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화장품업계는 지속적인 경기침체와 소비위축으로 최악의 경영압박을 받는 등 유례없었던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초저가 브랜드는 가벼워진 소비자들에게 더욱 환영을 받으면서 기존 화장품 업체의 제품 판매가 급격히 둔화되는 등 더할수 없는 경영압박을 가했고 유통변화를 촉발시켜 시판 전문점을 대체하는 브랜드숍까지 등장했다.
제도정책 분야에서는 업계가 지속적으로 촉구했던 기능성 화장품 범위 확대 등 현안에 대한 큰 개선이 없는 가운데 연말에 복지부가 화장품 산업 발전을 위한 8개 과제가 포함된 대책을 발표해 위안을 삼았다.
경영전략은 경제가 위축되면서 전망이 불투명해져 대부분 업체들이 구조조정과 조직 슬림화를 단행하는 등 내핍경영으로 일관했다. 이익이 기대되지 않는 한계 사업부 폐지와 함께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매출부진에 따른 경영이익을 보전시켰다.
특히 연말에는 많은 업체들이 매출부진에 대한 문책성 인사를 실시해 2005년을 새롭게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소비가 둔화되면서 핵심 타깃을 직접 겨냥한 마케팅 전략이 활발해 체험 마케팅과 문화 마케팅, 온라인(미니홈피) 마케팅이 각광을 받았다. 그동안 승승장구했던 수입 화장품도 큰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부분이 대규모 세일판매를 단행해 매출하락을 만회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한편 초저가 브랜드의 인기에 힘입어 이들 제품생산에 뛰어들었던 OEM·ODM 업계는 기존 업체들과는 달리 호황을 보였다.
본지는 송년 기획특집으로 올 한해 화장품업계와 미용업계에서 전개됐던 분야별 이슈를 ▲제도정책 ▲경영전략 ▲마케팅 전략 ▲OEM ODM 업계 ▲유통 변화 ▲수입화장품 동향 ▲신제품 & 히트 제품 동향 ▲미용업계 동향 등으로 나눠 분석했다.
제도정책 … 굵직한 개선 없지만 산업 발전 지원 대책 발표 경영전략 … 내실 경영·수익률 보전 ‘전전긍긍’, 인사도 폭풍급 마케팅 동향 … 체험·문화·온라인 타깃 겨냥 전략 큰 흐름
제도정책 분야 ------------- 올해 정기국회 국정감사 등을 통해 화장품 산업 분야의 제도 개선 필요성에 대한 지적이 반복됐지만 뚜렷한 결과를 내놓지 못한 채 한해를 마무리했다. 다만 위안을 삼는 것은 연말에 보건복지부가 보건산업발전협의회를 통해 종합적인 화장품 산업 발전 대책을 발표했다는 점이다.
복지부는 화장품 산업 발전을 위해서 8개 과제를 선정하고 이를 단계적으로 지원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의 핵심적인 사항은 표시광고 합리화 방안, 전성분표시제 도입, CGMP 지정업체 인센티브 부여, 제품개발 R&D 집중 지원, 화장품 수출확대 위한 수출위원회 운영 등이다.
복지부는 화장품 관리 규정에 대한 국제조화 연구도 추진했는데 보건의료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주요 국가의 화장품 관리 규정 변화 연구를 통해 국내 화장품 관련 법령 개선 방향을 찾는다는 계획이었다.
대한화장품협회를 중심으로 분야별로 TFT를 구성해 자율규약 제정 움직임이 어느 때보다 활발했지만 확정된 자율규약은 단 몇건에 불과했다. 업계 안팎에서 논란이 되었던 사용기한 표시와 전성분표시제는 연말까지 가이드 라인을 완성하지 못하고 해를 넘겼다.
올해는 상·하반기를 통틀어 15회 이상의 정기, 특별 약사감시를 통해 허위과대 광고에 대한 표시기재 위반 사례를 적극 단속했다. 공정위원회와 시민단체들도 이같은 활동에 동참해 보건당국의 단속의지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식약청은 기능성 화장품 심사규정을 개정해 심사시 제출서류를 간소화시키는 등 민원인들의 편익을 높였고 자외선 차단 화장품에 대한 심사기준도 국제적인 수준으로 개선했다.
관세청은 의약품수출입협회의 EDI 승인절차 없이 수입 화장품 통관을 허용하려고 추진했지만 주무부처인 식약청과 업계의 반대에 부딪혀 현행 고시를 유지한다고 번복하기도 했다.
한편 정기국회 국정감사에서 식약청은 화장품 안전관리 방안과 기능성 화장품 가이드 라인 제정, 전성분표시제 도입을 제시했지만 현실화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와관련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은 화장품 제도정책에 관련해 화장품 범위 확대와 표시광고 규제 완화, 수입화장품 관리제도 개선, 품질검사 미실시 화장품 유통 문제, 사용기한 문제, 인태반 화장품 불법 유통 문제 등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제도정책의 문제점들의 개선을 제기했었다.
<길기우 기자 kwgil@cmn.co.kr>
경영 전략 변화 -------------- 올초 대부분의 국내 주요 화장품 업체들은 내수침체 장기화로 소비심리 회복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해에 이어 내실경영을 전제로 한 경영 전략을 결의했다.
