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라는 범주에서 필름카메라의 역사와 자존심을 뒤흔드는 디지털사진의 변화는 하루가 다르게 빠른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디지털사진을 즐기는 아마추어도 필름카메라는 구닥다리 메카니즘이야 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 디지털 사진 리더 Katuhisa Ogawa 가 한국에 와서 했던 말이 있습니다. "렌즈 앞에 최선을 다하라"
필름대 디지털중 어떤것이 우수하다는 결론은 내리기 어렵다고 봅니다. 이글에서도 간단한 비교가 있지만 불충분합니다.각 종목별로 최상의 품질을 수백가지 비교시험해야 하는데 일반인이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그 결과에 따라 사진기자재 메이커의 생존에 영향을 줄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글은 니콘클럽에서 상당히 논란이 많았던 글을 소개합니다. 글이 길고 이해가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천천히 읽어 보시고 여러분의 사진 생활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2003 켄 로크웰
1. 도입 개인적으로 나는 디지털과 필름 카메라 둘 다 거의 매일 사용하고 있다. 그들 각각은 서로 다른 목적에 사용한다.
어느 쪽도 절대적이 기준에서 더 우월하지는 않다. 최고의 선택은 당신의 응용 여하에 달려있다. 어느 쪽도 모든 면에서 다른 한 쪽을 대체하지 않는다. 디지털이 한참 더 편리하며 사진보도나 인물사진에 뛰어난 품질을 제공하며 필름은 대형 인화와 자연과 풍경의 질감이 중요시되는 묘사에 최고다.
필름 대 디지털을 격렬하게 대결시키는 기사들은 그 잡지와 디지털 카메라를 팔아먹기 위해 실린 거다. 밑에서 둘의 차이점을 자세히 다루겠지만 먼저 문제 전체를 크게 바라보도록 하자. 많은 호사가들과 사진잡지들이 이 문제를 마치 필름이 디지털에 대해 필사의 투쟁을 벌이고 있는 전쟁의 승패문제처럼 바라보며 사람들이 실제로 밖에 나가서 스스로 찍어보고 시험하는 대신 실체없는 채팅방에서 논쟁하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건 참으로 너무 안된 일이다.
일단 사진을 어떻게 할 것인지 정의부터 할 필요가 있다. 수백장의 사진을 찍어 가정용 잉크젯 프린터로 인쇄하고 웹에 올리고 이메일로 보내는 대부분의 작업에는 디지털이 훨씬 편리하며 기타 풍경 사진이나 대형 예술인화에는 필름이 더 낫다.
필름과 디지털은 서로 다른 일을 더 잘하며 서로 보완적이다. 필름은 디지털이 우세한 뉴스같은 분야에서는 쇠퇴하겠지만 어느 쪽도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작은 동네 신문사에서는 여전히 필름을 사용하겠지만 이미 1~2년 전부터 신문사의 전문적인 용도로는 쓰이지 않게 되었으며 마찬가지로 어떠한 디지털 시스템도 지독하게 섬세해야 하는 8x10판 대형필름의 전시회용 인화를 대체하려면 아직 한참 멀었다.
1920년대 라디오가 보편화 되었을 때 사람들은 신문이 증발해 버릴 거라고 생각했고 1960년대 에프엠 라디오가 일상화되자 누구나 에이엠 라디오는 끝장났다고 여겼으며 1950년대 티비가 실용화되었을 때 극장영화도 역사 속으로 사라질 거라고 생각했다. 디지털 카메라 같이 새로운 매체들이 발명될 때마다 구식 매체들은 지배적인 위치는 누리지 못할지언정 그들만의 특장을 유지하고 향상시키며 살아 남았다는 것은 우리의 지혜로 알 수 있는 일이다. 엘피같은 끔찍한 매체도 여전히 추종자들이 존재한다.
디지털과 필름은 유화가 수채화, 종이띠 공예, 수채색연필, 구슬공예와 다르듯이 서로 완전히 다른 매체이다. 비예술가들이 정말로 뒤로 물러서서 이미지를 감상하고 있어야 할 시간을 해상도나 비트심도 같은 무의미한 사양들을 비교하느라 낭비하는 것은 뭔가 잘못 된 것이다.
두 가지 핵심적인 문제가 있다. 하나는 디지털과 필름의 이미지는 서로 느낌(look)이 다르다는 점이며 둘째는 작업과정이 아주 다르다는 점이다.
당신의 주제, 목적, 취향에 따라 필름이나 디지털 어느 한 쪽의 느낌이나 작업방식을 선호하게 될 것이다. 많은 파일을 다루며 전자형식의 파일이 필요하다면 작업과정으로써 디지털이 더 쉬울 것이고 문서화능력과 광범위한 색상영역, 대형 확대, 또 몇몇 스펙타클한 이미지의 사후 세부조절능력이 필요하다면 필름이 최고이다. 당신의 이미지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알고 있다면 이 문단만 읽어봐도 하나의 카메라만 쓴다고 할 경우 어느 것이 더 적절한지 스스로 자문하게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언제나 둘 다 쓰고 있다.
내가 이 밑에 다루고 있는 글 대부분은 당신 스스로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하게 되지 않으면 명료하게 이해되지 않는 작업과정과 관련되어 있다. 사진의 품질이라면 당신이 이미지를 직접 보고 스스로 평가해 보기를 요청한다. 어떤 기술적인 장단점도 이미지의 느낌이 어떨지 당신에게 알려줄 수 없다. 기술적 문제를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왜 이런 기술적 공식들이 중요하지 않은지 몇 마디 설명하고 얘기의 핵심으로 들어가겠다.
2. 스스로 느껴보아야 하는 이유
당신 자신의 시각을 믿지 못하고 대신에 필름과 디지털 중 어느것이 당신에게 더 좋아보이는지 알아내기 위해 추상적인 기술분석자료에 의존해야 한다면 정말로 조사해 보아야 할 것들은 해상도나 비트심도가 아니라 색상영역, 하이라이트 재현, 회절스펙트럼반응곡선, 선예화 알고리듬과 전반적 전사기능 같은 더 중요한 문제들이나 이는 수학박사들이나 이해할 것들이다. 시각과 관찰력은 사진의 가장 중요한 측면들이기 때문에 자기 자신의 시각을 믿지 못한다면 정직히 말해 지금 당장 사진을 그만 두어야 한다!
예술가들은 이미지를 보기만 해도 각 매체가 서로 상이한 일들을 잘 해내며 주제마다 아주 다른 느낌을 보여준다는 걸 안다.
