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아가기(선우)
선우가 조금 늦어 전화를 해보니 이미 왔다가 하준이를 데리러 갔다고 합니다. 어제 우연히 들은 이야기인데, 어렸을 때 선우와 하준이가 종종 놀이터에서 만나면 같이 놀았다고 합니다. 그때의 연이 있어서 그런지 더 살뜰히 챙깁니다. 선우가 하준이와 신원 선생님과 함께 왔습니다.
오늘은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합니다. 아이들이 함께 계획을 세우지만 집중력 있게 하지 못하기 때문에 놀면서 말을 주고받는 식으로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요리는 확실하게 무엇을 할 건지, 영화는 어떤 것을 볼 건지 정하기로 했습니다. 선우가 피자는 불가능할 것 같다며 샌드위치를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하준이는 삼각김밥을 먹고 싶다고 합니다. 일단은 두 가지를 나눠서 만드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선우와 하준이가 슈퍼놀이를 합니다. 사고 싶은 물건을 저와 신원 선생님이 말하면 선우가 물건을 찾아서 줍니다. 하준이는 옆에서 직원 역할입니다. 가상의 돈을 선우에게 건네면 선우가 열심히 종이에 받은 금액을 적습니다. 용돈기입장이라고 합니다. 하준이의 눈높이에서 선우가 놀이를 찾아서 놉니다. 중간에 하준이의 기분이 안 좋아졌습니다. 선우가 하준이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이번에는 비행기 놀이라며 비행기에 빨리 탑승하라고 재촉합니다. 그러자 하준이가 웃으며 달려옵니다. 선우와 함께하니 하준이의 흥칫뿡이 오래가지 않습니다.
놀이는 이쯤에서 마무리하기로 하고, 파티 때 볼 영화를 정하기로 했습니다. 선우에게 하준이와 함께 볼 수 있을만한 영화가 뭐가 있을지 물었습니다. 선우가 뽀로로 극장판이 어떠냐고 합니다. 선우의 수준에는 너무 어린것 같아서 괜찮냐고 물어보니 괜찮답니다. 동생을 향한 선우의 배려심이 매 순간 보입니다. 뽀로로보다 선우도 함께 볼 수 있는 것으로 정하자고 하니 여러 가지 추천을 해줬습니다. 하준이도 들어보니 다 좋다고 합니다. 다음주에 도영이를 만나면 함께 의견을 모아봐야겠습니다.
남은 시간은 아이들의 집중을 위해 만들기 활동을 했습니다. LED인어볼 만들기를 했습니다. 볼 안에 LED 전구를 넣고 고정시켜서 조개와 스티커 등으로 꾸미는 것입니다. 선우가 어려운 것은 도움을 요청하고, 꾸미는 것은 스스로 하여 몰두합니다. 하준이는 볼을 스티커로 화려하게 꾸몄습니다. 선우는 스티커가 잘 붙지 않는다며 네임펜으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예쁜 꽃무늬를 그립니다. 영어캠프에 갈 시간이 다 되어가도 그림을 그리느라 바쁩니다. 선우의 그림솜씨를 맘껏 뽐내고 시간이 다 되어 활동을 마무리했습니다.
2. 서윤이와 계란밥 해 먹기
화현 선생님께서 서윤이와 계란밥을 해 먹기로 약속하여 오늘은 점심때 함께 계란밥을 만들어 먹기로 했습니다. 서윤이가 계란후라이를 가져오기로 했다고 합니다. 서윤이가 계란후라이를 아주 많이 해와서 저희도 함께 먹을 수 있었습니다. 참기름과 케첩, 계란만 있으면 완성되는 간단한 점심입니다. 오전에 선우와 활동을 할 때 아침밥으로 무엇을 먹었냐고 물으니 계란밥을 먹었다고 합니다. 서윤이도 함께 먹었답니다. 서윤이는 오늘 아침, 점심 모두 계란밥을 먹는 것입니다. 서윤이가 계란밥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저와 신원 선생님이 수저를 가지러 간 사이 서윤이가 화현 선생님과 함께 계란밥을 완성했습니다. 화현 선생님께서 가져오신 컵라면도 같이 먹었습니다. 서윤이가 얌전히 앉아서 맛있게 먹습니다. 서윤이 덕에 든든한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다 먹은 뒤에는 서윤이가 신원 선생님과 함께 설거지까지 마쳤습니다. 서윤이가 소화를 시키고 가야겠다고 하여 다 함께 보드게임도 했습니다. 서윤이가 친구들이랑만 있을 때랑은 또 다른 모습입니다. 어른들과 함께 있으니 조금은 어색한지 비교적 조용합니다. 활발하고 야무진 우리 서윤이와 앞으로의 시간 동안 더 친해져야겠습니다.