주요 상위권 업체의 경우 선택과 집중을 통한 수익률 보전을 위해 무리한 투자를 지양하고 불필요한 비용 지출을 줄여 나가는 가운데 책임경영을 중점적으로 실천했으며 중견업체들은 유통 세분화와 소비자 니즈를 만족시키는 신제품 개발을 통한 경쟁력 높이기에 경영 초점을 맞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에 이어 계속된 불확실한 경영 환경의 위기는 업체들에게 끊임없는 경영 전략 변화를 요구하면서 이들을 위축시켰다. 특히 초저가숍의 급속 확산과 시장 확대 영향으로 인한 시판 전문점 유통의 급격한 변화는 새로운 경영 전략의 변화를 불러 일으켰다.
휴플레이스, 뷰티플렉스, 뷰티크레딧 등 브랜드숍이 새롭게 등장하면서 시판시장의 재편 분위기가 역력한 가운데 일부 주요 상위사들에 의해 전문점 숍인숍이나 브랜드숍 개설 모색에 나서는 움직임이 추가로 감지되면서 유통의 틈새시장 공략 찾기는 더 가속화돼 이에 따른 경영 전략의 변화가 불가피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4/4분기 들어 기업 체질강화를 목표로 조직개편과 인사 조치가 상위사 중심으로 전개됐다. 태평양은 임원 29명에 대한 대대적 승진, 보직변경 인사를 발표했는데 부문별 책임경영 체제 강화를 목적으로 10명을 부사장으로 승진시켰고 LG생활건강도 복잡하게 나눠져 있던 다변화된 유통을 통합 운영함으로써 유통채널별 경쟁력을 강화하고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화장품사업부 조직을 개편했다.
한편 매출에서도 실질적인 목표를 수립해 시행해 나간다는 전략을 세웠던 대부분 업체들이 전년에 비해 성장률이 많이 낮아지거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진다.
<이정아 기자 leeah@cmn.co.kr>
마케팅 동향 ----------- 올해 화장품 업계는 내수침체와 유통급변, 가격양극화, 제품 트렌드 급변 등으로 그 어느 때보다 효율적인 마케팅 활동이 어려웠던 한해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불투명한 시장상황에 따라 주요 업체들은 신브랜드 출시보다 기존 브랜드의 라인확장이나 리뉴얼 등에 집중, 안정적인 기반을 이어가는데 집중했고 보수적인 마케팅 활동에 머문 감도 없지 않다.
이는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축소도 영향을 미쳐 시장대응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초저가 브랜드숍과 브랜드숍 등을 비롯한 유통급변에 초저가와 프리미엄 가격대로 양분된 시장 상황에서 정확한 대응이 쉽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젊은 소비층이 즐기는 인터넷을 통한 다양한 이벤트를 적극 펼쳤다. 각 연령대별 감성을 겨냥한 체험, 문화, 온라인 마케팅에 집중해 소비확산을 꾀했다. 특정 소비층을 겨냥한 뷰티 클래스가 활발하게 열렸고 영화, 뮤지컬, 오페라 등 문화를 활용한 공동 프로모션, 싸이월드로 대표되는 온라인 마케팅 등에 집중해 단기간내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성과로 이어졌다.
여기에 프로슈머, 동호회 등을 활용한 마니아 마케팅도 각광을 받았다. 최근의 트렌드를 반영한 웰빙, 메트로섹슈얼, 기능성 성분 등을 내세운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도 주목받았다.
전문점 … 초저가·브랜드숍 매장 오픈 경쟁 가열 방문판매 … 외부요인 악화 단위당 매출 하락세 백화점 … 글로벌 브랜드 제자리, 국산 상승세 대조 대형할인점 … 대형 업체 직거래 확대, 매출액 증가
올해 화장품 유통은 최대의 격변기를 맞았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전문점과 방문판매는 급속한 매출 하락으로 위협을 받았으나 백화점과 대형할인점, 약국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전문점은 초저가 매장의 확산과 브랜드숍의 등장으로 일선 전문점주들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등 대변혁의 과정을 겪고 있다. 방문판매는 경기불황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과 신용카드 사용 규제로 인한 단위당 매출 감소, 고비용 저효율의 운영체제로 어려움을 겪었다. 백화점은 지난해까지 20~40%의 고성장을 기록했었지만 올해는 5% 성장에 그쳤다.
백화점들은 화장품의 매출 확대를 위한 대책 마련을 고심하다 더페이스샵, 미샤 등 초저가 매장을 개설했고 백화점 온라인 쇼핑몰의 적극적인 활용으로 화장품 판매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대형할인점은 주요 업체를 중심으로 직거래가 확대되고 화장품 유통에서의 비중이 9.1%를 차지해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해까지 상승세를 이어가던 온라인 쇼핑과 홈쇼핑도 올해는 심화되는 경기침체에 맥을 못췄다. 화장품 판매 인터넷 쇼핑몰들은 올해 현상유지 또는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TV홈쇼핑도 전체적으로 실적이 저조한 가운데 효자 상품인 화장품 판매도 지난해에 비해 소폭 상승 또는 현상유지 정도에 그쳤다. 약국과 피부과 유통은 코스메슈티컬 화장품의 판매가 활성화되고 피부과의원들의 별도 화장품 판매법인들이 유통을 약국으로까지 확대시키면서 향후 주목받는 유통채널로 성장하고 있다.
