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된지 11년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교도소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어느 수용자의 편지를 받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이곳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거나 아까운 시간을 헛되이 보내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아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생활수기 형식의 글을 써 본 것입니다. 나름 고민하며 쓴 글입니다만 힘들어 하는 형제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수형생활 하는 형제님들께
수용 생활하는데 여러 모로 적응이 어렵고 힘들지요.
그러라고 징역 살리는 것이니 당연한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더 힘들어 질뿐입니다.
그래도 인생은 자신이 만들어 가기에 따라 소중해질 수도 있고 하찮아질 수도 있으니 이왕이면 소중하게 살아보시길 바랍니다. 감당하기 힘든 징역을 받으신 분들은 심리적 부담이 클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두려워 하실 것도 없고 복잡하게 생각하실 일도 아니랍니다. 형제님들 중에는 자신의 인생을 위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하는 고민이 되시는 분들이 많을 실 것입니다. 막막한 심정이 때때로 가슴을 답답하게 하지요. 그럴 땐 현실을 인정하고 지금 주어진 현실 속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최선일까를 고민한다면 답이 나올 것입니다. 만약 답을 찾지 못하시면 다음의 글을 눈여겨보시기 바랍니다.
일반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 처하면 자신이 처한 입장이 누구보다 더 힘든 상황이라 생각하고 한동안 자포자기 하다 의욕을 상실하게 될 것입니다. 또 돌이킬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게 자포자기로 시간을 헛되이 보내 인생을 낭비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돌이킬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이란 없답니다. 길을 찾지 못했을 뿐이지요. 누구나 시간이 지나고 보면 깨닫게 됩니다. 그때 이렇게 저렇게 하였더라면 결과가 달랐을 것인데 하는 아쉬움을 가지게 됩니다.
그러니 나중에 후회 하지 마시고 더 늦기 전에 지금 정신을 바짝 차리실 때입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는 20세(1982년)에 구속되어 61세(1962년생)까지 42년째 수형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형수라 생을 마치기전까진 출소하기도 힘들 것입니다. 형제님들의 입장은 어떠하십니까. 저보다는 나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다행이라 생각하시고 스스로 위로 하시며 현실적 기회를 놓치지 마시기 바랍니다. 수형생활이라고 하지만 의식주 걱정 없이 무언가에 집중할 수 있는 이런 기회는 흔치 않을 것입니다.
뭔가를 해보려 해도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시겠다면 아래 글을 참고해 보십시오. 먼저 자신의 재능이나 하고 싶은 것 또는 자신 있는 것으로 목표를 정하십시오. 큰 꿈을 바라보며 그림을 완성해 나는 것과 실현 가능한 작은 것부터 단계적으로 이루며 꿈을 키우나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 목표만 바라보며 이곳에서 할 수 있는 이를 해 나가면, 두려운 것과 생각이 복잡할 이유도 없어질 것입니다. 목표를 정하고 앞만 보며 나아가며 흔들릴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예를 든다면 형제님들보다 제가 더 힘든 상황이 아니 이었겠습니까? 그런데도 저는 잘 이겨내며 잘 살아왔고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는 20세에 살인을 하여 15년형을 살고 출소 직후 목공예 공방을 차리던 중 또 살인을 하였습니다. 술집에서 시비가 붙어 사고가 난 것이지요. 결국 77일 만에 재 구속되어 사형선고를 받았습니다. 한 동안 절망하여 하루하루의 삶이 너무 괴로웠습니다. 처음 2년간은 정신 분열로 환각과 환청에 시달릴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말 그대로 최악의 상황이었으며 더 이상의 희망은 없었습니다.
눈앞이 캄캄했지요. 형제님들이라면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저는 어느 순간 누구나 한번은 죽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며 저 자신을 위로하게 되었습니다. 재 구속 되었을 때 저는 너무 황망한 마음에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정신분열에 이르게 되었던 것입니다. 원인을 살펴보면 출소 직후 큰 꿈을 안고 전통가구제작 공방을 운영하기 위해 며칠 째 기계설치 작업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당신 손으로만 제작할 수 있는 전통가구를 반자동으로 대량생산 할 수 있게 고만한 기계를 제작하려고 준비하는 등 큰 기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루는 일을 도와준 후배와 일을 마친 저녁에 동네 술집에서 술을 마시게 되었습니다. 그 술집에서 저의 꿈과 인생이 산산조각이 났던 것입니다. 저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정말로 미쳐 버릴 것만 같았고 죽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
저의 자제력을 잃게 한 그들에게 책임을 돌리고 싶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유야 어찌 되었든 결과는 피해자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 그래도 사형장에서 죽어야 할 운명은 쉽게 받아들일 수가 없었습니다. 매일 밤마다 악몽에 시달리며
지쳐가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작정하고 현실을 받아들이기 위해 저 자신에게 각인을 시켰습니다. “살인을 하였으니 죽어 마땅하다”고 계속 주문처럼 중얼거리다가 홀연히 “누구나 한번 죽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던 것입니다.
