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명이 태어날 당시 명나라의 시대적 상황은 이렇다. 주자학이 관학(官學)으로서 학문계의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관학이라는 성격 때문에 점차 고식화 되어가고 있었다. 양명은 주자학과 결별 후 불교와 도교에 대하여도 섭렵하였고, 이후 유·불·도 세 학파의 사상을 회통(會通)하면서 ‘주체적이고 역동적이며 창조적인 마음’에 대한 자각과 ‘천지만물(天地萬物)과의 일체성(一體性)’ 및 ‘인간의 평등성’을 중시하는 독창적인 심학 사상을 수립하였다. 그의 대표적인 사상은 주희의 ‘성즉리(性卽理)’과 ‘선지후행(先知後行)’에 대응하는 ‘심즉리(心卽理)’과 ‘지행합일(知行合一)’ 등의 사상이다. 우선 양명학은 왕수인이 주자학을 비판하여 유학의 실천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학문이다. 양명은 “마음이 곧 리(理)”이며 “마음이 곧 성(性)”이라 하여 마음과 리와 성을 한 가지로 보고 있다. 즉, 심즉리를 말할 때, 마음을 본래적인 마음인 도심(道心)을 지칭한다. 마음은 천지만물과의 감응 과정을 통해 만물의 생명 손상을 자신의 아픔으로 느끼며 이들을 보살피고 양육함으로써 천지만물의 생명 창생·양육 과정을 역동적·주체적·능동적으로 이끌어 가는 인간의 선험적인 생명 본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