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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스포츠메카’의 도시 경북 김천시 김천보건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제43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에서 대회 사상 첫 일반클럽 팀 우승을 차지한 현풍FC U-18이 고교축구 역사를 한페이지를 새롭게 장식했다. 현풍FC U-18은 창단 3년차에 불구한 팀으로 올 시즌 경북-대구 리그에서도 6승1무의 성적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 K스포츠티비
경북-대구 고교축구가 다시 찾아든 전성기로 함박웃음을 지었다. 최근 들어 대구-경북 고교축구는 과거와 비교해 내리막길을 걸어온 게 사실이다. 변병주(전 대구FC 감독)와 박경훈(전 성남 감독), 박주영(FC 서울) 등 한국축구 최고의 스타들은 배출하면서 전통의 강호라고 자부한 청구고(대구)의 하락세는 이미 오래됐고, 그나마 대륜고(대구)와 안동고의 유산인 영문고(경북), 오상고(경북)만이 명맥을 유지하면서 자존심을 지켜냈다. 그런 가운데 최근 전국 6개 도시에서 열린 전국대회를 통해 경북-대구 고교축구가 부활의 조짐을 알리면서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
지난 6월 1일부터 12일간 전국 6개 도시에서 펼쳐진 전국고교축구대회가 치열한 경쟁을 펼친 끝에 입상 팀들을 모두 가렸다. 영원한 강자가 없는 가운데 신흥 강호들이 대거 상위 입상을 찍는 등 고교축구의 일대 판도 변화를 불러왔다. 그동안 서울과 경기 지역의 수도권 팀들이 강세를 보인 고교축구 무대에서 지방 팀 들이 대거 상위입상에 올라서면서 춘추전국시대를 예고했고, 특히 경북-대구 고교축구는 오랜 만에 다수의 팀들이 상위 입상을 통해 부활의 조짐을 알리는 등 고교축구에 판도변화에 앞장섰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현풍FC U-18의 우승을 비롯해 오상고(무학기)-글로벌선진학교(금강대기)-대륜고(문체부장관기) 4강, 신라고(문체부장관기)-영문고(무학기) 8강, 평해정보고(금강대기)-청구고-가창FC U-18(이상 문체부장관기) 16강 등 이들 팀들에게 공통점이 하나있다. 바로 경북-대구 리그 소속 팀들이라는 점이다. 이들 팀들 이외에도 포철고(포항 U-18), 현풍고(대구 U-18), 용운고(상주 U-18) 등의 프로산하 유스 팀들도 매년 꾸준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 있다.
경북-대구리그 소속 13개 팀 중 영천FC를 제외한 12개 팀이 이번 6월 전국대회에 출전하면서 프로산하 유스 팀들인 포철고와 현풍고, 용운고가 대한축구협회장배에 참가했다. 그런 가운데 대구공고와 영덕고 신생팀인 경주정보고만 예선탈락의 쓴맛을 봤을 뿐 나머지 팀들 모두 예선 통과에 이어 상위 입상을 달성하는 쾌거를 이뤘다. 창단 3년 차에 우승 타이틀을 거머쥔 현풍FC U-18은 이미 대회전부터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혔다. 경북-대구리그 줄곧 선두 자리를 유지하는 등 전통의 강호들인 영문고와 대륜고, 청구고, 대구공고 등을 압도하면서 올 시즌 뭔가 보여줄 것 같은 느낌을 일찌감치 보였다. 그런 예상은 적중했고, 일반클럽으로 창단 3년 차에 대형 사고를 제대로 한번 쳤다.
대륜고는 아쉬운 대회였다. 우승후보로 점쳐진 대륜고였지만, 4강전에서 복명 오산고(경기)에 패하면서 지난 2월 제41회 문체부장관기 4강에 이어 또 다시 문체부장관기 4강에 만족했다. 최근 연령별 대표를 다수 배출하는 등 대륜고는 전국대회를 통해 대구 고교축구의 자존심을 연이어 지켜내고 있다. 앞서 오산고와 8강전을 치른 신라고의 행보도 눈부셨다. 창단 3년 차에 가파른 상승세를 도모한 신라고는 조별리그 선두로 16강에 올라 '신흥 강호' 초지고(경기)를 보기 좋게 꺾은 데 이어 8강 오산고 전도 승리를 낙관했다. 하지만 선제골을 먼저 넣었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뒷심 부족을 드러낸 결과 2-1로 역전패하면서 땅을 쳤고, 주전 선수들의 부상도 패배에 한몫했다. 팀 창단 후 이른 시간 상위 입상을 희망했던터라 더욱 아쉬운 대회의 결과였다.
올 시즌 도미노 부상으로 인해 리그경기에서 이렇다 할 결과물을 가져오지 못한 오상고는 무학기 4강 입상을 통해 완전한 회복세를 보였고, 영문고 역시 지난 2월 부산MBC배 4강 입상에 이어 무학기에서 8강에 들면서 자존심을 지켜냈다. 하지만 두 팀 모두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에서 아쉽게 패배, 한동안 후유증을 진하게 남겼다. 최고의 돌풍은 글로벌선진학교였다. 글로벌선진학교는 일대 돌풍을 몰고 오면서 금강대기 4강 입상에 빛나는 쾌거를 이뤄냈다. 팀 창단 첫 상위 입상을 달성하는 등 올 시즌 경북도민체전 준우승에 이어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가창FC U-18과 평해정보고는 조별리그 통과에 이어 16강에 들면서 반타작에 성공했다. 그런 가운데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한 대구공고를 비롯한 영덕고, 경주정보고는 분발이 촉구됐다.