저는 그렇게 죽음의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덤으로 사는 삶이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하여 남은 인생이라도 소중하게 살려고 목표를 세웠던 것입니다. 죽기 전에 어릴 적 꿈이었던 과학자는 못되더라도 과학을 배워보고 싶었습니다. 당시 저의 학벌은
교도소에서 겨우 중, 고등 과정을 검정고시로 마친 수준이지만 무작정 전문서적을 붙들고 시름하며 과학을 공부하고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사형수의 신분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책 보는 것 뿐이기에 공부를 택하였습니다만 막상 공부를 하려해도 책이 없었으며 어떤 책을 봐야 하는 줄도 몰랐습니다. 구입하려고 해도 책명에 대한 정보조차 없거나 돈이 없어 구입신청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때 하루는 기도 중에 “두드리면 열리리라”는 소리를 듣고 방법을 알게 되어 용기를 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두드리기 위해
맨 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여러 대학과 박물관 도서관, 연구원 등에 수십 통의 편지를 보냈습니다. 저의 사정과 현실을
이야기하며 공부 하고 싶으나 무슨 책을 봐야 하는지도 모르겠으니 관련 서적을 좀 보내 달라고 무작정 부탁하였던 것입니다.
크게 기대하지 않았으나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1년 동안 약 5백여 권의 책이 왔습니다.
그때 저는 크게 감동하였습니다. 힘들어도 살만한 세상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저에게 이런 기적이 일어나는 것으로 보아 꿈을
이루기 전에는 죽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생사의 모든 권한은 하나님께 맡기고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해 보고자 결심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과학 발전에 따라 전문서적의 필요성은 계속되어 아직도 책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책을 구하게 된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여 2009년 4얼 수직축풍력발전기 특허출원을 시작으로 지금은 발명가로서 여러 대학 교수님들과 공동연구 개발 협약을 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습니다.
현제 기계공학, 전기 전자공학, 환경공학, 신 재성에너지공학 분야에 18건의 발명특허출원을 하여 7건이 등록 되었고 부산대학산학 협력단과 협약하여 출원한 신 재성에너지 발전관련 기술 1건은 특허청에서 등록 심사 중에 있습니다.
다음 특허출원도 준비하고 있고 문학에도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이곳에서도 무엇이든 하고자 하면 대부분 할 수 있으며 최악의 상황에서도 삶을 영광스럽고 소중하게 만들어 갈 수도
있습니다. 부디 한 번 뿐인 삶을 포기하거나 낭비하지 마시고 열심히 후회 없도록 살아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그럼 저를 이끈 작은 깨달음을 조금 적어 보겠습니다. 제가 좀더 나은 삶을 이해 노력해 온 몇 가지입니다.
♠먼저 자신의 단점이 무엇인지 하나씩 살피는 것입니다. 자시의 단점을 인정하며 없애야겠다고 다짐하게 되면 무의식에 각인되기 때문에 의지력에 다라 조금씩 변하게 됩니다. 무의식에 각인된 긍정과 부정은 자신이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도 진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진하되지 못하면 도태 될 수밖에 없기에 부정적인 것을 배척하고 긍정적인 것을 지향하는 본능에 의해 자신을
이롭게 하는 것입니다. 다만 의지를 강하게 가질수록 변화는 더 빠르게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저는 욕설부터 끊었습니다.
노이로제 때문이기도 했지만 욕설을 뱉는다는 것은 저의 가치를 더욱 낮추는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다음은 부모님에 대한 해묵은 원망보다 용서와 사랑을 택하였습니다.
원망이나 미움이 깊을수록 제가 더 힘들어졌습니다. 첩의 자식이라고 어릴 때부터 온당한 대접을 받지 못하고 학대받은 기억이
늘 저를 힘들게 하였습니다. 당시 생명까지 위협받는 폭행에 외톨이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부모조차 방임하여 편들어 주는
사람이 없었으니 맞아도 설움을 풀길이 없어 언제나 논두렁 밑에 숨어 혼자 울었습니다. 이렇게 힘들게 자라온 제가 철이
들기도 전에 살인으로 구속되어 저의 인생은 나락으로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다행이 교정직원의 도움으로 교도소에서 안정을 찾고 자신감을 얻게 되어 제일 먼저 한 일이 무식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검정고시로 중,고등 과정을 마친 것입니다. 그렇게 첫 징역에서 고생 끝에 건축목공, 선반, 가구제작, 등의 자격증을 취득하고
목공예와 가구도장 기술도 배웠습니다. 새롭게 잘 살아 보려고 굳는 결심으로 꿈을 안고 출소하였으나 어이없게 77일 만에
재 구속이 되었습니다.
