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대한민국 이야기 10 - 안산 유리섬박물관
인기멤버
hanjy9713
2024.05.18. 08:17조회 0
댓글 0URL 복사
안산 유리섬박물관
이탈리아 베니스의 무라노 섬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유리공예의 고장이다. 환상적이고 화려한 색감과 조형미를 자랑하는 유리공예는 예술로 승화되었다. 경기도 안산 대부도에 자리한 유리섬박물관은 유리공예의 성지인 무라노를 꿈꾸는 곳이다. 말 그대로 유리공예를 위한 예술 공간이다. 다양한 작품들을 전시하는 차원을 넘어 유리공예 시연에서 체험까지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유리공예의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다.
유리섬박물관의 전경
감춰져 있던 유리의 세계를 만나다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유리구슬로 만든 독특한 유물을 만났다. 신라 미추왕릉에서 발견된 경주 황남동 상감 유리구슬(보물 제634호)이 그것이다. 지름 1.8cm의 유리구슬에 상감 기법을 사용해 사람 얼굴과 오리, 식물 등을 새긴 아름다운 구슬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박물관에서 토기류나 도자기 등은 흔히 봤지만 유리류는 쉽게 볼 수 없었다. 유리의 정확한 기원이나 기록도 전해지지 않았다. 발굴된 유리류 유물이 당시에 만들어진 것인지 아니면 외국에서 수입된 것인지 알려진 내용이 거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은 양질의 흙을 이용해 도자기를 만들다 보니 유리가 도자기의 그늘에 가렸던 것은 아닐까?
우리나라에 유리 제조 기술이 보급된 것은 서양에 문호를 개방한 19세기 후반 이후다. 그 후로 유리는 대량생산 체제를 통해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물건이 되었다. 유리공예가 예술의 한 분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이후부터. 유리공예의 역사가 짧다 보니 이와 관련해 알려진 것도 많지 않다. 유리섬박물관은 바로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유리공예 역시 예술의 한 장르이며, 똑같은 물건을 기계로 찍어내는 것이 아닌, 인간과 불의 합작품이자 장인의 정성과 땀방울의 결정체임을 알려준다.
다양한 색과 빛이 가득한 유리의 공간
유리섬박물관은 유리공예 작가들의 공동체다. 10여 명이 넘는 작가들이 상주하며 작품 활동을 펼치는 생생한 작업 현장이기도 하다. 유리공예 작가들의 작품 활동과 작품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관람객이 직접 유리를 만들고 가공 체험을 해볼 수 있는 곳이다.
유리섬미술관의 유리공예로 조성한 테마공간
유리섬박물관은 크게 맥아트 미술관과 아트샵 BODA, 유리미술관, 유리조각공원으로 나뉜다.
유리섬박물관의 중심은 유리미술관이다. 유리미술관은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전시공간뿐 아니라 유리공예 시연장과 체험장을 갖춘 복합공간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2층까지 환하게 트인 유리창 앞으로 대형 조형물이 하나 서 있다. 파도 치는 물결 속에 등장하는 여신의 모습이다. 큐빅을 이용해 빛이 투과되면 형형색색의 아름다움이 더해진다. 파도가 치면 물방울이 생기는 법. 여신의 머리 위로 유리 물방울이 피어올라 제법 몽환적이다. 넓은 공간에서는 유리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전시 패널과 유리공예 시연이 담긴 영상이 상영된다. 8m가 넘는 대형 유리의자와 산업용 유리를 붙여 만든 의자는 꼭 한번 눈여겨볼 만하다.
박물관 1층은 유리공예와 조명을 접목시킨 공간이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바다와 숲 등 자연을 담고, 동화와 만화 속 캐릭터들을 재미있게 담아냈다.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은 언뜻 나이트클럽 조명을 닮았지만, 유리를 이용한 아이디어 작품이다. 한쪽 벽면 전체를 유리로 만들어 조명을 비추면 유리에 반사된 형형색색의 빛깔이 반대편 하얀 벽을 수놓는다. 이 계단을 올라 2층으로 가면 유리공예 작품을 둘러볼 수 있는 전시공간과 유리공예 시연장, 체험장을 차례로 만나게 된다.
유리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고 직접 체험도
유리섬박물관은 유리공예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유리공예 시연장과 유리공예 체험공간으로 그 매력을 더한다. 200여 명이 관람할 수 있는 유리공예 시연장에서는 하루 3회(토요일은 4회) 유리공예 시연이 펼쳐진다. 유리공예의 여러 기법 가운데 블로잉(blowing)을 통해 실제로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준다. 유리공예는 사람의 정성과 인내심이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는 결정체다. 원재료만 다를 뿐 가마 속에서 1,200도가 넘는 고온의 유리액을 꺼내 손으로 일일이 가공하고 다듬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 도자기 장인들과 별반 다를 게 없다. 단순한 시연을 넘어 유리공예의 험난한 과정을 몸소 보여주는 간접 체험인 셈이다.