전문점 ------ 올해 전문점 유통가를 뒤흔든 이슈는 초저가 매장의 급속한 확산과 메이커가 주도하는 브랜드숍의 등장이다.
초저가 브랜드의 선두주자인 미샤와 더페이스샵은 올해 각각 2백여곳의 점포 개설을 목표로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하반기부터는 홍콩과 동남아시아 등 해외 매장 개설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어서 후발로 초저가 브랜드 사업에 뛰어든 도도클럽, 아이앙띠, 캔디숍이 각축을 벌이고 있으며 팬시업체인 ‘아트박스’와 패션업체인 ‘마루’가 각각 ‘더팔레트’와 ‘마루’라는 이름의 브랜드숍과 화장품을 선보이며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초저가 브랜드가 인기를 끈 이유는 전체적으로 시장이 어렵고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 속에서 틈새 시장을 개척했고 이것이 최근 소비자의 구매심리와 잘 맞아 떨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초저가 매장은 단일 브랜드숍으로 인테리어를 셀프 셀렉션 위주로 디스플레이 하고 깔끔하면서도 고급스럽게 디자인함으로써 소비자들이 부담없이 쇼핑을 할 수 있게 된 것도 주요 성장요인의 하나다.
이와 함께 업체가 주도하는 브랜드숍이 등장해 전문점 유통을 급변시켰다. 지난 7월 1호점을 개설한 태평양 휴플레이스는 불과 5개월만에 3백호점을 개설하는 등 기하급수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LG생활건강도 지난 9월 뷰티플레스로 브랜드숍 사업에 뛰어들었고 소망화장품도 뷰티 크레딧이라는 이름의 브랜드숍을 개설하는 등 내년부터는 업체간 브랜드숍 개설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메이커 주도의 이 같은 브랜드숍 진출은 운용이나 가맹 기준 등에 있어 일정 부분의 차이는 있으나 기본적으로 전문점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휴먼웨어에 이르는 여러 구성 요소를 개선함으로써 시판 채널 자체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연내 3백곳의 휴플레이스 개설 목표를 달성한 태평양은 여러 가지 시행착오와 문제점들을 개선해 내년에는 휴플레이스의 질적 성장에 힘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심재영 기자 jysim@cmn.co.kr >
방문판매 -------- 외환위기 이후 제 2의 전성기를 맞았던 방판시장은 올 한해를 ‘꽁꽁 얼어붙었다’로 표현할 수 있다. 2002년 이후 하락세를 탔던 시장 흐름이 올 한해에는 지난해 비해 더 곤두박질 쳤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업체들은 “살아남아야 한다”는 각오 아래 조직을 개편하고 교육을 강화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지만 고객의 주머니를 여는 것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이미 방판시장은 경기불황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과 카드 사용 규제로 인한 단위당 매출 감소 등 외부적인 요인 외에도 제품 유출과 조직 누수, 발품 미처리 등 관리부재, 각종 수수료와 임차비용 증가 등으로 인한 고비용 저효율의 운영체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또 하나의 강적이 대두, 쉽게 성장세로 돌아서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 강적은 바로 네트워크 업체들. 암웨이를 비롯해 앨트웰, 제이유네트워크, 허벌라이프 등 일명 다단계 업체로 불리는 이 회사들이 화장품에 대한 메리트를 파악,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들로 인해 방판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도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각 업체들은 ‘이런 어려움을 어떻게든 이겨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새로운 조직전환을 꾀하는 모습이다.
이는 현재 방판 시장이 일부 회사로 시장집중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정통 구방판 시스템으로는 더 이상의 조직구축이 어렵고 다른 조직의 대리점 사업자를 영입했던 과거 방식마저 수익에 대한 보장이 없어 성공이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업체들은 우수 방판 대리점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기 위해 각 거래점들을 양분 작업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또 많은 업체들이 판매자를 위한 교육과 새로운 도약을 위한 전진대회를 마련,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화진화장품은 그동안 호텔에서 내외 관계자를 초빙, 진행하던 창립행사를 올해는 올림픽체육관에서 전국의 모든 직원들과 함께 단결을 외치고 그동안의 스트레스도 날려버렸다.
로제 역시 고객 사은 축제를 벌여 방판 브랜드를 더욱 사랑해줄 것을 호소했으며 나드리화장품 역시 방판파트너를 대상으로 전진대회를 개최, 역동적인 고객관리 시스템을 지향하고 나섰다. 이처럼 어려움을 이겨내고자 하는 기업의 노력이 계속 되고는 있지만 방판시장은 내년에도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다.
<조영옥 기자 twins@cmn.co.kr>
백화점 ------ 올해 백화점 화장품 시장은 롯데, 현대, 신세계백화점 등이 지방 광역시와 수도권 위성도시에 속속 지점을 증설하면서 매출 규모가 급격히 성장, 1조원대를 돌파했다.
