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1 장. 上士聞道(상사문도) 여운 이준호
- 백서본 4장
남회근 : 도를 들은 세 등급의 사람
장치청 : 뛰어난 선비가 도를 들으면
주춘재 : 큰 그릇은 만드는 데 오래 걸린다
톨스토이 : 학자가 도에 대해 듣게 되면
오강남 : 웃음거리가 되지 않으면 도라고 할 수가 – 진리의 역설성
도올 김용옥 : 큰 그릇은 늦게 이루어진다
여운 이준호 : 도를 얻어 큰 덕을 완성하다
41. 上士聞道, 勤而行之; 中士聞道, 若存若亡 ; 下士聞道, 大笑之。不笑, 不足以爲道。故建言有之 ; 明道若昧, 進道若退, 夷道若纇。上德若谷, 大白若辱, 廣德若不足, 建德若偸, 質眞若渝。大方無隅, 大器晚成, 大音希聲, 大象無形。道隱無名。夫唯道善貸且成。
“최상의 선비가(上士) 도에 대해 들으면(聞道) 근면하게 도를 실천하나(勤而行之), 중간치의 선비는(中士) 도에 대해 들으면(聞道) 있는 것 같기도 없는 것 같기도 하여 알쏭달쏭해 한다(若存若亡). 하빠리들은(下士) 도에 대해 들으면(聞道) 크게 비웃는다(大笑之). 비웃지 말아라(不笑), 덜떨어진 너희를(不足) 도로써 다스리려 함이다(以爲道). 그래서(故) 예로부터 전해오는 말에 이르기를(建言有之) 밝아지려는 도는(明道) 어둠을 허락하고(若昧), 앞으로 나아가려는 도는(進道) 물러남을 허락하고(若退), 평탄하고자 하는 도는(夷道) 어그러짐을 허락한다(若纇) 하셨다. 최상의 덕은(上德) 협곡이 되어 흐르는 모든 것을 허락하니(若谷), 대단히 깨끗한 것은(大白) 더럽혀짐을 허락하고(若辱), 너르고 광활한 덕은(廣德) 부족함을 허락하고(若不足), 덕을 세움은(建德) 내어주는 것을 허락하고(若偸), 바탕이 되는 진실은(質眞) 변함을 허락한다(若渝). 아주 커다란 대지에는(大方) 모퉁이가 없고(無隅), 아주 커다란 그릇은(大器) 뒤늦게 완성되고(晚成), 아주 커다란 소리는(大音) 널리 퍼지길 바라고(希聲), 아주 커다란 형상에는(大象) 형태가 드러나지 않는다(無形) 하셨다. 도의 수수께끼는(道隱) 이름 지울 수 없다(無名). 무릇(夫) 바라건대(唯) 도를 통달하고 갈구하여(道善貸) 장차 도를 완성하길 바라는 바이다(且成).”
Scholars of the highest class, when they hear about the Tao, earnestly carry it into practice. Scholars of the middle class, when they have heard about it, seem now to keep it and now to lose it.
Scholars of the lowest class, when they have heard about it, laugh greatly at it. If it were not (thus) laughed at, it would not be fit to be the Tao.
Therefore the sentence-makers have thus expressed themselves; 'The Tao, when brightest seen, seems light to lack;
Who progress in it makes, seems drawing back; Its even way is like a rugged track.
Its highest virtue from the vale doth rise; Its greatest beauty seems to offend the eyes; And he has most whose lot the least supplies.
Its firmest virtue seems but poor and low; Its solid truth seems change to undergo; Its largest square doth yet no corner show, A vessel great, it is the slowest made; Loud is its sound, but never word it said; A semblance great, the shadow of a shade.'
The Tao is hidden, and has no name; but it is the Tao which is skillful at imparting (to all things what they need) and making them complete.
上士聞道(상사문도), 勤而行之(근이행지) ; 中士聞道(중사문도), 若存若亡(약존약망) ;
남 : 뛰어난 선비는 도를 들으면 힘써 이를 행하고, 중간 정도의 선비는 도를 들으면 마음에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없는 것,
장 : 뛰어난 선비는 도를 들으면 열심히 행하고, 보통의 선비는 도를 들으면 긴가민가하며,
주 : 뛰어난 사람은 도에 대해 들으면 힘써 실천하려고 한다. 어중간한 사람은 도에 대해 들으면 반신반의한다.
톨 : 학자가 도를 듣게 되면 그는 들은 것을 (삶에서) 구현하려고 할 것이다. 중간 수준의 사람이 도에 대해 듣게 되면, 생이 끝날 때까지 그것을 지키려 하지 않을 것이다.
오 : 뛰어난 사람은 도에 대해 들으면 힘써 행하려 하고, 어중간한 사람은 도에 대해 들으면 이런가 저런가 망설이고,
김 : 훌륭한 사람들은 내가 말하는 도를 들으면 열심히 그 도를 실천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중간치기 사람들은 내가 말하는 도를 들으면 긴가민가할 것이다.
여운 : 최상의 선비가(上士) 도를 들으면(聞道) 부지런히 도를 실천하나(勤而行之) 중간치의 선비는(中士) 도에 대해 들으면(聞道) 있는 것 같기도 없는 것 같기도 하여 알쏭달쏭해 한다(若存若亡).
上(윗 상) - 위, 윗, 앞, 첫째, 옛날, 이전, 임금, 군주, 높다, 올리다, 드리다, 오르다.
士(선비 사) - 선비(학식은 있으나 벼슬하지 않은 사람을 이름), 관리, 사내, 일, 벼슬하다.
聞(들을 문) - 듣다, 들리다, 깨우치다, 소문나다, 맡다, 방문하다, 아뢰다, 견문, 식견.
道(길 도) - 길, 도리, 이치, 재주, 방법, 근원, 바탕, 기능, 사상, 제도, 가다, 따르다.
勤(부지런할 근) - 부지런하다, 근무하다, 힘쓰다, 위로하다, 근심하다, 괴롭다, 그윽하다, 일, 괴로움, 고생, 근심.
而(말 이을 이) - 말을 잇다, 같다, 너, 자네, 만약, 따름, 그리고.
行(다닐 행/항) - 다니다, 가다, 행하다, 하다.
之(갈지) - 가다, 도착하다, 끼치다, 어조사, ~의, 에, 이에, 을, 그리고, 만일.
中(가운데 중) - 가운데, 안, 속, 사이, 마음, 몸, 다음, 부합하다, 맞다, 적중하다, 바르다.
若(같을 약) - 같다, 어리다, 이와 같다, 좇다, 너, 만약, 및.
存(있을 존) - 있다, 존재하다, 안부를 묻다, 보살피다, 생각하다, 보존하다.
亡(망할 망) - 망하다, 멸망하다, 도망하다, 잃다, 없애다.
반갑게도 41장은 가장 오래된 판본인 죽간본, 백서본, 통행본에 모두 수록되어 있다. 노자는 지식인을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한다. 上士, 中士, 下士이다. 아는 게 많은 것과 道를 깨닫고 실천하는 능력은 뇌의 다른 영역에서 활성화한다.
공자는 “學而時習之(학이시습지) 不亦說乎(불역열호)라 하셨는데,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라고 말씀하셨다. 이는 과학적으로도 증명된 사실이다. 그리고 노자가 예를 들어 설명한 최상의 선비가 도에 대해 들으면 -上士聞道(상사문도)- 부지런히 도를 실천하는 -勤而行之(근이행지)- 사람들의 뇌 안에서 이루어지는 일을 설명하고 있다.
미국 하버드 의대 교수이자 뇌과학자, 의사인 허버트 벤슨(Herbert Benson, 1935~2022) 박사는 동양의 선(禪)과 명상(冥想)에 대하여 뇌과학적으로 접근한 이 분야 최고의 석학이다. 우리 뇌가 선이나 명상에 잠기게 되면 몸과 마음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연구하였다. 심신의학의 세계적 선구자이다.
그는 티베트의 14대 달라이 라마(텐진 가초 1935~) 등 많은 선과 명상의 지도자를 만나고 대화하면서 얻은 결과에 따라, 우리 뇌가 선과 명상을 통해 깨달음의 경지에 오르면 뇌에서 산화질소(NO)가 분비된다고 설명한다. 이는 세포들에 전달하는 준비 신호로서 세포들은 이 신호를 전달받자마자 감정과 관련된 호르몬(신경전달물질, neurotransmitter)을 자극하여 엔도르핀, 베타엔도르핀, 도파민과 같은 쾌감 물질(천연마약 성분)을 마구 분출하게 만든다. 이러한 호르몬들이 참선하는 사람, 깨달음을 얻는 사람들에게 정신적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마음의 안정과 행복감을 준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아주 중요한 베타엔도르핀 호르몬은 기분을 좋게 만들 뿐 아니라 스트레스 해소와 내부 기관의 노화 방지 그리고 암세포를 파괴하기도 하고 기억력 강화와 인내력을 증가시켜준다고 하는 점이다. 배우고 또 익숙할 때까지 익히면 어느 순간 경지에 오르게 되고 우리 몸까지 건강하게 됨은 단순한 미신이나 종교가 아닌 과학인 것이다.
