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일보 <최상대의 시간을 담은 건축-19>
9회 말 역전홈런 경기장, 삼성라이온즈파크
최 상 대 / 건축가. 한터시티건축 대표. 전 대구경북건축가협회장
국민스포츠의 첫째 종목을 꼽으라면 단연 축구라 할 것이다. 그러나 축구 못지않게 국민적 인기와 관심을 끌고 있는 종목은 야구일 것이다. 다양한 스포츠나 레저가 없었던 시절을 보낸 중년의 나이라면 공통된 아련한 과거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축구상비군이라 불렀던 청룡 백호 팀의 스타 선수들의 이름들과 활약상, 고교야구 전성기 시절의 응원 열기와 불세출의 스타들, 그들은 프로야구선수로도 만나고 명감독으로 명성이 이어지고 있으며. 축구 야구를 비롯하여 인기 스포츠들은 지역 연고 프로팀의 승패와 순위경쟁에 희비가 엇갈리며 국민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시원한 오아시스가 되고 있다.
1982년 3월 27일 한국 프로야구 개막전이 잠실구장에서 열리며 KBO가 출범했다. 당시 국민들의 정치적 관심사를 프로야구로 유인하려는 정권의 이른바 3S 정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 해 창단된 삼성라이온즈는 모기업 삼성그룹의 본향인 대구 연고의 프로야구팀으로 야구팬들의 사랑뿐 아니라 스포츠팀 이상으로 시민들은 자긍심의 갖고 있을 것이다.
프로야구팀은 그 연고 지역에 전용구장이 있듯,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은 30년이 넘게 삼성 라이온즈의 홈구장이었다. 1948년에 건립된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은 시설의 노후화로 2006년 구조 안전진단 결과와 주차장 등의 편의시설 부족으로 2011년 2월 야구장 건립 계획을 발표한다. 새 경기장 부지는 대구 도시철도 2호선 대공원역 인근 수성구 연호동184-3번지 일원으로. 위치 환경 교통 접근성에서도 좋은 여건의 경기장이라 하겠다.
한편, 새 경기장의 개장으로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은 서울 동대문야구장 부산 구덕야구장과 같이 철거설이 대두되기도 했다. 그러나, 시민운동장 야구장이 가진 역사성과 상징성을 고려하여 철거치 않고 시민 친화적인 공원형 스포츠시설로 리모델링, 2018년 2월에 시민구장으로 재탄생하였다.
2016년 완공한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Daegu Samsung Lions Park)는 진취적인 미래도시 계획지구 한편에 위치한다. 대구의 동쪽 시지 방향으로 지하철 2호선과 연계하며 수성IC와 월드컵대로, 대구 스타디움, 대구미술관, 알파시티, 수성의료지구의 신도시 지구에 인접하고 있다. 향후 대구 대공원과 간송미술관이 계획되어 있어 문화 도시적 면모를 갖추게 되는 지역이며 연호지와 자연녹지지역에 자리하여 응원의 환성조차도 자연 속에 묻혀버리는 주변 환경이다.
일반적인 경기장은 곡선 타원 형태로 나타나지만 삼성 라이온즈 파크는 반듯한 수직수평면 파사드로 나타난다. 원형 평면이 아니라 8각형 평면이기 때문이다. 시지방향에서 시내방향으로 담티고개를 넘어올 때는 낮은 외야석 스탠드 너머로 내부 관람석이 편안하게 드러나 보인다. 경기장(달구벌대로)에서 남쪽 대구미술관(유니버시아드로)을 잇는 30M 폭의 도로명은 야구전설로로 명명되었고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노상주차장이 된다. 외부 벽면에는 삼성 야구의 전설, 영원한 국민타자 36번 이승엽의 초상 그래픽이 그려져 있다.
