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자 : 2024. 5. 15(수)
○ 코스
백무동-참샘-소지봉-장터목대피소-천왕봉-로타리대피소-순두류계곡-중산리
(16.89km / 소요시간 12시간 8분(운동시간 7시간 48분 / 놀고 먹은시간 4시간 20분)
○ 산행 : 이충기, 이병학
○ 산행일정
▶ 지리산으로
2024. 5. 14(화) 22:00 사당역 산악회 버스 출발
2024. 5. 15(수) 03:03 백무동(경남 함양군 마천면 강청리) 도착
♣ 산행 ♣
03:10 백무동 산행 출발
04:08 하동바위
04:43 참샘
05:26 소지봉
06:09 망바위
07:01 장터목대피소
* 장터목대피소에서 시간 죽이기 - 취사와 반주 08:17 장터목 출발
08:38 제석봉
09:03 통천문
09:22 천왕봉 1915m
* 천왕봉에서 머무름 09: 50 출발
10:02 천왕샘
* 물 한모금
10:31 개선문
11:16 법계사
11:21 로타리대피소
* 로타리대피소에서 순두류계곡으로 진행
순두류계곡에서 시간 죽이기
12:20~14:00
14:29 순두류버스정류장(환경교육원 입구)
* 14:50 버스 승차
중산리탐방안내소로 이동 3.0km
14:59 중산리탐방안내소 도착
* 산악회 셔틀차량으로 중산리주차장 이동 1.6km
15:10 중산리주차장 도착(경남 산청군 시천면 중산리)
▶ 집으로
17:30 중산리주차장 산악회 버스 출발
18:30 대원사(경남 산청군 삼정면 평촌리)
22:20 양재역 도착
● 산행데이터
○ 지리산 등반 내역 2002년 ~ 2024년
♣ 산행 후기 ♣
새벽 3시
백무동의 잠들은 밤
캄캄한 사위를 뜷고 천왕봉이 어디멘지 헤매며 산속으로 빨려들어간다.
일흔셋, 여든하나 두 노구는 무엇을 찾으러 천왕봉에 오르는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그냥 하기 좋은 말이다.
켜켜이 쌓인 연륜, 내공, 뱃심으로 천왕봉을 넘으려 한다.
이로써 오늘 천왕봉을 오른다면 스물두번째 천왕봉을 넘게 되는 것이다.
2002년부터 천왕봉을 올라 2024년까지 스물두번
따져보니 해마다 거르지 않고 넘은 셈이다.
그렇게 천왕봉이 닳도록 올랐지만
천왕봉은 20여 년 전과 마찬가지로 변함없이 그대로였고 5월에 피는 철쭉도 변함없이 피어있었다.
다만 변한 것은 무릎 연골이 닳고 주름살이 배긴 나뿐이었다.
내년에도 넘을 수 있을까?
천왕봉이 그자리에 있는 한 넘게 되겠지...
산악회에서 주어 진 시간은 14시간
기어서 올라 천왕봉을 넘어가도 남아돌아갈 시간이다.
어떻게 남아돌아가는 시간을 죽일 것인가...
배낭 속에 담겨져 있는 돼지껍데기, 고추장불고기, 양념목살, 소주, 팥배주가 말할 것이다.
놀며 쉬며 시간이 늘어지게 산행하며 장터목에 올라섰다.
장터목은 저잣거리다. 아니 놀 수는 없으리라
취사장에 자리를 깔고 퍼질러 앉아 후라이팬을 달군다.
천왕봉을 넘은 다음 로타리대피소에서의 2차를 위해 술을 아껴가며...
술 한잔에 어지러운 발걸음과 어찔해 보이는 눈으로 제석봉을 넘고
통천문을 뚫고 올라 천왕봉을 올려다보며 가파르고 험한 돌길을 난간을 붙잡고 기어오른다.
천왕봉에 섰다!
스물두번 째!
기가 막히게 좋은 날씨
반야봉 젓봉우리와 노고단 꼭지점이 또렷하게 눈 앞으로 다가선다.
천왕봉에 쏟아지는 따가운 봄햇살
천왕봉 정상보다 더 높은 곳 바위봉우리에 올라 위험스럽게 중심을 잡고 만세를 불렀다.
중공군처럼 몰려오는 날파리떼에 쫒겨 로타리대피소를 향해 발걸음을 내려놓는다.