자연의 일부인 인간은 도의 이치를 듣게 되면 본성적으로 귀 기울이고 체화하려고 노력한다. 나 역시 그랬다. 도올 선생께서 1999년 『노자와 21세기』를 사놓고 고이 모셔놓고 있다가 EBS 기획특강 – 알기 쉬운 동양고전 노자와 21세기를 방송을 통해 들었다. 뭔 말인지는 몰랐으나 노자뿐 아니라 현대 인류의 과제, 예수, 공자, 불교, 미추, 빔의 철학, 비틀즈에서 동학까지 도올 선생의 신출귀몰할 강의에 알 듯 말듯(있는 것 같기도 없는 것 같기도 하여 알쏭달쏭하다(若存若亡)) 하여 그저 넋 놓고 졸았다. 뭐가 뭔지 몰라 꾸벅꾸벅 졸던 내가 노자의 도덕경을 해석하고 주해하고 있다니 中士에서 上士로 격승(格承)하였다. 내 안의 노자의 도덕경은 반드시 넘어야 할 산맥 같은 곳으로 내 마음 깊숙한 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下士聞道(하사문도), 大笑之(대소지)。不笑(불소), 不足以爲道(부족이위도)。
남 : 낮은 정도의 선비는 도를 들으면 크게 웃는다. 웃지 않는다면 도라고 할 것이 못 된다.
장 : 못난 선비는 도를 들으면 크게 비웃는다. 비웃음을 사지 않으면 도라고 하기에 부족하다.
주 : 우매한 사람은 도에 대해 들으면 뜬금없는 소리라는 듯 크게 웃는다. 어리석은 사람의 비웃음을 사지 않으면 ‘도’라고 할 수 없다.
톨 : 학문이 짧은 사람이 사람들이 도에 대해 듣게 되면, 그것을 비웃을 것이다. 만약 도가 비웃음을 당하지 않았다면, 도는 그 이름을 가질 자격이 없었을 것이다.
오 : 못난 사람은 도에 대해 들으면 크게 웃습니다. 웃음거리가 되지 않으면 도라고 할 수 없습니다.
김 : 그런데 하치리 사람들은 내가 말하는 도를 들으면 깔깔대고 크게 웃을 것이다. 그런데 그 하치리들이 크게 웃지 않으면 내 도는 도가 되기에는 부족한 것이다.
여운 : 하빠리들은(下士) 도에 대해 들으면(聞道) 크게 비웃는다(大笑之). 짐승들아 비웃지 말아라(不笑), 덜떨어진 너희를(不足) 도로써 다스리려 함이다(以爲道).
下(아래 하) - 아래, 밑, 뒤, 끝, 부하, 하급, 열등, 내리다, 낮추다, 못하다,
大(큰 대) - 크다, 심하다, 높다, 훌륭하다, 하늘, 존경.
笑(웃음 소) - 웃음, 웃다, 비웃다, 조소하다, 꽃이 피다.
之(갈지) - 가다, 도착하다, 끼치다, 어조사, ~의, 에, 이에, 을, 그리고, 만일.
不(아니 불/부) - 아니다, 아니하다, 못하다, 없다, 말라, 아니하냐, 불통.
足(발 족) - 발, 뿌리, 근원, 산기슭, 그치다, 머무르다, 가다, 넉넉하다, 족하다, 이루다.
以(써 이) - ~써, ~로, ~를 가지고, ~따라, ~ 때문에, 까닭, 연유.
爲(위할 위) - 하다, 위하다, 다스리다, 되다, 생각하다, 길들이다, 삼다, 속하다.
“下士聞道, 大笑之. 하빠리들은(下士) 도에 대해 들으면(聞道) 크게 비웃는다(大笑之).” 이 문장을 읽으면서 현실사회에서도 마찬가지라는 의미에서 가장 피부로 느껴졌다. 지금도 노자의 도덕경을 지인들에게 이야기하면 그게 뭔데? 라는 반응부터 나온다. 아니면 혹, 정신이 반쯤 맛탱이 간 놈으로 여기는 이도 있다. 특히, 하나님을 믿으며 교회에 헌신하며 반평생을 권사님으로 살아오신 우리 어머님은 나와의 대화를 극도로 피할 뿐 아니라 열심히 새벽기도에 나가 큰소리로 나를 위해 통성으로 기도 한다고 하신다. 목사가 되려고 신학대학까지 다닌 놈이 도덕경이라니? 우리 어머니는 내가 무슨 산신령이라도 믿는 줄 아신다. 한때 길거리에서 도를 아십니까? 묻던 사이비 종교까지 가세해 도는 그야말로 노자의 말대로 웃음거리가 되지 않으면 도가 아닐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 와중에 도올 선생의 '21세기와 노자'에 대한 가르침은 상사(上士)를 자처하는 지식인들에게 진정한 지성인으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노자는 모지리(侮之-업신여기다)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포용하신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너희를 사람으로 만들어 보겠다고 가르침을 멈추지 않는다.
하빠리인 모지리들의 공통점은 자기 자신이 모지리인지 전혀 모른다는 데 있다. 그래서 그냥 내버려 두면 더욱 문제가 된다. 이들은 지식인 행세를 하면서 여론을 조작하고 사회를 갈등으로 몰아넣어 사회문제를 일으키는 ‘사회악’이다. 잘 못하면 강하게 처벌하고 감방 보내야 하는데, 영악한 머리로 법꾸라지(법망 미꾸라지) 마냥 카르텔을 형성하여 힘으로 돈으로 요리조리 잘도 피해 다닌다. 기회가 생겨 마이크라도 손에 쥐게 되면 적반하장(賊反荷杖-도둑이 도리어 매를 든다) 식으로 도리어 제 놈들이 스스로 정의가 되어 큰소리를 쳐댄다. 이 사회의 정의가 어떻고 공정이 어떻고 상식이 잘못됐다고 하면서 말이다. 도올 선생이 동양 고전을 읽으면서 늘 강조하고자 함이 자칭 지식인이라고 칭하며 권위 의식에 사로잡힌 소인배들이 문제라고 하였다. 자국의 국민에게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가 마실 수 있을 정도로 안전하다고 사기를 치는 소인 잡배 모지리들, 저 털 없는 원숭이들이 과연 사람인가? 싶다. 일본 원숭이들이 방사능 오염수를 생명의 바다에 버려 지구의 생명들을 멸종시키려 하는 데 막지는 못할 망정 동조하는 대한민국의 통수권와 그에 딸랑거리는 매국노들, 下士인 소인배들이 권력을 잡은 대한민국의 현실이 그래서 더욱 가슴 쓰리다.
“비웃지 말아라(不笑), 짐승들아! 덜떨어진 너희를(不足) 도로써 다스리려 함이다(以爲道).”
지금이야말로 “하빠리들은(下士) 도에 대해 들으면(聞道) 크게 비웃는다(大笑之).” 하니, 크게 비웃는 하빠리들을 몽둥이(道)로 다스려야 할 때이다.
故建言有之(고건언유지), 明道若昧(명도약매), 進道若退(진도약퇴), 夷道若纇[類](이도약뢰[류])。
남 : 그러므로 옛사람이 세운 말에 이런 것이 있으니, 밝은 도는 어두운 것 같고, 나아가는 도는 물러서는 것 같고, 평탄한 도는 울퉁불퉁한 것 같다.
장 : 그래서 이런 말이 있다. 밝은 도는 물러서는 듯하며, 평탄한 도는 울퉁불퉁한 듯하다.
주 : 그래서 예로부터 이런 말이 전해온다. 참으로 밝은 길은 어두워 보인다. 막상 진전이 있을 때는 뒤로 물러난듯이 보인다. 평탄한 길은 울퉁불퉁해 보인다.
톨 : 따라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도를 명백하게 아는 사람은 어둠의 옷을 입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도를 지키며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은 뒤로 가는 사람처럼 보인다. 도의 높은 경지에 있는 사람은 보통의 죽은 사람처럼 보인다.