3. 어느것이 더 나은가
어느것이 더 나은가 논쟁하는 것은 남자 대 여자, 사과 대 오렌지, 유화와 수채색연필 간의 논쟁만큼이나 어리석은 일이다. 어떤 결과를 원하느냐에 모든 것이 달려있다. 궁극적 목적을 말하지 않고 어느 한 쪽이 다른 것보다 낫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무시해버려라. 모든 건 당신이 무얼 성취하려느냐에 달린 문제다.
나는 매주 D1H로 1천장 정도의 이미지를 찍으며 어떤 주에는 나가서 1천 달러어치의 필름을 찍어댄다. 주제에 따라 다른 것이다. 필름의 품질을 원하지만 나눠주려고 스캔하는 작업이 귀찮은 경우에는 필름과 디지털을 다 쓸 때가 있다.
각각의 장점과 단점들을 탐구해 보자. 지금 당장 마음이 급하다면 디지털의 “단점” 부분에 특별히 느끼는 바가 많을 것인데 디지털이 지금 같은 이미지로 보이는 데는 신참(요 10~15년 전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많은 이유들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어린 아이였을 때부터 디지털 이미지를 공부했고 80년대 이후로는 디지털 이미지만 가지고 내 수입을 벌고 있다.
또한 어떤 종류의 디지털과 필름을 비교하는 건지 정의해 둘 필요가 있다. 필름과 디지털은 각각 적어도 두 가지 상이한 종류가 있다.
필름에는 슬라이드 필름(대부분의 전문가들과 내가 쓰는)과 네가티브 필름(아마추어들이 쓰는)이 있다. 알다시피 필름마다 전부 느낌이 다르며 내 경우에는 벨비아에서 얻는 이미지들을 좋아한다. 대개의 다른 필름들은 나에게 지루하게 보인다. 내가 “필름”이라고 말하면 그건 벨비아를 말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물론 뭔가 다른 필름을 말하는 것이겠고. 흑백 필름은 훨씬 더 상이하다.
“디지털” 하면 소형의 노이즈가 심한 CCD와 심한 JPG압축률을 지닌 저가형 디카도 있고 큼직하고 깨끗한 CCD와 양호한 JPG압축률을 자랑하는 니콘 D1 시리즈 같은 프로 카메라도 있다. 나는 니콘 D1H를 사용한다.
4. 최고의 디지털 이미지를 얻는 방법
디지털 이미지를 얻는 최고의 방법은 필름에 찍어서 스캔하는 것이다. 여기서 그걸 비교하지는 않겠다. 이 글은 카메라에 대한 토론이다.
주의 : 할리우드 영화제작 사업에서는 “마감(finishing)”라고 하는 단계가 있다. “필름 마감”는 최종 결과물이 필름이라는 뜻이다. “비디오 마감”은 최종 결과물이 비디오라는 뜻이다. 우리는 어떤 매체로 이미지를 시작하고 캡처했다가 다른 어떤 매체로든 서로 변환할 수 있는 수단이 있다. 달리 말하자면 필름이나 비디오로 찍었다가 필요하면 서로간에 변환한다는 말이다. 오늘날 “패닉룸”같은 주요한 영화들은 필름에서 스캔하여 색보정하고 컴퓨터로 편집하고 조절한 다음 복제와 배급을 위해 애리레이저(Arrilaser) 필름기록장치로 다시 필름에 전사된다. 비디오로 찍었다가 필름에 기록할 수도 있으며 일반 사진가로서 이와 같은 선택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난 디지털 카메라 파일로 찍어서 슬라이드 필름 위에 입히는 작업을 했었다. 이 작업은 슬라이드 당 5달러 가량 든다.
비교라는 걸 할 때는 서로 비교가 되고 있는 매체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내가 본 모든 필름 대 디지털 비교는 디지털의 승리로 끝났는데 불행히도 필름을 디지털로 전환하는데 언제나 싸구려 범용 스캐너를 사용하고 있었다. 1천 5백 달러짜리 니콘 스캐너나 내가 가진 3천 달러 짜리 미놀타 스캐너는 둘 다 싸구려 범용 스캐너들이다. 전문적인 스캐너는 5만 달러 정도 하며 훌륭한 결과물을 얻기 위해선 다년간의 경험을 필요로 한다. 디지털과 비교를 할 경우 3천 달러 짜리 스캐너도 여전히 필름의 정보들을 놓치게 되며 5만 달러짜리 스캐너의 이미지도 역시 컴퓨터 모니터의 제한된 색 영역의 한계에서 재현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전형적인 비교 상황에서는 필름의 장점이 모두 제거되어 있고 비교의 본질이 초짜들이 논쟁하는 사소한 해상도 문제로 귀결되기 때문에 필름을 엄청난 열세에 처하게 한다.
당신의 최종 결과물이 엡손 용지에 인쇄된 거라면 이는 유효한 비교 방법이다. 당신이 필름의 느낌이 정말 얼마나 좋은지 보려면 시바크롬이나 슈퍼글로스에 직접, 그리고 적절하게 인화된 슬라이드를 봐야 한다.
정의하자면 당신이 인터넷으로 보는 건 뭐든지 간에 분명 이 문제 때문에 제한을 받는다. 여기서 디지털을 필름에 비교하는 게 아니라 디지털을 싸구려 필름 스캔물에 비교한다는 것이 결함이다.
또 다른 진정한 비교방법은 디지털 파일을 필름에 다시 기록하여 이 둘을 루페로 들여다 보는 것이다. 난 이걸 해봤다. 더 넓은 색상대역과 훨씬 생생한 적색조와 녹색조 때문에 진짜 필름이 언제나 더 좋아보인다.
시작해 보자!
5. 장점
필름 :
사진의 품질
당신이 화소 숫자에 굳이 안달이 난다면 35밀리 필름의 실제 해상도를 흉내내기 위해서는 2천 5백만 화소가 필요하며 이는 여전히 어떤 실용적 디지털 카메라에 있는 것보다도 훨씬 더 많은 화소수라는 점을 밝혀둔다. 6백만 화소 수준에서 디지털은 복제 슬라이드(듀프)와 같은 정도의 선예도를 보여주는데 이정도면 대부분의 작업에 충분하다.
물론 나는 내 홈페이지에 있는 예쁜 사진들은 찍는데 35밀리보다 더 큰 필름을 쓰며 따라서 디지털이 하이라이트 문제를 해결해도 중형포맷을 흉내내는 데는 약 1억 화소가 필요하고 4x5포맷을 따라가려면 5억 화소가 필요하다. 이정도 해상도는 인터넷의 해상도로는 구분이 안되지만 전시용 인화용지에서는 명백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신문기자들이 1~2년 사이에 디지털로 가버렸기 때문에 지금의 35밀리는 아마추어들만 사용한다.
