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唐詩(전당시)] 卜居(복거) - 杜甫(두보)
<살 곳을 정하다>
卜居(복거)
杜甫(두보)
浣花流水水西頭(완화류수수서두),主人為卜林塘幽(주인위복림당유)。
已知出郭少塵事(이지출곽소진사),更有澄江銷客愁(갱유징강소객수)。
無數蜻蜓齊上下(무수청전제상하),一雙鸂鶒對沈浮(일쌍계칙대침부)。
東行萬里堪乘興(동행만리감승흥),須向山陰上小舟(수향산음상소주)。
<원문출처> 卜居/作者:杜甫 唐/全唐詩 卷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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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화계 개울물 흐르는 서쪽 상류에
주인이 숲속 연못 그윽한 곳에 살 곳을 잡았네.
외성을 벗어나 살면 속된 세상일 적은 것 이미 알았고
더욱이 맑은 강물 있어 나그네 시름 사라지게 하네.
무수한 잠자리들 위 아래로 다 같이 날고
한 쌍의 원앙새 함께 물에 잠겼다 떴다하네.
흥취가 일어 동쪽 만 리길로 가려면
산음(山陰)을 향해 작은 배를 타야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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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卜居(복거) : 살 곳을 정함. 초사(楚辞) 복거편(卜居篇)에서 유래한 것으로 초사에서는 굴원(屈原)이 자신의 삶에 대한 방향을 점술가에서 물어본 것이었다.<굴원(屈原)·초사(楚辭)·복거(卜居)〉
◯ 浣花流(완화류) : 성도(成都)의 서쪽 성곽 밖 3리 쯤 되는 교외에 있으며, 일명 백화담(百花潭)이라고도 한다.
◯ 水西頭(수서두) : 완화계의 물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르므로 水西頭(수서두)는 완화계의 상류이다.
◯ 主人(주인) : 당시의 땅 주인인인 친구. 일설에는 검남절도사 배면(裴冕)을 말하기도 한다.
◯ 為卜(위복) : 살 곳을 선택하다.
◯ 林塘(임당) : 수풀과 연못.
◯ 塵事(진사) : 속세의 일. 세상사.
◯ 更(갱) : 더욱이.
◯ 澄江(증강) : 맑은 강물.
◯ 銷(소) : 녹이다. 사라지다.
◯ 齊(제) : 일제히. 동시에.
◯ 鸂鶒(계칙) : 원앙새. 자원앙.
◯ 對(대) : 함께.
◯ 東行萬里(동행만리) : 동쪽 만 리길을 가다.
◯ 堪(감) : 능히 감당하다. ~할 수있다.
◯ 須向(수향) : 향하여 가야 한다. 須는 응당.
◯ 山陰(산음) : 옛날의 현명(懸名)으로, 지금의 절강성(浙江省) 소흥(紹興). 동진(東晉)의 서예가 왕희지(王羲之)의 다섯째 아들 왕휘지(王徽之)가 산음에 거주했는데, 눈 내린 밤에 흥에 겨워서 배를 타고 친구인 대안도를 만나러 갔다가 그를 만나지 않고 되돌아 왔다.
<참조> [全唐詩(전당시)] 東魯門泛舟二首(동로문범주2수) - 李白(이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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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전당시(全唐詩)에 실려 있으며 당(唐) 숙종(肅宗) 상원(上元) 원년(760년) 두보의 49세 때 지은 칠언율시이다. 두보는 상원(上元) 원년(760년)에 기근으로 벼슬을 버리고 촉으로 들어와 친구들의 도움으로 성도 완화계(浣花渓)에 초당을 짓고 곤궁한 생활을 시작하였다. 이 시는 친구들이 거처를 마련해 준 곳의 경치에 감격하면서 만족감을 읊은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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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보(杜甫, 712년 ~ 770년) : 중국 당나라 때의 시인이다. 자는 자미(子美) 호는 소릉야로(少陵野老). 중국 고대 시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 시성(詩聖)이라 부르며, 그의 작품은 시사(詩史)라 부른다. 이백과 함께 이두(李杜)라고도 일컬으며, 정의가 없는 경제구조로 고통받는 민중들의 고단한 삶을 시로 묘사한 민중시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