이처럼 백화점 유통이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매장의 수적 증가가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으며 이 외에도 고급 브랜드에 역점을 둔 VIP 고객 마케팅과 MD개편을 통해 매출 실적 위주의 입점정책이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반면 지난해까지 20∼40%대의 높은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해 온 백화점 화장품 유통은 지난해와 올해 약 5% 성장을 기록하며 상승곡선이 급격히 완만해지고 있어 매출확대를 위한 비상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매출 확대를 위한 대응책으로 백화점 내에서 더 페이스 샵, 미샤 등 초저가 화장품의 판매를 시작했으며 롯데닷컴, Hmall, 신세계몰 등 백화점 온라인 쇼핑몰이 화장품 판매의 시너지를 일으키는 수단으로 적극 활용되기도 했다.
특히 올 상반기에는 백화점 화장품 시장의 고공행진에 제동이 걸려 상위 10위권의 주요 브랜드의 매출 실적이 전에 없는 마이너스를 기록, 장기간 지속되는 경기불황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의 영향을 여실히 반영했다.
그런 가운데 올해는 고급 수입화장품들의 독무대였던 백화점 유통에서 태평양의 설화수와 헤라, LG생활건강의 오휘 등 일부 국산 브랜드들이 브랜드 파워를 과시하며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한편 올해는 꽃미남, 메트로 섹슈얼 등이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그에 따른 전용 스킨케어 라인의 인기뿐 아니라 남성 전용 네일케어와 남성 전용 메이크업 제품이 런칭돼 눈길을 끄는 등 백화점 유통에서 남성 화장품 시장이 본격적인 성장기를 맞았다.
특히 지난 10월 중순 현대백화점 무역센타점 5층 신사의류 의류 매장 내에 남성화장품 전용관이 별도로 신설, 태평양 헤라 포맨, 비오템 옴므, 랑콤 옴므, 랄프로렌, 아베다, 클라란스 옴므, 불가리 옴므 등이 입점해 화제가 됐다.
<엄정여 기자 jnuhm@cmn.co.kr >
대형할인점 ---------- 대형할인점 업계가 추정하는 올해 시장 규모는 지난해 19조 5천억원에 비해 약 15% 성장한 22조 5천억원이다. 이중 화장품 판매액은 지난해 4천 3백 20억원에서 15% 성장한 4천 9백 68억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대형할인점 전체 매출중 2.2%로 미비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다각화되는 화장품 전체 유통중 판매 비율은 9.1%를 차지, 점차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2005년 대형할인점 내 화장품 판매액이 5천 3백 73억원으로 예상됨에 따라 성장률이 3%로 낮아져 올해를 정점으로 하락세를 보일 전망이다.
태평양과 LG생활건강, 애경, 엔프라니 등 대형제조사와 브랜드는 직거래를 통해 입점, 영업을 벌이고 있지만 중견업체들은 대화와 기현, 동지, C&K, 현인, 대화 등 20여곳의 벤더를 통해 대형할인점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가격대는 대형할인점을 찾는 소비자들의 특성에 맞게 1∼2만원대가 두터운 편이며 대형할인점을 적극 공략하기 위해 다나한과 산수현 등 할인점 전용 제품을 출시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또 업체들은 대형할인점을 찾은 고객의 소비심리가 높다는 점을 이용, 다양한 기획상품과 제품을 출시, 고객을 사로잡고 있다.
그렇지만 대형할인점에 진출한 업체라도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좋은 위치 선정을 위한 제조업체간의 갈등과 진입 장벽의 어려움, 높은 수수료 등 바로 그것이다.
또 미샤와 페이스샵 등 트렌드를 반영한 초저가 화장품을 입점시켜 동업계와의 차별화를 꾀하려는 대형할인점의 계획과 재래시장 육성 특별법 제정으로 인해 대형할인점 출점 환경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업체들의 어려움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TV홈쇼핑 … 상반기는 상승세, 하반기엔 둔화 ‘울상’ 약국·피부과 … 코스메슈티컬 시장 미동, 전문 브랜드 출시 활발 수출입·해외 진출 … 한류열풍 수출증가, 중국 진출도 활기
온라인·TV홈쇼핑 ---------------- 경기침체는 상승세를 이어가던 온라인 쇼핑몰과 TV홈쇼핑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 2003년 한해 4천 6백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했던 온라인 쇼핑몰은 올 한해 성장세를 이어가기는 했지만 성장률은 10%대로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화장품을 취급하고 있는 인터넷 쇼핑몰은 종합몰과 화장품 전문몰 등 약 1천여개에 육박해있지만 대부분의 업체가 하반기에 들면서 현상유지 또는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화장품 판매가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사이트는 여인닷컴을 비롯해 인터파크, 다음 d&shop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업체들 역시 상반기 동안에는 흑자를 유지했지만 하반기로 들어서면서 성장세가 하락, 예전만큼의 쏠쏠한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3년의 경우 4천6백억원의 거래가 이뤄져 전년대비 73% 성장했지만 올해는 5천2백억으로 15% 성장하는 것에 그쳤을 뿐이다. 하지만 여전히 화장품 업체에 있어 매력있는 판로인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올해 들어서도 많은 업체들이 벤더를 통해 온라인쇼핑몰에 입점, 새로운 매출창구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화장품 거래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대부분이지만 온라인 쇼핑몰 역시 경기침체의 덫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승승장구하며 ‘황금을 낳는 알’로 일컬어지던 TV홈쇼핑은 ‘죽을 썼다’는 표현을 써도 좋을 만큼 어려운 한해였다. 국내 대표 홈쇼핑인 LG와 CJ 홈쇼핑들이 지난해보다 8% 가량 감소한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홈쇼핑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효자 상품이라고 할 수 있는 화장품 매출은 평생선 또는 저조한 상행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2003년 한해 동안 3천억원대의 시장을 형성했던 TV홈쇼핑 내 화장품 판매는 올 한해도 소폭 상승하거나 현상유지를 하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이다.