좋다. 내가 이런 바보짓까지 해서 보여주마. 여기 내가 그 동안 사진 찍느라고 바빠서 스캔하고 웹에 올릴 시간이 없었던 견본 사진들이 있다. 우리는 대형 메이커의 디지털 SLR이 필름 해상도 보다 얼만큼 더 좋은지 보여주는 다른 사이트들을 알고 있다. 그것 참, 그런 사이트들이 실제로는 디카 회사의 후원을 받고 있으며 그 사이트 운영자들은 필름으로 우수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 공정하게 비교하는 법을 모른다는 사실을 당신이 알런지 모르겠다. 자 보자고. 다음은 한 이미지에서 잘라낸 크롭으로 하나는 신형 디지털로 찍은 것이고 하나는 싼 필름 카메라로 찍은 것이다.
원본 사진
필름 크롭
디지털 크롭
이런, 디지털 카메라의 사진은 너저분하게 보이는군! 이건 어찌된 일인가? 내가 전에 말했다. 4x6 인화지에서는 해당이 안되지만 작품 전시용으로는 문제가 있다고.
필름 사진 찍을 때는 존재하는 가장 싼 프로용 풍경 카메라인 600달러 짜리 4x5판 타치하라 카메라와 렌즈 경통에 엄청나게 찍힌 자국이 있는 50년된 구식 슈나이더 심마 150밀리 f 5.6 컨버터블 렌즈에 후지 벨비아 필름을 사용했다. 이 카메라는 싼 가격과 가벼운 무게, 유연성으로 풍경 사진작가들에게 아주 유명한 기기이다. 이 사진은 저렴한 평판 스캐너에서 겨우 1800 DPI로 스캔했는데 이마저도 필름의 모든 섬세함을 다 보여주지는 못한다. 물론 사진에 보이는 지저분한 녹색의 작은 점들처럼 스캐너 노이즈의 형성물들을 보여주기는 한다. 바람이 불고 있었고 당연히 잎사귀 몇몇은 흐려졌다는 사실은 알아두자. 화질 차이를 더 명확히 할 필요가 있었다면 4x5 필름을 하이델베르크 스캐너에 5000 DPI로 스캔했을 것이다. 당신이 인터넷으로 볼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디테일들이 필름에는 존재한다. 내가 많은 다른 사람들보다도 4x5판에서 더 많은 디테일을 얻어 낼 수 있다는 사실은 인정해야 하겠다. 내가 쓰는 최적의 조리개 기법을 이용해서 최고 선예도의 4x5 이미지를 찍어보라.
디지털 카메라 이미지는 계속해서 몇몇 웹사이트를 매개로 디지털이 필름보다 낫다고 선전하고 있는 바로 그 회사에서 만든 수백만 화소의 최신형 디지털 카메라의 크롭 부분이다. 명료한 비교를 위해서 나는 디지털 카메라 이미지의 크기를 스캔한 필름 이미지 크기에 맞도록 조정했다(당신이 보아 온 다른 비교에서는 필름 해상도를 줄여서 디지털 카메라 이미지에 맞추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면 필름의 모든 해상도는 다 날아가버린다. 이런!). 이 경우처럼 전문 풍경사진에서 드물지 않은 60x80의 동일한 크기로 확대했을 때 이미지가 어떻게 보이는지 비교하려면 이렇게 해야 균형 잡힌 공정한 방법이다.
내 후원자나 내가 요구하는 선명함을 당신이 요구한다 해도 단순히 보통의 디지털 카메라는 전시용 크기의 확대에 필요한 실화소수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 위의 비교에 의하면 4x5 필름을 그저 그런 1,800 DPI의 중간 해상도로 스캔하면 8,500x6,500 이상의 깨끗하고 완전한 RGB화소를 보여준다. 흠, 작은 6x7판 슬라이드를 집에서 4,800 DPI로 스캔해도 12,000x9,000 이상의 완전한 RGB화소(1억 8백만 화소)를 얻는다. 오늘날의 디지털 카메라는 기껏해야 긴 쪽이 2,000에서 4,096 화소(베이어 보간의: Bayer-interpolated) 사이의 이미지만 만들어 낸다. 이제 이 차이는 장님에게도 명백할 것이다. 그리고 수치적 비교만으로는 시각 장애인들에게 감이 안 온다면1만 달러 이하의 카메라들은 필름의 경우에서처럼 각 화소가 완전 해상도 RGB화소가 아닌 잘해야 보간(interpolated)된 베이어 보간화소(Bayer interpolated pixels: 해설은 여기, 또 박사급 독자들은 여기와 여기)만을 만든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이런 얘기를 장황하게 빙빙 돌려서 필름과 디지털이 같게 보인다고 말하는 그런 사이트들은 필름을 제대로 스캔하지 않았던지 필름을 그 특성대로 제대로 찍지 않은 것 뿐이다.
분명히 필름은 디지털 보다 아주 높은 해상도를 지니고 있지만 이는 당신이 확대하려는 크기와 인화물을 바라보려는 거리에 따라 중요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어느 해상도가 필요한지는 여기를 눌러 보거나 인화물에는 약 300 DPI가 필요하니까 당신이 원하는 최종 인화물의 각 인치 규격(역주: 4x6 등)을 300으로 곱해서(역주: (4x300)x(6x300)) 각 방향으로 얼만큼의 비보간(uninterpolated) 화소들이 필요한지 계산해보라. 이미지 선예도는 그 느낌의 정도와는 거의 관계가 없다. 기술적으로 훨씬 더 중요한 건 색이 당신이 원하는 대로 나왔는지 아닌지 여부이며 이는 필름과 디지털이 달라지는 지점이다. 어느 한 쪽이 더 정확하다는 게 아니라 어느 한 쪽이 당신이 더 선호하는 느낌이 될 거라는 얘기다.
물론 아마추어들이 필름이라고 하면 35밀리 칼라 네가필름을 말하며 4x6으로 인화한다. 나는 그렇지 않다. 그 정도 크기라면 거의 모든 디지털 카메라의 화소는 필름과 같은 정도의 선예도를 보여주는데 충분하며 기계로 네가티브에서 임의로 색상 교정을 해야 하는 문제가 없기 때문에 디지털로 더 좋은 색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니콘, 펜탁스, 캐논, 시그마, 콘탁스, 라이카의 디지털 SLR보다 약간 해상도가 높은 이달의 전문가용 디지털 백을 3만 달러를 주고 살 수도 있겠지만 엄청난 지지력과 가동을 위한 부착 컴퓨터 시스템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가끔씩 제조사의 후원을 받는 정신병자들을 제외하면 이런 디지털백은 아무도 현장에 가지고 나가지 않는다.
