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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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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온 . 명 산 .후기 스크랩 육산과 골산이 적당히 섞인 공원 같은 정병산-비음산(‘16.3.26)
가을하늘 추천 0 조회 192 16.03.30 06:39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정병산(精兵山, 566.5m)-비음산(669m)

 

여행일 : ‘16. 3. 26()

소재지 : 경남 창원시 의창구 동읍, 성산구 토월동·불모산동과 김해시 진례면의 경계

산행코스 : 창원국제사격장숲속나들이길소목고개정병산수리봉내정병봉용추고개비음산창원축구센터사파중학교(산행시간 : 4시간 20)

 

함께한 사람들 : 청마산악회


특징 : 문득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라는 글귀가 떠오른다. 고산(孤山) 윤선도(尹善道) 선생이 해남 금쇄동(金鎖洞)에 은거할 무렵 지었다는 산중신곡(山中新曲)’에 들어 있는 시구(詩句)이다. 사람들은 수() ·() ·() ·() ·()을 다섯 벗으로 삼아 지었다고 해서 이를 오우가(五友歌)라 부르는데, 위의 내용은 대나무()의 특질을 들어 자신의 자연애(自然愛)로 표현한 것이다. 오늘 오른 정병산과 비음산이 바로 그런 느낌이었다. 육산(肉山)도 아니고, 그렇다고 골산(骨山)도 아니었기에 하는 말이다. 전체적으로 볼 때에는 육산이지만 곳곳에 거대한 바위들이 자리 잡고 있어 골산의 느낌 또한 지울 수가 없었다. 덕분에 산들은 양쪽의 장점들을 모두 지니고 있었다. 육산의 특징인 폭신폭신한 산길은 걷기에 딱 좋았고, 탁 트인 조망은 골산의 특징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거기다 또 하나, 등산로 정비를 어찌나 잘 해놨는지 도심(都心)의 공원에라도 들어온 듯한 느낌이었다. 다시 한 번 찾아보고 싶을 정도로 괜찮았던 산이라는 얘기이다.

 

산행들머리는 창원국제사격장(창원시 의창구 퇴촌동)

남해(순천-부산)고속도로 동창원 T.G를 빠져나와 좌회전 의창대로를 따라 동읍삼거리(의창구 동읍 용잠리)까지 와서 우회전하면 곧이어 덕천교차로가 나온다. 이곳에서 좌회전하여 14번 국도를 타고 가다 남산 I.C(의창구 동읍 덕산리)에서 25번 국도로 옮겨 달리면 토월 I.C(성산구 토월동)가 나온다. I.C를 빠져나와 창원시립테니스장 앞에서 우회전하여 창이대로를 타고 달리다가 창원대삼거리(의창구 용호동)에서 우회전, 이어서 GS25 창원사림점(의창구 사림동) 앞 사거리에서 다시 우회전하면 잠시 후 산행들머리인 창원국제사격장에 이르게 된다. 참고로 19827월에 문을 연 창원국제사격장(昌原國際射擊場)은 공기총사격장과 화약총사격장, 클레이사격장, 러닝타깃사격장, 결선경기장 등 국제규격의 경기장과 각종 편의시설(잔디축구장, 선수합숙소, 식당)들을 갖추고 있다. 국가대표선수단의 훈련장소로 이용되고 있으나 일반 시민들에게도 개방(클레이·화약총·공기총 경영사대)되어 있다니 사격에 취미가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들러볼 만도 하겠다.




사격장 정문 앞에서 오른편으로 들어가면서 산행이 시작된다. 창원시에서 조성한 둘레길인 숲속 나들이길로 연결되는 진입로이다. 들머리에 이를 알려주는 둘레길 현황도와 이정표(숲속 나들이길 1.2Km)가 세워져 있으니 참조한다. 창원시를 일주하는 둘레길인 숲속 나들이길은 창원과 마산, 진해가 하나의 시()로 통합된 것을 계기로 새롭게 태어났다. 기존에 있던 마산권의 무학산 둘레길(34.3)’과 창원권의 숲속 나들이길(30.5)’, 그리고 진해권의 진해드림로드(26)에다 천주산 누리길 18Km)불모산 둘레길(14Km), ’진해드림로드(10.2) 등을 새롭게 조성함으로써 옛 창원~마산~진해를 연결하는 총연장 133km의 둘레길이 새롭게 완성된 것이다. 길에는 전망대와 데크로드, 쉼터 등의 휴식공간은 물론 곳곳에다 시판(詩板) 등의 읽을거리까지 세워 놓았다.



