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여년 동안 열악한 근무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맡은 역할에 충실해 왔던 대한항공 운항승무원 동지들이 이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안전운항 실천을 외치며 분연히 일어섰습니다. 이에 우리 500여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원은 그들의 선각자적인 용기있는 모습에 진심에서 우러나는 성원과 지지를 밝히는 바입니다.
규모면에서는 세계적인 항공사였지만 후진적인 경영 마인드로 조종사와 다른 직종의 직원들을 억누르며 안전운항 보다는 영업운항 만을 집요하게 추구해 왔던 대한항공 경영진은 이제 솔직한 마음으로 회사의 미래를 직원들과 함께 한다는 시각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이번 파업 결정은 파국으로 가기 위한 혼란이 아니라, 서서히 늪에 빠지듯 파국으로 달리고 있는 대한민국 항공업을 구출해 내기 위해 수많은 고뇌 끝에 내린 결정임을 공감합니다.
그동안 국내 양 항공사의 경영진은 이윤추구에만 집착하여 국민과 직원들을 기만하는 가히 반 인륜적인 경영행태를 보여 왔습니다. 이제 그들의 우물안 개구리식 발상을 일깨우고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주저하지 않고 험난한 길을 택한 1400여 대한항공 운항승무원 동지들께 고개 숙여 경의를 표합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는 일시적으로 불편함을 겪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 불편함을 감내하지 못한다면 영원히 안전에 대한 의문을 떨쳐버리지 못한 채 비행기에 오르시는 불안한 여행을 감수하셔야만 합니다. 양 항공사는 국민 여러분의 그 불편함을 지렛대로 삼아 이제까지 비윤리적인 영업을 계속하여 왔지만 앞으로는 편리함을 위해 안전을 희생하는 비정상적인 관행을 따르지 않을 것입니다.
양 항공사는 이제 조종사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합니다. 최일선의 현장에서 그들이 느끼고 말하는 안전의 저해요인들을 경청해야 합니다. 탁상행정 만으로는 절대 실천될 수 없는 안전운항의 헛점들을 조종사는 알고 있습니다. 경영진의 입장에서 보면 그렇게 사소해 보이는 그 헛점들이 결국은 수많은 인명과 엄청난 재산의 손실을 불러올 함정이며 회사가 그렇게도 원하는 지속적인 이윤추구의 최대 장애물이기 때문입니다.
대한항공 1400여 운항승무원 동지들의 단결된 힘이 우리 항공산업 발전의 최대 원동력임을 확신하며, 이제 막 그 장도를 시작한 여러분의 앞날에 빛나는 승리가 함께할 것을 또한 굳게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