디지털도 위대하게만 보이는 13x19 정도의 작은 인화물만 바라보는데 혼동의 한가지 근원이 있다. 당신이 실제 인화물을 보는 것도 아니고 스크린 해상도 이미지(대략 72~100 DPI)를 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하라. 이러면 필름의 해상도 대부분을 날려버리는 셈이다(모든 해상도는 당신 모니터에 맞게 저해상 변환 되었기 때문에 필름을 3천2백 DPI로 스캔했다는 건 중요하지 않으며 프린터가 2,880 DPI에 설정되었다는 것도 전혀 관계가 없다). 내가 계속 말하지만 당신이 원하는 게 700달러 짜리 엡손 프린터에서 뽑은 13x19 크기의 잉크젯 인화물이라면 두말 할 것 없이 8천 달러짜리 1Ds를 사라. 40x60 인화지에서 모래 알갱이 하나 하나의 질감을 느끼고 싶다면 사진가들이 하듯이 4x5판에 전념해라.
이거 정말 재밌다. 내 사이트에 보통 1년 동안 들어오는 메일보다 내가 이 문제로 한 달 사이에 받은 증오메일(hate mail)이 더 많다. 이 메일들은 카메라 제조사들과 광고주들의 후원을 받는 수익매체나 사이트들에서 읽은 것을 그대로 믿어 내가 그들에게 뭔가 사기 친다고 믿는 사람들이 보낸 것들이다. 나는 그저 내가 15년 동안 전업으로 디지털 이미지작업을 하면서 배웠던 지식 중 일부로 모든 사람을 돕고자 하는 것 이외에는 당신이 하는 일에 어떤 기득권도 없는 한명의 예술가일 뿐이다. 디지털 카메라는 거의 모든 작업을 잘 할 수 있으며 못하는 거 한가지라면 아주 찬찬히 살펴볼 필요가 있는 대형 인화물로써 당신에겐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는 거다. 대형 인화물 견본은 그 차이점을 내가 실감할 수 있는 대상이다. 당신이 직접 실험해 보고 스스로 알아보며 어디서 읽은 것들은 무시해라. 나에겐 언제나 디지털과 필름을 쓰는 상이한 이유가 있다.
동적영역(다이나믹 레인지): 필름은 하이라이트를 기록하는데 큰 장점을 지니고 있다. 우리는 반사면(specular highlight)이나 밝은 일몰 장면이 그림이나 필름에서 보이는 방식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다. 디지털은 이 문제가 심각하다(아래 디지털의 단점을 보라).
색 : 필름은 더 광대역의 색상범위를 기록하고 재현한다. 이는 자연 풍경이나 진한 빨간색 자동차와 꽃을 찍을 때 중요하다. 사람 피부를 찍는 사진에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컴퓨터 모니터나 잉크젯 프린터에 나타나는 가장 진한 빨강은 사실 붉으레한 오렌지 색이다! 컴퓨터상의 초록도 전부 그렇게 생생하지는 않다. 모니터는 당신이 신형 신호등에서 볼 수 있는 빨간 신호와 같은 빨간색을 만들어낼 수 없다. 모니터는 암적 오렌지색을 만들 수 있지만 라이트박스에서 보는 벨비아나 코닥크롬의 빨강과는 전혀 같지 않은 것이다. 물론 예술가들은 컴퓨터 모니터상에서 훌륭하게 보이는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모니터에서 스캔된 이미지를 본 후 라이트박스에서 벨비아 슬라이드 필름을 보지 않는다면 당신이 뭘 놓치고 있는지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슬라이드 필름에서 인화한 시바크롬이나 후지 슈퍼글로스는 당신의 잉크젯 프린터나 모니터가 만들어내지 못하는 더 진한 빨강과 초록을 재현할 수 있다. 예술가와 공학자들 모두 이점에는 동의하고 있다. 당신이 예술가라면 그냥 보면 되고 당신이 공학자라면 삼원색이 CIE도해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살펴보면 될 것이다.
달리 말하면 내가 컴퓨터 모니터(내 홈페이지에서 보는 것도 마찬가지로)에서 보는 이미지는 유혹적일 수 있지만 이는 라이트박스에서 보는 슬라이드나 환등기로 보는 슬라이드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란 것이다.
장노출 : 필름으로 몇분씩 가는 장노출에서 훌륭하게 작업할 수 있다. 교호성(reciprocity)문제로 인해 색상변이(color shift)나 감도저하가 있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미지의 품질은 정상적인 단노출과 같다.
이중노출: 문제 없다. 디지털 카메라는 이걸 하지 못한다.
영구성 : 필름은 스스로 지워지지 않는다. 필름은 아무 이유없이 판독이 불가능하게 되지 않는다. 파일 호환성 문제도 없다. 전통적인 흑백필름은 우리 누구보다도 더 오래 살아남는다.
판독성 : 필름은 지금부터 100년이 지나도 보려고 하면 언제나 볼 수 있다. 당신은 그저 필름을 찾아서 집어들면 모든 것을 재빠르게 목록화해서 철해 둘 수 있다. 지금부터 200년이 지나도 누구나 흑백인화물을 볼 수 있다. 20년 후에는 JPG파일을 재생할 있을지 없을지 모르며 아마도 오늘날의 RAW 디지털 포맷은 재생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직접성 : 당연하게 여기지만 카메라를 켜고 셔터를 누르면 전혀 대기시간 없이 작동한다.
비용 :
필름 : 처리된 120포맷의 필름은 1달러도 하지 않으며 이용가능한 어떤 디지털 시스템보다도 높은 해상도와 색범위, 동적영역을 지니고 있다. 군사위성의 정찰도 저해상도의 센서들을 사용한다. 이 위성들은 그저 많은 작은 이미지들을 찍어서 나중에 서로 이어붙이기만 한다.
카메라와 렌즈 : 이것들은 실질적으로 공짜다. 나는 카메라와 렌즈를 중고로 사려고 한다. 가끔씩 몇 년이 지난 후에도 내가 샀던 가격보다 더 비싸게 팔 때가 있다. 따라서 필름용 기계들은 본질적으로 공짜다. 지금 좋은 렌즈는 20년이 지나도 여전히 좋은 렌즈이다. 가장 유별난 기능을 장착한 필름카메라라도 2년이 지나면 내버려야 할 중간급의 디지털 카메라 정도 가격이거나 그 이하이지만 필름카메라는 10년이 지나도 여전히 훌륭한 이미지들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새로산 100달러 짜리 필름카메라도 색상과 해상도에서 어떤 디지털 카메라보다 낫다.