길은 사격장의 담장을 끼고 나있다. 3~4분쯤 후 산자락으로 들어서는 지점에서 왼편에서 올라오는 길을 만난다. 아마 사격장을 가로질러 오는 지름길인 모양이다.



잠시 후 산불감시초소를 만나게 되고, 다시 10분쯤 더 걸으면 쉼터를 겸한 약수터에 이르게 된다. 품질이 보증된 데다 물맛까지 괜찮은 편이니 그냥 지나치지 말고 한 모금 마셔볼 일이다. 이곳 약수터갈림길(이정표: 숲속나들이길 소목고개0.2Km, 정병산 정상 1.4Km/ 숲속나들이길 용추54.5Km/ 사격장1.2Km)에서부터 소목고개까지는 숲속 나들이길과 겹치는 구간이니 참조한다.




5~6분 후 능선안부인 소목고개(이정표 : 정병산 정상1.2Km/ 봉림사1.7Km/ 소목마을1.2Km/ 사격장1.3Km)에 올라선다. 쉼터까지 조성해 놓은 걸로 보아 잠시 쉬었다가 정상으로 향하라는 배려인 모양이다. 사거리인 이곳에서 정상은 오른편 능선을 따라야 한다.



정상으로 향하는 황톳길은 한마디로 곱다. 거기다 진행방향으로 올려다 보이는 산줄기가 꽤나 멋들어지기까지 하다. 한마디로 걷는 재미가 쏠쏠한 길이다. 하지만 그런 호사는 딱 거기까지다. 2~3분 후에는 가파르게 변해버리기 때문이다. 오늘 산행에서 가장 힘든 구간을 시작부터 맞이하게 되는 셈이다.



산길은 많이 가파르다. 웬만하면 갈지()자로 오가며 그 경사(傾斜)를 조금이나마 줄여줌직도 하련만 오로지 일직선(一直線)을 고수하고 있다. 곧은 기개라도 자랑하려는 모양이다. 굳이 그럴 필요까지는 없었을 텐데도 말이다. 나무나 돌로 만든 계단 등 등산로 정비라도 잘 되어 있었기 망정이지 그마저도 없었더라면 꽤나 애를 먹어야 오를 수 있을 뻔했다.



하지만 처음에서 끝까지 내내 힘들지만은 않다. 눈요깃거리가 심심찮게 제공되기 때문이다. 높아지는 고도(高度)와 비례해서 넓어져가는 창원시가지 풍경이 볼만하고, 거기다 주능선의 바위벼랑도 잠깐의 눈요깃거리로는 충분하다 할 것이다. 다리가 아프다 해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쉴만한 곳마다 놓여있는 벤치나 평상에서 잠깐 쉬었다 가면 될 일이다.




소목고개에서 20분쯤 올랐을까 능선마루에 세워진 정자(亭子) 하나가 보인다. ‘전단쉼터(이정표 : 정병산 정상30m/ 용추고개3.5Km, 비음산 정상 6.7Km, 대암산 정상 8.9Km/ 소목고개1.2Km)’란다. 정병산 정상은 왼편, 다음 행선지인 비음산은 오른편 방향이다. 정상을 둘러보고 난 뒤에는 이곳으로 다시 되돌아 나와야 한다는 얘기이다.




잠시 후 삐쭉하게 튀어나온 바위등성이로 이루어진 정병산 정상에 오른다. 산행을 시작한지 1시간만이다. 4~5평쯤 되는 길쭉하게 생긴 공터 모양의 정상에는 자그마한 정상표지석과 삼각점(창원 24, 1992 재설)이 세워져 있다. 참고로 정병산(精兵山)은 일제 때 일본군이 이곳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했다는 데서 유래된 이름이라고 한다. 일제(日帝)의 잔재(殘在)를 청산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그 일환으로 거론 되는 것이 옛 이름인 전단산(?檀山)으로 되돌려놓자는 주장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현재진행형이란다. 전단(?檀)이란 산의 이름은 불교와 인연이 깊다. 마야부인이 자면서 석가모니를 잉태하는 꿈을 꾸었던 평상이 전단향(?檀香 : 인도에서 자라는 향나무의 하나)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진경대사 보월능공탑비문(眞鏡大師寶月凌空塔碑文)‘에 의하면, 신라시대 진경대사가 강원도 명주에 있다가 김해의 서편에 복림(福林)이 있다는 말을 듣고 찾아오던 중 진례(정병산 근처)에 이르러 절을 세우고 봉림사(鳳林寺)라 하였다고 한다. 산의 이름 또한 봉림산으로 불리었는데, 고려시대 이후에 전단산으로 고쳐졌다는 것이다. 또 다른 설()로는 천지가 개벽할 때 산 정상에 징 하나 얹을 정도만 남기고 모두 물에 잠겼다고 해서 징산 혹은 징빙산이라 불리다가 한자로 표기하면서 정병(精兵)산이 되었다는 얘기도 전해지나, 아무튼 현재의 공식 이름은 정병산이다.




