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개 저축은행 금 판매 돌입...매입도 가능
은행권 "비이자 이익 창출과 우량고객 확보 차원"
경기 침체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져 금 투자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저축은행들이 골드바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 들고 있다. 국제금값 상승과 앞서 골드바 판매에 나선 저축은행들의 관련 실적도 증가하면서 관련 업계 전체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5월 HK저축은행이 골드바를 판매하기 시작한 이후, JT친애저축은행과 KB저축은행도 잇따라 대열에 합류했다. 이어 지난 3월 7일에는 저축은행 24곳이 일시에 골드바 판매에 나섰다. 저축은행중앙회(회장 이순우)가 대표로 (주)한국금거래소쓰리엠과 MOU를 체결, 판매 대행에 나선 것이다. 동부저축은행 등 5개 저축은행이 추가로 참여해 현재 29개 저축은행이 골드바를 판매하고 있다.
저축은행에서 판매하는 골드바는 4종류(1kg, 100g, 37.5g, 10g)이며, 추후 375g, 500g 2종류의 상품을 추가할 예정이며, 저축은행을 통해 골드바를 구입한 고객은 향후에 동일한 저축은행에 되파는 것도 가능하다.
부가세가 포함된 판매가(HK저축은행 기준)는 국제 금 시세 대비 10g은 117%, 37.5g은 117%, 100g은 115%, 1kg은 115%이며, 매입가격은 국제 금 시세 대비 95%으로 확인됐다.
HK저축은행은 지난 1월 한국조폐공사와도 제휴를 맺고 조폐공사가 제작한 ‘오롯 골드바’도 판매하고 있다. HK저축은행이 판매한 골드바 누적 판매량은 지난 1월 기준 100kg에 육박했다. HK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근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투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판매 채널을 추가했다”고 말했다.
지난 1분기 금값 상승률은 최근 30년 만에 가장 높았다. 금값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6.5% 뛰어올라 지난 1986년 이래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국내 금 시세는 지난 3월 8일 기준 그램(g)당 4만 5,216원을 기록한 이후 주춤하는 모양을 보여 하락세에 접어들었다는 의견도 있지만, 지난 2011년 고점과 비교하면 35% 낮은 수준이다. 각국이 통화 완화책을 펼치며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금 투자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며 “저축은행 입장에서도 부대수익 확보와 거래 고객에 대한 다양한 금융서비스 제공 등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저축은행 업계가 골드바 판매에 나선 이면에는 비이자 이익(예금과 대출 금리의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이익을 제외한 것) 창출은 물론 우량고객 확보에 있다.
최근 대출 상한금리가 27.9%로 낮아진 것은 물론 하반기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이 예정되면서 본업인 예금과 대출 마진만으로는 수익성 유지가 힘들다는 것이 판단에서이다. 저축은행이 골드바 판매로 얻는 것은 금값의 2.3% 수준의 수수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관계자는 “골드바 판매로 거둬드리는 수익은 그리 크지 않으며, 올해는 상한 금리인하는 물론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으로 전년보다 수익에 악영향이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며 “골드바를 구매하는 고객이 비교적 우량고객이라는 점에서 향후 대출 고객 확보는 물론 비이자수익 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 판매업중앙회, 금융권에 맞서 골드바 출시
저축은행의 골드바 시장 진출이 가속화 되고 있는 가운데 귀금속 업계에서는 (사)한국귀금속판매업중앙회(회장 최장혁)는 최근 금자마크가 각인된 9999 골드바를 출시했다. 아울러 한국조폐공사와 공동으로 런칭한 ‘오롯아리랑 골드바’에 이어 고중량 골드바를 위주로 하는 ‘금자 골드바’를 연이어 출시했다.
중앙회 측은 골드바를 취급하는 회원 소매상들이 고객에 니즈에 따라 오롯아리랑 골드바, 금자골드바를 다양하게 판매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금융권과의 골드바 판매경쟁에서 가격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최장혁 회장은 “금자골드바 출시는 나날이 확대되고 있는 골드바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제품을 공급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비롯되었다”며 “중앙회 홀마크인 금자마크가 각인되어 있고 국내 최대 골드바 제조사인 삼성에서 제품을 만들기 때문에 정품 정량의 고품위 골드바를 안심하고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어 중앙회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쥬얼리신문 정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