오 : 그러므로 예로부터 내려오는 말에 이르기를 “밝은 도는 어두운 것같이 보이고, 앞으로 나아가는 도는 뒤로 물러가는 것같이 보이고, 평탄한 도는 울퉁불퉁한 것같이 보이고,
김 : 그러므로 예부터 전해오는 말에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밝은 길은 어두운 것 같고, 나아가는 길은 물러나는 것 같고, 평탄한 길은 울퉁불퉁한 것 같고,
여운 : 그러므로(故) 예로부터 전해오는 말에 이르기를(建言有之) 도의 밝음은(明道) 어둠을 허락하고(若昧), 도의 나아감은(進道) 물러남을 허락하고(若退), 도의 평탄함은(夷道) 어그러짐을 허락한다(若纇) 하였다.
故(연고 고) - 연고, 사유, 까닭, 도리, 사리, 예, 옛일.
建(세울 건) - 세우다, 일으키다, 아뢰다, 개진하다, 끼우다, 엎지르다, 열쇠.
言(말씀 언) - 말씀, 말, 견해, 의견.
有(있을 유) - 있다, 존재하다, 가지다, 독차지하다, 많다, 알다, 소유, 자재.
明(밝을 명) - 밝다, 밝히다, 날이 새다, 나타나다, 똑똑하다, 질서가 서다, 희다, 깨끗하다.
若(같을 약) - 같다, 어리다, 이와 같다, 온순하다, 순종하다, 허락하다, 좇다, 너, 만약, 및.
昧(어두울 매) - 어둡다, 찢다, 탐하다, 무릅쓰다, 어둑새벽, 별의 이름, 악곡의 이름.
進(나아갈 진) - 나아가다, 오르다, 다가오다, 힘쓰다, 더하다, 선사, 선물.
退(물러날 퇴) - 물러나다, 물리치다, 바래다, 겸양하다, 사양하다, 쇠하다, 떨어뜨리다, 닿다.
夷(오랑캐 이) - 오랑캐, 활 쏘는 유목민족, 잘못, 무리, 상하다, 멸하다, 평평하다, 평탄하다, 깎다, 온화하다, 오만하다, 기뻐하다, 유쾌하다, 크다, 걸터앉다, 떳떳하다, 얕잡아 보다.
纇(실 마디 뢰) - 실 마디, 맺힌 실, 흠, 잘못, 꽃봉오리, 어그러지다, 치우치다, 울퉁불퉁하다.
類(무리 류/뢰) - 무리, 동아리, 대개, 같다, 비슷하다, 나누다, 좋다, 치우치다, 편중되다.
“그러므로(故) 예로부터 전해오는 말에 이르기를(建言有之)” 道는 明道(명도), 進道(진도), 夷道(이도)가 있는데, 이는 若昧(약매), 若退(약퇴), 若纇(약뢰) 하다 하였다. 도대체가 뭔 말을 하려는지 노자의 의중을 잘 모르겠다. 또한 참고한 다른 분들의 해석 역시 나를 더욱 헷갈리게 만들었다.
예로부터 전해오는 말이 도와 덕에 관한 이야기인데 이를 질서가 서도록 명료하게 만들려니 해석도 주해도 어렵다. 우선 이 장에서는 반복해 나오는 약(若)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관건이다. 일반적으로 ~같다로 해석하면 매끄럽지가 못하다. 네이버 한자사전에는 '若'에 대한 설명으로 “갑골문에는 양손으로 머리를 빗는 여인이 그려져 있다. 갑골문에서의 ‘若’ 자는 ‘온순하다’나 ‘순종하다’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금문(주나라 청동기에 새긴 문자)에서부터는 여기에 口(입 구) 자가 추가되면서 ‘허락하다’라는 뜻이 더 해졌다. 하지만 소전에서는 ‘若’ 자가 ‘같다’나 ‘만약’과 같은 뜻으로 가차(假借) 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言(말씀 언) 자를 더한 諾(허락할 낙) 자가 뜻을 대신하고 있다.”라고 되어 있다. 노자는 춘추 시대(春秋時代, BC770~403) 즉, 주나라 왕실이 존재할 때 도덕경을 서술하였으니 ‘若’ 자의 의미는 금문이 쓰였던 시대의 의미인 ‘허락한다’라는 의미로 해석하였다. 이제 1차 관문은 겨우 넘었다. 2차 관문은 A道(若, 허락한다) B이다. A와 B를 이제 어떻게 해석하느냐의 문제가 남았다. 明과 昧, 進과 退, 夷와 纇[類]를 상반 대구(對句)로 해석할 것인가 상호보완(相補)으로 해석할 것인가? 두 가지 관점이 남았다. 여러 해석의 주류는 왕필의 의도대로 대구로 해석하셨는데, 내 맘에는 영, 성에 차지 않는다. 인위적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道는 감정도 없고, 목적도 없기 때문이다. “明道若昧(밝음은 어둠과 같다)”고 해석하면 다음 구절의 덕에 대한 예로 “大白若辱(심하게 하얀 것은 욕보임과 같다)”라 해석을 달아야 한다. 딜레마다. 나는 노자의 도덕경을 2023년 1월부터 시작하여 현재 시점인 6월 21일 한낮의 길이가 가장 긴 하지(夏至)에 이르기까지 5개월 간을 하루에 10시간 이상 도덕경을 해석하고 주해하는 데 매달렸다. 그나마 전장인 도경은 하루에 한 장씩 주해가 술술 풀렸다. 그러나 38장이 시작되는 덕경부터는 문조도 사뭇다르고 한자 한자 해석이 난해하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너무 난해하고 힘들어 안풀릴 때에는 숨을 가르며 산책도 해보고, 다른 책도 뒤져보고 사색하면서, 이 방식 저 방식으로 대입해 보았으나 쉬이 결론이 나질 않는다. 전 장에서 노자가 애매할 때 표현하는 말을 다시 한번 써먹는다. 형용할 수 없으나 억지라도 표현하자면 “도의 밝음은(明道) 어둠을 허락하고(若昧), 도의 나아감은(進道) 물러남을 허락하고(若退), 도의 평탄함은(夷道) 어그러짐을 허락한다(若纇) 하였다.” 道는 ‘SCALE’과 한 몸이다. ‘SCALE’은 미시, 거시, 시공간을 망라(網羅)하는 것이다.
이 구절의 해석이 어려웠던 것은 내 안의 습관적으로 사람이 아닌 것을 사람처럼 바라보는 의인화(擬人化)가 문제였다. 道를 道로 보는 것이 아니라 내 관점과 타자 관점이 교묘하게 섞여 나타나는 의인화되어 있는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모순(矛盾)은 인간의 관점과 사회 현상에서만 나타나는 일이다. 자연이 가진 도의 속성은 스스로 그러한 어떤 우발적인 사건의 연속이다. 이를 현상(現象, Phenomenon)이라한다.
우리가 하루 24시간이라 규정한 것은 지구가 자전하면서 나타나는 반복되는 현상을 정량화, 수량화한 것이다. 지구의 둥근 한 면이 태양을 향해 있으면 낮이고 태양을 등지면 밤인 어둠이 찾아오는 것이다. 도의 밝음은(明道) 어둠을 허락하고(若昧), 허락한다는 것도 ‘의인화’된 표현이다. 도의 나아감은(進道) 물러남을 허락하고(若退), 우주의 시작은 작용과 반작용, 물질과 반물질이 서로 상쇄되고 남은 찌꺼기로 이루어졌다. 그래서 동양의 우주 생성론은 무극에서 태극으로 그리고 음양이 조화를 이루어 생성된 것이다. 당연히 나아감이 있으면 중력에 의해 튕겨 나가는 것도 있는 법이다. 태양도 향후 50억 년이 지나 수소 원자핵과 헬륨 원자핵을 다 소진하고 나면 적색거성으로 부풀어 오르게 된다. 그래서 100억 년 동안 거느리고 있던 자식 같은 행성들을 흩어지게 만든다. 그때 지구는 어디에 처박혀 있을지 모른다. 현재의 태양계가 가진 질서가 무너지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상상할 수 없이 미세한 양자 세계와 상상할 수 없는 거대한 미시세계가 자연의 힘으로 어우러진 우리 우주에서 도는 평탄하기만(夷道) 해서는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 지구가 현재의 창백한 푸른 점이 될 수 있었던 까닭은 수 없는 행성들과의 충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6,600만 년 전 멕시코 유카탄반도에 소행성이 충돌하지 않았다면 지구상에서 사피엔스의 출현은 불가능했다. 그러기에 자연의 도와 덕은 당연히 어그러짐을 수용해야만 한다(若纇). 그래야 또 다른 생명들이 그 틈을 파고들어 수없이 많은 종들로 폭발 진화한다.
아! 노자의 고귀한 말씀이여! 고되도다!