정상에서의 조망은 한마디로 일품이다. 정상이 바위로 이루어진 탓에 사방으로 시야(視野)가 열리기 때문이다. 북쪽에는 구룡산과 백월산이 우뚝하고, 오른편으로 시선을 옮기자마자 이번에는 호수 같은 주남저수지와 기름진 평야가 나타난다. 거기다 그 오른편에서 실루엣(silhouette)으로 처리되고 있는 황새봉과 금음산 등 낙남정맥의 산봉우리들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짙게 낀 연무(煙霧)로 인해 시야가 방해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남쪽의 불모산과 장복산 그리고 무학산, 천주산 등 마산·창원지역을 빙 둘러싸고 있는 이 지역 명산들은 그저 거기에 있으려니 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 알아두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정상에서의 조망에 만족하지 말고 올라왔던 방향의 반대편으로 조금 더 나아가보라는 얘기이다. 무인산불감시탑이 세워져 있는 곳(이정표 : 용정사1.8Km/ 동읍 자여마을1.9Km/ 비음산6.8Km)까지 가보면 그게 무슨 의미인지 금방 알 수 있을 것이다. 촛대봉으로 이어지는 암릉이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빼어난 자태를 자랑하고, 그 오른편에는 낙동강과 철새도래지로 유명한 주남저수지가 또렷하다.




바위봉우리인 촛대봉이 구미를 당기지만 발걸음을 돌리고 만다. 주어진 시간까지 하산을 하려면 시간이 빠듯하기 때문이다. 되돌아서자 정병봉의 정상이 한눈에 들어온다. 아까 전단쉼터에서 바라보던 때와는 또 다른 풍경이다.



다시 전단쉼터로 내려선 뒤 이번에는 남쪽 능선을 따라 산행을 이어간다. 산길은 산등성이만을 고집하지 않고 곳곳에서 우회로(迂廻路)를 만든다. 덕분에 능선이 험상궂은 바위들로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별 어려움 없이 산행을 이어갈 수 있다.




7분 후 헬기장에 이른다. 어른 키만큼이나 웃자란 억새들로 우거져 있는 것이 가을철이면 또 다른 매력을 한껏 자랑할 것 같다.



헬기장을 지나면서 산길은 암봉으로 연결되는 산등성이를 타고 오르내려야 한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계단이나 난간을 잘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바윗길에서의 방심은 금물이다. 사소한 실수에도 자칫 큰 사고를 불러일으킬 수가 있기 때문이다.





능선은 서는 곳마다 뛰어난 전망대로 변한다. 창원시를 둘러싸고 있는 높고 낮은 산들은 물론 창원시가지가 한눈에 잘 들어온다. 새로 만들어진 계획도시답게 바둑판처럼 반듯반듯하게 잘 정비되어 있다.



모든 구간이 다 바위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절반 정도는 걷기에 딱 좋을 정도의 흙길로 이어진다. 폭신폭신한 것이 걷기에 여간 편한 것이 아니다.



진행방향에 보이는 산들이 하나 같이 실루엣으로 처리되고 있다. 비음산, 대암산, 용지봉 등일 것이다. 물론 그 뒤로는 불모산, 장복산 등이 있을 것이고 말이다.



또 다른 철계단을 내려선다. 진행방향 저만큼에 빼어난 자태를 자랑하는 바위봉우리 하나가 내려다보인다. 독수리바위, 즉 수리봉이다. 소문과는 달리 위험하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헬기장에서 13~4분쯤 걸었을까 길상사로 내려가는 듯한 갈림길이 나뉘는 삼거리를 만난다. 이곳이 독수리바위 근처임을 알려주는 안내판 하나가 이정표(용추고개 2.4Km, 비음산 정상 5.7Km/ 정병산 정상 1.1Km)와 함께 세워져 있다. 철계단이 놓여있지만 위험하니 우회등산로를 이용하라는 경고의 내용을 담은 안내판이다.



수리봉으로 오르면서 뒤돌아본 정병산 방향, 바위벼랑을 피해 철제계단을 놓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슬아슬하기는 매한가지이다.



