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월 4일.
엄청나게 큰 종소리에 잠을 깼다.
근처 성당같은 곳에서 치는 종 같은데...꽤 여러번 쳤다.
시계를 보니 05:00.
종소리에 깼는지 동네 닭들도 울기 시작했다.
어제 10시부터 잤으니...
정말 늘어지게 잤다.
이불속에서는 안추운데, 나가려니 춥다.
안나가고 망설이고 있는데...
흘러가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베란다에서 보니, 밖에 이슬비같은 게 내린다.
밖에는 분무기로 물을 뿌려놓은 것 같은 게 뿌옅게 끼어있다.
어제 미키는 이걸보고 "미스트"라며 화장수를 얼굴에 뿌리는 시늉 했었는데...
어제 저녁에 헤어진 미키와 까나에가 벌써 보고싶어진다.
우산들고 내려가니...
1층 로비에는 오토바이들이 빽빽하게 들여놓아져있고, 문은 잠겨있다.
다시 방으로 올라와 어제 사다놓은 망고를 먹으며 오늘일정을 되짚어 본다.
깟깟(Cat cat)이라고 계단식 논을 볼 수 있는 코스를 보고 4Km 더 들어가면
신쨔이(Sin chai)라는 몽족마을이 나온다는 걸 책에서 봤는데,
여기는 반나절코스라 내일 가기로 했고...
오늘은 함종산(Mt. Ham Rong)에 가서 공연도 보고 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다시 나갈채비를 하고 내려와 보니, 아까는 잠겨있던 문이 빼꼼히 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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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구름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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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까지 보이지 않는다.
어제 갔던 시내방향 말고, 일본친구들의 숙소있는 쪽으로 내려가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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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하나 나왔고, 아직 준비중이다.
어디에서 싣고왔는지 바리바리 짐을 내리고 진열하느라 정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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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 조금 더 내려가니, 신까페도 있고...
트레킹 물어보니, 5시간짜리 15달러라는데...그냥 찬이랑 다니는 게 낫겟다.
신까페 바로앞에는...럭셔리호텔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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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럭셔리하게 꾸며놓았을지 객실 내부가 궁금해진다.
저곳에 일본친구들이 자고 있겠구나...생각하고는 발길을 돌린다.
빵집도 아직 문을 안열었네.
정식오픈은 안해도 직원들이 새벽부터 나와서 빵을 굽고 할텐데, 이상하게도 이집은 조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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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은...
아마도...
빵을 다른집에서 만든 것을 가져다가 판매만 하는 곳인 것 같다.
갓구운 빵을 원했던 구리오돈은 뭔가 다른 걸 찾아 발길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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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파는 산동네라, 럭셔리호텔에서 우리숙소까지는 가파른 오르막길이다.
이번에는 시내방향으로 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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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오빠부대인가?
소녀들이 엄청난 속도로 뛰어간다.
새벽부터 왜 뛰어다닐까?
그들을 주의깊게 관찰 해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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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이 탄 미니밴을 따라가고 있는 것이었다.
관광객들에게 무언가를 팔기위해 그토록 처절하게 뛰었나보다.
그런데, 여기서 궁금한 점이 하나 생긴다.
왜, 구리오돈에게는 아무도 말을 걸지 않았을까?
돈이 없어보였을까?
현지인으로 착각했을까?
그것이 궁금하여...이들에게 근접하여, 무슨 물건을 파는지 들여다보았다.
이들이 들고있는것은 실로 엮은 팔찌.
팔찌라고 하기에 좀 무리가 있어보이는 엉성한 제품이다.
이것을 손목에 해주고 돈을 받나보다.
그리고...자세히 보니...소녀팬들로만 알았는데, 이분들은 연령층이 다양했다.
단지, 키만 비슷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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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앞에가니, 먹을 것 발견.
반미였다.
가격을 물으니 손가락으로 "5" 그러다가
갑자기 뭔가 생각난듯, "10" 그런다.
나에게만 두배를 받으려나보다...
알지만 속아주기로 한다.
야채를 넣을건지 묻는데...
잘게 썰어놓은 야채가 파셀리같이 생겼길래, 자세히 보니... "팍치"였다.
그래서 팍치는 빼고, 빨간 소스만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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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0동이면...우리돈 600원.
그런데...
양파같은 걸 넣어주엇더라면 훨씬 맛있었을텐데...
그래도 바삭한 바께뜨빵 사이에 맛난 고기와 소스를 넣고 먹는 음식이라...
소름끼치게 맛나다고 무지하게 기뻐하며 먹었다.
기쁜마음에 사진찍는것도 잊고 몇 입 먹다가 생각나서 찍었다.