젊은애들이 벌떼처럼 몰려 천왕봉을 향해 올라온다.
경남 고성고 학생들이 극기체험 신체단련을 위해 단체로 천왕봉 등정을 한다고 한다.
천왕봉을 향해 오르는 젊음과 하산하는 두 노인네
극명한 대비
지리산 중턱의 법계사
오늘은 사월초파일
야단법석을 펼쳐야 할 것인데
그런데 왜 절이 절간 같지?
해발고도 1450m로 우리나라 사찰 중 제일 높은 곳에 자리
보살들이 힘들어 올라 올 수 있겠나...
중산리에 분소를 차려야 되지 않을까
쓸데없는 공염불 같은 생각
바로 아래 로타리대피소
로타리대피소는 시설개선공사로 전면폐쇄되었다.
로타리대피소에서 후라이팬을 달구려고 꿈을 꿨었지...
꿈이었다고 생각하기엔 너무나도 아쉬움 남아
허공 속에 묻어야만 될 슬픈 현실...
배낭 속 돼지고기는 꿈도 펼치지 못하고 순두류계곡으로...
전화위복
순두류계곡에 계곡물이 철철 넘쳐흐르는 곳
계곡에 발을 담그고 돼지고기를 지글지글 볶는다.
돼지고기 지글지글 소리와 계곡물 넘쳐흐르는 소리가 앙상블을 이루어
베토벤 소나타교향악이다.
뿅가기 시작하는 뇌피셜
하산을 마치고
순두류버스정류장에서 중산리탐방안내소로 이동
중산리탐방안내소에서 산악회셔틀차량으로 중산리주차장으로 이동
중산리주차장에는 산악회버스가 졸고 있었다.
그렇게 놀멍 쉬멍 시간을 죽였지만
버스가 출발하려면 아직도 2시간 여 남아도는 시간
어떻게 가성비있게 시간을 능률적으로 보낼 것인가
고물가시대에 가성비있게 마트에서 맥주펫트병을 집어들었다.
펫트병을 다 비우고나서도 남는 시간
서울에는 비가 억수로 퍼붓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맥주 맛이 더 시원했다.
캔맥주로 리필을 하고나니 버스가 시동을 걸었다.
서울로~~~~
밤 10가 넘은 시간 서울 양재역에 내려서 역으로 걸어갈 때
가느다란 빗줄기가 흩뿌리고 있었다.
♣ 산행풍경 스케치 ♣
새벽 3시 11분 백무동의 어둠을 뚫고
백무동 상가를 지나
지리산으로 들어가는 초입
장터목대피소까지 5.8km
하동바위
하동군 군수와 함양군 군수가 내기 장기를 두었는데
하동군 군수가 져서 하동군에 있는 바위를 뽑아서 지리산 백무동쪽으로 옮겼다는 옛이야기
새들도 잠들은 밤에 거칠은 숨소리만
참샘 도착
물 한모금으로 갈증을 달래고
떡 한조각으로 허기를 달래고
장터목까지 3.2km
지금부터 가파른 길을 타고 능선에 올라 소지봉에 올라서야 한다.
새들이 잠을 깨기 시작했다.
능선에 올라 소지봉에 섰다.
거추장스런 랜턴을 벗었다.
해발 1400 정도?
소지봉의 이정표
가파르던 길은 성질을 죽인다.
소지봉 쉼터
몇년 전 조릿대가 전멸했다.
소생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06시경 장터목으로 가는 길에 일출이 돋는다.
망바위에 뿌리박은 소나무
장터목까지 1.5km
이만때 철쭉이 만발했던 곳인데
시들은 철쭉꽃 한떨기가 매달려 있었다.
장터목이 얼핏 보이는 것 같은데...
500쯤 남았나...
장터목대피소였다.
07:00 도착
장터목대피소 취사장
고추장불고기를 볶을까 목살을 볶을까
돼지껍데기를 우선 볶고 다음은 로타리대피소에서...
장터목대피소를 떠나며... 08:15
제석봉 입산허가
산허리를 운해가 둘르고있다.
광양쪽이 아닐까?
지리산 경관으로 뽑히는 것 중 하나
제석봉 고사목지대
이제는 고사목마져 사그러져가고
초원에 수목이 돋아나고 있었다.
자연의 순환 윤회
제석봉에서 연하봉을 봤다.
제석봉 정상 전망대
저기 통천문을 뚫고 올라야 천왕봉을 볼 수 있다.