가격중심 판매방식과 판촉물 제공, 과다한 추가 서비스 등 일방적인 요구사항으로 제대로 된 영업이나 판매전략을 해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TV홈쇼핑에 대한 업체의 불만도 많지만 TV홈쇼핑이 신유통의 하나라는 것을 간과하지는 못하고 있다.
약국·피부과 ------------ 올해도 어김없이 코스메슈티컬 화장품은 인기를 끌었다. 피부과 전문의가 여드름과 아토피 등 치료를 목적으로 제조, 판매하던 의약품을 기능은 동일하면서도 피부 자극을 최소화 시켜 화장품을 출시함으로써 피부과 환자들은 물론, 일반 소비자들까지 코스메슈티컬 시장으로 끌어들였다.
특히, 이 제품을 사용하던 기존의 피부과 환자들 사이에서 일반 소비자로까지 제품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면서 코스메슈티컬 화장품의 매출은 급상승하고 있으며 이 업체들은 기존의 유통라인을 보다 확장,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 출시된 코스메슈티컬 화장품은 이지함 피부과를 비롯해 고운세상피부과가 설립한 고운세상에스테틱의 ‘닥터에스떼’, CNP 차앤박화장품, 아나클리 등이 있으며 해외 유명 브랜드는 뮤라드와 DDF 등이 있다.
이 업체들은 전국에 있는 자체 피부과 병원과 병원 주변의 약국, W스토어와 올리브 영 등 드럭스토어, 자체 온라인 쇼핑몰, 온라인 쇼핑몰 등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그렇지만 W스토어와 올리브 영 등의 드럭스토어 점포수 확장과 온라인 쇼핑몰 입점 등을 늘리면서 매출도 자연스럽게 상승하고 있다. 이 업체들은 화장품 전문점이나 대형할인점 등 시판유통 진출을 모색하고 있지만 장벽을 뚫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런 가운데 피부과 전문의와 화장품 업체가 손을 잡고 제품을 출시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쟌퀼화장품과 피부사랑 피부과 ‘황상민 박사’의 ‘SKIN LOVER’s’가 바로 그것. 그동안 피부사랑 피부과에서 판매해오던 제품을 기능은 동일하면서도 피부자극은 최소화 해 많은 소비자가 사용할 수 있도록 기술을 제휴, 쟌퀼화장품이 SKIN LOVER’s를 생산, 최근 판매에 들어갔다.
코스메슈티컬 화장품이 인기를 얻고 있지만 이에 대한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피부과 병·의원에서 판매되는 화장품이 의약품으로 오인되고 있어 법적, 제도적인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또 전문의가 만들었다는 점이 메리트로 작용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심리가 커 제품에 대한 실망감이 크다는 점과 사전에 제품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신유통 중 하나로 대두되고 있는 코스메슈티컬 화장품. 이들은 커다란 변화가 아닌 조용한 움직임으로 유통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조영옥 기자 twins@cmn.co.kr>
수출입·해외 진출 ----------------- 올 한해는 내수 경기 부진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수출 상승세가 유지된 것으로 나타난 반면 수입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관체청이 집계한 화장품 수출입 실적 자료에 따르면 화장품 수출은 지난 1분기에 전년대비 11.5% 포인트 상승한데 이어 3분기에도 16.7% 포인트가 늘어나는 등 두자리수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같은 수출 증가세는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 한류열풍과 내수침체로 인해 국내 기업의 적극적인 해외 시장 개척 노력이 성과를 이뤘기 때문인 것으로 나났다.
화장품 수출은 지난 2002년부터 해마다 20% 이상씩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까지 어린이용 제품이 주류를 이뤄왔으나 올해는 기초 화장품을 비롯, 향수, 페이스파우더, 눈화장품 등이 주요 수출 품목으로 변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국가별로는 중국과 미국, 일본 지역으로의 수출이 전체 화장품 수출의 50% 이상을 차지했다. 반면 화장품 수입은 지난해 4분기 2.2%의 감소를 보인 이후 감소세가 계속돼 올 1분기 5.28%, 올 3분기에는 전년대비 3% 포인트가 감소하는 등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는 중산층의 소비감소와 연간 5조원대로 추정되는 국내 화장품 시장의 성장세 둔화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국가별로는 미국과 프랑스에서의 수입이 감소한 반면,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품 수입이 줄고 수출이 상승세인 것은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히 이뤄졌음을 의미한다. 올해 업체들은 내수 부진 만회를 위해 해외 시장 개척에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취했다.