上德若谷(상덕약곡), 大白若辱(대백약욕), 廣德若不足(광덕약부족),
남 : 뛰어난 덕은 골짜기 같고, 너무 흰 것은 더러운 것 같고, 넓은 덕은 모자라는 것 같고,
장 : 높은 덕은 골짜기와 같고, 매우 흰 것은 더러운 듯하며, 넓은 덕은 부족한 듯하고,
주 : 최상의 덕을 지닌 사람은 골짜기처럼 낮고 겸손해 보인다. 희디흰 것은 오히려 때를 머금은 듯 검게 보인다.
넓고 큰 덕은 어딘지 부족해 보인다.
톨 : 덕이 아주 높은 사람은 계곡과 같다. 아주 깨끗한 사람은 비난을 받는 사람과 같다. 도덕성이 높은 사람은 무능한 사람과 같다.
오 : 제일가는 덕은 골짜기같이 보이고, 희디흰 것은 더러운 것같이 보이고, 넓은 덕은 모자라는 것같아 보이고,
김 : 윗덕은 아래 골 같고, 큰 결백은 욕된 것 같고, 너른 덕은 부족한 것 같고,
여운 : 최상의 덕은(上德) 협곡이 되어 흐르는 모든 것을 허락하니(若谷), 대단히 깨끗한 것은(大白) 더럽혀짐을 허락하고(若辱), 너르고 광활한 덕은(廣德) 부족함을 허락하니(若不足),
德(클 덕) - 크다, 여기다, 베풀다, 고맙게 생각하다, 오르다, 덕, 도덕, 은덕, 능력, 가르침.
若(같을 약) - 온순하다, 순종하다, 허락하다, 같다, 만약, 이와 같다, 어리다.
谷(골 곡) - 골, 골짜기, 깊은 굴, 경혈, 곡식, 곤궁.
大(큰 대) - 크다, 심하다, 높다, 훌륭하다, 하늘, 존경.
白(흰 백) - 희다, 깨끗하다, 분명하다, 명백하다, 밝다, 빛나다, 없다, 아뢰다, 탄핵하다, 흘겨보다, 경멸하다, 흰빛, 백발, 술잔, 비단, 볶은 쌀, 거저, 쓸데없이.
辱(욕될 욕) - 욕되다, 수치스럽다, 더럽히다, 모욕하다, 욕보이다, 무덥다, 치욕, 수치.
廣(넓을 광) - 넓다, 너그럽다, 공허하다, 느슨하다, 크다, 멀다, 밝다, 널리, 너비.
不(아니 불/부) - 아니다, 아니하다, 못하다, 없다, 말라.
足(발 족) - 발, 뿌리, 근원, 산기슭, 그치다, 머무르다, 가다, 넉넉하다, 족하다, 이루다.
'道'가 자연의 법칙이라면 '德'은 자연이 인간에게 부여한 품성(品性)을 담는 그릇(器)이다. 인간이 인간으로 되기 위한 필수조건이 도덕심이다. 그래서 인간 입장에서는 자연이 내어준 덕(德)을 득(得)했다고 하는 것이다.
“최상의 덕은(上德) 협곡이 되어 흐르는 모든 것을 허락하니(若谷), 깨끗하여 크게 된 것은(大白) 더럽혀짐을 허락하고(若辱), 너르고 광활한 덕은(廣德) 부족함을 허락하니(若不足),” 채워도 채워도 넘치지 않는다. 자연이 인간에게 부여한 덕은 크고 차고 넘치지 않고 더럽힘을 받아도 티가 나지 않고, 빼앗겨도 부족하지 않으니 이를 최상의 덕이라 한다고 한다.
그러나 변화무쌍한 인간의 내면은 천편일률적으로 덕의 방향으로 향하고 있지 않다. 생물다양성, 종 다양성을 넘어 같은 종의 사피엔스 안에서도 실로 다양하다. 그래서 재미있기도, 그래서 화가 나기도 하는 이유다. 누군가는 남을 위해 끝도 없이 봉사하고 희생한다. 그러나 누군가는 한도 끝도 없이 증오하고, 이유 없는 살인을 하고, 권력을 가진 이들은 자국의 백성을 학살 현장으로 몰고 간다. 인간만큼 위대한 동물이 없으나 인간만큼 잔인한 동물 역시 없다. 도는 인간에게 본성(本性)으로서의 ‘德’을 완전하게 ‘得’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나 보다.
建德若偸(건덕약투), 質眞若渝(질진약투)。
남 : 확고하게 선 덕은 일시적인 것 같고 소박하고 곧은 것은 변하는 것 같다.
장 : 강건한 덕은 게으른 듯하며, 질박한 순전함은 탁한 듯하다.
주 : 확고한 덕은 오히려 믿음직스럽지 못해 보인다. 순박한 덕은 얼핏 절조가 없어 보인다.
톨 : 덕을 베푸는 사람은 도둑과 같다. 진실을 시험하는 것은 물건을 훔치는 것과 같다.
오 : 굳은 덕은 보잘것없는 것같이 보이고, 참된 실재는 변하는 것같이 보이고,
김 : 홀로 서 있는 강건한 덕은 유약하여 기대있는 것 같고, 질박한 덕은 엉성한 것 같다.
여운 : 덕을 세움은(建德) 내어주는 것을 허락하고(若偸), 바탕이 되는 진실은(質眞) 변함을 허락한다(若渝).
建(세울 건) - 세우다, 일으키다, 아뢰다, 개진하다, 끼우다, 엎지르다, 열쇠.
偸(훔칠 투) - 훔치다, 도둑질하다, 사통하다, 탐내다, 구차하다, 교활하다, 깔보다, 엷다.
質(바탕 질) - 바탕, 본질, 품질, 성질, 품성, 저당물, 맹세, 모양.
眞(참 진) - 참, 진리, 진실, 본성, 본질, 참으로, 진실로, 정말로, 사실이다, 명료하다.
渝(변할 투/유) - 변하다, 바뀌다, 넘치다, 풀다, 풀리다, 즐겁다, 변하다, 변경하다, 넘치다.
자연 현상의 대부분은 전자의 이동이다. 원자는 원자핵과 그 주위를 돌고 있는 전자로 구성되어 있고, 원자핵은 다시 (+)전하를 가진 양성자와 전기를 띠지 않는 중성자로 이루어져 있다. 원자 상태에서는 (+)전하와 (-)전하의 양이 같아, 서로 상쇄하여 전기적으로 중성이다. 그런데 원자가 전자를 잃으면 (-)전하량보다 (+)전하량이 더 많아지게 되는데, 이를 양이온이라고 한다. 또, 원자가 다른 원자에서 전자를 얻으면, (+)전하량보다 (-)전하량이 더 많아지게 되는데, 이를 음이온이라고 한다. (금성출판사)
이를 동양철학에서 음양의 작용이라 부르는 것이다. 결국 자연 현상은 주고받음으로써 만물을 이루고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면서 순환하는 것이 도의 원리이자 작용이다. 그렇다면 도가 부여한 인간의 덕성은 어떠해야 하는가? 德이 있다는 것은 고정불변의 완고함이 아니다. “덕을 세움은(建德) 내어주는 것을 허락한다(若偸),”는 것이 의미하는 바는 관점에 따라 크게 변한다. ‘德’을 ‘得’ 했다는 것은 상대적 관점이다. 세상에 나 혼자만 있다면 ‘德’은 존재 자체가 의미가 없는 ‘無’의 상태이다. 네가 있기에 내가 존재하듯이 덕은 누군가가 존재한다는 가정에서 성립되는 상태이다. 너와 나의 관계가 성립하는 필요충분조건 하에서 내가 스스로 선택하여 결정하는 능동적(能動的) 함(爲)과 너에 의해서 내가 선택과 결정을 당하는 수동적(受動的) 함(爲)으로 나뉜다. 덕이 있는 상태에서 내가 가진 것을 능동적으로 내어주는 것은 나누어 주는 행위라 한다. 그러나 반대로 덕이 없는 상태에서 내 것을 누군가 허락도 없이 가져가는 것을 ‘훔쳐 간다, 도둑질해간다, 약탈해간다’라고 표현한다. 내 중심에서 보면 수동적인 빼앗김이다. 내어줌을 허락할 것인가? 빼앗길 것인가? 결과의 값이 보여주는 차이는 극과 극이다. 주어가 나일 때 내가 너에게 피해받는 것인지, 내가 너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다르듯 말이다.
