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범 상사 해병대2사단 포병여단
올해는 한미동맹 70주년과 ‘성웅’으로 추앙받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 탄신 478주년(4월 28일)이다.
‘전쟁의 신’ 이순신 장군과 20세기 최고의 전쟁 영웅이면서 휴머니스트였던 김영옥 대령이 대한민국에 있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과 김영옥 대령의 삶 자체가 역사이며, 현재 우리가 살아가면서 필요한 리더십을 집대성한 삶의 지표라는 생각이 든다.
김영옥 대령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 전투부대를 지휘한 첫 소수인종 출신 장교다.
투철한 군인정신으로 무장한 그는 6·25전쟁 당시 미 육군 7사단 31연대 1대대를 이끌고 연전연승하며 중부전선을
60㎞ 북상시키는 혁혁한 전공을 세웠다.
우리 정부는 2005년 그에게 태극무공훈장을 수여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은 세계 해전사에서 아군·적군할 것 없이 가장 훌륭한 제독으로 손꼽히고 있다.
최근 김영옥평화센터는 2019~2022년 『아름다운 영웅 김영옥』 독후감 공모전 우수자를 대상으로 이순신 장군 탄생일에 맞춰
전적지 탐방 행사를 했다. 나는 해병대 독후감 우수자로 선정돼 참가했다. 이번 행사는 ‘자랑스러운 김영옥의 후예들이
성웅 충무공 이순신 장군과 만나다’라는 취지로 기획됐다. 그 의미에 걸맞게 전적지를 탐방하면서 두 영웅의 삶이 많이 닮았다는 것을 느꼈다.
첫째, 소통과 공유로 전투에서 승리했다는 점이다.
이순신 장군은 한산도에 운주당을 지어 계급·출신을 막론하고 누구든지 전술토의에 참여시켜 최선의 방책을 고민하고
전투에 임했다.
6·25전쟁 때 김영옥 부대도 장병들이 대대·연대본부의 무전교신을 듣게 함으로써 상황을 공유·소통했다.
이것은 부하를 살리는 다양한 리더십으로 표출됐다.
둘째, 창의적인 전략·전술의 대가라는 점이다.
김영옥 대령은 최초로 전투에 포병지원을 계획하고, 보병 전투에 대공포를 동원해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도 거북선 같은 돌격함과 우리 수군의 주력 전투함인 판옥선의 장점을 살려 학익진 등의 전략을 구사했고,
근접 포격전으로 적을 초토화할 수 있었다.
셋째, 헌신과 통합의 리더십이다.
김영옥 대령은 전역 후 미국 정계·재계의 유혹을 거부하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삶을 살겠다는 자신의 약속을 지켰다.
이순신 장군도 자신의 가족보다 나라를 위해 살았다. 칠천량 해전의 패전으로 괴멸한 조선 수군을 재정비해 명량해전에서
기적의 승리를 이끌었다.
자신의 안위보다는 부하와 국가를 위해 희생한 두 영웅의 삶이 우리 모두에게 기억되길 바란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에서 살고 있는 지금, 우리의 올바른 리더십을 되새겨 보면서 ‘김영옥처럼 살고
이순신처럼 죽자’는 구호로 희망과 용기를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