유리공예 시연이 간접 체험이라면 유리공예 체험은 직접 체험이다. 블로잉, 램프워킹(Lampworking), 샌딩(Saning), 글라스페인팅(Glasspainting) 등 네 가지 체험을 해볼 수 있다. 블로잉은 블로우 파이프로 유리액을 입으로 불면서 컵이나 화병 등을 만드는 체험이고, 램프워킹은 유리봉이나 유리관을 토치로 녹이면서 목걸이, 반지, 키홀더 등을 만드는 것이다. 샌딩은 고압으로 고운 모래를 뿌려 문양을 새기는 체험이고, 글라스페인팅은 유리컵에 특수 페인트를 이용해 그림을 그리는 체험이다. 네 가지 체험 모두 작가들의 도움을 받아 직접 나만의 작품을 만들 수 있다.
블로잉 기법으로 작품을 만들고 있는 유리공예작가
다양한 조형물이 전시된 야외의 유리조각공원, 유리공예 작품뿐 아니라 회화 작품도 만나볼 수 있는 맥아트미술관, 유리공예 작가들의 작품을 구매할 수 있는 아트샵 ‘BODA’ 등도 차례로 둘러보자. 유리조각공원 끝자락에는 전기와 식수, 샤워시설을 갖춘 오토캠핑장이 들어서 있어 바다와 갯벌, 공원 등 자연을 두루 만끽하기에 제격이다.
바닷가 풍경을 따라 천천히 걷는 길
시화방조제가 들어서면서 섬 아닌 섬이 되어버린 대부도를 둘러보노라면 산업도시로 각인된 안산의 이미지가 조금은 달라지는 것 같다. 갯벌과 염전, 대부포도 등 자연친화적 관광자원들이 서서히 각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해 총 7개 코스, 74km에 이르는 대부해솔길이 개통되었다. 해안 비경을 감상하며 걷는 대부도의 둘레길이다.
7개 코스로 이루어진 대부해솔길 가운데 가장 인기가 좋은 구간은 1코스다. 대부도 관광안내소에서 출발해 북망산과 구봉도를 돌아 돈지섬안길에 이르는 11.3km의 길이다. 1코스는 해안 절경이 아름다우며, 야트막한 산세로 걷기 편한 구봉도를 품고 있다. 구봉도에서 고깔섬으로 이어지는 구간은 1코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매력 포인트다. 자가용을 이용하거나 11km에 이르는 코스가 부담스럽다면 구봉도 입구 펜션단지에서 출발해 천영물약수터와 개미허리, 낙조전망대까지 다녀온 뒤 해안을 따라 종현어촌체험마을을 거쳐 펜션단지로 되돌아오는 일부 구간만 걸어보는 것도 좋다.
구봉도 입구의 하얗게 얼어붙은 해변
구봉도 입구 펜션단지에서 구봉도를 가로지르는 산행 코스는 비교적 수월하다. 30분 정도면 천영물약수터를 거쳐 구봉도와 꼬깔섬이 이어지는 개미허리에 이른다. 개미허리는 그 이름처럼 좁은 길인데 썰물 때는 육지로 이어지지만 밀물 때는 물이 들어와서 섬이 되는 곳이다. 개미허리에서 1코스 반환점인 낙조전망대까지는 0.5km로 지척이다. 낙조전망대는 바다 위로 데크가 설치되어 있다. 바닷바람과 파도 소리가 온몸을 휘감는다. 바닷길을 걷는 느낌이 제법 좋다. 낙조전망대에는 서해안의 아름다운 낙조와 햇빛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서 있다. 남쪽으로는 대부도에서 이어지는 선재도와 영흥도, 서쪽으로는 무의도, 북쪽으로는 팔미도와 송도경제자유구역, 인천대교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되돌아 나올 때는 종현어촌체험마을로 이어지는 해안길을 걸어보자. 대부도에서 다리로 연결되는 선재도와 영흥도가 나란히 이어지는 해안길이다. 이 길은 밀물 때 막힐 수 있기 때문에 미리 물때를 알아둬야 한다. 이 코스 길이는 총 4.3km로 1시간 30분 정도면 충분히 걸을 수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안산 유리섬박물관 (한국관광공사의 아름다운 대한민국 이야기, 한국관광공사, 문일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