슬라이드 쇼 : 쉽고 훌륭하다. 슬라이드로 찍고 100달러짜리 아무 환등기에 돌려도 내가 써왔던 20만 달러짜리 디지털 시네마 프로젝터보다 더 나은 결과를 보여준다.
디지털 :
사진 품질 : D1같은 프로 디지털 카메라는 입자(grain)가 없다. 나는 감도 50짜리 벨비아를 스캔했을 때보다 감도 200에 놓고 D1H로 찍었을 때 더 깨끗한 결과물을 얻었다. 내 D1H를 ASA1600에 놓고 찍어도 어떤 1600필름 보다도 훨씬 적은 아주 미세한 입자만 나타난다. 디지털 카메라로는 감도를 변화시켜도 색이 동일한데 필름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따라서 내가 감도를 높일 필요가 있으면 필름으로 찍는 것 보다 디지털로 찍는 것이 결과가 더 좋다.
디지털은 “네가티브” 단계가 없다. 이 때문에 디지털은 보통 대부분의 네가티브 인화보다 더 잘 나와 보인다. 이는 대개의 네가티브는 자동화된 마감장치로 열악하게 인화되기 때문이다. 디지털은 통상의 네가티브 필름보다도 더 낫고 일관된 색을 보여준다. 난 네가티브 필름보다는 디지털을 선호한다.
장노출(long exposure)은 문제다. 장노출을 하게 되면 이미지 센서에 누수(?: leakage)가 생겨 이미지에 흰색 점이 발생한다. 일부 카메라들은 이 누수를 보정하려고 한다. 이는 필름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문제다.
디지털 카메라로는 이중노출이나 다중노출을 할 수 없다.
작업흐름의 속도 : 우리는 사진을 인쇄물로 출판하거나 인터넷 또는 이메일로 게시할 경우 파일을 카메라에서 바로 전송할 수 있게 준비해 두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건지는 이미 알고 있다. 필름을 현상한 다음 사진 한 장씩 스캔하지 않아도 된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난 디지털 카메라를 가지고 아침에 사진 수 백장을 찍어 바로 내 홈페이지의 갤러리에 올린다. 필름카메라로 한다면 힘겨운 방식으로 모든 사진을 스캔해 두는데 몇 달이 걸린다. 나는 디지털 카메라로 결혼식장에서 천여장의 사진을 찍어 신랑에게 신혼여행 떠나기 전에 모든 원본이 담긴 씨디를 선물해 왔다. 간단해라! 원하는 사진을 인화하는건 신랑의 몫으로 남겨둔다. 물론 컴팩트 디카는 이 만큼의 이미지를 찍어대기에는 속도가 빠르지 않다.
영구성 : 디지털 카메라로 표준적인 컴퓨터의 기법을 사용해서 원본과 똑같은 이미지를 여러 물리적 공간에 저장하고 복제해 둘 수 있다. 내가 운전하다가 차가 소행성과 충돌할 경우를 대비해 매일 내 씨디를 나에게 다시 발송한다. 이런 방식으로 나는 모든 원본 이미지들을 내 랩톱 컴퓨터와 우편물이라는 두번째 장소에 저장할 수가 있다. 반면 필름 이미지의 복사본들은 원본보다 열등하다. 당신은 고객에게 디지털 이미지를 보내고서도 당신의 원본을 당신 소유로 남겨둘 수 있다. 물론 디지털은 이제 막 대중화되고 있는 시점이라 컴퓨터 속의 파일을 복제해 두지 않고 있는 보통 사람들은 컴퓨터가 맛이 가거나 새 컴퓨터에 파일 전체를 복사해 두지 않으면 몇 년간의 작업물과 가족들의 추억을 날려버리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재미 : 흠, 바로 찍어서 뭘 찍었나 확인하고 당신이 아는 모든 이에게 메일로 보내주는 것 만큼 재미난 게 있을까. 디지털로 실험하고 장난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고 그 이후에 필름촬영에 적용할 수도 있다. 난 가끔씩 디지털 카메라로 장난치듯 찍어대다가 멋진 장면을 찾아내면 바로 4X5판 필름카메라를 꺼내 똑같은 장면을 찍는다. 디카는 훌륭한 사진구성 도구일 뿐 아니라 필름카메라를 위한 노출 미리보기 기능도 수행할 수 있다.
저장공간 : 하드 드라이브와 씨디는 수억의 이미지를 필름으로 가득 찬 바인더와 파일보다 훨씬 작은 공간에 저장할 수 있다.
색인화 : 이미 컴퓨터를 켜 놓고 있다면 파일 색인화와 정리는 쉽다. 필름은 손으로 일일이 딱지를 붙여야 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내 디지털 카메라가 모든 이미지에 날짜와 시간과 모든 기술정보를 붙여주는 걸 좋아한다.
속도 : 필름 카메라로 그냥 찍어보려고 별것 아닌 100장의 사진을 찍기란 정말 엄두가 안나는 일이다. 내가 디지털 카메라로 1시간 남짓한 하키게임에서 흔히 900여장의 사진을 찍는 건 그게 그냥 가능하기 때문이다.
풍성한 결과 : 4천 달러짜리 프로용 디카를 사면 너무 많은 사진을 찍게 되어 사진을 찍는 속도 만큼 빠르게 이미지들을 분류해 나갈 수 없게 된다. 사진에 치여서 뭘 찍었는지 확인하고 편집할 수가 없단 말이다! 당신이 무슨 사진을 찍었는지 보려면 뭔가 소프트웨어를 더 사야만 할 것이다. 아니면 어떻게 한 시간만에 1천장의 이미지를 분류하겠는가? 포토숍에서 파일을 하나하나 열어 볼 수도 없을 것이다. 나는 내 맥컴퓨터의 아이뷰를 쓰는데 이 프로그램은 맥에서만 돌아간다. 윈도우 사용자들은 브리즈브라우저를 써야한다. 아이뷰는 당신의 모든 사진들은 섬네일이나 전체화면으로 정말 빠르게 분류해 갈 수 있게 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비용 : 찍고 싶은 만큼 찍어도 돈 한푼 안 든다.
슬라이드 쇼 : 이미지를 모니터 상에서 보고 싶다면 그렇게 하는건 간단한 일이며 인터넷이 있어 내가 갤러리에 올렸듯이 언제 누구에게나 당신의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다. 스크린에 투영하길 원한다면 좀 문제가 큰데 아래의 단점부분을 읽어보라.