삼거리에서 철제난간을 붙잡고 오르면 정병산의 백미(白眉)로 꼽히는 수리봉 정상이다. 수리봉은 바위로 이루어진 덕분에 조망이 좋은 편이다. 창원시가지와 공단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날씨만 좋았다면 주변의 산군들까지도 함께 즐길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철계단을 이용해 아래로 내려간다. 계단은 칼날처럼 날카로운 바위들 사이를 헤집으며 놓여있다. 날이 선 그 모양새가 어찌 보면 매의 주둥이를 닮은 것도 같다. 아니 선입감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수리봉을 내려서면 산길은 고와진다. 보드라운 흙길에다 경사까지 완만해서 걷기에 딱 좋다. 그렇다고 해서 바위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듬성듬성 놓여있어서 산행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얘기였다.


산행 중에 만난 노송(老松)의 자태가 자못 빼어나다. 나무 옆에 안내판이 세워져 있는 걸로 보아 뭔가 사연이라도 있음직한데 글씨가 지워진 탓에 알 수는 없었다. 나중에 다른 사람의 글에서 발견한 글을 옮겨본다. 안내판에 적혀있었다는 '정병산 지킴솔'에 관한 내용이다. ‘정병산의 신성한 기운을 뿌리에서부터 6개의 줄기로 흡입해 정병산의 모든 물체를 보호하고 있다.’



수리봉을 내려선지 20분 남짓 지나면 길상사 갈림길(이정표 : 용추고개1.2Km, 비음산 정상 4.6Km/ 길상사1.4Km/ 정병산 정상2.3Km)’을 만나게 되고, 계속해서 10분 조금 못되게 더 걸으면 내정병봉 정상에 올라서게 된다. 그다지 넓지 않은 정상에는 자그마한 정상표지석 외에도 아무렇게나 쌓아올린 돌무더기와 잠시 쉬어갈 수 있게끔 평상을 놓아두었다. 그리고 바위벼랑의 끄트머리에는 안전을 위해 난간을 설치해 놓았다. 이곳 역시 창원시가지의 전모를 꿰뚫어 볼 수 있는 멋진 전망대가 분명하다. 이곳에도 글씨가 지워진 안내판이 하나 세워져 있다. 돌무더기 옆에 자리 잡고 있는 한 밑동에서 두 줄기가 자라난 소나무에 대한 설명이 적혀있었다는 안내판이다. 부부(夫婦)간의 금슬(琴瑟)을 나타낸다는 의미로 '일심동체 소나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단다.



내정병봉에서 내려서면 잠시 후 체육시설을 갖춘 쉼터에서 길상사로 내려가는 길이 나뉘고(이정표 : 용추고개0.8Km, 비음산 정상 4.2Km/ 길상사1.5Km/ 정병산2.6Km), 이어서 잠시 후에는 우곡사 갈림길(이정표 : 용추고개0.5Km, 비음산 정상 3.9Km/ 길상사1.6Km/ 우곡사0.7Km/ 정병산2.9Km)을 만난다.




얼마쯤 걸었을까. 아마 내정병봉에서 20분 남짓 걸었을 게다. 또 다른 우곡사갈림길’(이정표 : 비음산 정상3.1Km/ 우곡사0.7Km/ 용추70.5Km/ 용추고개0.3Km, 정병산 정상 3.7Km)을 만난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용추고개를 지나쳐버린 것이다. 어차피 비음산까지 진행할 요량이니 용추계곡으로 내려갈 일은 없다. 하지만 중요 포인트를 놓쳐버리는 우() 범한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참고로 용추계곡은 전설의 현장이다. 지금의 창원 용동에 살던 어느 농부가 한여름 뙤약볕 아래 논에서 일하고 있을 때 천년 묵은 용()이 이 골짜기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는 것을 목격했다는 얘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우곡사갈림길을 지나면서 다시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그리고 8분 후에는 노티재 갈림길’(이정표 : 비음산 정상 2.8Km/ 노티재방면/ 정병산 정상 4.0Km)을 만난다. 산길은 오름짓을 계속하고 있지만 경사는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이다. 힘들이지 않고도 진행할 수 있다는 얘기이다. 노티재갈림길을 지나서도 산길은 큰 변화를 주지 않는다. 부담이 없을 정도의 오르막길이 계속되는 것이다. 그러다가 비음산 정상을 1.9Km 남겨 놓은 지점에서 산길은 오른편으로 크게 방향을 튼다.



