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삼성SDI의 수익 중심을 모바일용에서 중대형 배터리로 확대하는 계기가 될 뿐 아니라 중국 현지 생산체제를 갖추면서 미래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을 전략적으로 공략할 수 있게 된 것.
전통적인 IT제품들의 성장성이 둔화되면서 업계는 당장 실적이 나오지 않더라도 성장 잠재력이 높은 사업을 찾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SDI는 지난 22일 중국 산시성 시안시 청사에서 현지 정부 및 안경환신그룹과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에 대한 3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오는 4월까지 환신 및 산시성 국유기업 한 곳과 합자회사를 설립, 향후 5년간 6억 달러(약 6천500억원)를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단계적으로 투자 할 계획이다.
2020년까지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비중을 3.7%(350만대)로 가정하면 2차전지 시장은 541억달러(60조원)로 4배 성장해 삼성SDI의 최대 수혜가 예상된다.
24일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중국시장 진출은 중장기 성장성 확보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이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 BMW, 폭스바겐 등 의 중국 현지화 전략에 부합하고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중요한 교두보를 마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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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SDI는 1월22일 중국 산시성 시안시 청사에서 산시성 정부, 안경환신그룹과 3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사진 왼쪽 첫번째 삼성SDI 박제승 자동차전지사업부장, 두번째 방위봉 산시성 주임, 세번째 반일신 안경환신그룹 동사장. |
특히 삼성 SDI가 2차전지를 독점 공급하고 있는 BMW i3의 경우 작년 11월부터 판매되기 시작했는데 사전 예약 판매대수가 1만1천대를 넘어서 올해 4만대 판매를 달성할 수 있을 전망된다.
게다가 최근 중국 정부가 발표한 신에너지자동차 육성계획에 따르면 2020년까지 중국 정부는 EV(순수 전기차)와 P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 전기차) 500만대를 보급할 예정이다.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연비 규제 강화도 전기차의 시장 성장성을 높이고 있다.
또한 시안 공장은 다른 산업 분야의 업체들과 가까워 지리적 이점도 지니고 있다. 시안에는 삼성전자가 건설 중인 반도체 공장을 비롯해 IBM과 인텔 등 글로벌 기업의 총 1만7천여개 생산 및 연구개발 기지가 있어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삼성SDI는 순수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 중심의 장기 성장 모델을 구축하고 있지만 소형전지 수익성 하락에 따른 영업실적 부진으로 현실과 기대 사이에 놓여 있다"며 "올해 하반기부터 ESS는 수주 증가를 기반으로 흑자전환이 예상되고 EV 사업은 BMW i3 판매확대에 따른 대형전지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목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EV 및 ESS용 대형 2차전지는 전분기 대비 큰 폭의 매출 증가로 성장 기조를 지속할 것"이라며 "올해 핵심 성장동력인 대형 2차전지가 본격적인 고성장 국면에 진입함에 따라 매출 성장의 가속화를 전망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