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 5:1]
이 날에 드보라와 아비노암의 아들 바락이 노래하여 가로되...."
드보라와 아비노암의 아들 바락이 노래하여 - 본절만으로는 본장에 기록된 찬송이 '드보라'와 '바락'의 공동 저작인 것으로 이해될 수도 있다. 이 노래는 '드보라'의 저작임에 분명하다. 그렇다면 본절에서는 왜 두 사람이 노래한 것으로 언급되어 있는가? 이 문제는 다음과 같이 해결될 수 있다.
즉 드보라는 야빈 왕과의 전투에서 승리한 사실을 기념하여 바락은 물론이고 모든 백성들이 하나님을 찬미하는 일에 동참하기를 원했었다...그리하여 히브리 노래의 한 유형인 화답송의 형태로 노래를 불렀던 것이다. 한편 성경에는 여인들이 지은 노래로 본장 외에 '미리암의 노래' '한나의 노래', '마리아의 노래' 등이 있다.
[삿 5:2] "이스라엘의 두령이 그를 영솔하였고 백성이 즐거이 헌신하였으니 여호와를 찬송하라..."
이스라엘의 두령이 그를 영솔하였고 - 본절에 해당하는 원문은 '비페로아 페라오트베이스라엘'이다. 이를 개역 성경과 거의 동일한 의미인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의 인도로'(엔 토 아르크사스타이 아르케구스 엔 이스라엘)라고 번역하였다. 이는 몇몇 학자들도 받아들이는 해석이다. 그런데 본절에 사용된 히브리어 '비페로아'와 '페라오트'의 동사형 '파라'는 '석방시키다', ' 풀다' 등의 의미를 지닌다.
이는 곧 상징적 의미로서, 그 정확한 뜻은 '힘을 과시하다', '힘을 발휘하다'이다. 이에 따라 본문을 다시 번역하면 '이스라엘의 힘 있는 자들이 힘을 다했고'란 의미가 된다. 즉 이 말은 이스라엘의 두령들, 방백들(9절)이 힘을 다해 충성했음을 가리킨다. 더욱이 이러한 해석은 이스라엘 시문서의 한 특징인 '평행법'과도 잘 조화된다. 왜냐하면 본절 다음에 이어지는 구절에서는 지도자들의 헌신과 대비되는 백성들의 헌신을 노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상의 두 가지 해석 중 그 어느 쪽을 취하여도 상관은 없는데, 그 까닭은 둘 다 이스라엘 지도자들의 헌신과 솔선 수범적 행위를 잘 드러내 주고 있기 때문이다. 백성이 즐거이 헌신하였으니 - 백성들이 지도자들의 말을 따라 기꺼이 헌신하여 전투에 참가한 것을 가리킨다. 이는 바락이 군사를 모집하자 스불론과 납달리 지파 일만 명이 지원한 것 그외 여러 지파도 적극 조력한 사실에서 잘 나타난다.
여호와를 찬송하라 - 본시 전체의 내용은 언뜻 볼 때 전쟁에 참여한 모든 이스라엘 백성의 헌신과 용기 그리고 연합에 대하여 노래한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적으로는 이와 같이 이스라엘의 배후에서 친히 역사하셨던 하나님의 능력을 찬양하는 데 진정한 목적이 있었다.
[삿 5:3]"너희 왕들아 들으라 방백들아 귀를 기울이라 나 곧 내가 여호와를 노래할 것이요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를 찬송하리로다..."
너희 왕들아 들으라 방백들아 귀를 기울이라 - 본절에도 역시 강조를 위한 '평행법'이 사용되어 본문의 의미를 보다 분명히 밝혀주고 있다. 그런데 본절에 언급된 '왕들'과 '방백들'은 이스라엘의 지도자를 지칭한 말이 아니다. 그 근거로는 (1)당시 이스라엘에는 왕이나 방백이 없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한 (2)'왕'이란 단어가 복수 형태를 취하여 여러 나라의 왕들을 암시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따라서 본절은 열방의 통치자들에게 오직 여호와 하나님만이 참된 신이시며 두려워하고 경외해야 할 유일하신 최고 통치자이심을 선포하는 것이라 하겠다. 내가...여호와를 찬송하리로다 - 여기서 '찬송하다'에 해당하는 '자마르'는 '연주하다'는 뜻이다. 이는 곧 단순히 노래할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악기를 사용하여 찬송하는 것을 가리킨다.
이스라엘인들은 일찍부터 하나님을 찬앙함에 있어서 여러 가지 악기를 연주하며 그에 화답하여 노래 부르는 예배법이 발달되어 있었다.
[삿 5:4]"여호와여 주께서 세일에서부터 나오시고 에돔 들에서부터 진행하실 때에 땅이 진동하고 하늘도 새어서 구름이 물을 내렸나이다.."
주께서...진행하실 때에 - 여기서 드보라는 자기 선조들의 출애굽 노정 때 하나님께서 인도하신 역사적인 사건을 회상하고 있다. 즉 '여호와께서 시내에서 오시고 세일산에서 일어나시고 바란 산에서 비취시고 일만 성도 가운데 강림하셨다'는 모세의 회상과 연관지어, 드보라는 야빈과의 전쟁도 궁극적으로 하나님께서 도우셨다는 사실을 강조한 것이다. 세일...에돔 들 - 둘 다 이스라엘이 출애굽 하는 과정에서 지나온 사해 남동쪽의 에돔인의 산지를 가리킨다.
[삿 5:5]"산들이 여호와 앞에서 진동하니 저 시내산도 이스라엘 하나님 여호와 앞에서 진동하였도다..."
시내 산도...여호와 앞에서 진동하였도다 - '시내 산'은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언약의 율법을 베푸신 장소였다. 하나님께서 이곳에서 모세와 대면하실 때 그 주위는 연기로 자욱함과 동시에 온 산이 진동하였다. 이것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당신의 위엄과 영광과 권세를 나타내신 것이다. 드보라가 여기서 그 사건을 언급하고 있는 이유는 최근에 드볼 산과 기손 강을 중심으로 시스라와 싸워 대승한 사실 역시 그같은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 주는 사건이었음을 강조하기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