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 지시로 A씨 진급 위해 고과점수 조작
A씨 "원하지도 않았는데 진급시켜서 너무 속상해"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에 감사 청구
포천시에 위치한 일동농협 전경. 사진=김두현기자
포천 일동농협이 지난해 2월 상무 진급(3급)과정에 부정적인 방법이 동원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7일 포천 일동농협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상무 진급자에 A씨가 포함됐다. 당시 조합장 B씨는 A씨를 당선시키기 위해 종합인사 고과점수를 따져봤지만 커트라인 5점에 들지 못했다.
이에 B조합장은 총무과장 C씨에게 "방법이 없느냐, 진급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라"고 지시했고, C씨는 고과점수 커트라인 5점에 3점이 모자란 것을 알고 조합장 표창장을 받은 것으로 전산을 조작했다. 한번 받을 때마다 1.5점이 추가된 점을 이용해 2021년 12월 초순과 중순, 두 번 받은 것으로 꾸몄고, 5배수에 들게 해 A씨가 당선됐다.
이에 당사자인 현직 상무 A씨는 "올해 들어 조합장이 ‘당신은 자격도 안되는데 내가 진급시켜줬다’, ‘궁금하면 총무과장에게 물어보라’고 해 확인한 결과 받지도 않은 조합장 표창장을 2021년 두 번 받은 것으로 전산을 조작해 꾸민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원하지도 않았는데 왜 진급시켜서 두고두고 말을 하는지 너무 속상했다"고 부연했다.
이 같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직원들은 ‘부정적인 인사를 감사해 달라’며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에 감사를 청구했다.
복수의 직원들은 "부정적인 방법을 동원해 승진시키는 행위는 직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조합장의 독단적인 인사를 바로 잡기 위해 감사를 청구했다"고 설명했다.
조합장 B씨는 "총무과장에게 A씨를 진급시켜야 하는데 점수가 모자라 방법을 찾아보라고 했는데 표창장을 주는 것으로 해서 점수를 만드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며 "동네 후배고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진급됐으면 좋겠다고 해 무리하게 진급을 시켰다"고 시인했다.
이어 "지난번 인사가 나의 독선에 의해 잘못됐으며, 감사가 나온다면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총무과장 C씨는 "A씨 점수가 낮아 진급대상자가 안된다고 조합장에게 보고하자 ‘진급시켜주고 싶다’며 방법으로 찾아보라고 해 조합장 표창장을 주는 방법에 없다고 하자 조합장이 ‘그렇게라도 하자’고 지시해 표창장을 두 번 준 것으로 전산을 조작했다"며 "불합리한 업무지시를 거부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두현기자
승진 비리에 성과급 잔치… 일동농협에 특별 감사
승진인사 조작 등 포천 일동농협 관련 논란 잇달자
감사국 직원 2명 파견해 특별감사
한국농민회총연맹 "철저히 조사하라" 성명서 발표
한국농회총연맹이 일동농협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현수막을 게시한 모습. 사진=김두현기자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가 중부일보 보도와 관련해 일동농협에 대한 감사에 들어간 가운데 한국농민회총연맹이 11일 철저한 감사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한국농민회총연맹 회원들은 이날 성명서를 경기지역본부 감사국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일동농협 직원들과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중부일보는 일동농협은 승진인사 조작(11월 8일자 5면), 일동농협 조합장 부지 인근 경제사업소 신축 의혹(11월 13일자 11면), 일동농협 50억 원 적자났는데 조합장과 상임이사 내년 임금15% 인상(11월 15일자 11면) 등을 연속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는 11일부터 감사국 직원 2명을 파견해 일동농협에 대한 특별감사에 들어갔다.
한국농민회총연맹 포천시지부 이동지회 소속 회원들도 이날 일동농협에 대한 철저한 감사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동지회 회원들은 성명서를 통해 "돈 많은 조합장과 임원들은 각성하라"며 "일동농협 철저한 감사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사비리, 사문서 위조와 업무방해 ▶조합장 업무추진비와 교육지원사업비 조사 ▶여비규정에 없는 관내 출장 조합장 일비 지급 ▶2021년부터 올해까지 조곡 원가 이하 판매로 발생된 손실 ▶콩 선별장 창고 신축 현직 이사에게 수의계약 ▶명절 우수고객 사은품 지급 명목으로 임원들에게 상품권 및 고기세트 지급 등 6가지를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앞서 한국농민회총연맹은 일동농협의 인사 비리 등을 지적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일동과 이동 곳곳에 걸고 철저한 감사를 촉구했다. 일동농협 앞에 걸린 현수막은 철거됐다.
일동농협 한 고위 간부는 "직원들과 조합장이 하나가 돼 농협을 살리고 조합원들의 이익을 창출해야 함에도 조합장은 직원 말을 무시하고 선거권이 있는 조합원들만 챙기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되면서 반발이 시작됐다"며 "일동농협의 치부가 알려져 부끄럽지만 일동농협을 다시 살리고 싶은 간절함이 담겨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알아 본 바로는 선물 공세를 받은 일부 조합원들은 아직까지 무슨 내용인지도 모른 채 조합장의 일방적인 변명만 듣고 직원들이 내부 일을 외부로 알리는 등 업무를 방해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으니 답답할 따름"이라고 한 숨을 쉬었다.
김두현기자
첫댓글 조합장에게 인사권을 없애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