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氣)가 차서 죽겠네
소 산 / 김 사 욱
우리는
기가 차서 죽겠다는 말을 자주 하곤 합니다.
이 말은 생각지도 않은 예상 밖의 일이 발생했을 때
또는 어이없는 일이 일어났을 때 절로 입에서 나오는 말입니다.
그 말이 맞습니다.
사람은 기가 차면 죽습니다.
사람은 태어날 때 기를 받아서 태어납니다.
기란 한자(漢字)로 보면 기운 기(氣)자를 씁니다.
살아 있는 모든 포유동물 중 살아서 걸어 다니는 동물은 기가 발에서부터
시작하여 위로 서서히 차 올라가면서 성장하고 늙어 가는 것입니다.
어린아이는 기를 받아서 장성하게 되고 성인이 되어 늙어서 죽을 때는
모두 기가 차서 죽는 것입니다.
어린아이 때는 기가 발끝에 모여 있어 일어서려고 바둥거리고 또
한시도 가만있지 못하고 발발이 같이 돌아다니고 저지레를 쳐 혹여
아이가 다치기라도 할까 봐 부모는 애간장을 태우며 따라다니지요.
이삼십대 청년기 시절에는 기가 무릎과 허리에 차올라 엉덩이에 있는
성기가 꿈틀거리는 혈기 왕성한 청년기를 맞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나이가 사오십대에 접어들면 기는 가슴에 차 있어
매사에 신중하다 못해 냉정함은 물론 모든 것을 가슴으로 받아들이고
가슴이 사무치도록 감내하고 뜨거운 가슴을 안고 사는 것이
사오십대 중년이 아닌가 싶습니다.
또 오륙십대가 되면 기는 입에 차올라 몸이 쇠약해져 말을 듣지 않으니
말수가 많아지고 모든 것을 입으로 다 하는 말 많은 노인이 되고
말도 되지 않는 오기도 부리기도 하지요.
칠십 대 이상의 노인이 되면 기는 언제나 머리에서 머물다 어느 한순간
머리끝까지 기가 차면 죽는 것이지요.
쇼크로 기가 급하게 차면 쇼크사 또는 급사라고도 하고 기가 서서히 차면 자연사 또는
노환 사라고도 하지요.
나이가 많아질수록 정심을 잡고 좋은 생각만 하고
매사에 조심하고 또 조심하고
살아가는 것이 좋으리라 생각됩니다.
오늘도 조그마한 것에서 행복한 마음을 가지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