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병산 - 춘천
경춘선은 북한강을 끼고 달리므로 전국 어느 철도보다고 경치가 좋고, 청평역, 가평역, 강촌역 부근에는 관광 휴양지가 많다. 강촌을 지난 김유정역(구:신남역)은 금병산 산행기점이다. 금병산은 1930년대 주옥같은 소설을 써 남긴 김유정(1908~1947)이 태어난 고향 산이다. 실레 마을이란 '산에 묻힌 모양이 마치 옴팍한 떡시루 같다'는 뜻으로, 한자로 표기하면 시루 증(甑) 자를
넣어 증리라 한다. 앞으로는 삼악산이 그림처럼 늘어서고 뒤로는 금병산이 병풍을 둘러치는 작은 분지다.
김유정이 '오월의 산골짜기'(조광, 1936.5)를 쓸 때만 하더라도 경춘선 철길이 부설되기 3년 전이다. 김유정은 경춘선이 생기기 2년 전인 1937년 타계했으니 자신 고향에 기차길이 생기는 것을 구경도 못하고 세상을 떠났던 것이다. 김유정의 고향 역 이름은 개통 이후 65년간 '신남역'으로 불리어 왔다. 이 신남역이 춘천시 문화인들 노력으로 12월1일부터 '김유정역'으로 바뀌었고 간판도 새로 걸렸다. 우리나라 역 이름 중 사람 이름으로 역 이름이 붙기는 처음이다. '김유정역'에서 바로 금병산 산행이 시작되는것이다,
김유정역을 나오면 길 건너 오른쪽으로 시골장터막국수집이 보인다. 이 식당을 지나 남쪽 도로를 따라 신동면 사무소를 지나면 기동순찰 방범초소 삼거리에 닿는다. 삼거리에서 왼쪽 실레 마을길로 들어가 5분 거리에 이르면 금병의숙 건물과 김유정기적비에 닿는다. 금병의숙 1931년 귀향한 김유정이 학교가 없어 배우지 못하는 청소년들을 위해 직접 기둥을 세워 초가지붕을 얹고, 바닥에 멍석을 깔아 마을청년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등 농촌계몽운동을 펼쳤다는 곳이다. 금병의숙 옆 느티나무는 금병의숙을 지으면서 심은 나무라고 전해진다.
금병의숙을 뒤로하고 싸리골 방면으로 5분 가면 금병산 안내판 삼거리에 닿는다. 오른쪽 낡은 차단시설을 지나 약 70m 가면 두번째 삼거리가 나온다. 이 삼거리에서 오른쪽 길로 들어가 약 150m 거리에 이르면 산길은 오른쪽 잣나무숲 속으로 이어지다가 약 10분 더 오르면 지능선으로 이어진다.지그재그로 이어지는 지능선길로 7 - 8분 오르면 왼쪽 아래로 산신각이 내려다보인다. 금병산을 넘어가는 십수 개의 고압송전탑을 세워 이 산신령이 노하시는 것을 달래기 위해 세운 것이라고 한다.
지그재그로 이어지는 능선길로 10분 더 오르면 금병산 남서릉 송전탑 아래 안부에 닿는다. 이후 완만하게 이어지는 남서릉을 타고 15분 거리에 이르면 싸리골 방면(왼쪽)에서 오르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에 닿는다. 이어 5분 올라 아름드리 노송군락지대로 들어서면서 조금씩 가팔라진다. 나뭇가지 사이로 싸리골과 실레 마을이 눈에 들어오고, 이따금 철길을 달리는 열차소리가 귓전에 와닿는 노송지대를 40분 오르면 하늘이 트이는 헬기장에 닿는다. 왼쪽 사면으로 자작나무 군락이 보이는 능선을 타고 15분 올라가면 널찍한 헬기장이 또 나오고, 30m 더 오르면 정면으로 춘천시내가 한눈에 조마되는 금병산 정상에 닿는다.
본래 금병산 정상은 참나무숲으로 에워싸여 조망이 어려웠지만, 최근 춘천시에서 100여 평 정도 깨끗하게 베어내 이제는 사방으로 막힘없는 조망을 즐길 수 있다.