수학은 A와 B와의 관계를 사칙연산으로 나타내는 논리학이다. ‘+, -, ÷, ×, =’와 같은 기호로 관계를 표현하는 규칙이다. A+B= ?, A-B= ?, A÷B= ?, A×B=? 와 같이 어떤 상태의 관계인가에 따라 값(?)이 달라지는 것이다. 이를 구체적으로 ‘나+너=나와 너=우리’라 논리적으로 규정할 수 있다. 덕을 세운다는 것은 다시 말해 베푸는 행위이다. 그러므로 다음 구절인 “바탕이 되는 진실은(質眞) 변함을 허락한다(若渝).”라는 표현도 ‘나’라는 ‘A’는 변함이 없는 바탕(本質)이다. 그러므로 나는 B와의 관계에 따라 =진실(眞實)은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보태주거나, 내어주고, 나눠주고, 곱으로 쳐줘도 덕을 담는 그릇이 ‘그랜드 캐논(Grand Canyon)’ 같이 너무 크기에 티가 나지 않는다.
大方無隅(대방무우), 大器晚成(대기만성), 大音希聲(대음희성), 大象無形(대상무형)
남 : 큰 네모는 구석이 없고, 큰 그릇은 늦게 이루어지고, 큰 소리는 들리지 않고, 큰 형상은 형체가 없다.
장 : 크게 모난 것은 모서리가 없고, 큰 그릇은 늦게 이루어지며, 커다란 음은 소리가 희미하고, 커다란 형상은 형체가 없다.
주 : 땅처럼 큰 네모난 것에는 모퉁이가 없는 듯이 보인다. 큰 그릇은 만드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큰 소리는 잘 들리지 않고, 몹시 큰 형체는 도리어 잘 띄지 않는다.
톨 : 커다란 사각형에서는 각이 보이지 않는다. 큰 용기는 순식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가장 큰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커다란 이미지에는 모양이 없다.
오 : 큰 모퉁이에는 모퉁이가 없고, 큰 그릇은 더디 이루어지고, 큰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고, 큰 모양에는 형체가 없다.”고 했습니다.
김 : 큰 사각은 각이 없으며, 큰 그릇은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고, 큰 소리는 소리가 없고, 큰 모습은 모습이 없다.
여운 : 아주 커다란 대지에는(大方) 모퉁이가 없고(無隅), 아주 커다란 그릇은(大器) 뒤늦게 완성되고(晚成), 아주 커다란 소리는(大音) 널리 퍼지길 바라고(希聲), 아주 커다란 형상에는(大象) 형태가 드러나지 않는 법이다(無形).
方(모 방) - 모, 네모, 방위, 방향, 곳, 도리, 방법, 수단, 두루, 널리, 모두, 함께, 본뜨다.
無(없을 무) - 없다, 아니다, 아니하다, 말다, ~하지 않다.
隅(모퉁이 우) - 모퉁이, 구석, 귀, 절개, 정조.
器(그릇 기) - 그릇, 접시, 도구, 그릇으로 쓰다.
晚(늦을 만) - 늦다, 저물다, 쇠하다, 황혼, 저녁, 노년, 끝.
成(이룰 성) - 이루다, 이루어지다, 정리되다, 살찌다, 우거지다, 익다, 일어나다, 완성한다.
音(소리 음) - 소리, 말, 언어, 음악, 음률, 소식, 그늘.
希(바랄 희) - 바라다, 동경하다, 희망하다, 사모하다, 앙모하다, 드물다, 성기다.
聲(소리 성) - 소리, 풍류, 노래, 명예, 읊다, 말하다, 선언하다, 펴다, 널리 알리다.
象(코끼리 상) - 코끼리, 상아, 꼴, 모양, 얼굴, 법, 도리, 징후, 천상(天象), 상징하다, 유추하다, 본뜨다, 표현하다, 본받다, 따르다, 같다, 비슷하다.
形(모양 형) - 모양, 꼴, 얼굴, 형태, 몸, 나타내다, 드러내다.
동양의 고대 사람들은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고 여겼다. 천원지방(天圓地方)은 고대 중국의 수학 및 천문학 문헌인 『주비산경(周髀算經)』에서, “모난 것은 땅에 속하며, 둥근 것은 하늘에 속하니, 하늘은 둥글고 땅은 모나다”라고 선언하였다. 예로부터 내려오는 상덕(上德)은 모서리를 찾을 수 없을(無隅) 정도로 크기에 헤아릴 수 없다. “아주 커다란 그릇은(大器) 뒤늦게 완성되었다(晚成),” 이 구절을 인간에 국한하지 말고 ‘SCALE’을 우주로 넓히면 지구가 있는 태양계의 너비는 1광년에 이르고 46억 년 전에 형성되었다. 태양계가 존재하는 우리은하(Milky way galaxy)는 100억 년 전에 형성되었다고 추측하고 있다. 우리 인간은 억겁의 시공간이 흘러 가장 늦게 태어난 위대한 상덕을 담을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이다(大器晩成). “아주 커다란 소리는(大音) 널리 퍼지길 바라고(希聲),” 우주 탄생 후 혼탁했던 우주에서 광자가 탈출한 순간을 일정한 주파수로 전 우주에서 들을 수 있다. 1964년 윌슨과 펜지어스가 발견한 우주배경복사 ‘빅뱅의 메아리’이다. “아주 커다란 형상에는(大象) 형태가 드러나지 않는 법이다(無形).” 우리 우주는 그 크기를 상상할 수 없기에 형상도 형태도 모른다.
道隱無名(도은무명)。夫唯道善貸且成(부유도선대차성)。
남 : 도는 숨겨져서 이름 붙일 수가 없으니, 대저 도는 잘 빌려주고, 잠시 이루어지게 한다.
장 : 도는 은밀하여 이름이 없다. 무릇 도만이 잘 내어주고 이루어 준다.
주 : 도는 형체를 알 수 없고 이름조차 없다. 하지만 이 도가 만물을 가꾸고 완성시킨다.
톨 : 도는 우리로부터 숨겨져 있다. 따라서 도에는 이름이 없다. 도는 모든 존재에 (힘을) 제공하고 그것들을 완성으로 이끈다.
오 : 도는 숨어 있어서 이름도 없는 것, 그러나 도만이 온갖 것을 훌륭히 가꾸고 완성시켜 줍니다.
김 : 도란 늘 숨어 있어 이름이 없다. 대저 도처럼 자기를 잘 빌려주면서 또한 남을 잘 이루게 해주는 것이 있을손가?
여운 : 도의 수수께끼는(道隱) 이름 지울 수 없다(無名). 대저(夫) 바라건대(唯)도를 통달하고 갈구하여(道善貸) 장차 도를 완성하길 바란다(且成).
隱(숨을 은) - 숨다, 근심하다, 음흉하다, 쌓다, 점치다, 무게 있다, 기대다, 수수께끼.
名(이름 명) - 이름, 평판, 소문, 명분, 공적, 글자, 이름나다, 지칭하다.
夫(지아비 부) - 지아비, 남편, 사내, 장정, 선생, 저, 대저, ~도다,~구나, 다스리다, 많다.
唯(오직 유) - 오직, 다만, 바라건대, 이, 응답하다, 예, 누구, 때문에, 비록 ~하더라도.
善(착할 선) - 착하다, 어질다, 좋아하다, 사이좋다, 통달하다, 옳게 여기다, 참선.
貸(빌릴 대/특) - 빌리다, 꾸다, 주다, 용서하다, 느슨하다, 틀리다, 어긋나다, 구걸하다.
且(또 차/저/조) - 또, 또한, 우선, 장차, 공경스럽다, 머뭇거리다, 조상, 비석, 도마, 적대.
成(이룰 성) - 이루다, 이루어지다, 정리되다, 살찌다, 우거지다, 익다, 일어나다, 완성하다.
서양은 이러한 이름 지을 수 없는 수수께끼 같은 유일한 존재를 신(神, GOD)으로 단정 지었다. 유럽이 세계를 힘으로 지배하면서 100년도 안 되어 우리의 정신사상에도 서양의 신이 지배하게 되었다.
노자는 이러한 존재를 도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그 道法自然(도법자연)의 결과물이 인간이고 그 인간만이 자연이 선사한 덕의 그릇(大器)으로 도를 담을 수 있는 유일한 존재로 보았다. 서양인이 만든 신은 내가 갈구해야 수동적으로 채워 주지만, 동양의 도는 덕의 그릇을 가진 인간만이 능동적으로 도를 갈고 닦아 스스로 신(聖人)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고 가르친다. 신앙을 갈구하는 대상에서 내가 능동적으로 신의 경지에 다다를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도의 수수께끼는(道隱) 이름 지울 수 없다(無名). 대저(夫) 바라건대(唯) 도를 통달하고 갈구하여(道善貸) 장차 도를 완성하길 바란다(且成).”
내가 이 고된 노자의 도덕경을 해석하고 주해하는 이유이다. 우리 모두 도를 알고 갈고 닦아 성인의 경지에 오르는 세상. 지구와 인간이 오랫동안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깨달았기 때문이다.
