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 30일 부활 제 4주일 성소주일
-류해욱 신부
착한 목자 주일 착한 목자 주일이며 성소 주일인 오늘 우리는 우리의 성소, 하느님이 우리를 먼저 인간으로 부르시는 그 의미를 생각해야 합니다. 성소 하면 우리는 먼저 사제 성소, 수도 성소를 생각합니다. 요즈음 결혼도 하느님의 거룩한 부르심이라고 하여 결혼 성소라는 표현을 합니다. 물론 오늘 성소 주일은 수도자와 사제로 부르는 성소를 위해 특별히 마련된 날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사제 성소, 수도자로서의 성소, 결혼 성소를 생각하기 이전에 먼저 우리 모두가 인간이 되도록 성소를 받았다는 것을 상기 드리고 싶습니다.
바오로는 갈라디아서에서 말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내가 나기 전에 이미 은총으로 나를 택하셔서 불러주셨습니다.”라고. 이사야서는 말합니다.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으니, 너는 내 사람이다.” 바오로만 은총으로 택하신 것이 아니고, 이스라엘만 이름하여 부르신 것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를 하느님께서는 인간이 되도록 부르신 것입니다.
인간은 누구입니까? 사랑입니다. 왜냐고요? 하느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이 사랑이시기에 하느님의 모상을 따라 지음받은 우리 인간도 사랑인 것입니다. 아니, 사랑이어야 합니다. 현대의 위대한 신학자 칼 라너는 이렇게 기도합니다.
“하느님, 저의 하느님, 저는 오로지 사랑 안에서만 당신을 찾을 수 있나이다. 사랑 안에서/ 오직 사랑 안에서/ 저의 영혼의 모든 힘이 당신 사랑을 향해 흘러/ 다시 제게 돌아오지 않고/ 온전히 당신 사랑 안에 잠기게 하소서.” 우리는 끊임없이 사랑이신 하느님을 바라보며 그분 안에 머물러야 합니다.
어떻게 우리가 인간으로서의 성소인 사랑 안에 머물 수 있는가? 양 떼가 착한 목자의 인도에 따라갈 때만이 양 떼 안에, 혹은 양 떼의 우리 안에 머물 수 있듯이 우리도 인간 아담의 원형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끄심을 따라 살 때만이 사랑 안에 머물 수 있는 것입니다. 어떻게 그리스도의 이끄심을 알 수 있는가?
기도해야 합니다. 우리는 진정한 목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목소리를 알아듣기 위해서 기도해야 합니다. 그분의 목소리는 도둑이며 강도인 자들이 자기를 따라오라고 부르는 소리처럼 크지도 요란하지도 않기 때문에 자칫 놓치기 쉽습니다. 그분에 목소리를 알아듣고 따라가기 위해서는 우리의 마음을 침잠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고요 가운데서 성령께 마음을 열고 그분의 이끄심을 분별해야 합니다.
양 떼는 그의 음성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를 뒤따라간다고 하셨습니다. 어떻게 그 목자의 음성을 알게 되었습니까? 바로 그 목자와 더불어 살기 때문입니다. 함께 잠을 자고 함께 들로 나가 풀을 뜯는 것입니다. 우리도 주님과 함께 살 때만이 그분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그분만을 따를 수 있습니다. 그분은 말씀하십니다. “나는 문이다. 누구든지 나를 거쳐서 들어오면 좋은 풀을 먹을 수 있다. 도둑은 다만 양을 훔쳐다가 죽여서 없애려고 오지만 나는 양들이 생명을 얻고 더 얻어 풍성하게 하려고 왔다.”
사제는 누구입니까? 바로 그 목자이시며 문이신 주님의 일꾼들입니다. 주님께서 하시는 일을 이 세상 안에서 계속하도록 당신이 손수 뽑으신 사도들의 사명을 이어 수행하는 사람들입니다. 주 예수님께서 사도들을 부르시어 가르치셨고 당신의 사명을 이어받아 교회를 건설하고 땅의 소금과 빛이 되라고 하셨습니다. 우리에게는 주님의 사명을 계속해서 이어갈 사제들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오늘 우리는 성소 주일을 맞아 그 사제들을 위해, 당신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주님의 사명을 계속해 나갈 관대한 마음을 지닌 젊은이들이 많이 나오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그러면, 누가 그 사제들이 됩니까? 내 아들은 안 되고 다른 가정의 아들이 되어주기를 바라지요. 그것이 얼마나 이기적인 생각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십시오. 바로, 우리 가정에서 사제 성소가 나와야 합니다. 바로 우리 공동체에서 사제 성소가 나와야 합니다.
오늘부터 우리는 특별히 우리 공동체에 사제 성소가 나올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저는 우리 공동체 모든 신자들이 이 지향을 지니고 계속해서 기도할 것을, 각 기도회와 레지오 마리애 뿌리시디움들도 이 지향을 가지고 기도할 것을 촉구합니다.
[류해욱 요셉 신부님/예수회: 영성 피정 지도 신부님] |
첫댓글 “나는 양들이 생명을 얻고
또 얻어 넘치게 하려고 왔다” (요한 10, 10)
하느님, 감사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