북으로는 춘천시내로 들어가는 잼버리도로를 비롯해 봉의산 의암호반 용화산 오봉산 부용산 종류산 등이 광활하게 펼쳐진다. 북동으로는 중앙고속도로 위로 금병산의 모산인 대룡산이 하늘금을 이룬다. 남동으로는 연엽산 구절산, 남으로는 금확산 쇠뿔봉 산릉이 넘실거린다. 남서쪽으로는 좌방산 종자산 널미재 장락산 등이 멀리 용문산과 함께 광활하게 조망된다. 서쪽으로는 소주봉 봉화산 검봉이, 북서쪽으로는 삼악산이 하늘금을 이룬다. 삼악산 오른쪽 멀리로는 계관산 북배산 가덕산 뒤로 화악산이 하늘금을 이룬다. 정상에는 산불감시 무인시스템이 항상 감시하므로 담배를 피거나 취사를 하지 않도록 한다.
하산은 서릉을 탄다. 정상서 25분 내려서면 함몰지대 삼거리에 닿는다. 여기서 북쪽 사면으로 분 내려서면 지능선에 닿고, 오른쪽(동쪽) 계곡으로 10분 정도 내려서면 펑퍼짐한 계곡을 뒤덮은 잣나무숲 속으로 들어간다. 잣나무숲을 빠져나오면 정면으로 삼악산이 마주보이는 비닐하우스 농가에 닿는다. 비닐하우스를 뒤로하고 시종 삼악산을 바라보며 15분 거리에 이르면 실레 마을 김유정기념전시관에 닿는다. 이 전시관에서 김유정역까지는 5분 거리다.
김유정역을 출발해 금병의숙 - 싸리골 입구 - 잣나무숲 - 남서릉 안부 - 남서릉을 경유해 정상에 오른 다음, 서릉 - 함몰지대 삼거리 - 잣나무숲 - 비닐하우스 농가 - 김유정기념전시관을 경유해 김유정역으로 닿는 산행거리는 약 8km로, 4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춘천 시내에서 정남향으로 바라보이는 금병산(652m)은 가을이면 그 산기슭이 비단병풍을 둘러친 듯 아름답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대룡산 정상에서 연엽산으로 향하는 능선으로 약 1.5km 거리에서 서쪽으로 가지를 치는 능선이 있다. 이 능선이 약 3km 거리에서 수리봉(645m)을 빚어 놓은 다음, 약 2km 거리인 원창고개(236.3m)에서 잠시 가라앉았다가 마지막으로 들어올린 산이 해발 652.2m인 금병산이다. 금병산 정상을 기점으로 서쪽은 춘천시 신동면 증리, 북동은 동내면 학곡리, 나서쪽은 동산면 원창리 등 3개 면 경계가 된다.
금병산 서남쪽 산자락 끝에 김유정의 고향 신동면 증리 실내마을이 있다. 금병산 산자락 곳곳은 향토색 짙은 김유정 작품의 배경이기도 하다. 이를 기리기 위하여 금병산에는 김유정의 작품 이름을 따서 만들어진 등산로가 있어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작가의 작품과 가까이 할 수 있는 안내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작가 전상국의 장편 '유정의 사랑' 무대이기도 하다.
경춘선을 이용해 김유정역(구:신남역)에서 내리면 김유정유적지란 표지판이 보이고 동쪽으로는 금으로 만든 병풍산이란 뜻의 금병산(657.2m)이 서 있다. 금병산은 유정의 고향마을인 실레마을의 들머리에 솟은 산으로 특이하게도 '동백꽃길', '만무방길', '금따는 콩밭길', '봄봄길' 등 김유정의 작품 제목으로 등산로 이름을 달고 있다. '만무방길'을 따라 주능선인 '산골나그네길'을
통해 정상에 오른 후 하산은 '동백꽃길'로 하면 쉽다. 산세가 그리 험하지 않기 때문에 천천히 유정의 작품을 생각하며 다녀올 수 있다. 춘천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는 원창고개를 거느린 금병산 등은 사계절 등산인들의 발길을 끈다. 춘천시에서 남쪽으로 8km 떨어져 있는 금병산은 높이 652.2m로 4계절 중 겨울철에 오르기가 가장 경치가 좋은 곳이다. 가을이면 낙엽이 무릎까지 빠질 정도로 수목이 울창하다.
▶ 김유정(구:신남역)에서 열차를 내리면 역사 지붕 위로 하늘금을 이루는 금병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김유정(신남역)을 나오면 도로 건너편으로 역전슈퍼가 마주 보인다. 역전슈퍼 앞에서 오른쪽 시골장터막국수집을 지나면 왼쪽으로 실내식당과 신남산장 사이 골목길이 나타난다. 이 골목길로 들어가 약 300m 거리에 이르면 김유정 유적지에 닿는다. 이 유적지는 최근에 축조한 건물이다. 김유정 유적지 출입문 앞에서 오른쪽 금병산 방면으로 난 수렛길이 있다. 4 - 5분 거리에 이르면 3층 연립주택 2채가 있는 곳에 닿는다. 여기서 약 150m 거리에 이르면 송림지대 아래 농장 입구가 나타난다.