먹을것이 좀 들어가니 주변에 초등학생들이 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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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학교와 크게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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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앞 풍경도 비슷하였으나, 도보로 오는 학생들과,
자가용이 아닌 오토바이로 태워다 주는 아이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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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부대 언니들은, 또다른 관광객을 태운 차를 포착하기위해 기다리고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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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못보던 것 같은 나무라서 한 장 찍어보았다.
버스터미널까지 오게되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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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보는 침대버스가 막 도착하였다.
하노이에서부터 밤새 달려 여기까지 온 것 같던데...
길이 험하여 기차보다는 불편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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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까이 기차라고 하길래, 혹시 사파에서 라오까이까지도 기차로 갈 수 있는지 물으니...
미니밴을 타라고 알려준다.
그게 아니고, 라오까이역에서 하노이까지 가는 표를 파는 곳이라고 한다.
사파에서도 이 표를 살 수 있다니...
나가는 일정을 이곳에서 정할수 있으니, 편리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라오까이 가는 미니밴은 택시잡듯 지나가는 미니밴 잡아서 타면 되니 이또한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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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아침부터 이런 걸 찍었냐고 하신다면...
구리오돈은...기상직후부터 먹을 수 있으며 아침식사로 삼겹살구이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걸 알려주고싶다.
일단...Apple tart에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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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은...
홍콩에서 에그타르트에 실망했던 것처럼...
사과타르트는 별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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꿩대신 닭이라고 했던가...
이번에는 쵸코타르트에 도전!
오호~~~
쵸코맛 안좋아하는 구리오돈의 입에도 맛있게 느껴진 맛이었으니, 운동장쪽 가시게 되면 꼭 드셔보시길...
숙소로 돌아오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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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안에서 불편하게 자고있는 기사발견.
글쎄...
다른분들은 이 사진보고 어떻게 생각하실지 몰라도...
가슴찡한 감동이 밀려온다.
같은 운수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써의 연민이 밀려왔고,
매일 차에서 잔다고 불평 많이 했는데,
내 트럭에는 침대가 있어 편하게 자는 걸 생각하니 감사한 마음이 든다.
...
숙소로 다시 돌아오니...
찬은 이제 막 일어났나보다.
갑자기 밀려드는 불안감...
"설마 어제도 내 코고는 소리때문에 못잔건 아니죠?"
웃으며 물었더니...
맞단다.
밤에는 코 골아서 못자게 하고, 새벽녘에 좀 자려니까 한참을 부시럭거리고...
문잠그고 나가길래, 이제는 좀 자려나 했는데, 다시 들어와서 또 부시럭거렸다고...
Sorry...Chan...
미안한 마음에...이번에는 찬과 함께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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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정리가 다 되어있고, 우리를 맞이한다.
처음보는 과일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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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스틴이냐고 물으니 맞다그러네.
일단 구입.
찬에게도 반미먹을 기회를 줘야겠다고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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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내가 먹은집 보다 고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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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생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맛은,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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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전에 먹은 반미, 각종타르트 같은 거 싹~ 잊고, 정말 맛있게 또하나의 반미를 먹어준다.
숙소로 돌아오니, 오토바이 Rent할꺼냐고 묻는다.
그건 생각 안해봤는데...
오토바이라...
가격을 물으니, 오토매틱은 5달러, 기어는 4달러란다.(하루기준)
초등학교 6학년 때 아버지는 공부 안하는 나에게 신문배달을 시키셨다.
새벽에 일어나 어렵게 돈 버는 걸 알면, 차라리 공부가 더 쉽다는 걸 알게 될 거라고 생각하셨나보다.
그러나, 구리오돈은...
일찍부터 돈맛을 알아, 고등학교 3학년때에도 신문배달용 오토바이를 타고 서초구 일대를 휘젓고 다니는 결과를 낳게된다.
그러니...이정도 오토바이는 구리오돈에게 아무것도 아니다.
기어방식으로 4달러 주고 얼른 빌렸다.
찬은...혼자서 다니겠다고...
하여, 나는 나대로 오토바이 일일투어에 나서게 된다.
다음편에 계속... |
첫댓글 비가와서 좀 불편 하지는 않았나요??
여행기를 읽으면서 이제는 수호님의 걱정까지....ㅋㅋㅋ....
완죤 제스탈의 여행을 하시는군요....
저렇게 그지역의 환경속으로 풍덩 빠져서 여행을 해야 하는데...
패키지에 익숙한 여행으로 기냥 수박 겉핥기만 하고 오지요....
세세한 상황이 보이고...여행의 맛을 읽는 이로 하여금 느끼게하는 ....
멋진 글임니다...
특히나 제가 겉핥기를 하고온 지역이라서 더욱 당기네요~~!
ㅋㅋㅋ...
비가 온 게 아니고...
분무기로 뿌려놓은 것 같은 상황이라서...
우산 한번도 안썼어요.
괜히 무겁게 들고갔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