6. 단점
필름 :
사진 품질 : 고속(ASA 1,600)필름의 품질은 조악하다. 칼라 네가티브 인화는 직접 인화하지 않는 이상 보통 색이 좋지 않다.
영구성 : 칼라필름은 시간이 지나면 색이 바랠 수 수 있다. 디지털 파일은 바래지 않는다.
저장공간 : 내가 수년간 찍어온 이미지들이 선반마다 가득하다. 씨디나 하드에 저장된 디지털 이미지는 아주 작은 공간만을 차지한다. 매번 어떤 목적으로 특별한 사진들을 찾을 때마다 어디다 뒀는지 잊어버려서 내가 좋아하는 사진들을 찾을 수 없다. 사진마다 손으로 색인을 붙여야만 하고 난 이게 싫다.
전달 : 사방에다 원본을 보내야만 한다. 한번 잃어버리면 그걸로 끝이다. 복제본은 언제나 원본보다 못하다.
비용 : 찍는 만큼 돈이 나간다.
디지털 :
당신이 몇 년 지나면 곧 바꾸고 싶어지는 디지털 카메라를 사게 되면 돈이 많이 남기 때문에 카메라 가게나 카메라 제조사가 압박해오는 “이제 디지털로 가셨습니까?”란 질문은 주제넘은 오류이다. “디지털로 간다”는 것은 결코 불가피하거나 더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 디지털은 많은 종류의 예술분야에서 필름카메라를 대체하지 않는다. 오늘날에도 당신 아빠가 가지고 있는 20년 된 캐논 AE-1 카메라가 어떤 디지털 카메라보다 기술적으로 더 훌륭한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 캐논 AE-1 카메라는 2천만 화소의 디지털 카메라와 대략 유사하다. 당신이 캐논 렌즈를 쓴다면 AE-1 프로그램 카메라는 약 2천 5백만 화소의 디지털 카메라와 동급이다.
사진 품질 :
하이라이트 재현: 디카는 나처럼 태양이나 다른 광원을 향해 찍는다고 하면 하이라이트 재현에 여전히 심대한 문제가 있다. 필름은 거의 백여년 동안 그 특성 곡선상에 “견각(?: shoulders)”을 유지해 왔다. 이는 곳곳에 심각한 과노출이 있다 해도 필름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콘트라스트가 강한 벨비아에서도 하이라이트가 자연스럽게 재생된다는 말이다.
다른 한편으로 21세기의 여명에 선 디지털 캡처는 필름처럼 로그(log)라기 보다는 좀 더 선형적(linear)이다. 이는 디지털 카메라가 종종 내 벨비아 보다 더 나은 암부 디테일을 보여준다는 의미지만 3분의 1단 정도라도 과노출이 있게 되면 끔찍하게 부자연스러운 하이라이트를 보여줄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디지털은 존V(역주: 18%반사율의 회색지대, 평균노출지점)에서 몇 스톱만 오버하자마자 심하게 잘려나간다(clip). 이건 문제가 아닐 수도 있지만 불행히도 색상에 있어서는 세가지 색채널(빨강, 초록, 파랑)중 하나가 보통 먼저 잘려 나가고 이미지가 밝은(bright) 부분에서 순백(pure white)으로 전이하는 영역에서 색조(hue)를 온갖 기괴한 변이 속으로 내던진다. 이는 디지털 카메라 이미지가 가장 밝은 영역에서 온갖 지저분하고 부자연스러운 색채 변이를 보여주는 이유이다.
불행히도 이 하이라이트 문제는 CCD센서와 증폭기(amplifier), 추출(sampling) 및 양자화(quantization) 전자공학의 기본적인 특징으로 당장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필름의 견각을 모방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카메라의 하이라이트 캡처를 몇 스톱 증가해서 이 정보를 전자공학적 이미지 처리기능을 이용해 적절한 견각으로 모방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필름의 견각을 흉내내려면 CCD와 관련 캡처 전자공학은 오늘날 보다 대략 10배의 동적영역(3스톱)이 필요할 것이다. 물론 그래도 네가필름의 동적영역이 더 크지만 네가필름의 동적영역이란 건 이미 당신이 찍어야 하는 대상의 범위를 초과하고 있기 때문에 좋은 사진이란 부분과는 실제 관계가 없다. 예를 들어 당신이 직접 인화를 하고 날아가버린 하이라이트 부분을 버닝한다면 네가필름은 한참 과노출이 되고서도 여전히 디테일을 유지할 수 있다. 헐, 6달러 짜리 1회용 카메라로 찍은 네가필름을 스캔해도 어떤 디지털 캡처 시스템 보다 더 많은 하이라이트 동적영역(dynamic range)을 보여준다.
내가 요새 작업하고 있는 10만 달러 짜리 CCD 세개 달린 스튜디오용 HD 티비 카메라도 여전히 이런 문제가 있으며 당연히 우리의 5천 달러짜리 싸구려 단일 CCD 디지털 SLR도 문제가 있다. 모두가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 중이다. 이 점이 오늘날 디지털 카메라의 가장 큰 이미지 결함이다.
심도 : 디지털 일안반사 카메라는 35밀리 필름카메라와 같은 정도의 심도를 지닌다. 컴팩트 디지털 카메라는 거의 무한대의 심도를 지니는데 당신이 일부러 배경을 흐리게 할 수 없다는 말이다. 왜 그런가? 간단하다. 컴팩트 디지털 카메라(즉, 2천 달러 이하의 모든 디카)의 작은 이미지 센서는 동일한 화각을 얻기 위해 훨씬 더 짧은 초점거리 렌즈를 사용한다. 이러한 단초점 렌즈는 굉장히 큰 심도를 지니고 있다.
노출 : 디지털은 즉각적인 피드백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노출이 필름보다 더 까다롭다는 단점 또한 지니고 있다. 3분의 1 스톱 정도라도 D1H에서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 저노출은 현장에서 수정하기가 쉽지만 과노출은 이미지를 무용지물로 만든다. 벨비아에서 3분의 1 스톱 차이는 미미하지만 D1H에서는 노골적인 정도로 눈에 띈다.
영구성 : 메모리 카드를 못 읽게 되어(http://www.kenrockwell.com/tech/cf.htm ) 며칠간의 작업물들을 날린 적이 있다. D1H를 산 첫 달에만 수백장의 이미지를 날렸다. 그러나 수 십 년간 필름으로 찍어오면서 겨우 반 통 정도의 필름만 날렸을 뿐이며 그것도 필름 이송 손잡이 점검을 잊어버린 실수 때문이다. 나는 D1H를 어떻게 조작하는지 알고 있는데도 이 기계의 한 부분(내가 쓰는 마이크로텍 CF카드인 것 같다) 이 대체할 수 없는 수백 장의 이미지들을 파괴해 버렸다.