서릉 - 정상 - 남서릉 코스
송림지대를 지나면 사방이 온통 밤나무가 심어져 있는 사이로 농로가 이어진다. 계속 밤나무숲 사이로 200m 가량 올라가면 삼거리가 나타난다. 삼거리에서 오른쪽 길로 들어서서 4 - 5분 더 오르면 지능선 위 두번째 삼거리에 닿는다. 이곳에서 수천 평 넓이 배나무 과수원을 끼고 이어지는 오른쪽 지능선 농로로 발길을 옮겨 6 - 7분 거리에 이르면 농로 왼쪽으로 큰 소나무 두 그루 사이로 등산로가 나타난다.
5m 거리에 있는, 산악회 표지기들이 매달려 있는 작은 밤나무를 지나면 급경사 산길로 이어진다. 이 길은 잠시 후 급사면을 오른쪽으로 우회한 다음, 왼쪽으로 휘돌아 다시 능선으로 이어진다. 이 능선길을 따라 25분 가량 올라가면 406m봉 삼거리를 밟는다. 삼거리에서 뚜렷한 금병산 서릉길로 발길을 옮겨 6 - 7분 거리에 이르면 정면으로 정상이 보이는 함몰장소가 나타난다. 함몰장소를 뒤로하고 잡목수림 사이로 이어지는 능선길을 따라 10분 가량 올라가면 북사면이 절벽을 이룬 바위지대위로 노송들이 군락을 이룬 휴식장소에 닿는다.
노송군락 아래 바위에서는 나뭇가지 사이로 서쪽 삼악산이 보이고, 북으로는 실낱처럼 이어지는 46번 국도와 춘천 시내 일부가 보이기 시작한다.노송 군락 아래 바위지대를 뒤로하면 노송군락은 계속 나타난다. 노송군락이 끝나면 진달래나무 군락이 나타나고, 진달래 군락이 끝나면 다시 노송 군락이 이어진다. 30분 거리에 이르면 왼쪽 멀리 대룡산 정상이 보이는 마지막 진달래 군락을 지나간다. 마지막 진달래 군락을 지나면 능선길은 오른쪽으로 휘돌아 오른 다음, 급경사 능선길로 이어진다. 급경사 능선길을 따라 10분 가량 올라가면 스텐리스스틸로 된 허리 높이의 정상비가 나타난다. 정상은 사방이 수림지대로 에워싸여 시원한 조망이 터지지 않는 것이 흠이다. (최근 정비했음)
정상에서 남쪽 아래 30m 거리인 헬기장으로 내려서면 멋들어진 조망을 즐길 수 있다. 이 산을 찾은 대부분의 등산인들이 조망을 즐기며 휴식시간을 갖는 장소다.북동으로는 대룡산 정상이 보이고, 동으로는 응봉, 응봉에서 시계바늘 방향인 남동쪽 홍천 벙면으로는 연엽산, 구절산, 성치산이 연이어져 시야에 들어온다. 응봉과 구절산을 잇는 능선 너머로는 홍천 공작산도 시야에 와 닿는다. 산은 남서릉을 탄다. 헬기장에서 남서릉으로 발길을 옮기면 능선 오른쪽으로 유난히 많은 자작나무가 눈에 들어온다. 자작나무 군락을 바라보며 약 10분 거리에 이르면 30여 평 넓이 헬기장이 나타난다. 이어 아름드리 노송 군락을 지나 25분 가량 내려서면 삼거리가 나타난다.
삼거리에서 오른쪽 계곡으로 내려서는 지능선길도 뚜렷하다. 이 지능선길은 주계곡 저수지 상류로 내려서는 길이다.주계곡은 상수원보호지구이므로 내려서지 않는 것이 예의일 것이다. 남서릉 삼거리에서 계속 능선길을 따라 20분 거리에 이르면 정면으로 송전철탑이 보이는 삼거리가 나타난다. 이 삼거리에서 오른쪽 지그재그로 이어지는 산길로 발길을 옮겨 15분 가량 내려서면 잣나무숲 아래 오솔길로 들어선다. 잣나무숲을 빠져나와 5분 거리에 이르면 농로 왼쪽으로 우사와 엘크 축사 앞을 지나간다. 엘크축사를 지나 6분 거리에 이르면 증리 실내 마을 금병예식장 앞 김유정 기적비 앞이다. 실내 마을은 1930년대에 황토색 짙은 문학작품을 쓴 김유정(1908 - 1937)의 고향이다.
