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서부터 쭉~~~ 키웠어요.
이름이 밍크였는데
밍크는 제가 엄만줄 알고 자랐지요.
우리집 셋째 딸이었어요.
항상 저의 팔을 베고 같이 누워 자고
아주 심각한 공주병 환자인것이
약간은 저를 닮은
정말 너무너무 이쁘게 생긴 여자 강아지였거든요.
마르티스...아시죠??
하얀...
젊을땐 그렇게 이쁘더니
그리고 아주 똑똑했어요.
절대로 과식도 않구요.
1.6kg이상 나가본적 없는 쭉쭉빵빵 미견 이었죠.
화장실....끝내주게 가리구요.
일 보구 나오면 발판에 발 닦고 나오는건 기본.
절대 땅바닥에도 안 앉아요.
방석위에나, 아님 무릎에,
뛰어다니는 거.....oh, no....
사뿐사뿐 고개를 빳빳이 들고...
뭐....거의 공주병 말기쯤 됐었죠..
15년을 살더니
얘가 할머니가 된거에요.
털도 조금씩 빠지고
살은 쭈글쭈글..
깜찍, 발랄했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가끔은 치매증상도 보이고
화장실도 헤매고...
혼자 두고 어디라도 갔다오면
온 집안을 다 헤집어놓고
여기저기 쉬~~를 해놓고...
하여간 말년에는 속깨나 좀 썩였죠..
온 집안이 저를 버리고 다 파주로 이사가고
김포집엔 저하고 밍크하고
우리둘이 잘 살아보자
사료도 사다놓고, 밍크 샴푸며, 귀 청소 약이며
이쁜옷도 사주고, 집도 새로 장만하고..
두 노처녀가 단둘이 의지하며 살았지요.
작년 8월에...
제가 일본에 배낭여행을 한 열흘정도 갔다왔거든요.
맡아줄 사람이 없어서
할수 없이 엄마한테 콜을 했지요.
며칠만 맡아달라고...
일본에 도착하고 다음날인가..
꿈에 밍크가 나타났어요..
잘은 생각이 안나는데..그냥 보였던거 같아요.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가족들이...다 모였어요.
제가 먼저 도착하고
엄마 아빠가 좀더 늦게 오셨는데..
들어오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근데...안좋은 소식이 있어...
하시는 거였어요.
밍크..죽었지??
물었죠..
어머머...어떻게 알았냐구..
너무 슬퍼 말라구..
살때까지 살다 간거니까 호상이라구..
파주에 양지바른 곳에 묻어줬다구..
걔가 그래도 너 생각해서
너 없을때 간거라구...
이런 저런 위로의 말들을 했었는데..
근데..뭔가 미심적은 기운들이 오가는데..
사람들마다 밍크의 죽음을 놓고
말들이 엇갈리고
다니러 오신 작은 엄마는
밍크 찾았냐는 둥...
남동생과 올케는..그냥 솔직히 말해주자는 둥..
서로들 속닥이면서, 제가 다가가면
어찌나 허둥대던지..
아무리 붙잡고 고문을 해도
그냥 놀다 죽었다고
입을모아 복창하더이다..
엊그제 설을 맞아
부부도박단에게 가산을 탕진하고 있을즈음...
약주를 거나하게 하신
울 아부지께서...
작은 아빠께 이런저런 얘기를 하시다가
밍크의 진실을 말씀하신 것이었어요.
죽었다구요??
다 뻥이었어요.
파주 델구 온 날..
앞 집...짓는다고 일하시는 분들이 많이 왔다갔다 했는데.
그때까지 마당에서 잘 놀고 했더래요.
몇시간을 그렇게 마당에 내 놓고..
생각도 않고 있었겠죠...흑흑흑...
밍크가 사라진 것이었대요.
온동네를 뒤져도 나오질 않았다고..
하늘로 솟았는지, 땅으로 꺼졌는지..
결론은 실종~~ 이었어요..ㅜ.ㅜ
마당에서 놀았던것이
밍크의 마지막이었어요.
..........
요즘두 가끔은 밍크가 보인곤 해요.
뚫어지게 쳐다보던 맑은 눈동자가 생각이나죠..
혼자 지내기 외로워서
강아지 한마리 키워볼까...생각도 해보지만
쉽지가 않네요.....
첫댓글 맘이 싸해요.....어딘가에서..지금도 잘 있겠죠?ㅜㅜ;;;;
그러길 바라는거죠..흑흑흑...눈물나요...
개 좋아하는 것들...... 다 싫어!!! 난 병적으루 개를 안 좋아했!!!..제발~~~
거짓말...
8년을 키우던 강아지가 있었는데......주고왔죠....ㅜㅜ
슬픈 얘기네요ㅠㅠ 저두 지금 강아지 키우는데 함부루 키울 일 이 아닌 것 같아요. 정들구 일찍 죽구 ㅠㅠ
그린....거짓말 할게 없어서 뭐 이런 거짓말을 하나?.... 오빠..미워.......파주에나 가야겠다..
나한테 그러는 거야 바보야~~하여간...쯧쯔~~
ㅎㅎㅎ..그래??? 그럼 미워하지 말아야지... 그래두 파주엔 가야겠다..
죽었대는줄 알고 나 울었다~~~ 에 효,,, 왜이리 눈물이 많아졌는지....
죽은 거 보다 더 짜안~ 한 사연인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