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역사걷기 - 신라고도에서 행복했던 이틀간의 여정 / 둘쨋날

[애기똥풀꽃]

둘쨋날이 밝았다.

콘도 베란다에서 내려다 보이는 경주cc와 멀리 보문단지가 엷은 안개에 쌓여 있다.

새벽잠에 빠진 올빼미족들을 남겨 두고

새벽 여섯시에

종달새 세마리와 잠을 잊은 올빼미 한마리가 길을 나선다.

경주cc 옆으로 보문호까지 쭉 이어진 오솔길을 걷는다.

보문단지의 상큼하고 맑은 공기가  폐부 깊숙히까지 찌른다.

흐렸지만 엷은 안개는 오히려 신비함까지 느끼게 한다.

보문호의 짙은 안개는 보지 못했지만

수변을 따라 이어진 길을 걷는 이 행복함은 어디에 비길 수 없다.

아직 새벽선잠에 취한 호수는 정적에 쌓여 있다.

가끔 운동하는 사람이 하나 둘 지나가지만 적막하기까지 하다.

한시간 남짓 걸어 경주월드까지 돌아 나온다.

이제서야 아침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쟤들은 뭐지~?

우리하고 비슷하게 생겼는데 등치는 무지 크다, 그지?

크면 뭘해...날지도 못하는데..  맞아.

'직박구리'도 부지런한 아침.

새벽 소란한 소리가 너였구나..

어떤 녀석을 잡아 탈까요..

전지훈련중인 현대축구단.

허정무 감독도 만나고..

선재미술관 근처에서...

보문호수를 벗어나

다시 숙소로...

육부촌.

며칠 후 윤도현밴드 공연이 있다고.

"우리 며칠 더 눌러앉았다가 그 거 보고 가지.."

아침 안개를 걷어내며

이제야 해가 솟아 올랐다.

정갈한 반찬과 함께

보문호수가 내다보이는 식탁에 앉아 황제처럼 아침을 먹었다.

궁중전골.

아침은 황제처럼 먹으라고 해서...

숙소로 돌아와 퇴실절차를 마친 후

경주시티투어 버스를 기다리며...

투어버스를 타고 처음 도착한 괘릉.

신라 38대 원성왕의 묘로 추정된다고..

능을 지키는 무인상.

어딘가 외국인을 연상시키는...

문인상도..

온화함 뒤로 옷속에 칼을 감추고 있다.

묘를 삥 둘러 보호석을 쌓았다.

그리고, 보호석에 12지신상을 새겨 놓았다.

"와~   여기 우리 '멍멍지신'이 있다~"

그러고 보니 모두...!!

나 여기 있다..

나도~

난 아무래도 원숭이가 맘에 들어. 왜 그럴까..?

탐내지 마~ 원숭이는 우리꺼야...

다시 버스를 타고 토함산을 오른다.

굽이굽이 99굽이를 올라가서야 석굴암을 만난다고...

주차장에서 내려 석굴암으로 가면서..

10여분을 걸어서 가야 한다.

몸살끼로 몸이 안좋아 서투리님은 버스에 남았다.

가이드쌤님의 설명을 하나도 놓치지 않는

착한 학생들.

석굴암은 방전체를 보호유리로 막아 놓아

유리밖에서 볼 수 밖에 없었다. 사진촬영도 금지..

아쉬움을 안고 내려와 수광전에서 아미타불을 보는 것으로 만족한다.

기와불사에 참여한 외국인들.

러시아, 노르웨이, 태국..

멀리 왼쪽이 석굴암.

아래 오른쪽이 수광전.

석굴암을 나와

30여분 등산길의 허전함을 채우기 위해 한 컷.

버스는 다시 굽이굽이 토함산을 내려와 한참을 달린다.

왜구를 무찌르기 위해 바다의 용왕이 되신 문무왕을 만나러...

그러나, 잠시 눈길 한 번 주고는

바로 횟집으로 향한다. 오늘 점심은 회와 매운탕이다.

먹는게 남는 거...

" 회는 반드시 알콜과 함께 드세요~"

2378님의 강의를 들으며.. 소주 건배...

쌈장은 마늘다진 것을 넣어야 진짜 맛있거든요..!

그런 거야???

흐미~ 너무 맛있게 먹잖아... 전복죽으로 끝내야하는 이 심정.

미안해~  서투리 언니...내가 대신 두배로..

저두요..

아~  스케다시가 너무 부실해..

아지매요~  여기 굴하고 호박전 좀 더 주소..

이 새우같은 대하를 보고 노(怒)했다는...

문무대왕릉을 바라보며 제(祭)를 지내는 사람들..

저쪽에도 또 한무리의 사람들이 제를 올리고 있다.