이 때 저 자신에 대한 실망감은 저를 죽이고 싶을 정도로 스스로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 빠졌습니다. 그러다보니 저의 책임으로
인정하기가 두려웠습니다. 자살을 생각하는 등 감당할 수가 없었기에 저를 학대한 부모형제에게 책임을 돌리며 원망하였습니다. 이렇게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원망할 대상만 찾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책임은 저에게 있다는 것을 알기에 힘겹게 몸부림치다가 신앙에 매달려 보았습니다. 기슴을 짓눌러 오는 모든
원망을 내려놓고 싶어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배우고 싶었던 것입니다. 최각의 상황에서 저의 선택은 신앙이었으며
개종으로 주님을 영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부모님에 대한 감정을 모두 내려놓고 화해하지 않고 화해하자고 부모님께
연락을 드렸습니다.
구속 11년만에 첫 면회를 오신 어머님이 눈물을 흘리시며 안타까워하셨습니다. 직접 미안하다고 말씀은 않으셨으나 미안해하시는 마음을 말씀 속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저의 가슴에 얼어붙은 원망도 어머님의 눈물과 함께 녹아 내렸습니다.
그때부터 모든 일이 술술 풀리며 저의 삶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 들었습니다. 기적을 체험하게 되며 특허출원도 할 수 있게 되어 기쁨과 희망으로 지낼 수 있었고 최선을 다해 노력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에 대한 신앙이 저의 삶에 초석이 되고 힘이 힘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 인간관계에 있어서는 서로 존경하는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서로를 존경하려면 상대를 평가하기보다 상대에게 존경받을 수 있게 자신을 먼저 살피는 것입니다.
상대의 장잠을 먼저 보고 자신의 단점을 먼저 살피며 서로 존경하는 관계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또 서로 존중 받는 삶을 살기 바랍니다. 다른 사람을 존중하며 주어진 현실에 최선을 다하는 삶이 자기 자신을 존중하는 것이며
나아가 남에게 존중받는 삶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자기가 자신을 존중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이 자신을 존중해 주길 바란다면
스스로 어리석음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현재 자신의 인생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자신의 인생을 소홀히 한 것이 아닌지 살펴야
합니다. 소홀히 했다면 자신을 존중하지 않는 것입니다.
♠ 선택을 신중히 하십시오.
삶은 수많은 선택의 결과로 자신만의 인생 탑을 쌓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잘못된 선택에 있어서 누가 잘못을 지적하면, 착각이나 유혹에 빠져 잘못된 선택을 하였다고들 하지만 핑계일 뿐입니다. 유혹하는 어떤 주체가 있어서 유혹하기 때문에
유혹에 빠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유혹이나 착각은 자신이 갈망하기 때문이고 또 보고 싶은 것을 보려는 성향 때문이었습니다. 갈망하는 마음이 욕심 때문이라면 더욱 위험한 것입니다. 세상살이에서 누구나 주어진 상황에 따라 나아갈 방향을 선택해야
합니다. 그 선택으로 모든 결과가 만들어지는 것이기에 상황을 왜곡하여 선택하는 것은 안 됩니다. 왜곡하게 되면 감당하지
못할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선택이 유혹에 의해 시험 받았다고 생각되는 것은 어떤 선택을 할 때 반드시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었습니다.
결과를 예측해보면 대부분 흔들림 없이 옳은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시험당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시험 당했다고 말하는 것은 스스로 어리석음을 나타내는 것이며 핑계일 뿐입니다. 더불어 사는 세상에서 법이나 질서를 무시하고 자신의 이익만을 우선시 할 때 최악의 선택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상황 변화는 최악으로 나타날 것이며 그 책임을 감당하기 위한 선택지는 작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어떤 잘못된 선택을 하여 나쁜 결과를 가져왔다 하드라도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어떤 결과였던 그 결과를 만회할 수 있는 선택지도 언제나 최선의 것과 최악의 것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최악의 상황에서 최선의 인생을 사는 것도 가능하듯이 자신이 계속해서 최악의 선택만 하지 않으면 나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더라는 것입니다. 혹 연속해서 최악의 선택을 하여 최악의 상황에 빠졌다고 해도 언제나 만회할 수 있는 선택지는
최선부터 최악까지 여러 갈래가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끝으로 꿈(목표)을 가지십시오
한정된 시간을 살면서 꿈이 없이 사는 시간은 표류하는 시간이며, 인생을 낭비하는 시간입니다. 시작이 반이니 언제나 늦지
않습니다. 지금 이 순간이 나중에 후회 할 때 보다는 항상 이른 시간이니 꿈을 가지세요. 그리고 할 수 있다는 용기를 가지고
희망을 놓지 마십시오. 어떠한 경우라도 포기만 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이루게 될 것이며 절발만 가도 반은 성공한 것이니
최소한 실패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상의 이야기는 다 아는 이야기이고 일반론적인 이야기겠지만 실천은 깨달음의 차이이며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 노파심에
쓴 부끄러운 글입니다. 형제님들의 현명한 삶을 응원합니다.
대구성 박 ㄱ 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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