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눈이 내리더니 그 화사했던 벚꽃, 진달래도 떠났다.
초록의 계절이다. 산과 들이 프르름으로 채워진다. 복사꽃과 민들레가
절정인 것 같다. 민들레도 화분과 꿀이 제법 분비되는 것 같다.
도토리 수술이 주렁주렁 매달렸다. 이제 막 피기 시작해서 벌들이
늦은 시간까지 붙어있는 모습이 보인다. 화분 분비량이 참으로 많은 나무다.
고향에선 [도토리]라고 하는데 이곳 사람들은 [꿀밤]이라 부른다.
대구에 와서 처음 듣는 말이다. 가끔은 상수리나무란 말은 들었는데... 꿀밤 ??
늦잠꾸러기 아카시아 나무도 봄기운을 느끼나보다. 어제 등산하면서
살펴보니 벌써 잎새가 양지쪽은 5~6cm, 그늘진 곳은 2~3cm 정도 자랐다.
특이한 것은 {꽃대}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작년 이맘 때 잎새가 나오면서
꽃대가 형성된 것을 보았는데, 올해는 잎이 제법 자랐는데도 내밀지 않는다.
전년도 {아카시아 혹파리}피해를 입은 지역이기 때문에 영향이 있는 듯 하다.
4월12일, 토요일엔 작년도 사용했던 벌통을 모두 끄집어내어 정리했다.
벌통속에 지저분한 것들을 납작한 칼로 긁어내고 통 벽면으로 붙어있는
밀납조각 등등 이 물질을 모두 제거하고 햇볕에 한나절 말린 뒤 오후에는
터치램프로 벌통이 노릿노릿 할 정도로 {화염소독}을 했다.
지난해 사용하던 계상용 [수평격왕판]도 이 물질을 제거하고 보수를 완료했다.
벌통도 깨어지거나 틈새가 난 부분은 각목을 데고 때우고 하루종일 분주했다.
4월13일 일요일엔 어제 손질한 벌통을 모두 흰색 페인트로 도색을 했다.
오전에 [초벌 칠하기] 작업을 연한 페인트로 대충하고 어느 정도 마른 후에
다시 좀더 진한 페인트로 두 번 칠하기를 했다. 깔끔한 새 벌통 같이 됐다.
오후에 내검을 했다. 기온이 많이 올라서 그런지 벌들의 활동이 활발하다.
소비의 [반전]을 먼저 하고, 다음은 갓장과 중앙에 있는 소비와 [전환]을 시켰다.
중앙에서 봉개된 소비는 가로 보내고 공소비와 산란된 소비를 중앙쪽으로 이동했다.
현재 벌 상태는 평균 5~7매 정도다. 봉개봉판 3~4매, 산란/ 유충1~2매다.
7매가 들어있는 강군은 왕대가 여러개 달려있다. 분봉열의 조짐이 보인다.
소비 하단으로 수벌집을 주렁주렁 달았다. 봉개된 수벌방도 많다.
봉판을 2장 들어내서 약군에 나누어주고, 그 공간에 소초를 삽입했다.
화분떡은 지난주에 급이한 것을 다 먹어치운 상태다. 다시 한 군당 평균적으로
500g정도씩 더 주었다. 사양은 지금까진 소문 급수기로 저녁때 자극사양을
했는데 이번 처음으로 일요일엔 봉지사양을 했다.
가정용 [크린백]에 약 1홉 정도씩 담아서 묶고 소비상단에 올려 주었다.
봉지사양의 장점은 도봉 발생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고, 벌들이 사양기
속에 빠져 죽는 일이 전혀 없다
반면 염려되는 것은 비닐 봉지를 소비 상단에 얹어 주므로서 과보온에 의한
피해가 예상되기도 한다. 소비상단 벌통 뒤쪽으로 환기구를 삼각형으로 접어
5cm 정도로 넓혀주었다. 소문도 거의 다 열릴 정도로 낮에는 개방하고
저녁때로 10cm로 좁히고 있다.
오전 10시쯤 벌통 위에 덮은 보온덮개를 걷어내고, 스티로폴만 얻어주고
저녁때 다시 보온덮개를 덮고, 소문도 조금 좁혀주는 관리를 하고 있다.
{꿀 따는 벌} 산란 받기는 다 됐고, 병. 충해 방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약을 처리하면 산란이 다소 주춤하긴 해도 적시에 약제 처리하는 것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는 우를 범하지 않는 방법인 것 같다.
화분떡에 석고병 예방을 위해서 {프로피온산나트륨}을 벌 한 통당 2g 정도를
기준으로 가루약을 고르게 뿌린 후, 부저병 예방을 위한 {테라마이신}도
한 군당 1g씩을 고르게 뿌린 후 떡 반죽을 했다.
화분떡은 숙성을 위해서 10일 전에 만들어 발효 숙성시킨 것이다.
약제를 섞는 것은 가급적이면 급이하는 날 아침이나 전날 저녁에 뿌리고
반죽하는 것이 낭비가 적다. {마이신}은 하루가 지나면 약효가 반으로 준다.
특히, 화분떡이 숙성되는 과정에서 열에 의해 거의 약효를 상실하기 때문에
급이 당일 날 화분떡을 반죽해서 [비닐빽]에 소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연화분과 화밀이 제법 반입되더라도 계속해서 화분떡과 자극사양을 하는 것이
봉군 번식에 유리할 것 같다. 오늘과 내일 기온이 25℃ 까지 오른다고 한다.
과보온으로 인한 피해가 예상되는 만만치 않은 더위다.
'03년 4월15일 양봉일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