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정맥8]가사령-낙동비학분맥분기점-사관령-벼슬재(반령)-침곡산-한티재
2020년 10월 2일
요물혼자
낙동비학분맥분기점(△709.9)
사관령(△788.4)
침곡산(士甘山,△725.4)
ㅁ산행코스 : 가사령-△599.7-낙동비학분맥분기점(△709.9)-사관령(△788.4)-벼슬재(반령)-△492.4-막실재
-침곡산(△725.4)-철탑-서당골재-산물감시초소(x677.1)-△422-한티재-임도-31번국도(감곡길,
사거리)
[산행지도]
추석명절 저녁 강남고속터미널에서 24시 포항행 버스를 탔다. 코로나19로 인해 명절인데도 버스는 텅텅 비어
포항까지 직행한다. 이틑 날 4시 가까운 시간 터미널에 도착, 마침 터미널 문이 열려 있어 그 안에서 잠시
쉴 수 있었다. 터미널 문을 다 닫고 누워 있자니 잠도 안오고 두둑히 몇 곁을 입었는데도 으시시 하다. 5시가
넘어 직원이 나오고
승객도 터미널로 모인다. 7시 버스에 탑승하려고 죽도시장쪽으로 걸어 정류장에서 상옥리행 버스가 오지 않
는다. 검색창에서 보면 분명 있는데... 마침 상옥식당의 전번이 있어 연락할 수 있었다. 하루 한번 10시 50
분 버스가 있다는 소리에 경북 포항시 북구 청하면까지 버스를 타고 가 청하에서 택시로 갔다.
교통이 불편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이유로 서울로 이직하면서 낙동정맥을 잇지 못한지 1년 6개월, 오랫만에
가사령에 설 수 있었다.
[가사령]의 몇 대의 차량이 임도에 주차하고 올라야 할 반대편 옹벽을 넘어 표지기가 붙은 길목으로 든다.
지난 이곳에 도착했을 때의 어두워지는 저녁 어데로 갈까, 망설이다 상옥리 쪽으로 걷다 죽장가는 버스에
올라 죽장면 미용실 회장님 댁에서 묵던 때를 기억하며 고스란히 남아 있는 추억이 내게로 왔다.
맞다. 별스런 산길도 아닌데 멀었던 낙동의 산길에 서니
철 잃은 진달래가 맞고 햇빛이 그 나뭇가지 속에 발한다. 왼쪽으로 매봉산 아래 상옥리의 풍경으로 부터
산길이 열린다. 청하에서 타고 왔던 68번 국지도도 보인다.
[△599.7]봉의 복구삼각점에 서고 포항시 죽장면 가사리와 상옥리의 경계를 남진하게 된다. 경사진 산길을
조금 올라가야 한다.
성법령의 자지러진 고갯길 비학산으로 가는 산길이 조망되고 벌목지대를 가르는 시원한 바람과 함께
잔광에 부서지는 나무들 그 색색들이 눈에 아리게 들어온다.
또 다른 풍경의 지능선이 다가오고 내가 좋아하는 이런 분위기의 호젖한 산길이 한동안 이어진다.
된 올림의 벌목지대를 지나 △709.9봉의 정상을 밟는다.
[낙동비학분맥분기점]의 팻말이 달리고 이 삼각점봉 아래 성법령이 지척이며 그 길 따라 비학산과 도음산을
이으며 남진하게 될 산줄기를 상상하며
경주에서 오셨다는 남자 분 한분이 내 뒤를 따르다 만나 잠시 이야기 나눈 뒤 길을 비켜 드린다. 불태재까지
가려면 부지런히 가야 한단다.
[삼각점 '기계 422]의 삼각점을 확인하여 봉우리를 내려가면서 부터 포항시 죽장면 가사리와 기북면
성법리의 경계로 바뀌어 서남진하게 된다.