삼성 라이온즈 파크는 부지 면적 151526m2(45,916평)에 지하 2층, 지상 5층으로 연면적 45000m2(13,862평) 규모이다. 고정 관람석이 24,000석 최대 수용인원 29,000명이며 총사업비 1666억 원이 투입되었다. 야구장의 설계 특징은 8각형(OCTAGON PARK) 다이아몬드 형태의 독창적 건축설계(설계:공간건축) 디자인이다. 메이저리그 경기장 사례를 바탕으로 한 개방형 구조는 내외야 어느 곳에도 트인 시야를 확보하는 설계이다.
경기장은 관람객 중심배치를 적용하여 하절기 그늘이 최대한 확보되며 독립된 스카이 박스와 바비큐석, 패밀리석, 자연지형을 그대로 살린 잔디석과 다양한 이벤트석의 배치, 산지를 활용한 전망공원 및 산책로 조성으로 경기가 없는 날에도 여가와 피크닉을 즐길 수 있는 구장이다. 편안한 영화상영관을 찾듯 야구장도 쾌적한 환경에서 가족들과 음식을 먹으면서 편안한게 관람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100만 관중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자연녹지지구의 최대 높이 차이가 45미터 이상인 지형에 위치한 대구야구장은 자연훼손을 최소화하는 레벨계획을 하고 있다. 기존 녹지를 최대한 보존하여 50퍼센트 이상 녹지와 산지를 최대한 보존함으로써 자연 친화형 배치를 하였다. 컴팩트한 필드계획으로 관람객과 선수 사이 거리를 최대한 근접시켜서 현장감을 극대화하고 있다.
경기장 전면 광장에서는 황금빛 야구공이 빠른 속도로 부딪히는 강렬한 이지미의 상징조형물 ‘blue FEVER’이 눈길을 끈다. 조형물은 공모작 발표 당시 모 TV 방송 프로그램의 로고와 유사하다는 표절작 시비로 물의가 있었지만 그대로 건립되었다.
KBO리그의 최근 3년 연속 연간 관중 800만 명을 넘기고 있고 1,000만 명 관중을 목표하고 있다. 어느 스포츠 신문이 KBO 리그 10개 구단이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9개 구장 중 최고 구장과 최악의 구장을 뽑는 설문을 최근 조사한 적이 있다. 1위는 2014년 개장한 광주의 기아챔피언스필드 구장이 선정되었고 2위는 1표 차이로 2016년 문을 연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가 선정됐다. 국내 유일의 전천후의 실내 구장인 넥센 히어로즈의 고척 스카이돔은 3위에 그쳤다. 반면에, 오래된 구장인 창원 마산의 NC 다이노스 구장과 대전의 한화 이글스 구장은 최악의 구장으로 뽑혔다.
최근의 새 구장은 시설 환경 면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지만 경기장 수준을 단지 관중석의 편의성만을 기준 하지 않는다. 밖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선수들을 위한 라커룸 등의 내부 편의시설과 위치 환경 교통 접근성의 상관관계가 중요한 것이다. 시민들은 삼성 라이온즈 파크 경기장의 시설 순위 만큼 KBO리그 순위도 우승 반열에 오르기를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삼성라이온즈 의 2016~17시즌 성적은 최하위권인 9위로 마감했다.
한국 프로야구 원년의 개막전이 열렸고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가 함께 홈구장으로 쓰는 잠실야구장은 대구의 건축가 고 후당 김인호(대아건축)의 설계 작품이다. 잠실 대로변에 위치하여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경기장의 환한 조명으로 마치 거대한 인공위성이 내려앉은 듯한 분위기의 도시풍경을 자아낸다.
짜릿한 9회 말 역전 끝내기 홈런이 일어나는 것이 바로 야구 경기이다.
‘인생은 9회 말부터’ 인생역전 드라마를 기대하기에 사람들은 야구경기장으로 몰려드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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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징조형물 광장에서 바라본 삼성라이온즈파크의 야경.
삼성라이온즈파크는 8각형(OCTAGON PARK) 다이아몬드 형태의 건축 디자인이다.
첫댓글 그나저나 올 해에는 내가 응원하는 삼성라이온스가 성적을 좀 내야할 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