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 일자리는 중장년의 생존권이자 노인부양비(국민연금) 문제의 해결책
안병순 시화노동정책연구소 비상임연구위원(행정사)
국민연금 개혁이 사회적으로 뜨거운 쟁점이다. 지난 25년 동안 국민연금이 슬금슬금 개악(1998년, 2007년)될 때마다 국민적 관심은 없더니 드디어 올해부터는 양상이 확연히 달라졌다. 국민 다수가 특히 청년들이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이며 뜨겁게 반응하고 있다. 무척 다행한 일이다. 이러한 이유는 국민연금이 모든 임금근로자(22,041천명, 2023년 6월 기준, 국가통계포털)가 가입된 의무보험(가입자 21,782,735명, 직장+지역+임의 포함, 국민연금 2023년 3월 발표 자료)이고 임금에서 원천 공제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제는 연금이 성숙되어 노령연금의 수급 인구가 많아짐으로써 자연스레 벌어진 현상이다. 게다가 정부와 여당이 청년들이 부담할 노인부양비가 많아진다고 위협을 가하며 연금개혁을 외치고 있으니, 사회적 관심이 더욱 배가 된 탓도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노인부양비 문제는 과거 연금개악이 있을 때마다 재정안정화 방안으로서 여당과 정부가 제기하는 이슈이다. 특히 청년부담, 기금고갈, 고령화, 저출산 등을 핵심어로 하는 프레임은 국민연금의 목적인 ‘노후생활보장’이라는 구조를 깨고 정부의 재정부담을 덜고 당사자 부담을 높이는 방향으로만 몰고 가고 있어 본질적 논점을 비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정확히 말하면 국가의 책임(논의의 요구만이 아닌 재정부담의 주체로서 책임) 회피로만 방향성을 잡고 있을 뿐이다. 「국민연금법」의 목적(제1조)은 “국민의 노령, 장애 또는 사망에 대하여 연금급여를 실시함으로써 국민의 생활 안정과 복지 증진”이라고 밝히고 있으며, 사업의 주체(제2조)는 ‘보건복지부장관’이라고 국가가 책임 당사자임을 명확히 하고 있다.
따라서 명확히 알아야 할 일은 국민연금 사업의 운영은 국가의 책임이기에 청년들의 커다란 우려처럼 기금의 고갈로 인하여 지금 내가 내는 연금을 나중에 못 받는 사태가 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세계 어디에 그런 나라도 없고 그렇게 된다면 국가가 특히 국민이 가만히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이미 국민연금의 비중(가입자 및 수급자의 대규모성, 수급자는 2022년 10월 기준 노령연금 523만명, 장애연금 7만명, 유족연금 92만명 등 총 622만명)이나 규모(기금운용 및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 등)가 과거와 확연히 판이하기에 이유 불문하고 국가가 존재하는 이상 ‘지급불능 사태’는 맞이할 수 없는 것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국민연금의 관심도 제고에는 노인빈곤율 최고 수준(OECD 회원국 내), 저출생 및 초고령화 사회(특히 1955년-1963년생인 베이비부머세대의 대거 은퇴)로 인한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인한 노인부양비 증가에 기인한 바 크다. 이를 해결할 방안으로써 무엇이 있을까! 김태유 교수(서울대)는 ‘초유의 저출산 고령사회 한국, 인구문제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라는 문제에 대해 일갈하며 “노인부양비에 청년의 허리가 부러진다.”라면서, “이를 해결할 방책은 고령자(55세~64세) 및 노인(65세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어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간명하게 말한다. 해서 저출생의 시대에 저출생대책으로만 한계가 있으니, 이런 정책은 지속 추진(유지 또는 확대)해나가더라도 경제활동인구를 늘리는 것에 중점을 둬야 노인부양비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얘기하자면, 목하 쏟아지는 베이비부머세대와 고령자층을 일자리를 통해 노동시장으로 대거 유입시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경력단절 여성도 노동시장으로 적극적인 유인하는 정책도 꽤 실효적인 방안이다. 지난 4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서 공무원의 정년 연장 논의를 제기한 점도 매우 의미 있는 진전이다. 하지만 국민연금 적용 대상인 민간부문이 핵심이다. 올해 6월 기준 고령자의 고용률(취업자/55~64세 인구)은 71.1%이다. 괜찮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고용률을 더 확대하여 현재 국민연금을 원천 공제하지 않고 있는 60세 이상 고령자에게도 납부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면 정부와 노동자에게 서로 이익이 될 것이다. 현시기 고령자의 일자리(취업)는 생존권이자 사회의 노인부양비(국민연금)를 해결할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 하겠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