능선의 바위지대가 심심함을 달래주며 굴참나무에 달린 '광주 일대구정'의 표지기가 반가움에 환한 미
소가 솟고 풍경은 참나무들 산릉으로 또 다른 풍경속으로 고도를 높혀 올린다.
사관령 △788.4봉의 정상에 선다.
[사관령]'봉이 아닌 령'으로 정상은 서쪽으로 200m쯤 가야하며 이곳은 헬기장이다.
올라온 사관령만큼 내려가야 하나 보다. 돌아온 길 되돌아보면 굽이굽이 봉우리가 서고 능선이 잡힐 듯
등 뒤를 밀어내고 있다.
[x568.9봉]으로 올라보면 뒤돌아 본[사관령, 삼각점봉]의 봉우리들이 남으로 달려온다.
죽장면과 기북면의 경계로 능선이 이어져 가고
가야할 산들의 봉봉마다 하늘빛에 눈이 부셔온다. 잘 정돈된 길이 아닌 쓰러진 나무도, 바람에 날리는
나뭇잎 잎마다 다듬어지지 않은 산길을 따라 걸으니 산행에 힘이 든다.
거기에 추울까 겹겹이 옷을 배낭에 지었으니 그 무거움은 내 허리로 오고 보라빛 가을꽃들이 산바람에 밀
려 골짜기를 떠돌며 가을을 재촉하는 풀벌레 소리가 귓전에 맴돈다.
능선에는 다녀간 분들의 흔적이 나무마다 붙은 정겨움 마져 시름을 잊게 되고 윙윙거리는 매미소리도
이 가을의 목청을 다하는가 보다.
가지런히 심어진 나무들 속에 침엽수 바늘 초록을 투과한 빛이 닿은 능선이 또 다른 느낌이 다가오고
무덤을 휘돌아간 능선을 내려가면 [배슬재]에 이른다.
[반령]이다. 낙동정맥의 중간!
표지기가 수북히 붙고 '낙동정맥중간지점'이란 대문짝 만한 현수막이 환영한다. 동쪽 기북면에 위치한
포항전통문화체험관에 고택들이 자리하고 있는 고을을 보면 아마도 이 벼슬재를 넘던 고관들이지 싶었
다.
경주에서 오셨다는 길손이 계신다. 서로 사진을 담고 먼저 길을 가신다.
서쪽으로 침곡리 임도가 있는 안부에 내렸다가 오른다. 삼각점봉인 △492.4봉에 올라서면 소나무가지에
달린 삼각점봉 팻말이 정겹게 대롱 달리고
[△492.4]
남진하면서 고도를 높혀 오른다. 보이는 것은 오직 나무 뿐, 간간히 그 속에 비치는 기북면의 풍경,
[x626.3]봉을 사면으로 돌며 남진하던 방향이 바뀌어 서진하게 된다. 막실재까지 내리막이다.
[막실재]의 코팅지가 나무잎에 달려 있는 안부를 지나 잠시 올라보면 묘2기 위 [x570.7]봉을 묘 앞
으로 진행하며
참나무속 바위들이 잔잔히 있는 암릉으로 바뀐다. 가야할 침곡산이 그 뒤 살짝 내밀고 쓰러진 참나무가
길을 막고 가꾸지 않은 묵묘도 지난다.
오늘 산행 중 가장 비탈진 산길을 올랐지 싶었다. 침곡산 정상에 섰다.
[침곡산(사감산)]정상석이며 포항시 죽장면과 기북면의 경계에 위치한 산이다.
[삼각점 '기계 23']의 2등 삼각점인 헬기장의 평범한 육산으로 조망은 없다. 다만 지도에서 가늠해
보면 서쪽으로 애미산과 수석봉 사이로 보현산△838.9봉이며, 동쪽으로 비학산△761.5이며, 남쪽으로
가야 할 운주산과 그 뒤 천장산과 도덕산일 것이다.
'일등산악회 1대간9정맥회의 침곡산 △725.4m와 회원들'의 이름표가 붙어 있다.