한글비교역주 참고 문헌
남회근 노자타설(老子他說) 상·하 – 번역 설순남
남회근(Nan Huai-Chin, 南懷瑾, 1918~2012) 선생을 소개한다. 본문에는 [남 : ~ ]으로 표기되었다. 부·키 출판사에서 2012년 초판 출판되었다. 1987년 남회근 선생의 『노자타설(老子他說) 상·하』본으로 ‘남회근 저작선 5’의 시리즈물이다.
남회근 선생은 중국의 승려, 종교학자, 작가이다. 현대 중국에서 존경받는 영적 스승인 그는 많은 사람들에게 중국 불교 부흥의 주요 세력으로 여겨졌다. 1918년 절강성 온주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서당 교육울 받으며 사서오경을 읽었다. 17세에 중국 항주 국술원에 들어가 각 문파 고수들로부터 무예를 배우는 한편 문학, 서예, 의약, 천문 등을 익혔다. 1937년 중·일전쟁이 발발하자 사천(四川)으로 내려가 장개석이 교장으로 있던 중앙군관학교에서 교관을 맡으며 사회복지학을 공부하였다. 교관으로 일하던 시절 선생에게 영향을 준 스승 원환선(袁換仙, 1887~1966)을 만나 삶의 일대 전환을 맞는다.
1942년 25세에 원환선이 만든 ‘유마정사’에 합류하여 수석 제자가 되었고, 스승을 따라 근대 중국 불교계 중흥조로 알려진 허운(虛雲, 1840~1959) 선사(先師)의 가르침을 배웠다. 불법을 더 깊이 공부하기 위해 중국 불교 성지 아미산에서 폐관 수행하면서 대장경을 독파하였고, 이후 티베트로 가서 여러 종파 스승으로부터 밀교의 정수를 전수 받고 수행경지를 인증받았다. 1947년 고향으로 돌아가 절강성 성립도서관에 보관되어 있던 문연각 사고전서와 백과사전인 고금도서집성을 열람하고, 이후 여산 천지사 곁에 오두막을 짓고 수행에 전념하였다. 전쟁이 끝난 후 1949년 봄 대만으로 건너가 문화대학, 보인대학 등과 사회단체에서 강의하면서 수련과 저술에 몰두하였다.
1985년 미국으로 건너가 동서학원을 창립하였고, 1988년 홍콩을 거주지를 옮겨 칠 일간 참선을 행하는 선칠 모임을 이끌며 교화사업을 하였다. 1950년대 대만으로 건너간 후부터 일반인과 전문가를 대상으로 유불도가 경전을 강의하며 수많은 제자를 길렀고,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40여 권이 넘는 책을 출간하여 동서양 많은 독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선생의 강의는 유불도를 비롯한 동양사상과 역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 깊은 수행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엄중한 가르침, 철저히 현실에 기초한 삶의 자세, 사람을 끌어당기는 유머를 두루 갖춘 것으로 정평이 있다. 2006년 이후 중국 강소성 오강시에 태호대학당을 만들어 교육사업에 힘을 쏟다가 2012년 9월 29일 9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부키 – 2013년 1월 8일 초판
번역 - 설순남
서울대학교 중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북경사회과학원에서 방문학자 자격으로 수학했으며 서울대학교, 가톨릭대학교, 성결대학교 등에서 강의하였다. 저서로 『황준헌 시선』이 있고, 옮긴 책으로 『대학 강의』 『맹자와 공손추』 『노자타설』 『맹자와 양혜왕』 『약사경 강의』 등이 있다.
2. 장치청 『도덕경 완전해석』 - 번역 오수현
두 번째로 소개할 장치청(張其成장기성, Zhang-Qicheng, 1959~) 교수로 본문에는 [장 : ~ ]으로 표기되었다. 중국 고전 연구의 권위자이자 역학과 중의학 분야의 석학이자 대중적인 양생 전문가로도 유명하다. 북경중역국학원 원장과 북경중의약대학 경영대학원 원장으로 있으면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북경대학·청화대학 특별 초빙교수로 강의하고 있으며, 중국 관영 방송 CCTV, 북경 TV 등에서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학문의 대중화 작업에도 힘쓰고 있다.
국가급 무형문화 유산 명의 ‘북송의 장일첩(張一帖, 1130~1200)’ 가문의 제15대 계승자로, 훈고학의 대가 베이징중의학대학 교수 첸차오천(錢超塵, 1036~2022)과 역학의 대가 베이징대학 철학과 주보쿤(朱伯崑, 1923~) 교수에게 사사했다. 1992년 중국 최초로 『역학대사전』, 『역경응용대백과』 등을 편찬했고, 《역도주간》을 창간하여 유교, 도교, 불교, 의학과의 융합적인 차원에서 ‘역(易)’에 접근하고자 했다. 2003년부터 북경대학에서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고전 강의를 시작했으며, 멘토제 서원을 세워 ‘중국학의 지혜를 적용한 경영모델’ ‘오행을 통한 인재관리 시스템’을 제시했다. 국가급 석사 교재 『중국전통문화개론』을 편찬하는 등 현재까지도 국학 5대 경전 『주역』, 『논어』, 『도덕경』, 『육조단경』,『황제내경』을 강연하는 ‘고전멘토’로 활동 중이다. 2009년에는 “현대 국학의 선두 주자” 중 하나로 선정되어 “국학 연구의 일인자”로 칭송받기도 했다.
주요 저서로는 『주역 완전 해석』, 『황제내경, 인간의 몸을 읽다』, 『논어 완전 해석』, 『육조단경 완전 해석』, 『황제내경 완전 해석』, 『역경 양생 대도』, 『유가 양생대도』, 『불가 양생대도』, 『도가 양생대도』, 『주역 인생 지혜』 등 다수가 있다. (yes 24 작가소개)
판미동 - 2022년 2월 7일 1판 1쇄 찍음
옮긴이 - 오수현
숙명여대 중어중문과를 졸업하고, 중국 산동과기 직업전문대학 한국어과 교사, ㈜효성, KELLEY ASSOCIATES를 거쳐 현재는 바른번역 소속 출판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주역 완전해석』, 『황제내경, 인간의 몸을 읽다』, 『자치통감: 천년의 이치를 담아낸 제왕의 책』, 『주역에서 경영을 만나다』, 『나의 최소주의 생활』, 『나는 왜 작은 일에도 상처받을까』, 『시의 격려』, 『세포가 팽팽해지면 병은 저절로 낫습니다』, 『오늘, 뺄셈』, 『중국은 무엇으로 세계를 움직이는가』, 『비즈니스 삼국지』 , 『똑똑한 리더의 공자 지혜』, 『똑똑한 리더의 노자 지혜』 외에도 다수가 있다.
3. 주춘재 『만화 도덕경』 - 번역 박영재
세 번째로 소개할 분은 저우춘차이(周春才 1957- ) 선생이다. 본문에는 [주 : ~]
1957년 중국 베이징에서 출생한 화가이자 작가로 오랫동안 중국문화의 연구와 대중화에 전념해왔다. 서양 문화와 비교를 통해 과학과 철학을 포함한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새롭고 참신한 해석을 전개해 내외의 주목을 모았다. 만화를 넘어서는 풍부한 내용과 생동감 있는 작품 이미지로 광범위한 전문가와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십여 개의 언어로 작품이 번역 출판되었다. 대표작으로는 《예기 : 모두들 알지만 아무도 안 본 사서오경》, 《만화 주역》, 《만화 논어》, 《만화 노자》, 《만화 장자》, 《화설 황제내경》 등이 있다. (yes 24 작가소개)
가갸날 - 2021년 8월 10일 초판
번역 박영재
고려대학교와 타이완 정치대학교 동아시아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하였다.
4. 러시아 최초의 완역본 『톨스토이가 번역한 노자 도덕경』 - 최재목 역주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러시아어: Лев Николаевич Толстой, 영어: Lev Nikolayevitch Tolstoy, 1828~1910) 러시아 소설가이자 시인, 개혁가, 사상가이다. 본문에는 [톨 : ~ ]로 표기. 러시아의 소설가이자 시인이자 사상가이다. 도스토옙스키와 함께 19세기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대문호로 손꼽힌다.
