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충북 괴산에서 출판과 서점, 글쓰기와 사진작업을 하고 있는 이들이 모여 괴산로컬잡지 '툭'을 만들었습니다. 잡지 한 권을 만드는 일은 수많은 수고와 노력이 필요하고 결정적으로 적지않은 제작비가 들어가는 일입니다. 주위에서 많은 염려와, 또 그만큼의 격려가 있었고 우리들은 생업의 압박을 뒤로 한 채 괴산의 이야기들을 엮어 결국 잡지를 만들고야 말았습니다.
창간호 이후 생각지도 못한 격려와 관심을 도처에서 받고, 이런 무모한 시도에 응원의 박수를 보내주신 독자들에게 힘입어 2호를 내기로......,와 같은 생각은 애당초 하지 않았습니다. 창간호만이라도 무사히 나오길, 그리고 우리의 작은 목소리가 어딘가에 전해져 반가움이 되길 바랄 뿐이었지요. 무엇보다 동료들과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 간다는 것 자체가 즐거웠습니다.
잡지는 특히나, 혼자서는 엄두를 내지 못하는 작업이니까요. 살아온 세월만큼 확고한 견해를 가진 어른들이 모여 단 한 권의 책을 만들기 위해 취향과 이견을 조율하는 일. 그것이 어떤 것인지 상상이 가시나요? 더군다나 잡지는 어떤 면에서, 매우 현실적이면서도 비현실적인 매체이지요. 실생활을 다루면서 낭만적인 편집을 하고, 치열하게 제작하면서 한편으론 계산이 전혀 맞지않는 열정을 쏟아붓곤 하니까요.
또한 지난 1년간 저희는 <툭>이라는 파장을 몹소 경험했습니다. 괴산로컬잡지의 탄생을 인상 깊게 본 신문사, 방송사의 취재 요청도 있었지만 탐탁하지 않은 시선의 댓글들도 있었습니다. 우리 동네 이야기라니 내가 봐줘야지, 내가 알려야지, 하며 적극적으로 도와주신 이웃들이 있는가 하면, 관공서나 관내 단체들의 반응은 예상대로였고요. 내부적으로도 쉽지만은 않습니다. 각자 생업을 해나가면서 짬을 내어 잡지와 책축제를 준비해야 하니 체력도, 시간도 빠듯합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작년 겨울, 조금 이르게 2호를 준비했습니다. 끝내주게 멋진 잡지는 아닐지언정, 우리가 사는 지역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애정을 더해가는 일은 그 자체로 의미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수지가 맞는 일만 하고 살았다면, 이곳에서 이렇게 만나지도 않았겠죠.
문화불모지 시골에서 책문화를 일구어가는 구슬땀 현장을 담은 창간호에 이어 2호에서는 인구소멸지역에서의 결혼의 의미를 나누고자 합니다. 삶의 근간인 혼인과 출산을 기피하는 시대에, 시골에서 결혼하고 살아가는 괴산 청년들을 초대했습니다. 괴산 어르신들의 그 시절 결혼 이야기도 듣고, 결혼식 축가 손님은 할머니 중창단도 만나 봅니다. 괴산에서 연애하고 결혼한 '툭' 식구 두 사람의 결혼에 관한 책과 시골 데이트 코스, 통계자료도 곁들였습니다.
마을 이야기는 늘 자리가 비좁습니다. 좋은 이웃과 자랑하고픈 풍경이 많지만 연간지이다 보니 늘 우선순위를 정하느라 바쁘죠. 추리고 추려 '알마기타공방'과 '한살림 우리씨앗농장' 푸른 초지에 양떼를 풀어 키우는 '하늘목장' 매달 열리는 더불어 장터와 괴산에서 활동하는 북클럽 등을 취재했습니다.
세 계절을 보내며 준비한 이야기들을 이제 내놓습니다. 유난히 힘든 여름이었고, 특히 괴산댐의 월류로 수해의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았습니다. 초토화된 농장과 거리는 탄식없이 볼 수 없을 지경이 되었고 저희 역시 마감 중에 노트북만 챙겨 대피해야 했습니다. 이후에는 물에 잠긴 사진관 바닥을 복구하고, 안타깝게도 몇 몇 자료는 유실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습니다.
사는 일이, 점점 보통이 아닌 일이 되어 갑니다. 이와중에 무슨 책이냐, 이 와중에 무슨 잡지냐 싶지만, 이럴 때일수록 낭만이 필요합니다. 현실을 이겨내는 힘은 종종 비현실에서 오니까요. 시골 생활에서 느끼는 낭만이란, 사실 격렬한 삶의 현장이 있기에 가능한 것. 굳이 말하자면 우리의 낭만은, 작고 평범한 것을 귀하다고 여기는 일에 있습니다.
켜켜이 쌓인 일상과 낭만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부디 뜨거운 박수와 응원의 구매로 시골마을 잡지 한 권, 작고 소중한 가치를 꼭 지켜주시면 좋겠습니다. 아래 첨부하는 카드뉴스를 꼼꼼이 읽어보시고 사전예약판매 주문서 꼭 넣어주시기를 기다리고 있을게요.
사전예약 주문은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책은 9월1일 발간 예정이며 순차적으로 발송됩니다.
https://forms.gle/XXBTJF4VTM5dEYjA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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