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요양복지신문 배유현 주필(한국공공정책연구원장) 원고
-노인회관과 요양원들을 조화시킬 방법은 없을까?
경기도 일산의 강촌7단지 아파트입주자회장을 맡고 있는 필자는 최
근 정월대보름을 맞아 척사대회를 계기로 떡국이라도 나누어드시라고
50만원을 지원했다. 작년 연말에 동지팥죽을 쑤어 당일 경비원까지
나누어주고 올해초에는 떡국을 준비, 대접해주시는 노인들에게 감사의
뜻도 전했다.
중학교 교장을 지내신 김재숙 노인회장은 여성이지만 이화여대국문
학과를 나오신 지성인이어서 그런지 노인정을 따뜻하고 훈훈하게 이끌
어가고 있다. 그래서 5월의 어버이날과 여름철 복날 삼계탕, 가을 김
장철에는 김장지원을 적극적으로 해드릴 방침이다.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에서 일련의 노인정 지원을 하면서 느낀 것은
정부와 주민들이 머리를 맞대고 힘을 합치면 노인정을 요양원 수준으
로 운영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노인정에는 구청에서 매달 56만원씩 지원을 받는다. 식사하실
수 있도록 쌀도 지원된다. 노인회비는 연간 3만원이다.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매월20만원씩 지원한다. 자녀들이 지원하거나 독지가들
이 협력하면 건강강좌도 들을 수 있고 한방의 침이나 쑥뜸도 받을 수
있다. 거동이 불편 분들은 인근의 요양병원이나 요양원과 협력해서 간
병이나 조리를 받을 수 있게 한다면 좀 더 효과적인 복지체제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때마침 김재숙 회장이 따님이 근무하는 중동의 두바이에 있는
서울대병원에 다니러 가셨다고 카카오톡이 왔다. 카톡으로 보내온 사
진으로 보는 두바이 서울대병원을 보고 우리나라 병원과 의술이 전세
계로 진출하고 있다는 느낌을 실감했다. 중국 관광객 요우커들이 우리
나라에서 의료관광을 온다는 것도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선진의술과 의료체계를 이제는 실질적으로 노인들에게
제공해야한다고 본다. 건강관리공단에서 노인들의 운동시설을 지원해
야하고 건강기구를 마련해 줘야하며 건강교육도 지원해야 한다. 요양
보호사나 간병인 교육도 건강관리공단에서 맡아하면 좀더 효율적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충남논산에 계신 어머님은 벌써 5년째 뇌졸중으로 투병 중이시다.
발병 초기에는 논산시민병원에 입원도 하고 1급 장애인으로 분류되었
었다. 다행히 아버님의 정성스런 치료 덕분에 퇴원을 해서 백제병원
인근의 자택에서 가료 중이다. 지팡이를 짚고 거동을 하다 보니 장애
인 등급도 3급으로 내려가고 어눌하지만 의사 표시도 정확히 하신다.
문제는 가정방문 요양보호사의 시간이다.
논산집에 방문하는 요양보호사는 음식도 해주시고 청소도 해주시는
등 성실하다. 그런데 근무시간이 문제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
3시간씩만 근무한다. 주말이나 공휴일은 쉰다. 요양 보호의 공백이 생
긴다는 뜻이다. 사실 환자에게는 주말이나 공휴일이 더 많이 보호받아
야 할 것 같다. 주말이나 공휴일에 찾아가는 요양서비스팀을 마련해
지원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나라는 갑자기 늘어난 노년 인구 층 때문에 상당한 홍역
을 치르게 되어 있다. 불과 30~40년 전만해도 환갑잔치를 하고 고희
연을 열며 장수를 축하했다. 요즘엔 환갑잔치는 거의 볼 수 없고 고희
연도 쑥스럽게 여긴다. 보통 80~90세를 넘기는 추세다. 자녀들은 1,
2명에 불과하다. 사회는 글로벌 시대를 맞아 전세계로 퍼져 사는 사례
가 많다. 결국 노인들은 자녀들의 간병을 기대하기 어렵다.
노인들의 간병은 이제 정부와 사회가 맡아야한다. 대도시에는 행정
기관과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노인회가 나서야하고 농어촌에는 행정
기관 외에 각종 사회단체와 마을회관들이 앞장서서 노인보호의 손길을
펴가야 한다고 본다. 건강관리공단과 노인 병원, 요양원들이 유기적관
계를 설정해 가르쳐주고 이끌어주는 체제가 시급하다고 본다.
배유현 <주필 ․ 한국공공정책연구원장>