1828년 9월 9일, 러시아 남부의 야스나야 폴랴나에서 톨스토이 백작 집안의 넷째 아들로 태어났다. 2살과 9살 때 각각 모친과 부친을 여의고, 이후 고모를 후견인으로 성장했다. 어린 시절에는 집에서 교육을 받았고, 16세가 되던 1844년에 까잔 대학교 동양어 대학 아랍·터키어과에 입학하였으나 사교계를 출입하며 방탕한 생활을 일삼다 곧 자퇴해 1847년 고향으로 돌아갔다. 진보적인 지주로서 새로운 농업 경영과 농노 계몽을 위해 일하려 했으나 실패로 끝나고 이후 3년간 방탕하게 생활했다. 1851년 맏형이 있는 카프카스에서 군인으로 복무했다.
1852년 문학지 [동시대인]에 처녀작인 자전소설 중편 「유년 시절」을 발표하여 투르게네프로부터 문학성을 인정받기도 하였다. 1853년에는 『소년 시절』을, 1856년에는 『청년 시절』을 썼다. 1853년 크림전쟁이 발발하여 전쟁에 참여했다. 당시 전쟁 경험은 훗날 그의 비폭력주의에 영향을 끼쳤다. 크림전쟁에 참전한 경험을 토대로 『세바스토폴 이야기』(1855~1856)를 써서 작가로서의 명성을 확고히 했다.
이듬해 잡지 『소브레멘니크』에 익명으로 연재를 시작하면서 작가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작품 집필과 함께 농업 경영에 힘을 쏟는 한편, 농민의 열악한 교육 상태에 관심을 갖게 되어 학교를 세우고 1861년 교육 잡지 [야스나야 폴랴나]를 간행했다. 1862년 결혼한 후 문학에 전념해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등 대작을 집필, 작가로서의 명성을 누렸다. 1859년에 고향인 야스나야 폴랴나에 농민학교를 세우는 등 농촌 계몽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였으며 농민학교를 세웠다.
34세가 되던 1862년에 소피야 안드레예브나와 결혼하여 슬하에 모두 13명의 자녀를 두었다. 볼가스텝 지역에 있는 영지를 경영하며 농민들을 위한 교육사업을 계속해 나갔다. 1869년 5년에 걸쳐 집필한 대표작 『전쟁과 평화』를 발표하면서 세계적인 작가로서의 명성을 얻었다. 1873년에는 『안나 카레니나』의 집필을 시작해 1877년에 완성했으며, 1880년대는 톨스토이가 가장 왕성한 창작활동을 했던 시기로 알려져 있는데,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크로이체르 소나타』, 『이반 일리이치의 죽음』 등의 작품이 쓰인 시기도 바로 이때이다.
그러나 이 무렵 삶에 대한 회의에 시달리며 정신적 위기를 겪었다. 그리하여 1880년 이후 원시 기독교 사상에 몰두하면서 사유재산 제도와 러시아 정교에 비판을 가하고 『교의신학 비판』, 『고백』 등을 통해 ‘톨스토이즘’이라 불리는 자신의 사상을 체계화했다. 사십대 후반 정신적 위기를 겪으며 삶과 죽음 그리고 종교 문제를 천착하면서 작품세계의 분수령이 되는 『참회록』(1879)을 내놓았고, 정치, 사회, 종교, 사상적 문제들에 관해 계속해서 저술하고 활동했다. 또한 술과 담배를 끊고 손수 밭일을 하는 등 금욕적인 생활을 지향하며, 빈민 구제 활동도 했다. 1899년 종교적인 전향 이후의 대표작 『부활』을 완성했고, 중편 『이반 일리치의 죽음』(1886)과 『크로이처 소나타』(1889)를 통해 깊은 문학적 성취를 보여주었으며, 말년까지도 『예술이란 무엇인가』(1898)와 『부활』(1899) 등을 발표하며 세계적인 작가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수익은 당국의 탄압을 받던 두호보르 교도를 캐나다로 이주시키는 데 쓰였다. 그 자신은 백작의 지위를 가진 귀족이었으나, 『바보 이반과 그의 두 형제 이야기』,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람에게 땅이 많이 필요한가?』, 『세 가지 질문』 등의 집필을 통해 러시아 귀족들이 너무 많은 재산을 갖고 있기 때문에 대다수의 민중들이 가난하게 살고 있음을 비판하는 문학 활동을 하여, 러시아 귀족들의 압력으로 『참회록』과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의 출판 금지를 당했다.
하지만 독자들은 필사본이나 등사본으로 책을 만들어서 몰래 읽었고, 유럽, 미국, 아시아에 있는 출판사들이 그의 작품을 출판하여 외국에서는 그의 작품이 유명한 베스트 셀러가 되었다. 극단적인 도덕가가 되어 1880년 이후에 낸 일련의 저술에서 국가와 교회를 부정하고, 육체의 나약함과 사유재산을 비난하는 의견을 발표했다. 저작물에서 개인의 이득을 취하는 것이 부도덕하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저작권을 포기하는 선언을 했고(1891), 1899년 종교적인 전향 이후의 대표작 『부활』을 완성했다. 이 작품은 러시아에서 출간되자마자 독일, 영국, 프랑스 등에서도 번역되었으며, 출판으로 인한 수익은 당국의 탄압을 받던 두호보르 교도를 캐나다로 이주시키는 데 쓰였다.
1901년 『부활』에 러시아 정교를 모독하는 표현이 들어 있다는 이유로 종무원(宗務院)으로부터 파문을 당했다. 노년에 접어들어서도 왕성한 집필 활동을 통해 『이반 일리이치의 죽음』(1886), 『크로이처 소나타』(1889), 『예술이란 무엇인가』(1897), 『부활』(1899) 등을 계속해서 발표했다. 사유재산과 저작권 포기 문제로 시작된 아내와의 불화 등으로 고민하던 중 1910년 집을 떠나 폐렴을 앓다가 현재 톨스토이 역이 되어 있는 아스타포보 역장의 관사에서 82세의 나이로 영면했다. 임종 때 아내를 보기를 거부한 톨스토이의 마지막 말은 “진리를…… 나는 영원히 사랑한다…… 왜 사람들은……”이었다.
귀족의 아들이었으나 왜곡된 사상과 이질적인 현실에 회의를 느껴 실천하는 지식인의 삶을 추구했다. 그는 고귀한 인생 성찰을 통해 러시아 문학과 정치, 종교관에 놀라운 영향을 끼쳤고, 인간 내면과 삶의 참 진리를 담은 수많은 걸작을 남겨 지금까지도 러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대문호로 존경받고 있다. 인간과 진리를 사랑했던 대문호 톨스토이. 그는 세계 문학의 역사를 바꾼 걸작들을 남긴 소설가이자 인도 마하트마 간디의 비폭력 사상에까지 영향을 준 ‘무소유, 무저항’의 철학을 남긴 사상가였다. 톨스토이의 작품만이 지닌 문체와 서사적 힘은 지금 보아도 여전하다. 특히 소설 속 아름다운 풍경 묘사와 이야기의 서사성, 섬세한 인물 심리 묘사 등이 돋보이며, 오늘날까지도 19세기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세계적 문호로 인정받고 있다. (yes 24 작가소개)
그러나 그가 『노자, 도덕경』에 관심이 많았고, 또한 최초로 러시아어 완역서『노자, 도덕경』을 남겼다는 것을 아는 이들은 거의 없다. 톨스토이는 말년에 부처와 불교, 노자와 공자에 심취하였다. 특히 그는 『노자, 도덕경』의 ‘도道’와 ‘무위(無爲)’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무위사상은 바로 그의 무저항, 박애, 비폭력 평화주의와 공명하는 것이었다.
톨스토이는 러시아어로 된 『노자, 도덕경』 완역본을 희망한지라 여러 차례 번역을 시도하였다. 마침 모스코바 대학에 유학 와 있던 일본인 고니시 마스터로를, 그의 지도교수인 그로트(톨스토이 친구)를 통해서 만나, 1892년 11월부터 1893년 3월에 걸쳐서 『노자, 도덕경』의 러시아 역을 완성한다. 이것이 러시아 최초 완역 『노자 도덕경』이다. (본문 중)
21세기문화원 - 2021년 1월 20일 1쇄 인쇄
역주 - 최재목
영남대 철학과 교수. 일본 츠쿠바筑波대학원에서 문학석사·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동안 하버드대 · 도쿄대 · 베이징대 · 라이덴대 등에서 연구하였다.
‘한국양명학회장’ 및 ‘한국일본사상사학회장’을 지냈다. 전공은 동아시아 양명학 비교(동아시아사상사비교)이며, 저·역서와 감수한 책으로는 『톨스토이가 번역한 노자, 도덕경』, 『근대 일본의 양명학』, 『나는 나대로 살았다 어쩔래』(제8시집), 『풍수 환경학』, 『불교 도상학』 등 50여 권이 있다.
5. 『오강남 풀이 도덕경』
종교학자 오강남(1941~) 교수님이시다. 82세의 연세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활발히 활동하고 계신 존경하는 스승이시기도 하다. 본문에는 [오 : ~ ]로 표기.