특히 중국 시장의 잠재력이 무한하다고 판단, 현지 거래선 확보에 열을 올렸으며 중국의 화장품 시장과 제도 변화에 대한 정보 수집에 귀를 기울였다.
태평양은 중국 상해를 중심으로 중국시장 공략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으며 일단은 성공적으로 정착하고 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코리아나화장품은 중국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기 위해 천진에 있는 생산공장을 인수해 향후 공략 수위를 높여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중국 내 방문판매 허용이 내년부터 이루어질 예정이어서 국내 업체들의 중국 진출은 한층 그 강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심재영 기자 jysim@cmn.co.kr>
신제품 동향 … 웰빙·남성 마스크 팩 강화, 신브랜드는 자제 OEM 업계 … 초저가 브랜드 확산 덕 ‘톡톡’, 해외 진출 다각화 괄목 수입화장품 … 한국 현지화 활발, 전용 제품 개발도 두각
신제품 출시 & 히트 제품 ----------------------- 지난해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했던 웰빙 컨셉은 올 한해 화장품업계를 강타했다. 웰빙 바람은 한방 화장품과 천연 자연성 화장품의 출시를 촉발시켰다. 특히 대부분의 업체들이 신제품에 웰빙 컨셉을 반영시키면서 웰빙 트렌드는 더욱 확산됐다.
연말에는 일부 수입업체들이 천연물 유래 원료를 활용한 유기농 제품들을 출시해 웰빙 화장품 바람을 지속시켜 나갔다. 특히 웰빙 바람은 연구개발에도 큰 영향을 끼쳐 피부에 대한 트러블이 거의 없는 안전성을 고려한 천연 식물성 무자극 신제품의 출시를 앞당겼다.
올해 대부분의 업체들은 신 브랜드 출시를 자제하고 기존 주력 브랜드를 새롭게 리뉴얼하거나 특화된 제품을 라인으로 추가하는 신제품 전략을 전개했다.
본지가 31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2004년 브랜드 출시 현황 분석’에서도 전체 1백32개 브랜드중 신브랜드 출시는 24%에 불과했고 나머지 76%는 기존 브랜드를 리뉴얼하거나 서브 브랜드를 추가하고 라인업하는 형태를 보였다.
출시된 신제품의 대부분이 웰빙 트렌드를 반영해 스킨케어를 비롯, 메이크업, 바디케어, 헤어케어까지 출시했다. 웰빙 화장품의 대표 제품으로 인식된 한방 화장품의 출시도 잇따랐고 남성 화장품도 제품이 다양화되면서 집중적인 출시가 이어졌다.
이밖에 여드름 제품에 이어 올해는 아토피와 먹고 바르는 이너뷰티(토털뷰티), 맞춤 화장품 등도 새롭게 등장해 기능성이 뚜렷한 화장품의 가능성을 보여 줬다. 히트 제품은 웰빙 컨셉과 메트로섹슈얼 열풍이 불면서 웰빙 제품과 남성 제품으로 집중됐다.
웰빙 제품의 대표 제품으로 인식된 한방 화장품이 시판, 방판, 통판, TV홈쇼핑 등 전 유통라인에서 출시되어 소비자들의 인기를 얻었다. 남성 제품은 마스크 팩이 급부상했는데 업계 1위인 태평양이 특정 제품을 집중적으로 프로모션 한 영향도 있었지만 ‘여성처럼 가꾸려는 남성들이 증가’하면서 남성 제품의 소비확대를 이끌어 나갔다.
이밖에 딸기 등 먹는 소재를 활용한 팩 제품과 프리미엄급 샴푸 린스, 염모제, 주름개선 기능성 화장품 등도 올 한해 소비자들의 인기를 받았다. 기능성을 강조한 메이크업 제품들도 히트했는데 다기능의 마스카라와 파운데이션, 립스틱 등이 부각됐다.
<길기우 기자 kwgil@cmn.co.kr >
OEM·ODM 업계 동향 ------------------ 올해 국내 OEM·ODM 업체들은 초저가 화장품 확산과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 등에 힘입어 무난한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초저가 화장품 열풍에 힘입어 일부업체는 초과생산에 나서는 등 상대적으로 호황을 누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생산증가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수출도 어느 때보다 활발한 한해로 평가된다.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코스메카코리아, 나우코스 등 주요 OEM·ODM 업체들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수출확대에 나서면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룬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코스맥스는 상하이에 현지 생산법인을 설립, 내년도 본격 생산에 나서면서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로레알 등 세계적인 화장품 기업의 제품수주 계약을 따내면서 해외비중을 점차 높이고 있다.