중산리가 아득하게 보인다.
반야봉과 노고단이 또렷하게 들어온다.
구상나무 고사목
통천문 뚫고 오르기
천왕봉까지 0.5km
통천문을 지나서 백무동을 내려다봤다.
칠선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은 차단되었다.
통제되기 전 2012년과 2017년 칠선계곡을 오르내렸을 때가 꿈만 같다.
천왕봉 100m 전
천왕봉 도착 09:22
사방이 막힌 곳이 없었다.
천왕봉보다 더 높은 곳에 올라 만세를 불렀다.
천왕봉에서 내려서서 09:52
중산리 방향으로 길을 잡고
중산리까지 5.4km
가파른 계단을 내려서서
천왕샘터에서
석간수에 목을 축이고
경남 고성고 학생들이 천왕봉으로 줄을 지어 오르고 있었다.
극기 신체단련
젊음과 늙음의 대비
오름과 내림의 교차
천왕봉을 넘었으니 개선문을 통과할 자격이 있다.
지리산 중턱의 법계사
해발 1450m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곳이라는데...
사월초파일인데 절간처럼 조용했다.
절간이니까.
공양할 보살님들이 이렇게 높은 곳을 어떻게 오를 수 있으려나..
로타리대피소 바로 위 샘터
이곳에서 물을 받아 자리를 펼치고 돼지고기두루치기를 해야지...
꿈은 사라지고...
로타리대피소는 대대적인 시설개선공사 중이었다.
허무한 마음
어디로 가야지...
그래 그게 좋겠다.
순두류로 내려가면 유토피아가 있겠지.
경남환경교육원이 있는 순두류로
걷기 편한 등산로에 산죽이 우거져 있었다.
유토피아를 찾기 위해 계곡 탐색
아리랑 고개를 넘고 11:53
순두류 버스 시간은 14:50
버스정류장까지는 30분 남짓
2시간 이상이나 여유있는 시간
계곡을 가로지르는 출렁다리를 건너서
계곡 이쪽 저쪽을 살펴보고
고기 굽는 냄새와 지글거리는 소리 들리지 않는 은밀한 곳이 이디 있을까...
찾았다! 12:15
순두류계곡의 환상
계곡의 환상에 빠져 놀다가 일어서면서 셀카봉 분실 화인
이번으로 100개째
생각해보니 천왕봉 꼭대기에서 셀카봉 휘두르며 희죽희죽 웃다가 어느 바위 위에 놓고 내려왔을 것이다.
내 물건 챙기지 못하는 것은 천성이다.
아버지가 보증 잘 못서서 집이 날아갈뻔 했고
내가 보증 잘 못서서 공매로 넘어간 것을 겨우 되찿았고...
부전자전
씁쓸한 마음으로 계곡 탈출 14:03
2시간의 계곡풍류
내가 흔들리는 것인가 출렁다리가 흔들리는 것인가
순두류 탐방객 계수기 통과
끝이 보인다.
순두류 날머리 14:22
순두류버스정류장에서 중산리탐방안내소로 출발 14:50
중산리탐방안내소 앞 거북산장식당 도착 15:00
셔틀버스로 중산리주차장으로 이동
중산리주차장 도착 15:15
산악회 버스 출발 17:30까지 어떻게 유용하게 시간을 보낼 것인가
편의점에서 펫트맥주를 꺼내 잡았다.
선선한 바람 부는 야외벤치에 앉아 시간떼우기
서울에는 비가 억수로 퍼붓고 있다는 소식
이곳은 파란 하늘아래 시원한 맥주
한가로운 중산리의 오후
산악회 버스 승차 17:30
지리산의 봄 종료
유월에 소백산에서 뵙겠습니다.
첫댓글 먼저 회장님 노고와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한해한해 떨어지는 체력에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가자 이렇게 젖먹던 힘을다해서 올해 백중주산행도 잘 끝낼 수 있었습니다.
언제나 똑같이 지리산은 웅장하고 신비롭기만 합니다.
함께해주신 회장님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산행후기 잘보았고
고생들 많으셨습니다.
지리산 백중종주 고생하시였습니다
지리산 22번째 천왕봉
등정을 축하 축하 드립니다
22년간 지리산 천왕봉 산행을 주선하시고 이여가시는
이병학 산악회 회장님 찬사를 보냅니다
그리고 계속 이여가시길을 기원드리며 응원 응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