느려터짐 : 당신이 니콘 D1 시리즈에 큰거 넉장(4천달러)을 떨구지 않는다면 카메라가 켜지길 기다리고 셔터를 눌렀을 때 빙 돌아서 초점을 맞추고 자체 조정을 한 다음에서야 사진을 찍어내고 저장 매체에 파일 기록을 끝낼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음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디지털 카메라는 인물사진이나 움직이는 물체를 찍는데 효율적으로 사용되지 못한다. 더 안좋은 점은 디지털 뷰파인더를 보고 있다면 뷰파인더 상의 이미지가 또 몇분의 1초씩 지연되어 보나마나 강력한 이미지에 맞는 최적의 순간을 언제나 놓치고 말 것이다. 뭐 D1에 돈을 퍼붓는다면 완전 달릴 준비가 된 셈이지만(내가 가진 어떤 필름 카메라 보다도 더 빠르다). 2003년 현재 2천 달러 미만의 카메라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이는 2007년이 되면 당신이 오늘날 썼던 일반인용 디지털 카메라를 떠올려 보고 사람들이 어떻게 그렇게 느려 터진 멍청함을 참을 수 있었는지 비웃게 된다는 의미다.
비용 : 디지털 카메라는 기능에 비해서 아주 아주 비싸다. 4X5판 카메라와 같이 50년이 지난 구식 카메라와 렌즈도 일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필름카메라의 경우와는 달리 디지털 카메라는 1년만 지나면 폐물이 된다. “투자”대상으로 디지털 카메라를 사지 마라. 난 몇 년 지나면 가치가 없어지는 4천 달러짜리 컴퓨터처럼 4천 달러짜리 D1H도 일회성이라는 걸 알고 샀다. 당신이 4천 달러나 지불하는 건 디카를 일 이년 지난 다음에 사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당장 오늘이나 다음 달에 작업물들을 뽑아내기 위해서이다. 디지털 카메라는 나처럼 엄청 많이 찍어대면 본전을 뽑지만 그저 한 달에 몇 백장 정도 찍을 거라면 어떤 필름카메라보다도 더 비싼 셈이다. 1천 5백 달러로 필름카메라를 사면 좋은 기계를 구입할 수 있고 지금으로부터 20년이 지나도 멋진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데 사용할 수 있다. 1천 5백 달러로 디지털 카메라를 산다면 3년 후에 그 카메라를 구세군 자선냄비에 기부하게 될 것이다(힌트: 나처럼 카메라를 싸게 사려면 구세군의 할인품 가게를 살펴보라. 내가 이 훌륭한 사람들에게 기증할 예정이므로 2005년이면 내 D1H를 그들의 자선물품 속에서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당신이 원하는 D100이 1천 7백 달러어치의 폴라로이드 필름 뭉치라고 생각해보자. 엄청 재미는 있겠지만 진짜 필름처럼 좋은 편은 아니다. 한 두해 동안에 다 써버리지 않는다면 결국엔 전부 내다 버려야 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당신이 디지털 일안반사식 카메라를 사고 싶어하는 걸 알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일회성(disposable) 카메라다. 앞으로 2년간 무지하게 찍어댈 예정이고 태워버릴 만큼 돈이 많다면 나처럼 하나 사라. 샀다고 해서 내가 투자 잘 한거라고 축복해 주길 바라지는 말고. 투자가 아니니까. 디카는 딱 자동차같이(역주: 휴대폰처럼) 생각해야 하는 지출항목이다.
슬라이드 쇼 : 이 또한 대형 인화용지에서와 마찬가지로 디지털이 취약한 부분이다. 두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 쉬운 방법으론 디지털 프로젝터가 있고 덜 쉬운 방법으론 디지털 파일로 보통의 슬라이드를 만드는 방법이 있다. 불행히도 디지털 프로젝터는 여전히 정지화상에는 변변찮으며 파일을 슬라이드로 기록하는데도 장당 4~5달러가 든다. 자세히 보자.
디지털 프로젝터: 불행히도 2003년 현재 디지털 프로젝터 기술을 여전히 진지한 사진 이미지를 보기에는 너무 후진적이다. 난 20만 달러짜리 디지털 시네마 프로젝터로 작업을 해봤는데 환상적인 색과 역동성을 보여주지만 불행히도 정지 화상에는 해상도가 충분하지 않았다. 요새 나오는 최고급 디지털 시네마 프로젝터도 1280X960의 제한적 해상도이며 이는 움직이는 이미지에는 뛰어나지만 역시 탁월한 정지화상을 보여 주기에는 너무 낮은 해상도이다. 사람의 눈은 주제물이 정지해 있을 때 훨씬 더 세부적인 부분을 보게 된다.
마찬가지로 사업가들이 설명회용으로 쓰는 2천 달러짜리 프로젝터도 그래픽용으론 좋지만 불행히도 위와 마찬가지의 해상도로 제한되어 있으며 디지털 시네마 프로젝터와는 달리 한심한 색을 보여준다. 당신이 사무실에서 빌리거나 살 수 있는 사무용 프로젝터는 오늘날 잘해야 금속할로겐(metal halide)이나 HMI 전구를 쓰는데 이들은 적색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 이런 특성은 지루한 판매량 수치를 표시한 지루한 막대차트를 과도하게 밝고 인상적으로 보이게 하는 찬란한 청백색조를 보여주지만 빨간색들은 어둡고 칙칙하게 만들어 버린다. 이런 프로젝터를 하나 빌린다면 나는 렌즈 위에다 분홍색 젤을 발라서 이런 적색조의 결점들을 보충하겠다. 당신이 진짜 매니아라면 분석표를 하나 그려볼 수 있을 거다. 물론 더 옛날의 희미한 LCD 프로젝터는 오늘날 전부 폐물이나 마찬가지이며 DLP가 가야할 길이다. 주의! : 나는 항상 피티용으로 프로젝터들을 쓰기 때문에 이런 류의 프로젝터들이 사업용 프레젠테이션에는 훌륭하게 보인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내가 사업 논의를 하기 전에 포토숍을 가동해서 내 작업을 큰 스크린에 비춰볼 수 있다는 걸 알았을 때 나는 당신이 실험해 본 후에야 알게되는 것을 깨달았다: 즉 실제 사진에 필요한 화소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당신은 많은 프로젝터들의 개별 화소들을 볼 수 있는데 그래픽에는 멋지지만 실제 사진을 보기엔 흉측하다. 10만 달러 이하 프로젝터의 문제점은 광원이다. 당신이 상업영화용 제논 아크나 할로겐 광원을 부착한 프로젝터를 찾을 수 있다면 여전히 해상도가 낮다는 점을 제외하곤 색은 괜찮을 것이다. 내가 사업용도를 늘 보아온 HMI 광원이 달린 대다수의 프로젝터는 피해라.