사업다각화에 나서면서 영역 확대에 나선 업체들도 등장했다. 한국콜마는 지난 2002년 제약공장을 준공한 이래 올해 수익으로 돌아서면서 사업 본격화에 돌입했다. 이를 바탕으로 내년도 제약부문에서만 2백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콜마는 기존 피부과학연구소와 생명과학연구소의 2연구소에서 1기술원 2연구소 체제로 개편, 연구기능을 강화했다. 코스맥스도 연구소를 세분화해 제주도에 천연화장품 개발을 위한 바이오텍 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R&D 투자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허와 특허출원도 활발하게 이어졌다. 한국콜마와 코스맥스, 코스메카코리아, 하나코스 등 주요업체들은 특수 제형과 천연원료를 사용한 다양한 특허와 특허출원을 통해 기술경쟁을 이끌었다.
<신대욱 기자 woogi@cmn.co.kr>
수입화장품 업계 동향 -------------------- 올해 수입화장품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글로벌 브랜드들이 한국인 모델을 대거 기용했다는 것이다.
메이블린 뉴욕의 보아, SK-II의 김희애 등 새로운 브랜드 모델들이 등장했는가 하면 맥과 비오템은 바다 립글로스, 효리 핑크 등 그들의 이름을 딴 제품까지 선보여 인기를 끌었으며 크리스챤 디올에선 뉴 클렌징 라인을 위해 가수 박지윤을 모델로 활용했다.
또 로레알코리아, 시세이도코리아, 니베아 서울 등 외자계 기업들이 현지화 전략의 일환으로 화장품 전문점 시장의 공략을 강화해 눈길을 끌었으며 경기가 침체되면서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곳이 향수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특히나 크리스챤 디올의 퓨어 쁘와종, 에스티로더의 비욘드 파라다이스 포 맨, 타미 힐피거의 트루스타 등 빅 브랜드의 빅 퍼퓸 출시가 줄을 이었다.
여기에 그 어느 때보다도 화이트닝의 전쟁이 치열, 기본 베이직 케어는 물론이고 핸드크림, 바디 미스트에 이르기까지 ‘화이트닝’자를 붙이지 않은 제품이 없을 정도였다.
이어 에스티로더의 일렉트릭 인텐스 립 크림, 크리스챤 디올의 어딕트 울트라 샤인, 샤넬의 아꾸아 루미에르 등 한동안 립글로스의 인기 때문에 서랍 속에 갇혀 있어야만 했던 립스틱들이 첨단기술로 기능을 보강, 여성 소비자들을 유혹했다.
올해는 또 유난히 굵고 손상도가 심하다고 느끼는 아시아인 모발 전용 삼푸, 아시아 여성을 위한 라이트한 향수, 노란 피부에 어울리는 특별한 립스틱 컬러 등 외국에서는 구할 수 없는 아시아 전용 제품의 출시가 줄을 이었다.
럭셔리 스파의 오픈도 줄을 이었는데 겔랑은 제주 신라호텔에 뉴 제너레이션 스파를, 클라란스는 아담한 야외 테라스까지 갖춘 인스티튜트를 오픈했다. 엘리자베스 아덴도 미국 레드 도어 살롱을 개발해 오픈했는가 하면 바디샵은 지난 9월 웰빙 스파를 열었으며 랑콤은 내년 1월 오픈 예정으로 현재 스파 공사에 한창이다.
경기불황 심화로 저가 정책 확산 대형 프랜차이즈, 세컨 브랜드 런칭 붐 미용실 고객 데이터 손실 사고 발생
미용계 역시 올 한해동안 장기적인 경기 불황으로 인해 할인을 넘어 살롱 과열경쟁으로 인해 원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등 가격파괴가 확산됐다.
또 물질적인 여유와 함께 정신적인 가치에 역점을 두는 라이프 스타일인 웰빙이 강세를 보인 가운데 탈모 방지와 두피건강을 위한 웰빙 관련 메뉴들이 새롭게 개발, 보급돼 불황 타개를 위해 다양한 돌파구를 모색하는 한해가 됐다.
여기에 대한미용사회중앙회와 관련해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으며 공중위생업의 영업시간 제한, 바리캉 사용규제 등 각종 규제와 제제가 신설돼 미용인들의 반발이 거셌다.
■ 중저가형 프랜차이즈 미용실 시장경쟁 본격화
경기불황의 영향으로 인해 미용실 시장도 양극화 현상을 보이는 가운데 기존 대형 프랜차이즈 미용실들이 세컨 브랜드를 런칭, 중저가형 프랜차이즈 미용실들의 시장경쟁이 본격화됐다.
박승철헤어스투디오는 에어앤헤어를, 이철헤어커커는 프레쉬헤어를, 자끄데상쥬는 까미유 알반을 각각 선보였다. 이 외에도 미랑컬은 가격선택제를 통해 중소형 프랜차이즈 시장선점에 목표를 두고 있으며 비프라이드는 중저가 브랜드 엔투헤어를 통해 중소형 미용실을 공략하고 나섰다.