길가에 돌맹이들이 늘어나기 시작한다. 그와 함께 진달래나무들의 개체수도 부척 늘어난다. 그러다가 얼마 후에는 성터의 흔적이 확연해진다. 진례산성(進禮山城 : 경남기념물 제128)을 만난 것이다. 4km 길이의 포곡식(包谷式) 석축산성(石築山城)인 진례산성은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32 ‘김해군도호부 고적조進禮城 佐府西 三十五里 有古址 新羅以金仁匡爲 進禮城諸軍事(진례성 좌부서 35리 유고지 신라이김인광위 진례성제군사)’라고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신라시대에 축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성벽의 대부분은 붕괴되고 성문지(城門址)가 세 군데에서 확인되었으며, 비교적 양호하게 남아 있는 동벽(東壁)의 일부 구간은 높이 157cm, 너비 77cm 정도이다.



산행 중에 만난 야생화, 난생 처음 보는 것이라서 이름을 알 수는 없지만 기이하게 생긴 것이 신기하기 짝이 없다.



이후부터 산길은 산성의 성터를 따른다. 그리고 얼마 후에는 산성의 동문(이정표 : 비음산 정상0.6Km/ 용추계곡 입구3.2Km/ 정병산 정상6.1Km)에 이르게 된다. 노티재갈림길에서 40분 정도 떨어진 지점이다. 진례산성에서는 세 군데의 성문지(城門址)가 발견 되었다고 했다. 이곳이 그중의 하나인 모양이다.



동문지(東門址)를 지나자 능선이 온통 진달래군락지로 변한다. 매년 진달래꽃이 연분홍색으로 물들 때면 축제가 열리는데, 그 분홍빛 꽃잔치가 볼만하다고 들었는데 사실이었던가 보다. 잠시 후 대암산갈림길’(이정표 : 비음산 정상0.4Km/ 대암산 정상2.6Km/ 정병산 정상6.3Km)을 지나게 되고, 이곳에서 오른편으로 방향을 틀어 작은 둔덕 하나를 더 넘으면 드디어 비음산 정상에 올라서게 된다. 내정병봉에서 1시간30, 정병산에서는 2시간20분이 걸렸다.



너른 공터로 이루어진 정상은 정상표지석과 이정표(대암산3.0km, 진례산성 남문0.5km) 외에도 사각의 정자(亭子)를 지어놓아 쉼터를 겸하도록 해 놓았다. 옛날 창원 사파동에서 소리를 지르면 비음령을 넘어 진례면까지 그 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그래서 소리가 날아다닌다 하여 이곳 사람들은 비음령을 날음고개라고 하였고, 비음산(飛音山)의 유래도 여기서 비롯됐다고 전한다.




정상에서의 조망은 뛰어난 편이다. 창원시가지는 물론 진해 장복산, 마산 무학산과 마산항, 그 오른쪽의 천주산, 용지봉, 작대산, 무룡산, 구룡산, 정병산, 백월산 등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비음산에서 대암산까지 가는 것을 그만두고 하산을 시작한다. 사파동(창원시 성산구) 방향이다. 대암산까지 종주를 할 수도 있겠지만 집사람의 체력을 생각해서이다. 아니 그보다는 그녀가 뜯어 올 봄나물을 기대한 결정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부지런하기로 소문난 집사람이 출발시간까지의 남은 자투리 시간을 그냥 흘러버리지 않을 게 분명하니까 말이다. 그리고 그 예상은 완벽하게 적중했다. 이제 막 올라온 쑥과 민들레 등 봄나물을 꽤나 많이 채취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우리 부부는 봄내음이 그득한 아침상을 일주일 내내 마주할 수 있었다.


산행날머리는 사파중학교(창원시 성산구 사파동)

사파동으로 내려가는 길은 가파르기 짝이 없다. ‘그래도 아까 정병봉으로 오르던 때 보다는 낫지 않나?’ 되물어오는 진수선배의 말마따나 아까보다는 훨씬 나은 편이다. 경사는 훨씬 더 가파르지만 왔다갔다 갈지()자를 그리면서 아래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별다른 어려움 없이 아래로 내려설 수 있다는 얘기이다. 그렇게 20분 남짓 내려서면 숲속 나들이길’(이정표 : 창원 FC입구 0.9Km/ 용추53.8Km/ 토곡쉼터 위 사거리 0.6Km/ 비음산 정상 0.6km)을 만나게 되고, 나들이길을 가로질러 내려가면 15분 후 25번 국도, 그리고 잠시 후 창원축구센터 앞을 지나 사파동성아파트에 이르게 되면서 산행이 종료된다. 오늘 산행은 총 4시간 30분이 걸렸다. 간식을 먹느라 중간에 쉬었던 시간을 감안할 경우 4시간20분이 걸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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