문무대왕의 기를 받아 태평성대와 행복을 기원하는 토속신앙이 많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젊은 2~30대도 많이 있었다.

다시 버스를 달려 감은사지에 도착.

옛날 감은사 앞마당까지 바다였다고...나루터 흔적이 있다.

용왕이 된 문무왕이 감은사 용혈로 들어와 쉬던 절이라고 한다.

감은사 주추를 놓았던 주춧돌.

감은사 3층석탑.

사암(沙岩)으로 되어 부식이 심해 보수중이다.

오늘의 마지막 코스 골굴사 입구에서..

가을의 마지막 모습이 남아 있었다.

동자스님이 내려다 보고 있는데

구멍을 넘어, 저 사바세계로...

그리고, 그 산 꼭대기 바위에

마애불상이 웃고 있다.

마애불까지 알현하고 산을 내려간다.

비상~  너무 가파라... 도와줘요.

후덕한 배를 만지며

아들 낳게 해주세요..??

저 남쪽바다 건너 가버린 줄 알았던 가을이

여기에 머물러 있었네..

그래~  가을이 가기전에 열심히 잡자꾸나.

떨어지는 단풍을 잡으면 행운이 온다고...

"2378님~ 더 열심히 흔들어 줘요."

뭐 그리 열심히 받아..그냥 따면 되지..

투어를 마치고 경주터미널에 도착하니 예정보다 한시간이나 빨리 왔다.

우리를 위해 참고 참아주던 가을비도 터미널에서 만났다.

추적추적 가을비를 헤치며 열심히 달려 30분이나 일찍 서울 반포터미널에 도착.

애기하마님이 마중을 나왔다. 잠깐 얼굴만 보고 아쉬움을 뒤로 한채 바로 해산..

한시간 전부터 기다리고 있던 나리부님의 차에 올라 집으로...자정이 넘기전에 들어 갈 수 있겠다.

서로 메시지를 보내며 다시 귀가안부를 묻는다.

첫날 - 22km,  3만2천보

둘쨋날 - 12km,  1만5천보

15킬로 숙제를 오버해 22킬로에 다운되신 서투리님,

회계를 맡아 고군분투 수고해 주신 졸리베님,

이틀 연속 모든 프로그램을 앞서 수고해 주신 2378님,

서투리님 살피랴 프로그램 개근하시랴 고생하신 혜전님,

이것 저것 작은 것 까지도 살갑게 챙기고 솔선수범하신 수선화님,

경주 기획아이디어 내시고 항상 선두에서 앞장서신 나리모님,

생업 내던지시고 마지막에 합류 우리 모두에게 기쁨과 활력을 주신 마가렛님...

그리고 이른 아침 따뜻한 캔커피를 돌리며 따스한 마음을 전한 카페지기님,

구슬 땀을 흘리며 달려와 일행에게 기쁨을 전해준 애기하마님,

마치 내 일처럼 콘도 확인결정 다하고 마무리까지 해주신 하얀비님,

오며 가며 5분대기조 역할을 확실히 해주신 나리부님...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리며....<*>

2007/12/02

[애기똥풀꽃]

방가워요..착한 서투리님..건강한 모습으로 뵈요.. 번개2탄은 생각해 보고... ^^

[리스너]

와~~~~~~~~~~~ 멋지다~~~~~ 정말 멋진 걸음 하셨어요

[애기똥풀꽃]

경주 신라의 달밤 열심히 걸었습니다...^^

[은빛나래]

멋진 여행 도보였네요^^ 애똥님 수고 하셨습니다~~

[애기똥풀꽃]

고맙습니다...다음에 같이 해요~ ^^

[해니]

볼거리 먹러리 그득그득이네요.....

[애기똥풀꽃]

볼거리는 정말 많았어요..전체가 뚜껑없는 박물관이라고...경주의 맛집은 많지 않더라고요...인터넷에서 철저히 검색을 해간 덕에 맛집들을 찾아 볼 수 있었지요..^^

[해니]

참여하지 못했지만 애똥님이 얼마나 인터넷을 뒤져가며 준비했을지 상상이 갑니다...저도 여행 스케줄 짜느라 고생해 본 적이 많아서요...

[즐겁게~]

내년에 꼭 가보기로 결정 했습니당.. 애똥님 사진 잘 보고 갑니다.^^

[애기똥풀꽃]

내년 봄쯤 경주번개2탄 가자고 조르는 사람이 많네요..생각좀 해보고...가게되면 즐겁게님 초대할께요.. ^^

[애기똥풀꽃]

마가렛님~ 우리가 대릉원에서 무척 궁금해 했던 나무의 이름이 이제야 생각나는 군요... 배롱나무.. 나무백일홍이라고도 불리는 배롱나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