◇경북-대구축구협회 위상 강화 등 “카레텔별 연계 시스템 시급, 선수 유출 방지에 힘을 모아야 할 때”
▲6월 전국대회인 제43회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전국 고교축구대회 4강 입상을 달성한 대륜고(위)와 무학기 전국고교축구대회에서 4강 입상을 이뤄낸 오상고(하) 선수들의 모습 ⓒ K스포츠티비
경북-대구리그 소속 팀들은 이번 6월 전국대회 성과에 만족보다는 향후 각 시-도축구협회의 위상 강화를 통해 지역 우수선수들의 타 지역 유출을 막는 게 급선무다. 이를 통해 연계시스템 확립을 통한 지역 스타 배출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 창단 3년 차에도 불구하면서 이번 6월 전국대회를 통해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어 낸 현풍FC U-18과 신라고가 좋은 모델이다. 이들 두 팀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최근 경북-대구리그를 대표하는 팀들로 성장했다.
이제 고교축구 판도는 전통과 역사가 사라진지 오래됐다. 변화에 충실하면서 모범적인 팀 운영이 뒤따를 때 결국 팀 성적도 함께 따라온다. 카레텔별 초-중-고등부 축구부가 운영되고 있는 지역은 연계 시스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특히 영덕군은 군기가 축구일 만큼 매년 크고 작은 전국대회를 유치하는 등 축구에 대한 관심도가 매우 높다. 하지만 지역 내 학원축구부들의 인지도는 매우 낮은 편이다. 결국 성적이 없다는 이야기다. 이번 금강대기에 출전한 영덕고는 조별리그 조차 통과하지 못했다. 경북-대구리그 팀들 중 평해정보고와 함께 축구부에 대한 자치단체의 지원금이 가장 많은 팀들이지만 결국 변화에 동참하지 못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영덕고와 평해정보고는 변화가 필요하다. 다른 지역 팀들보다 풍족한 지원금에 비해 성적이 너무 초라하다. 특히 영덕군은 신태용(전 A대표팀 감독)을 비롯한 박태하(중국 U-19 대표팀 감독), 김도균(울산 스카우트), 김진규(FC서울 오산고 코치), 이명주(아산 무궁화), 손준호(전북 현대) 등을 배출한 축구고장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수준 높은 팀을 만들어야 한다. 군민들의 살림살이를 돕는 전국대회 유치도 중요하다. 하지만 지역 팀의 우수성도 전국에 영덕을 알리는데 최고의 무기다. 이는 평해정보고도 마찬가지다.
영덕고가 좋은 팀으로 성장하려면 먼저 지역 내 중등선수들을 유입하는 게 급선무다. 하부조직인 강구중 선수들을 중심으로 한 팀을 만들어야 함은 물론이고 이를 위해선 초-중-고등부 감독들이 머리를 맞대 고민하면서 지역 축구발전을 함께 가져와야 된다. 그렇지 않으면 군 행정과 교육청, 동문들이 지원해주는 지원금은 무용지물에 불과할 뿐이고, 밑 빠진 독에 물만 붓는 그런 꼴이 되고 만다. 여기에는 청구고 역시 마찬가지다. 현재 하부조직으로 청구중이 있지만 제대로 된 운영체계가 잡히지 않으면서 장래성이 있는 선수들을 길러내지 못하고 있다. 그로 인해 상부조직에 원활한 선수 공급이 되지 않는 결과를 낳고 있다. 대구공고는 안정된 팀 운영이 불가피하다. 최근 몇 년 사이 바람부는 대로 흔들리는 팀 결속력 부재는 동문들과 지역 축구인들에게 조차도 좋지 않은 인상을 남기고 있고, 이로 인해 팀 성적 곤두박질은 당연한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모처럼 찾아온 경북-대구 고교축구의 부활이다. 지난해 경북과 대구리그가 별도로 진행됐지만, 올 시즌 통합 운영되면서 각 팀들의 전력 향상은 물론 선수 개개인 기량 향상에도 상당한 발전을 가져왔다. 전력이 엇비슷한 팀들과 매주 순위경쟁을 통해 치열한 경쟁을 펼친 결과물이기도 하다. 이는 지난해 경북과 대구리그가 별도로 운영될 때와는 사뭇 다른 결과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몇 몇 일선 지도자들은 내년에 또 다시 대구-경북 리그를 분리해서 운영하자고 한다. 이유인 즉 “거리가 멀다. 경비가 많이 소요된다”라고 항변한다. 잘못된 발상이다.
팀 전력과 선수 개개인의 기량 향상만 뒤따라준다면 거리와 경비적인 측면을 크게 문제 삼을 이유는 없다. 모처럼 찾아온 경북-대구 고교축구의 부활이 어떻게 해서 얻어낸 결과인지 깊이 생각해야 한다. 지도자는 팀 전력과 선수 개인기량 발전에 모든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 이외의 이유는 없다. 핑계일 뿐이다. 이번 6월 전국대회를 통해 상위 입상을 이룬 팀들인 지키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해야 하고, 그렇지 못한 팀들은 변화를 통해 따라 잡아야 한다. 그래야 학생선수들의 미래가 있다. 그래야 모처럼 살아난 경북-대구 고교축구의 부활이 꾸준하게 지속될 수 있다.
▲"2013년 팀 창단 이후 최고의 성적이다!" 올 시즌 경북도민체전에 이어 '2019 금강대기 전국 고교축구대회' 4강 입상을 통해 명문 팀 발판의 디딤돌을 놓은 글로벌선진학교 선수단의 모습 ⓒ K스포츠티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