경고한다. 나는 할리우드의 내 실제 업무의 일부로 몇 가지 멋진 프로젝터들을 사용해 보았지만 영화나 사업 차트에는 환상일지 몰라도 정지 화상에는 아직도 별로다.
디지털 파일로 슬라이드 만들기: 이건 쉽다. 나는 크롬이라는 인근 현상소를 이용하는데 슬라이드 닷컴을 이용할 수도 있다. 어느 경우든 슬라이드 당 몇 달러는 지불해야 한다. 이 슬라이드를 투사하면 위에 말한 프로젝터를 쓰는 것 보다 더 좋게 보이지만 불행히도 슬라이드 80개 들이 한 통에 400달러를 지불해야 할 지도 모른다. 비용이 실제로 유일한 단점이며 큰 단점이기도 하다. 카메라 원본 슬라이드 필름만큼의 선예도를 지닌 슬라이드를 재현하려면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화소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나는 2,000x3,000 화소 짜리 파일을 필름에 재기록 해봤는데 겨우 복제 슬라이드 정도의 선예도만 보여준다. 괜찮긴 하지만 자세히 살펴본다면 내가 왜 필름처럼 보이려면 4,000x6,000 화소, 즉 2천 4백만 화소가 필요하다고 얘기했는지 이해할 것이다. 이 해상도는 필름을 스캔해서만 얻을 수 있는데 이러면 우리는 처음 시작했던 곳으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
그러니까 슬라이드 쇼를 하고 싶으면 슬라이드 필름으로 찍어라!
7. 추천
봤다시피 필름과 디지털은 각자 동일한 대상의 서로 다른 측면에서 뛰어나기도 하고 버벅대기도 한다!
디지털은 근년에 스포츠와 뉴스보도 분야에서 필름을 이미 대체하고 있다. 난 D1H에서 보이는 사람들의 피부색을 좋아한다. 뭐든 동작이 들어가는 거라면 나는 니콘 D1H로 찍는다.
35밀리 필름의 유일한 전문적 용도는 뉴스와 액션, 스포츠였기 때문에 사람들과 조직들이 점점 더 니콘 D1시리즈 디지털 카메라로 전향하면서 35밀리의 전문적 용도는 폐기되고 있다. 예를 들면 여기 샌디에이고의 주요 신문사가 1999년에 암실을 없앴다. 인쇄기기조차도 인쇄도판을 사용하지 않으며 현재 많은 기계들이 디지털 입력신호만을 받아들인다. 필름은 출판용으로 사용해야 한다면 단지 고통일 뿐이다. 오늘날 35밀리의 유일한 고급 전문용도는 포스터나 잡지의 스포츠 사진들인데 대형 포맷 카메라로는 빠르기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필름은 풍경, 정물이나 대형 인화의 왕으로 남을 것이다. 나는 인터넷 용도로도 필름의 색상재현을 더 좋아한다. 지금부터 몇 년 지나서 인화하려고 할 때도 역시 필름이 최고다. 5년만 지나 미래의 기준으로 보면 오늘날의 디카로 찍은 이미지는 뭐든 간에 오늘날 필름으로 찍은 사진에 비해 끔찍하게 보일 것이다. 디지털이 이미 35밀리를 대체하고 있다는 걸 기억해야겠지만 당신이 여유있게 이용할 정도의 가격으로 기술을 개발하려는 요구가 없기 때문에 시장과 규모의 경제학이 디지털이 앞으로 수 십년 사이에 대형 필름 포맷의 품질에 접근하도록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내 실제 직장은 할리우드에 있다. 티비에서 보는 화면 대부분을 디지털(비디오로)로 찍는 대신 엄청난 비용을 들여 35밀리 영화 필름으로 찍고 다시 비디오로 전환하는(역시 막대한 비용을 들여)데는 두가지 단순한 이유가 있다.
1) 미래 : 지금부터 몇 년이 지나면 우리가 오늘날 찍고 있는 필름에서 더 훌륭한 결과물을 얻어 낼 수 있는 최신 텔레시네 장치(스캐너)를 사용하게 될 것이다. 다른 한 편으론 지금부터 몇 년 후엔 비디오로 찍은 테이프를 재생하지 못할 수 조차 있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비디오로 본 적이 있나? 1934년에 필름으로 찍은 것 치고는 상당히 좋아 보인다. “코터 복귀 환영(Welcome Back Kotter)”이란 영화를 본 적이 있나? 1974년에 비디오로 찍은 이 영화는 끔찍하게 보이며 그 당시의 화질수준에 영원히 갇혀 있을 것이다.
2) 품질 : 필름은 비디오로 찍은 것보다 분명 더 좋은데 주로 우리가 사후에 텔레시네(필름-비디오간 전이)작업을 광범위하게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원래 찍을 때 기술적으로 모든 것이 완벽하다면 최종 비디오에서도 큰 차이점이 없다. 그러나 실생활에는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우리는 필름이 지닌 거대한 다이나믹 레인지의 어느 부분을 취해서든 사후에 필름-비디오간 전이 작업에 사용할 수 있다. 비디오로는 찍을 때 제대로 잡아주거나 놓치는 수 밖에 없다. 비디오보다는 필름이 사후 작업할 때 망친 부분을 수정하고 미세조절할 여지가 훨씬 더 많으며 우리같은 사람에게 사후 미세조절이란건 늘상 하는 작업이다. 비디오는 영화개봉에 적당한 정도의 동적영역만을 지니고 있으며 사후작업에 적절한 변조를 가능하게 해주는 위 아래의 여유공간이 없다. 할리우드에서는 트럭 석 대에 조명과 발전 장치를 싣고 필요한 빛은 뭐든 만들어 내서 하이라이트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데 이는 내가 할 수 있는 조명상태로는 불가능하다는 점도 기억하자. 이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조명을 만들어 내는게 더 쉽기 때문에 여전히 필름을 선호한다.
이글은 니콘클럽의 우리학당에 게시된 카라무스타파 파샤/정해욱님의 번역글을 옮긴 내용입니다.
첫댓글 긴 글이지만 천천히 조금씩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저처럼 살까말까 망설이고 있는 분에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