등산코스
김유정역 - 금병의숙 - 싸리골 입구 - 잣나무숲 - 남서릉 안부 - 남서릉 - 정상 - 서릉 - 함몰지대 삼거리 - 잣나무숲
- 비닐하우스 농가 - 김유정기념전시관 - 김유정역 (산행거리 약 8km, 4시간)
○ 1코스 :
신남역 - (김유정 문학촌) - 금병의숙 - 소와리골 - 만무방길 - 능선 4거리 - 산골나그네길 - 금병산 정산 - 봄·봄길
- 원창고개(3시간 소요) 단체 관광버스 이용시는 원창고개 정상에서 하차하여 산행을 한 뒤 금병의숙이나 김유정문학촌에 대기하고 있는 버스까지 오는 코스도 좋다.
○ 2코스 :
신남역 - 김유정 문학촌 - 산국농장 - 금따는 콩밭길 - 능선 4거리 - 산골나그네길 - 금병산 정상 - 동백꽃길 - 산국농장
- 김유정문학촌(2시간 50분 소요)
○ 3코스 :
신남역 - 김유정 문학촌 - 금병의숙 -소와리골 끝집 - 만무방길 - 능선 5거리 - 금따는 콩밭 - 제 2광장 - 동백꽃길
- 산국농장 - 김유정문학촌(3시간 소요)
○ 신남역 - 김유정 유적지 - 밤나무농장 - 406m봉 - 서릉 경유 - 정상 - 정상 아래 30m 지점 핼기장 - 남서릉
- 송전철탑 직전 삼거리 - 잣나무숲 - 엘크 축사 - 실내 마을 김유정 기적비 - 신남역 ( 8km로, 4시간 )
○ 신남역 - 금병국교 - 끝집 - 싸리골집 - 능선 - 능선5거리 - 금병산 - 하산로 3개(안골, 원창고개, 삼포)(4시간 소요)
○ 원창고개 - 사슴목장 - 조리터골 - 597봉 - 적송군락 - 정상 - 진달래군락 - 소나무군락 -406봉 - 삼화식당
(8km, 3시간 30분)
주변관광지
실내 마을은 1930년대에 황토색 짙은 문학작품을 쓴 김유정(1908 - 1937)의 고향이다. 김유정은 1935년 단편 '소나기'와 '노다지'가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동시에 당선되면서 문단에 등장했으나, 1937년 29살의 젊은 나이로 요절한 서정적 작가다, 그의 작품으로는 '금따는 콩밭', '산골', '동백꽃' 등 30여 편이 남아 있다.
기념비 옆에는 김유정이 24세 때인 1932년 주민들에게 글을 가르치기 위해 야학을 열었던 금병의숙(錦屛義熟) 건물이 있었다고 전해지며, 당시 야학 기념으로 식수했다는 느티나무가 기적비를 지키고 있다. 세월 따라 지금의 실내 마을 기적비 앞개울은 약 100m 길이로 복개되어 주차장으로 변했고, 복개천 주변에는 현대식 건물을 한 식당들이 즐비하다. 현재 김유정 문학관이 개관
중이다
강원도의 도청소재지인 춘천은 널리 알려진 바 처럼 아름답고 낭만적인 호반의 도시이다. 북한강,소양강을 비롯하여 소양호,춘천호,의암호가 춘천시내를 감싸안고 흐르고 있으며, 상중도,하중도,붕어섬 위도등의 섬은 춘천의 아름다운 경관을 한층 돋보이게 하는 요소이다. 춘천 시내에서 정남향으로 바라보이는 금병산(652m)은 가을이면 그 산기슭이 비단병풍을 둘러친 듯 아름답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금병산 서남쪽 산자락 끝에 김유정의 고향 신동면 증리 실내마을이 있다. 금병산 산자락 곳곳은 향토색 짙은 김유정 작품의 배경이기도 하다. 이를 기리기 위하여 금병산에는 김유정의 작품 이름을 따서 만들어진 등산로가 있어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작가의 작품과 가까이 할 수 있는 안내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작가 전상국의 장편 '유정의 사랑' 무대이기도 하다. 춘천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는 원창고개를 거느린 금병산은 사계절 등산인들의 발길을 끈다. 춘천시에서 남쪽으로 8km 떨어져 있는 금병산은 높이 652.2m로 4계절 중 겨울철에 오르기가 가장 경치가 좋은 곳이다. 가을이면 낙엽이 무릎까지 빠질 정도로 수목이 울창하다.