3. 중간보고회
서울 수련학교사회복지사 선생님들, 슈퍼바이저 선생님들, 선배 실무자 선생님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중간보고회를 하는 날입니다. 신은초등학교로 출발하는 차량에서부터 긴장되기 시작했습니다. 신은초등학교에 도착하니, 반가운 선생님들이 계셨습니다. 윤정 선생님께서 직접 만드신 디저트들도 있었습니다. 귀하게 맞아주신 신은초등학교 선생님들 감사합니다. 선생님들과 인사하고 응원을 나누니 긴장이 조금은 풀렸습니다.
발표가 시작되었습니다. 동근 선생님께서 사회를 맡으셨습니다. 먼저 나서서 사회를 맡겠다고 하신 동근 선생님의 용기가 대단합니다. 동료 선생님들의 발표를 쭉 들으니, 그동안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애쓰고 성장하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얼마 전부터 중간보고회 준비를 위해 열심히 준비했습니다. 주제를 선정하는 것부터 어려움을 느껴서 화현 선생님께 도움을 받기도 했습니다. 주제가 정해진 뒤로는 즐겁게 준비했습니다. 신규 거점학교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수련 생활이 어땠는지 쭉 돌아보니, 모두 함께 애썼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하여 즐거웠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남은 시간도 기대가 됩니다. 수련학교사회복지사로서 접하기 힘든 환경에서 지내는 것이 참 복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속마음을 말로 표현하는 것이 어려워, 보고회 때 소감을 제대로 나누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 마음을 대신 일지에 짧게 적어보려고 합니다.
4개월 동안 개인적인 수련생활이 어땠나 돌아보면, 부족함이 참 많이 보였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집단활동, 나아가기를 통한 개별 만남.. 아이들과 함께하는 활동에서 저는 한없이 부족한 사람임을 느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니 여전히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커집니다. 좀 더 열심히 아이들을 살피고 바라봤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도 듭니다. 아이들을 만나는 것에 대해 혼자 고민만 할 뿐, 이렇다 할 해결 방법에 대해서는 깊게 고민해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저의 부족함을 온몸으로 느끼고 나니 아이들을 만나는 것이 어렵게 다가오기도 했습니다. 즐겁게 아이들을 만나고 싶은 저의 마음이 흔들리는 건가 싶었습니다. 그때마다 옆에서 조언해주신 화현 선생님께 감사함을 느낍니다. 어떤 방향으로 고민하면 좋을지, 저의 역할이 무엇인지 늘 알려주셨습니다. 모든 동료 선생님들께서 큰 지지와 응원을 보내주셨지만, 매일 옆에서 저의 모습을 보고 잘하고 있다고 말해주는 신원 선생님에게도 깊게 감사합니다.
여전히 아이들을 만나는 것이 즐겁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주는 기쁨을 생각하니 늘 벅찹니다. 이 마음 쭉 간직하며 아이들의 성장을 돕는 좋은 어른, 좋은 학교사회복지사가 되고 싶습니다.
중간보고회를 위해 애써주시고 시간 내주신 슈퍼바이저 선생님들과 선배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아낌없는 격려와 사랑을 듬뿍 받고 온 자리입니다. 그 마음에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습니다. 선배님들이 잘 닦아놓으신 길을 걷되, 학교사회복지사로서 부끄럽지 않도록 아이들을 만나야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함께 할 수 있음에 영광이 가득했던 하루입니다.
첫댓글 선우와 함께하니 하준이의 흥칫뿡이 오래가지 않습니다.
하하하~ 선우형 덕분에 흥칫뿡 할 시간도 없네요. 하준이 잡아주는 선우형 손이 사랑스럽습니다. 하준이를 예뻐하고 잘 돌봐주는 선우 고맙습니다.
중간평가 소감 따로 작성해 놓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