현재 캐나다 리자이나 대학교(University of Regina) 비교종교학 명예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북미와 한국을 오가며 집필과 강연을 하고 있다. 더불어 ‘종교너머, 아하!’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서울대학교 종교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캐나다 맥매스터(McMaster) 대학교에서 「화엄華嚴 법계연기法界緣起 사상에 관한 연구」로 종교학 박사학위(Ph.D.)를 받았다. 그동안 북미 여러 대학과 서울대·서강대 등에서 객원교수, 북미한인종교학회 회장, 미국종교학회(AAR) 한국종교분과 공동의장을 역임했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노장사상을 풀이한 『도덕경』, 『장자』, 종교의 이해와 분석을 담은 『예수는 없다』, 『세계종교 둘러보기』 『불교, 이웃 종교로 읽다』, 『종교 너머, 아하!』가 있으며, 최근 인생과 종교에서의 깨달음을 담은 『움켜쥔 손을 펴라』, 『오강남의 그리스도교 이야기』를 펴냈다. 번역서로서는 『종교다원주의와 세계종교』, 『살아계신 붓다, 살아계신 그리스도』, 『귀향』, 『예언자』, 『예수 하버드에 오다』, 등이 있다.
현암사 – 개정판 2010년 3월 15일
6. 도올 김용옥 역주 『노자가 옳았다』
도올 김용옥(金容沃, 1948~)선생은 대한민국의 철학자, 종교학자, 사상가, 한의사, 대학 교수이다. 본관은 광산. 호는 도올(檮杌)이다. 본문 [김 : ]으로 표시
도올 김용옥 선생은 천안 대흥동에서 광제의원을 운영한 집안의 6남매 중 막내로 자랐다. 초등학교를 천안에서 졸업하고, 보성중·고등학교에서 수학하였다. 고려대학교에서 생물학을 전공하였고, 한국신학대학교 신학과에서 수학한 후 고려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였다. 1972년 9월 중화민국으로 가서 국립 타이완 대학 철학연구소에서 2년간 수학하면서 〈노자 "자연" 철학에서의 "무위" 의 기능(老子「自然」哲學中「無爲」之功能)〉이라는 논문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74년 일본으로 가서 1977년까지 도쿄 대학 대학원 중국철학과에서 수학하며 〈왕선산의 동론(王船山の動論)〉이라는 논문을 발표하며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1977년에 미국으로 가서 펜실베니아 대학교 동방학과 대학원과 하버드 대학교 동아시아어문학과 대학원에서 수학하였는데, 하버드에서 〈왕부지王夫之의 철학, The Philosophy of Wang Fu-zhi(1616~1692)〉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1990년에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한의학과에 입학하여 한의학사학위도 취득하였다.
대학교수, 철학자, 사상가, 언론인, 한의사, 연출가, 시나리오 작가, 희곡 작가, 극단의 단원 등 다양한 정체성으로 활동하였다. 동, 서양 철학과 종교사상까지 다양한 학문적 탐구와 저작 활동을 벌였다. 1982년 9월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철학과 부교수가 되고 1985년 9월에는 동 대학의 정교수가 되었다. 1986년 양심선언(‘한국의 오늘을 사는 한 지성인의 양심선언’)을 하며 고려대학교 교수직을 사퇴한 후 여러 대학에서 철학과 문학 등을 강의했다. 1988년 무렵부터 방송 강연에 출강하였다.
그는 문화계에서도 몇 가지 활동을 했다. 악서고회(樂書孤會)라는 모임을 만들어 국악을 콘템포러리 뮤직으로 승화시키는 다양한 기초작업을 하였다. (1984년 3월~1987년 12월). 한국의 전통음악을 이끄는 대표적 주자, 백대웅, 김혜숙, 박범훈, 송방송, 이성천, 권오성, 최종민, 이보형, 양승희 등이 참여했다. 이후 한대수와 록 콘서트를 가지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도도회(檮濤會)라는 모임을 만들어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한국화 교수들과 그 대학 출신 화가들(이종상, 김병종, 김호득, 장상의, 심현희, 장혜용, 이민주 등)과 정기적인 활동을 했다. (1988년 6월~1999년 6월)
영화와 연극 활동도 했는데 대중의 사랑을 받는 마당극으로 유명한 극단 ‘미추’를 손진책, 김성녀와 함께 창단(1986년 8월)하여 전통과 현대를 접목시키는 많은 연극 작업을 했다. 《시간의 그림자》, 《그 불》 등을 직접 연출하기도 했다. 1987년에는 잠시 영화인 심포지움을 만들어 유현목, 김수용, 임권택, 이장호, 김호선, 하명중, 정지영, 박광수, 이두용, 황기성 등과 활동했다. 이후 임권택의 《장군의 아들》, 《개벽》, 《취화선》의 대본을 썼고, 특히 《취화선》은 2002년 55회 깐느영화제 감독상을 획득하였으며 《개벽》에서 타이틀롤을 맡은 이덕화는 본인(김용옥)이 진행자로 활동 중인 KBS 2TV 《도올학당 수다승철》에 게스트로 출연했다. 《취화선》과 《왕의 남자》의 자막은 직접 영역했다.
유기화학자 친형 김용준과 함께 신과학운동 세미나를 주도하고, 대우재단지원 과학사상연구회(科學思想硏究會)를 설립했다. (1984년 3월~1990년 2월) 한국의 대표적인 과학자, 과학사상가들(조순탁, 이성범, 장회익, 김두철, 서정선, 신중섭, 이봉재 등)이 참여했으며 이후 꾸준히 과학과 철학이라는 학술지를 출간했다.
1989년에는 한국사상사연구소(Korean Institute of Classical Studies)를 세워 한국고전 최초의 일자색인인 《삼국유사인득》을 출간했다. 이 작업은 후에 제자 김현 교수의 방대한 《조선왕조실록》 전체 한글번역 프로그램인 CD-ROM작업으로 이어져 한국학의 신기원을 세웠을 뿐 아니라, 한류의 원류인 사극 드라마들의 희곡작업의 근간을 이루었다.
1993년에는 도올서원을 세워 15기에 걸쳐 3,000여 명의 학생을 배출해 한학의 배경을 가진 우수한 인재들이 이 사회에서 활약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민족문화추진회의 한국고전국역사업을 지원하였고, 그 기관은 이후 한국고전번역원으로 승격되었다.
1989년에는 태권도철학세미나를 개최하여 무술의 본질과 태권도 문화의 세계화를 논하였다. 유병관, 양진방, 김영선, 김용범, 최의정, 임신자, 바비 클레이튼(Bobby Clayton), 스티븐 카프너(Steven D. Capener) 등이 참여했고 이 세미나의 결과물로 《태권도철학의 구성원리》를 집필, 출간했다. 이 작업의 정신과 성과는 이후 무주 태권도공원으로 이어졌다.
한의대 졸업 후 ‘도올한의원’을 개원하여 2년간 활동하기도 하였다. 또 언론인으로 활동하기도 했는데 중앙일보에는 《도올고함(檮杌孤喊)》이라는 칼럼을, 중앙선데이에는 《도올의 도마복음 이야기》(신발굴 성서자료)를 연재하였다. (위키피아)
통나무 – 2020년 10월 9일 출간
마지막으로 영어 번역본을 실었다. 아마도 그의 번역본을 영국의 위대한 철학자인 화이트헤드와 그의 제자인 노벨 문학상 수상자 버트런드 러셀(Bertrand Russell, 1872~1970)이 읽었다. 러셀은 1920년 북경대학에서 1년간 철학을 가르치기도 했다. 그리고 독일의 실존철학자 카를 야스퍼스(1883~1969), 마르틴 하이데거(1889~1976) 등이 읽었다. 아마 수많은 서양의 지식인들이 작은 분량의 동양고전을 접하고 충격에 휩싸였을 것이다.
청나라 말에 선교사로 왔다가 중국 고전의 깊은 뜻에 놀라 일부 청나라인들의 도움을 받아 중국 고전을 영문으로 번역한 제임스 레게의 영문본을 찾아 옮겨 보았다.
제임스 레게(James Legge, 1815~1897)는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난 영국의 언어학자, 선교사, 생물학자, 번역가이다. 그는 중국 고전 텍스트를 영어로 번역한 초기 번역가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Legge는 말라카와 홍콩에서 런던 선교사 협회 (1876-1897)의 대표로 봉사했으며 영국 옥스퍼드대학 최초의 중국학과 교수 (1875-1879)였다. Max Müller와 함께 그는 기념비적인 동양의 신성한 책 시리즈를 썼다. (위키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