김유정
강원도 춘천 출생. 휘문고보 졸업. 1927년 연희전문에 입학했으나 그후 집안이 기울자, 학교를 중퇴하고 한동안 객지를 방황하다가 1931년 경에는 강원도 춘성에서 야학을 열고 문맹 퇴치 운동을 벌였다. 1935년 단편 <소낙비>가 <조선일보>에, <노다지>가 <중앙일보> 각각 당선되어 문단에 등단하였다. 순문예 단체인 구인회(九人會)에 가입하여 활동하기도 하였다.
대표작에는 <소나기>(1935), <노다지>(1935), <금 따는 밭>(1935) 등이 있다. 김유정(1908~1937년)의 작품에는 유난히 봄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한국 단편문학의 백미로 꼽히는 <봄봄>’. 이외에도 단편소설 <봄과 따라지>, <봄밤>이 있다. ‘산기슭에 눌려있는 굵은 바윗돌 틈에 소보록허니 깔린’ 생강 향내나는 노란 동백꽃은 바로 이맘 때인 봄에 강원도 산간에서 핀다. 수필 <5월의 산골작이>는 그의 고향 춘천시 신동면 실레마을의 봄 경치와 정서를 서정적이고 푸근한 언어로 들려준다.
김유정의 작품 세계
김유정의 소설은 크게 두 가지 경향으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해학성이고 다른 하나는 토속성이다. 전자는 우직하고 무능력한 주인공을 내세워 역설적인 웃음을 보여 준다면, 후자는 강원도의 깊은 산골을 배경으로 그 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는 주로 농촌 현실을 제재로 삼되 토착적 유머와 해학을 통해 그려냄으로써 우리 문학의 새로운 경지를 보여 주었다. 궁핍한 상태에 있는 농촌이지만, 그가 소설의 세계로 이끌어 들이면 아픔이나 슬픔보다 웃음으로 승화된다. 그러한 그의 근본적인 힘은 인간에 대한 애정이라 할 수 있다.
김유정의 소설은 고전 문학의 해학성을 계승하여 일제 강점기하의 농촌의 궁핍상과 순박한 생활상을 향토적 정서와 함께 토속적 어휘로 표현함으로써, 웃음을 듬뿍 독자에게 안기고 있다.
김유정 소설의 문체적 특징
많은 소설 중 김유정의 작품처럼 독특한 개성적인 향기가 풍기는 문체도 드물다. 농촌이나 소시민의 생활에 밀착된 토착어를 저속하지 않게 쓰는 간결한 문체, 1인칭 시점은 물론 3인칭의 경우에도 지문에서 독백체로 된 고백의 스타일, 대화의 묘미, 묘사와 대화(강원도 사투리)에 의한 장면 제시의 극적 방법 등 다채로운 문체를 구사하여 향취를 높이고 있다. 예컨데 '봄·봄'은 일만 시켜먹고 장가를 들여서 내보내지 않는 장인의 수염을 낚아채서, 측은히 여기면서도 잡아 다니는 익살스러운 문체다. 따라서 어법의 측면에서는 골계적이고 반어적이며 역설적인 경향이 있음을 지적할 수 있겠고, 이미지의 측면에서는 토속적이며 원시적이고 자연적인 측면이 있다고 하겠다. '산골 사그네'가 여기에 해당한다.
그의 고향인 춘천시 신동면 실레마을에 들어서면 그가 향토적이고 해학적인 언어로 빚어낸 푸근하고 생생한 고향의 세계를 만날 수 있다. 김유정이 그랬듯 마을에 펼쳐진 들풀 사이에 누워 있으면 봄바람에 풍기는 초목의 향기, 졸음을 청하는 듯 나른하지만 개운한, 일종의 선정적인 매력을 느끼게 하는 짙은 봄내음을 맡을 수 있다. 춘천을 둘러보면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치열하게 살고자 했던 김유정의 체취를 여러 군데서 감지할 수 있다.
그의 후학들과 고향 사람들이 1978년 3월 29일 고향 실레마을에 ‘김유정 기적비’를 세웠다. 금병의숙 자리에는 의숙을 개설할 당시 기념 식수했다는 느티나무 한 그루가 있다. 의암댐 근처에는 1968년에 건립한 펜촉 모양의 ‘김유정 문인비’가 오랜 세월의 두께로 서 있다. 춘천 도심에 자리한 문화예술회관 광장에는 책을 읽고 있는 김유정 동상이 세워져 문득 발길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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