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양림동은 여시골, 도깨비골로 불리던 곳이었다. 100여 년 전 호남 최초로 서양 근대문물을 받아들인 통로이자 희생과 나눔의 공동체 역사를 태동시켰던 광주 정신의 발현지로서 기독교 문화유적과 우리의 전통 문화재가 잘 보존된 지역이다.
광주 양림커뮤니티센터 바로 옆 골목엔 아주 오래된 물건들로 채워진 양림동 펭귄마을이 있다.
펭귄마을은 과거 어느날 빈집에 불이나 전소되자 쓰레기를 깨끗이 치운 후 주변에는 텃밭을 가꾸기 시작했는데 텃밭을 가꾼 어른들은 대부분 관절염을 지병으로 지닌 연로한 주민들로 뒤뚱뒤뚱 느린 걸음을 걸어가는 모습으로 아름답게 문화마을 공동체를 이루는 모습이 마치 펭귄을 닮았다 하여 펭귄마을이라 불리게 되었다.
펭귄마을이 만들어진 특별한 사연이 있다. 양림동 골목의 빈집터 주변으로 쓰레기가 점점 쌓여가고 있다가 마을 촌장인 김동균님의 손에 그 쓰레기들이 생각지 못한 예술작품들로 변해 갔고 사람들이 떠나가던 양림동 골목의 모습이 점점 바뀌어가고 있다고 한다.
평범한 골목길에 고장 난 벽시계, 수백여 종의 생활용품, 장난감들을 모아 걸어놓으니 ‘예술’이 되고, 입소문을 타고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관심을 받게 되었다. 언뜻 보면 온갖 잡다한 것들을 모아놓은 곳으로 구질구질해 보일 수도 있지만 익살과 풍자가 넘치는 곳이 되었다.
엿가락처럼 늘어진 골목길을 따라 시간여행을 떠나는 이들은 병뚜껑과 깨진 항아리, 찌그러진 냄비와 주전자, 건반이 떨어진 피아노와 줄 끊긴 바이올린, 녹슨 실로폰 등의 폐품 소재 예술품에서 평온함과 안식을 찾는다.
관광객들은 다른 곳과 달리 전시품들을 눈치 보지 않고 편하게 만질 수 있다. 벽화를 훼손하지 않고 설치된 본래 모양을 심하게 망가뜨리지 않는 조건이다.
옛 골목의 추억이 가득한 광주 양림동 펭귄마을이 공예특화거리로 새단장하였다. 광주시가 남구 주민들의 의견과 도시재생 전문가의 자문으로 양림동 펭귄마을에 공예특화거리를 조성하게 되었다. 펭귄마을의 활성화를 위해 광주광역시 남구청과 양림동 커큐니티센터에서 폐건물 2채를 매입 후 마을쉼터와 편의공간, 작품전시공간의 기능까지 갖는 복합문화공간이 만들어 졌고, 낡은 가옥 20여 채를 리모델링하여 11개의 공방이 입주해 판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관, 전시장, mbc 오픈 스튜디오 등도 만나볼 수 있어서 광주를 찾는 분들의 필수 여행코스 광주 가볼만한곳이 되었다.
1900∼1910년대 개화기 건축물과 고택들이 어우러진 양림동 펭귄마을은 근대와 현대가 공존하는 역사박물관이나 다름없다. 광주 번화가인 충장·금남로는 물론 중국의 3대 음악가로 불리는 정율성(1914∼1976) 거리, 사직 통기타 거리와 인접한 이곳에는 독특한 풍경을 배경삼아 사진 속에 추억을 남기려는 관광객들이 연 20만명 이상 찾아와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2015년 11월 옛 전남도청 자리에 둥지를 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개관을 계기로 양림동은 낡고 허름했던 과거를 벗어나 역사와 문화의 숨결이 깃든 관광명소로 떠올랐다.
수많은 벽화와 스토리가 공존하는 펭귄마을. 간간이 전라도 특유의 사투리와 구수한 표현들도 눈길을 끈다. 주제도 참 다양하다. 누군가에게는 과거를 추억하게 하고, 또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삶을 만난 듯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좁디좁은 골목을 거닐게 한다. 시시(詩詩)한 골목 벽에는 시가 가득 쓰여 있다. 그저 흔한 평범한 보통의 골목이었을 텐데 낭만적인 골목으로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마을 입구에는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져 있다. 위안부 피해자의 상징적인 인물인 이옥선 할머니의 꽃다운 16세 소녀 시절 모습과 92세의 모습이 나란히 세워져 있어 인상적이다. 그 옆으로 자리한 70살로 추정되는 버드나무와 어우러져 더 돋보인다. 휘늘어진 버드나무가 무성하였다 하여 양림이라 했는데 일제강점기에 강제로 다 뽑혀 사라졌다. 가까이 학강초등학교에 한그루 심어 마을의 상징목으로 여겼던 버드나무가 태풍에 뿌리까지 뽑혀 고사 위기에 처했다. 안타까워하는 주민들의 바람을 헤아려 현 위치인 양림행정복지센터 앞으로 다시 옮겨 심어 살려냄으로써 주민들의 바람대로 버들가지 바람에 흩날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양림 펭귄마을은 갤러리에 전시 중인 현대미술품 관람하듯 곳곳에서 걸음을 멈추게 한다.
옛날 시계들을 엮어 만든 작품이며 앙증맞은 펭귄 그림, 반가운 시를 꾹꾹 눌러 담은 담벼락에 어린아이와 같은 순박함이 묻어 있었다. 소박하고, 그래서 소중하게 느껴지는 골목 풍경이다.
담벼락, 화장실 위 등 곳곳에 설치된 정크아트는 버려진 고물들에 상상력을 덧칠하여 자리를 내줌으로써 고물이 보물로 재탄생하게끔 하였다. 현재보다 1970~80년대 과거로 시간여행을 하듯 소품 하나하나가 중년들에겐 어릴 적 추억을, 청년 세대들에게는 색다른 경험을 선물한다.
골목 담벼락에 장식돼있는 폐품들로 만든 정크아트와 마주하면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펭귄마을은 매력적인 곳임에는 틀림없다. 금방이라도 코흘리개 골목대장들이 뛰쳐나올 법한 좁은 골목에서 만나는 시간여행은 코로나19로 언택트 여행을 하기에 참 알맞은 여행지이기도 하다.
□ 여행정보 Tip
- 관광코스
펭귄마을~정공엄지려충견상~최승효가옥~이장우가옥~유진벨선교기념관~사직전망타워~선교사묘역~우일선선교사사택~커티스메모리얼홀~수피아홀~오웬기녕관~국립아시아문화전당
- 주소: 광주광역시 남구 양림동 201-64 (T. 062-676-4486 역사마을 관광안내소)
□ 광주남구 맛집
- 정자골(간장게장)
광주시 남구 봉선2동 624-6
(T. 062-643-7003)
- 조선옥(굴비 전운점)
광주시 남구 노대동 528-2
(T. 062-654-3322)
- 조개쿤(생굴,횟집)
광주시 남구 사동 104-1
(T. 062-655-9200)
첫댓글 광주에 자주 가면서도 몰랐었네요.
한번 가보고 싶은 마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