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교 태백산맥문학관 개관
역사의 어둠과 빛을 체험하는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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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교에 들어선 태백산맥문학관이 문을 열었다. 소리꾼 장사익씨의 축가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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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관 개관기념 테이핑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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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자연석 벽화. 통일의 염원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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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로부터 정종해 보성군수, 박태준 전총리, 조정래 작가, 이종상 화백이 벽화제막을 걷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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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백산맥의 작가 조정래씨가 개관식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한국문학의 거대한 산맥 대하소설 ‘태백산맥’. 조정래(65) 작가가 이 소설을 완간한 지 20만에 작품무대인 벌교읍 제석산 아래 자리잡은 태백산맥문학관이 문을 열었다.
지난 21일 오후 조씨와 아내 김초혜 시인을 비롯해 소설을 출간한 해냄출판사 관계자, 정종해 보성군수, 박재영 전남도행정부지사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관식을 가졌다. 또 지리산 시인 이원규, ‘빨치산의 딸’의 소설가 정지아씨 등 문인들과 오랜 인연을 가진 박태준 전 총리, 가수 정광태씨도 참석했고, 가수 장사익씨는 직접 축가를 불렀다. '태백산맥'과 '아리랑'을 번역한 프랑스 번역가 조르주 지겔마이어씨도 자리를 함께 했다.
단일작품을 소재로 한 문학관은 전북 김제에 들어선 아리랑문학관에 이어 두 번째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제석산의 산자락을 잘라 만든 이 문학관을 설계한 건축가 김원씨는 “이 공간에서 중요한 것은 살풀이의 굿판, 역사의 어둠과 빛을 한꺼번에 체험하는 장소가 되었으면 한다”는 소망을 담았다고 했다.
또 이날 세계 최대 규모의 자연석 벽화도 처음 공개됐다. 길이 8170cm, 폭 806cm에 38720개의 조약돌로 만들어 중량만 213톤이다. 작품 명제가 ‘원형상-백두대간의 염원’인 벽화는 이종상 화백의 작품으로 지구상에 마지막 남은 민족 문단의 아픔을 종식하고 통일을 염원하는 문학, 건축, 미술이 조화를 이룬 ‘옹석벽화(擁石壁畵)’이다. 문학관 옆에는 소설속의 ‘소화의집’과 ‘현부자네집’이 복원돼 있다.
문학관내 제1전시실에는 4년간의 자료조사, 6년간의 집필을 통한 소설의 탄생과정, 11년에 걸친 이적성 논란과 시비 등 파란만장한 작가와 작품의 역사를 전시하고 있다.
‘태백산맥’은 48년부터 53년까지 5년 동안 벌교를 주무대로 격동의 현대사와 민족의 수난을 그리고 있고, 83년 '현대문학'에 연재를 시작해 89년 10권으로 완간돼 지금까지 총 700만부 이상이 팔렸다.
처음 자료조사 당시의 취재수첩과 메모, 소년 빨치산이었던 박현채(정치경제학자) 선생에 대한 자료, 취재에 사용된 카메라와 작업복, 남부군총사령관 이현상의 자료 등 작가의 치밀하고 방대한 취재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또 집필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주었던 이경재 신부 및 문익환 목사의 자료, 단 종이 두장에 써놓은 주인공들 기록장과 집필누계표, 16500매의 육필원고와 원고지에 써내려간 만년필, 연재했던 문학지와 소설 초판본, 완간 보도기사와 지인들에게 받은 완간축하선물 등도 전시되어 있다.
여기에 작품 평가자료, 이적성 시비를 건 비판자료, 공갈협박속에 쓴 두 편의 유서, 음해성 삐라 등 완간이후 작가가 겪어야 했던 정신적 고통까지 그대로 전시되고 있어 단순한 작품소개가 아닌 분단의 아픔까지 고스란히 간접 체험할 수 있는 역사전시관이다.
제2전시실에는 작가의 삶과 문학세계, 출간된 작품집이 전시되고, 관람객을 위한 문학사랑방, 작가집필실도 마련돼 있다.
하지만, 벌교읍내 곳곳이 사실상 ‘태백산맥’의 살아있는 문학관이고 전시실이나 마찬가지다. 중도방죽, 소화다리 등 소설에 등장하는 무대들이 그대로 보존되고 있어 이 문학관과 함께 근대역사를 고이 간직한 벌교를 찾는 관람객들의 발걸음이 더욱 잦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개관한 문학관은 전문학예사를 비롯해 4명의 직원들이 관리하게 되며 해설가가 배치된다. 올 연말까지 각종 행사가 준비돼 있고 이달 29일에는 서울에서 문인들이 단체로 방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