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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가한 김월석 시인(대전)이 직접 찍은 백두산 천지
사진입니다.
아름답고도 슬픈 백두산 천지여
김 윤
호 논설위원, 행정학박사
8월 8일부터 13일까지 5박 6일 동안, 백두산문인협회가
주최하는 제 9회 백두산 역사문화탐방을 다녀왔다. 1990년 8월 11일 백두산 천지를 어렵게 만난 이후, 주최자가 아니고 다른 단체를 따라간
것 까지를 합하면 백두산 천지를 열 번 이상 찾아갔다. 북한을 통하여는 아예 갈 수가 없고, 1992년에 한중수교(韓中修交)가 되었기에,
1990년에 미수교(未修交), 적성(敵性) 공산주의 국가인 중국을 통하여 백두산을 가려면 통일부의 엄격한 심사를 받은 후에, 유일한 교통편인
비행기롤 타고 홍콩을 거치고 북경을 거쳐서 심양을 경유해서 연길공항에 도착해야만 했다. 많은 시간과 경비를 들면서 먼 거리를 빙빙 돌아서 가야만
했다. 한중수교 20년을 맞는 지금, 한중관계는 백두산 가는 일만이 아니고, 정치·경제·문화 등 모든 방면에서 천지개벽이 되었다.
이번 탐방에서 가장 특별한 기쁨은 백두산 천지의 완전한 모습 전체를 한 시간 이상을 보았다는
사실이다. 먼 곳에 둔 그리운 연인처럼 20여년에 걸쳐서 천지를 여러 차례 찾아갔지만 이번처럼 천지의 얼굴을 오랜 시간 원없이 볼 수 있었던
때는 처음이었다. 이번 35명 일행은 복이 많고 행운의 주인공들이었다. 백두산은 해발 2774M의 고산(高山)이라서 평시에는 구름 속에 있다.
그래서 천지의 북쪽 언덕을 뜻하는 북파(北坡)를 오르는 백두산 입구 산문((山門) 왼쪽에는 구름 속에 있는 산봉우리라는 “운봉(雲峰)”,
오른쪽에는 하늘의 연못을 뜻하는 천지(天池)를 하늘의 물 “천수(天水)”라고 쓴 큰 현판이 걸려 있다. 항상 구름으로 덥혀있는 백두산 천지를 백
번 가서 두 번 밖에 볼 수가 없다고 하여 백두산이라고 부른다는 유머도 있다.
실제로
백두산 천지를 힘들게 찾아갔으나, 천지는 못보고 구름만 보고 왔다는 분들도 많다. 작년에 고향 후배인 어느 여자 회원은 두 번이나 백두산 천지를
찾아갔으나 구름만 보고 와서 우리를 따라가면 천지를 볼 수 있느냐고 물어왔다. 내가 점쟁이도 아니고 백두산 산신령도 아니지만, 볼 가능성이
많다고 대답해서 함쩨 갔다. 다행히 구름 속의 천지는 우리의 간절한 염원을 아는지, 비안개 속에서 잠깐씩 얼굴을
보여주었다.
이번
여헹길에는 출발 전날 밤에 아름다운 쌍무지개를 보고 왔다는 분도 있었는데, 우연의 일치인지는 몰라도 백두산 천지를 시리도록 감동적으로 보고
내려오는 버스 안에서 오랜 만에 나도 감격에 겨워서 감회(感懷)를 말하는 도중에 차창 밖으로 무지개가 나타나서 많은 일행들이 보는 행운을
가졌다. 백두산에 와서 무지개를 보는 참으로 진귀한 경험까지 하게 되었다. 멀리 순천에서 온 성갑숙 순천문인협회 회장은 꿈 속에서 쌍무지개를
보고 백두산 천지를 본 소감을 “선몽(先夢)”이라는 즉흥시를 지어서 눈물로 낭송했다.
무지개는
환상적이고 참으로 아름답다. 그런데 아름다운 것은 오래 가지 않는다. 가슴을 졸이는 우리의 사랑도, 뜨거운 열정과 꿈을 불태우는 젊음도, 우리의
인생도 상대적인 시간의 차이는 있지만 무지개처럼 잠깐이다. 다시 오지 않는다. 참으로 허망한 존재들이다. 그래서 아름답고도 슬프고 슬프고도
아름다운 것이 우리의 사랑이요, 우리의 청춘이며, 우리의 삶이다. 부처님은 2천 5백년 전에 금강경(金剛經)에서 “지어진 모든 존재는 한 바탕
꿈이요, 헛깨비, 물거품, 그림자와 같다. 또한 풀잎에 맺힌 이슬이요, 번쩍하는 번갯불과 같다. 모든 것을 마땅히 이와같이 보아야
한다.”(一切有爲法 如夢幻泡影 如露亦如電 應作如是觀)고 우리 삶의 본질을 설파하고 있다.
일본은 동해를 일본해(日本海)라고 부르고 독도를 다케시마(竹島)라고 부르며 독도가 일본땅이라고 우겨대고 있다.
남태평양 센카쿠열도는 일본과 즁귝이 서로 자기 땅이라고 사람과 군함을 보내면서 첨예하게 다투고 있다. 백두산은 중국이 장백산(長白山)이라고
부르며 자기 땅이라고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해 놓고 있다. 우리는 백두산을 남의 땅을 거쳐서 가야만 하고, 남의 나라 산이기 때문에 백두산에서는
중국 공안의 제지로 애국가도 부를 수가 없고, 태극기도 펼칠 수가 없고, 조국통일기원제도 올릴 수가 없다. ‘백두산 역사문화탐방’이라는
플래카드를 펼쳐 들 수도 없다.
우리는
언제나 광복의 궁극적인 완성인 평화통일이 되어서 개성과 평양을 거쳐서 백두산 천지에 올라서 마음껏 태극기 흔들면서 애국가도 부르고 대한민국
만세를 부룰 수 있을 것인가. 우리 겨레의 성산(聖山), 우리 민족의 영산(靈山) 백두산이여! 우리를 눈물짓게 만드는 아름답고도 슬픈
백두산이여, 백두산 천지여! 영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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