죽장면과 기북면의 면계를 가르며
서당골재를 향해 고도를 낮추며 남진한다. 저 멀리 바람개비 풍차가 보이는 느슨한 능선은 어데인지?
수시로 붙은 표지기가 있어 지도를 보지 않아도 갈길이 보인다. 철탑을 지나 기북면의 풍경이 비치는
산릉을 내려선
[서당골재]였고 포항팔도산악회에서 만든 팻찰에 보면 온길과 가야할 길의 시간까지 적어 놓았다.
눈에 익은 표지기가 x605봉의 높은 산봉우리의 사면으로 돌아가라 한다. 무명봉이라 그렇게 사면
으로 돌아 더듬더듬 간다.
묘가 있는 무명봉을 오르고 조금 더 오르면 산불감시초소가 맞는 x677.1봉의 잡풀들이 가득한 너른
평지같다.
[x677.1]봉의 산불감시초소가 자리하고 있으며 포항시 죽장면, 기북면, 기계면의 삼면봉이다.
보현지맥의 주봉 보현산과 면봉산이 서쪽으로 가늠되고 기북면 마을 건너 비학산도 조망된다.
진행은 서진으로 바뀌어 가고
가야할 운주산이 듬직한 품으로 보이는 발 아래 벌목지대의 또 다른 모양이 그림같다.
나무를 베어낸 자리의 텅빈 공간도 나무를 일렬로 놓인 선도 산봉우리와 함께 어울린
그림이
아쉬움과 교차한다.
[x582.4]와 [x422.4]봉의 무명봉을 넘어 해는 이미 기울어져 지능선에 걸쳐 떨어지며
묘와 묘 능선으로 이어져 오늘산행의 마지막 봉우리가 머리 위에 높게 솟아 있다.
멧돼지가 '쿡'한다. 뒷발치고 도망가는데 잡풀 속으로 몸을 감추기에 깜짝 놀란 마음
쓰러내리며 산길을 올린다. 삼각점봉였다.
[△422]'기계 435'의 삼각점을 확인하여 길을 재촉하며 산릉을 내린다. 묘를 지나 잘 가꾼 묘 아래
31번국도 죽장면 불빛이 켜진 마을도 보이고 한티재의 차들이 터널로 온다. [한티터널]을 내려 숲
이 가득한 산길과 어두움을 가르며 내려선다.
[한티재]의 팻말이 있는 삼거리에 이르고 임도를 따라 죽장면 감곡로로 내려선다. 31번국도의
한티터널 앞이다.
땀에 쩌든 옷을 갈아 입고 배낭을 정리하여 가는 차 손들어 보지만 씽씽 더 달려 터널로 간다.
기다리다.
마침 마을버스 기계라 쓰인 남색버스가 서고 버스교통카드가 없다. 분명 아침 청하면 갈때 사용
했던 것 같은데..
기계면버스정류장으로 온다. 버스를 내리자 뜻밖의 길손이 또 맞는다. 어리둥절 한 나는 '불태재
까지 가려던 산길을 접고 한티재에서 마치고 31번 국도를 걸어 버스정류장으로 가서 버스타고 왔다고
한다.
포항으로 가는 버스가 대기하고 있는데 경주의 길손은 '막걸리 한 잔 하자며 슈퍼에서 급히 한 병 사
오신다. 등짝에 짊어졌던 배를 깎아 안주삼아 한 잔씩 부딪치고 한 잔씩 손에 들고 길손은 경주행 버
스에 오르고 나는 포항행 버스에 올랐다.
포항고속터미널에서 저녁을 먹고 울애가 예매해 준 20시 50분 버스로 서울고속터미널로 오니 또 인천
행 전철과 버스로도 갈 수 없기에 터미널 안에서 보내는데 모기가 자꾸 내 얼굴을 문다.
또 언제나 이 산길을 이어갈 수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