이들이 지향하는 컨셉과 모토는 다르지만 결국 화두는 저가정책으로 기존 브랜드에 비해 시술단가를 낮추고 시스템을 최대한 이용한 효율적 관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 웰빙 메뉴 확산, 탈모시장 확대
올해 각 미용실에서는 새로운 문화코드로 부상한 웰빙 메뉴들을 통해 고객 끌기에 나섰다. 클렌징컷, 웰빙컷, 아쿠아 클리닉컷, 스켈링컷, 샤인컷 등 웰빙 관련 상품과 서비스는 매출 신장에 톡톡히 기여하며 장기 불황 속에서도 급성장했다. 또 웰빙 헤어관리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두피와 탈모 케어 제품도 봇물을 이루었다.
■ 미용실 영업시간 제한·위생교육 신설
공중위생법이 현행 공중위생관리법으로 전환되면서 위생교육대상자의 범위가 완화된 바 있으나 지난해 12월 22일 ‘공중위생관리법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이·미용업 등 공중위생업소에 대한 영업시간이 제한되었으며 매년 4시간 실시하는 정기 위생교육이 신설됐다.
■ 미용요금 가격파괴 확산
경기침체가 장기화되자 많은 미용실들이 할인을 넘어 원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덤핑을 자행했다. 특히 ‘이훈헤어매직20000’이라는 초저가 살롱이 등장하면서 각종 아류급 20000원 살롱이 속속 등장했다. 여기에 고가 살롱마저 할인을 실시해 미용실 가격파괴가 전국적으로 확산, 과열양상을 보였다.
■ 초저가 피부관리실 확산
가격파괴 열풍이 미용 관련 전 부문에 걸쳐 성행을 이루면서 이지은 레드클럽을 시작으로 화이트클럽, 스킨케어 5000 등 4∼5천원대의 가격을 내세우며 초저가 피부관리실이 20·30대 여성 소비자들을 적극 공략하고 나섰다.
■ 반영구화장 시술권한 논쟁
세미퍼머넌트메이크업이라고 불리는 ‘반영구화장’에 대한 미용인과 의료인간의 시술권 분쟁이 심화됐다. 업권수호의 명목 하에 의사들과 미용인들의 싸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현재 의료법으로 규정되고 있는 반영구화장에 대한 미용법 제정을 위해 미용단체들이 보건복지부에 지속적으로 건의 중이다.
지난 9월 하시스인터넷의 고객관리시스템 ‘비즈포스 헤어짱’의 서버장애로 인해 프로그램 사용중단과 함께 전국 3백70여군데 미용실 고객 데이터가 손실되는 사고가 발생, 해당 미용실 영업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대해 피해 미용실들은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변호사를 선임하는 등 하나로통신측의 소극적인 사건 수습에 대하 강력한 법적 대응을 검토중이다.
■ 헨나 염모제 제조허가
국내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청 의약외품 정식허가를 받은 헨나 제품이 출시됐다. 지난 9월 4일 (주)세화P&C는 ‘리체나 칼라 파우더’를 출시, 미용인들이 안정성과 유해성이 확보된 천연 헨나 제품을 통해 모발 손상 없이 염색을 시술할 수 있게 됐다.
■ 모발 탈색제 화상 위험
한국소비자보호원은 지난 9월 ‘소비자안전경보’를 발령하고 올해 보고된 미용시술사고는 4백14건으로 그 중 두피화상은 12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탈색제에 혼합해 사용하는 성분인 ‘과황산암모늄’이 일정한 온도, 습도에서 자연적으로 발열반응이 일어나면서 탈색과정 중 화상을 입거나 보관시 화재 위험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안겨 주었다.
■ 샤이닝 스킨 파문
지난 6월 대한미용사회중앙회가 고유 브랜드로 내세워 판매했던 ‘샤이닝 스킨’이 가짜 해양심층수로 밝혀져 미용실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주었다. 이에 강경남 회장은 전국 미용사회 회원들에게 성명서를 발표하고 일반 지하수와 다름없다는 일방적인 언론보도 내용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 향장·미용 관련 대학원 신입생 모집 활기
숙명여대·중앙대·건국대·서경대·한성대·용인대·성신여대·숭실대 등 향장·미용 관련 대학원의 신입생 모집이 활기를 띠었다. 뷰티 산업에 대한 사회 전반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석사과정은 수도권에만 10여곳 이상이 개설됐으며 서경대의 경우 국내 최초로 미용 관련 박사과정이 개설되기도 했다.
■ 바리캉 사용 금지 조치 파장
보건복지부가 지난 11월 대한미용사회중앙회에 보낸 공문을 통해 미용실에서 남자고객에게 바리캉으로 시술하는 행위가 이용사의 업무범위를 침범한 것이라고 규정, 미용사의 바리캉 사용을 자제하고 일정 계도기간 후 단속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혀 미용업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가뜩이나 장기화되는 경기침체로 미용실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조치가 내려져 미용업계에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 대한미용사회중앙회 특별감사
대한미용사회중앙회는 지난 11월 19일 김순자 감사의 주도 하에 특별감사를 실시, 미용회보 제작과 관련해 기획료가 과다하게 지출되고 수입이 줄어 중앙회의 부채가 5억여원에 이르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해 심각한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강경남 회장은 지난 22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미용사중앙회관 재건축 기금으로 1억원을 내놓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